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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독버섯
작가 : 대방
작품등록일 : 2019.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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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끝을 달리던 남자, 하루 만에 엄청난 부자가 되다.

엄청난 부 앞에서 착실하게 살던 그는 과연 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을지.

욕심과 욕망 사이에서 이성의 끈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주인공의 처절함.

 
5화.
작성일 : 19-02-24 21:35     조회 : 190     추천 : 0     분량 : 4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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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 상황에서 그가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던 건 그나마 빚이 없었다는 것과 식당 아주머니의 많은 배려 그리고 동생들 덕분이었다.

 아빠라는 사람은 전 재산을 탕진하긴 했지만 빚은 내지 않았다. 참 다행인 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버텨가며 그가 20살이 되었을 때 점점 늘어나는 통장 잔액에 그의 마음의 근심 걱정도 조금씩 사라져 여유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을 하다 그는 어느 한 손님에게 대시를 받았고 결국엔 그의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한 사람이 되었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나날을 보냈던 그는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게 있었는데, 의외로 동생들이었다. 그들에게 함부로 혼내지 못해서였을까.

 막냇동생은 착하긴 한데 공부를 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아 보였다.

 게임하러 돈을 달라고 할 때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한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결국엔 그는 농담 섞인 말 한마디만 건넨 채 돈을 쥐여줄 뿐이었다.

 

 물론 그는 그것까지는 이해했다. 한창 사춘기 시기이고 놀고 싶어 할 나이니까 말이다.

 가장 걱정인 건 둘째 여동생이었다.

 

 집안일도 도와주고 동생도 챙겨주고 공부도 곧잘 하는 속 깊은 아이였는데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감추는 것 같지만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것 같았다.

 안내던 짜증을 내고, 동생에게 화풀이를 하고, 틈만 나면 나가서 몇 시인지도 모르는 시간에 집에 들어왔고 어떤 날은 외박을 할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동생의 몸에서 나는 담배 냄새와 그걸 감추려는 향수 냄새가 뒤섞여 고약한 냄새가 진동했다.

 

 천 원 한 장 달라고 할 때도 미안해하던 애가 어느 순간부터는 화장품을 사야 하느니, 문제집을 사야 한다느니 적지 않은 돈을 달라고 했고, 그는 걱정 돼서 구슬리려 하면 크게 성을 내서 그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없는 돈을 쥐여 주었다.

 

 그렇게 여동생에 대해 걱정이 커져갈 때 일은 터져버렸다. 점점 어두워지던 그의 표정은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의 진동과 함께 풀렸다.

 

 이따 나 아르바이트 끝나고 잠깐 볼래?

 

 알았어. 내가 시간 맞춰서 거기로 갈게.

 

 응? 아니야. 내가 너희 집 앞으로 갈 테니까 연락하면 나와.

 

 조금은 설레는 느낌이 그의 내면의 어두움을 걷어주었다. 편안한 느낌.

 그는 다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늦바람이 분거겠지.

 공부도 곧잘 하던 애니까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다시 돌아올 거야.

 

 앞으로의 대화를 상상하며 그는 점점 긍정적일 거라 마음먹었다.

 합리화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그로서는 아주 심각한 것 같지는 않았다.

 왜냐면 그때는 다 그러니까 말이다.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그는 문고리를 잡아 돌렸다.

 

 “나 왔어.”

 

 그는 약간 기분이 이상했다. 서늘한 느낌. 방에서 텔레비전 소리가 잔잔하게 나오는데도 왜인지 너무 조용하다고 느껴졌다. 불길한 적막.

 

 약간은 빨라지는 심장과 함께 그는 신발을 벗었고, 식탁에는 뜯어진 봉투와 엎어져 있는 편지지가 놓여있었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스멀스멀 떠올랐다.

 

 마른침을 삼키며 순간적으로 확 열이 올랐다 식은 그의 이마에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TV 앞에서 막내는 그를 한 번도 쳐다보지 않고 등을 보인 채 앉아 TV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뭔가 이상했다.

 그는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 같아 의자를 빼 일단 앉았다.

 

 “재현아…밥 먹었어?”

 

 “…….”

 

 눈치 없는 TV에서는 왁자지껄 웃으며 떠드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재현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손마저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는 조심스레 편지지를 집었다. 두근거렸던 심장은 이제 쿵쾅거려 고막까지 이어져 얼굴 전체가 진동했다. 큰 편지지에는 두 줄도 적혀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 짧은 통보 적인 말이 그의 가슴을 후벼 팠다.

 

 오빠, 나 키워주느라 고생 많았어. 재현아 미안. 잘살아.

 

 그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극심하게 빈혈이 몰려와 시야를 가렸지만, 그는 필사적으로 걸음을 옮겨 재현이에게 다가갔다.

 한쪽 무릎을 꿇고 재현의 옆에 앉은 그는 어깨를 살짝 흔들었다.

 

 “재현아...?”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린 재현의 눈에는 초점이 잡혀있지 않았다.

 넋이 나간 듯 그는 기현을 보는 게 아니라 그 너머 벽을 보는 것 같았다. 더럭 겁이 난 그는 재현을 와락 끌어안았다.

 

 “괜찮아…괜찮아.”

 

 재현에게 그리고 그 스스로에게 말하며 그는 감싼 양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그는 자신의 손과 발이 너무 차갑게 느껴졌다.

 그는 재현의 헝클어진 머리칼을 정리해주며 최대한 떨리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재현아, 형이 나가서 누나 찾아올 테니까 집에서 조금만 기다려. 할 수 있지. 응?”

 

 참을성 있게 기다린 그는 동생이 미약하게 끄덕이는 걸 보고는 바로 집을 뛰쳐나왔다.

 그가 나가자 재현은 천천히 일어나 주방 쪽으로 걸어갔다. 그의 눈에선 더 이상 빛이 없었다.

 

 

 학교부터 시작해 근처의 아파트란 아파트 주변을 다 헤집고 다녔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산발이 된 머리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그는 지친 채로 공원 벤치에 쓰러지듯 앉았다.

 

 풀려버린 다리와 함께 탁한 눈물이 흘러내렸다.

 한참을 억지로 소리죽여 울던 그는 겨우 눈물을 멈췄고, 조금 진정이 되자마자 그는 문득 생각난 듯 어디론가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사, 사람 좀 찾아주세요. 제 여동생 좀 찾아주세요…제발.”

 

 바라보는 눈빛들. 놀람과 호기심. 그 외의 눈빛들이 섞여 그를 후벼 파냈다.

 

 “학생. 일단 진정하고 이쪽으로 와요.”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하는 내내 그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고장이라도 나버린 듯 흐르고 또 흘러 앞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절차대로 묻는 형식적인 질문들. 그리고 위선적인 위로. 공감하고 이해가 담기지 않는 말들. 그 느낌들이 그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열의를 보이지 않는 저들은 아마 시늉만 할 것이다. 그는 이미 그렇게 생각을 굳혔다.

 

 “일단 저희가 찾아볼 테니까 학생은 일단 집에 돌아가요.”

 

 “네. 알겠습니다.”

 

 무력함에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왜 나에게는 이런 일들만 일어나는지 그는 너무 불공평하다 생각했다.

 밖을 나오자 시간이 꽤 지났는지 밖은 이미 어두워 가로등이 없으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는 벌써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는 걸 깨닫고 걸음을 빠르게 하면서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영원한 신호음과 끝에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안내원의 저장된 말이 흘러나왔다.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닫은 그는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빠르게 걷던 걸음은 서서히 더 빨라져 뜀박질이 되었다.

 

 불안한 마음은 뜻대로 되지 않는 일로 인해 더 불안해졌다. 쓸데없는 망상들이 그를 더 공포로 몰아넣기 시작했다.

 그가 정신없이 뛰고 있을 때 핸드폰에선 진동이 울리고 있었다.

 숨이 턱 끝까지 찼을 때야 겨우 그는 집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계단을 오르며 숨을 고른 그는 아직은 남아있는 거친 흥분을 가진 채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고, 그는 그 자리에서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역한 피 냄새가 집안에서 과하게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웅덩이 가운데엔 재현이가 있었다.

 

 “아…아…….”

 

 그렇게 흘러 이제는 남아있지 않았을 것 같던 눈물은 그를 비웃기라도 하듯 쉴 새 없이 흘렀다. 옷이며 손에 피가 묻든 그는 신경 쓰지 않은 채 쓰러진 동생을 반쯤 안아 일으켜 맥박을 확인해봤다.

 

 “…….”

 

 잘못 짚은 건가 싶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시 짚어보고 코에 손도 가져다 보았다. 가슴은 뛰질 않았고 맥박은 느껴지지 않았다.

 

 부정하려 하던 현실은 언제나 현실이었다.

 모든 이가 그렇게 모른 척 뒤돌려 해도 그럴 리 없다며 부정을 해도 그렇지 않듯 그 또한 비껴가지 않았다.

 

 “재현아….”

 

 너무 큰 슬픔이 눈물로 승화될 때 너무나도 큰 아픔에 소리내어 울고 싶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목청이 터질 것만 같고 숨이 넘어갈 것만 같은데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한참을 부둥켜안고 있던 그는 그렇게 목이 터져라 침묵의 흐느낌을 쏟아내었고, 남아있던 이성마저 흘려내 버렸다.

 완전히 넋이 나간 그는 조심스럽게 동생을 내려놓고는 피가 스며 바지가 온통 피범벅이 될 때까지 그대로 무너져있었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그는 혼이 나간 그 상태로 고개만 들어 옆에 나뒹구는 식칼을 집어 들었다.

 나도 이제 할 만큼 했어.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그는 칼을 거꾸로 쥐었다. 무서웠다.

 아니. 무서울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왠지 그 뒤엔 따듯할 것 같았다.

 

 “기다려… 형도 곧 따라갈게.”

 

 쥐어짜듯 나는 목소리는 뭉개져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결심한 듯 그는 칼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리고….

 

 “야, 너 뭐하는 거야!”

 

 찢어지듯 외치는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그의 움직임을 멈추게 만들었다.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곳을 쳐다본 그 자리에는 그의 여자 친구가 있었다.

 

 “너…너 이, 이게 무슨….”

 

 끔찍한 소름 끼침이 뒷골을 타고 흘렀다. 역한 피 냄새는 한계를 넘어 바로 토악질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주방 바닥을 전부 물들인 피와 힘없이 칼을 쥐고 있는 그를 보며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같았다. 상황파악이 도저히 되지 않았다.

 

 “기현아 일단 그, 그 칼 내려... 놓을래?”

 

 입술이 바짝 말라버렸고 성대도 말라버려 말이 잘 나오질 않았다. 손과 발만 떨리는 줄 알았지만, 입술조차 떨려와 제대로 말 한마디도 내뱉기가 어려웠다.

 머리가 당장에라도 터져버릴 것만 같았고, 극심한 현기증이 몰려왔다.

 신발을 벗을 생각도 못 한 채 그녀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천천히 자세를 낮추며 그에게 한발자국씩 다가갔다.

 

 “수현아... 나 이제 더 못하겠어.”

 

 침묵을 지키던 그의 입에서 말이 나오자 그녀는 순간 흠칫했다. 그리고 눈물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함부로 이해할 수도 감당할 수도 없는 일에 그녀가 손을 건넬 틈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천천히 다가온 그녀도 서슴지 않고 웅덩이에 들어와 그를 감싸 안아주었다. 하염없이 흐느끼며 그녀는 어떠한 말도 해줄 수가 없었다.

 그저 그렇게 포옹으로 위로가 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천천히 식칼을 내려놓은 그는 얼굴을 그녀의 어깨에 묻은 채 어린아이처럼 울기 시작했다. 밖에서 저 멀리 구급차 소리가 아득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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