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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독버섯
작가 : 대방
작품등록일 : 2019.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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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끝을 달리던 남자, 하루 만에 엄청난 부자가 되다.

엄청난 부 앞에서 착실하게 살던 그는 과연 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을지.

욕심과 욕망 사이에서 이성의 끈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주인공의 처절함.

 
3화.
작성일 : 19-02-24 05:24     조회 : 196     추천 : 0     분량 : 3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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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는 팔을 코로 가져가 냄새를 맡아봤다. 그의 교복에서 음식 재료 냄새가 난다는 친구들의 말을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로서는 도저히 그 냄새가 맡아지지 않았다.

 

 학교가 끝나고 곧바로 그는 식당에서 일을 했다. 하루가 끝나갈 때쯤에야 그의 일도 같이 끝났다. 피곤에 찌든 그는 어서 집으로 가 어머니가 해주신 저녁을 먹고 따뜻한 물에 씻고 자길 바랐다.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에서부터 특유의 쾌쾌한 냄새가 그의 코를 자극시켰다.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가파르고 울퉁불퉁한 낡은 계단을 올라 어느 한 집의 문 앞에 선 그는 아무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에 의아했다. 오늘은 찌개가 없나? 열쇠를 꺼내 문을 열고 들어간 그는 동생들이 식탁 의자에 앉아있는 게 보였다.

 

 둘 모두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식탁 위에는 흰색의 편지봉투 하나가 놓여있었다.

 

 불길했다.

 

 “나왔어. 밥은?”

 

 “…….”

 

 울음을 참는 듯 입술을 깨물던 둘째가 그를 보며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막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가만히 있는 게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처럼 보였다.

 

 “오빠…이거.”

 

 창백한 손으로 편지를 집어 그에게 건네는 그녀의 표정은 모든 걸 포기한 듯했다. 봉투는 뜯어져 있지 않았다. 직감이 왔다. 그래서 그는 뻔한 질문은 하지 않고 천천히 봉투를 뜯어 편지지를 꺼내 펼쳤다.

 

 편지를 읽어 내려가던 그의 표정도 눈빛도 점점 삭막해져 갔다. 예상하고 있던 게 현실로 다가왔을 때, 충격보다는 막막함이 밀려왔다.

 

 그렇다. 어머니는 아빠라는 사람이 그렇게 죽고 나서 뭐가 그렇게 슬픈지 눈물을 쏟아냈었다. 그 사람에 대한 슬픔인지. 앞으로 남은 앞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는 그로서는 아직도 잘 판단이 되지 않았다.

 

 모든 어머니들처럼 그의 어머니도 결국엔 털고 일어나 몇 년간 있는 일 없는 일 다 해가며 살았다. 하지만 몇 년 못 가 그가 15살인 지금. 그의 어머니는 집을 나갔다. 편지 한 통과 그 안에 있는 얼마 되지 않는 돈이 들어있는 통장과 함께.

 

 한여름인 이 날씨에 그는 오한을 느꼈다. 다 읽은 그는 편지봉투 안에 있는 통장을 꺼내 열어보았다. 한숨을 쉬려다 그는 동생들이 자기를 쳐다보고 있다는 걸 느끼고 다시 삼켰다.

 

 그를 바라보는 어린 눈동자들을 보니 그는 눈물을 쏟을 것 같았다. 가슴이 갑갑했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솔직한 심정으로 그는 너무 부담스러웠다. 자기 또한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인데. 힘없는 어린아이인데. 그는 가장이 되어야 했다.

 

 

 그는 애써 생각을 지우며 한숨을 쉬었다. 태우려고 든 담배는 어느새 끝을 향해 타오르고 있었다. 아쉬운 듯 그는 담배를 발로 밟아 비벼 끈 뒤 애꿎은 담뱃갑만 만지작거렸다.

 

 슬슬 일어나 자재를 들고 가는 그의 시야에 이질적인 존재가 눈에 들어왔다. 마흔 중반 정도 되었을까. 잘 정돈된 스포츠머리는 금테 안경과 그 이마 부분에 자글자글한 주름과 함께 꽤나 꼬장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재영이에게 무어라 크게 소리치는 그의 모습 뒤에는 그 상황을 즐기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그는 발걸음을 빨리 옮기기 시작했다.

 

 “아, 이거 다 망쳐놨네. 어쩔거야. 어?”

 

 우물쭈물 거리며 입만 뻥긋거리던 그는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합니다.”

 

 인상을 팍 구기며 그는 재영의 모습에 목소리 톤이 더 커졌다.

 

 “아니, 누가 죄송하다는 말 듣고 싶댔어? 어쩔 거냐고 물었잖아.”

 

 “그게…….”

 

 당황한 듯 그는 시선 처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말을 잇지 못했다. 보다 못한 그는 다가가 중재에 나섰다.

 

 “무슨 일이십니까?”

 

 아니꼬운 듯 남자는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않은 채 물었다.

 

 “그쪽이 얘 책임자에요?”

 

 기현은 신중하게 최대한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제가 멘토입니다. 무슨 일 있으셨는지요?”

 

 “아니, 이거 봐요. 엉망이 되었잖아요. 이게 얼마짜리인 줄이나 알고.”

 

 손가락으로 가리킨 그의 손짓에 따라 그는 시선을 옮겼다.

 

 “아… 이거는 원래 폐기되는 물품인데요?”

 

 어이없다는 듯 당연하지 않으냐는 그가 되받아쳤다.

 아닌 게 아니라 조금만 경력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못 쓰는 자재인 걸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은연중에 튀어나온 약간 가시 돋친 그 말투는 그의 실수였다.

 

 “말투가 왜 그래요?”

 

 “예?”

 

 꼬투리를 잡은 듯 남자는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아니, 말투가 왜 그렇게 아니꼬워요? 해보자는 거에요. 예?”

 

 그는 한발 물러서는 성격이 아니었다.

 

 “왜 말도 안 되는 거로 꼬투리를 잡으십니까?”

 

 전형적인 꼬장꼬장한 성격으로 살아온 남자는 전형적인 권위주의자였다. 그런데 바로 아랫사람도 아닌, 최하위 계층인. 인생의 실패자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는 그에게 그 말은 최종적으로 남자의 퓨즈를 나가버리게 만들었다.

 

 “뭐? 당신 이름 뭐야.”

 

 “제가 왜 알려드려야 합니까?”

 

 그는 슬슬 차오르는 화에 점점 일차원적으로 변해갔다. 옆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재영은 이미 그의 시야엔 들어오지 않았다.

 그 순간 반장이 뛰어왔다.

 

 “이사님. 죄송합니다. 일단 진정을….”

 

 최대한 비굴한 표정을 지으며 연신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타이르는 반장의 뒷모습에 그는 자존심이 상해 화가 났다.

 

 무어라 소리 지르는 이사의 말도, 그 옆에서 중재하며 장소를 옮기려는 반장의 말도 물감처럼 번져 잘 들리지가 않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위치가 너무 화가 났다. 힘이 없다는 것에 답답했다. 그 자신의 저열함에 구역질이 났다.

 

 “저 새끼 해고시켜. 내일도 내 눈앞에 보이면 당신도 모가지야. 알겠어?”

 

 멀리서 씩씩거리며 분을 참지 못한 채 내뱉는 남자의 말이 들려왔다. 그는 쓰고 있는 모자를 더 푹 눌러쓴 채 방향을 돌려 일터 밖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한걸음 한걸음에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자신의 이 지랄 맞은 성격에 대해서. 새로 구해야 될 직장에 대해서. 아무 쓸모 없는 그에게 이 회사에 취직할 수 있게 해준 여자 친구에 대해서.

 

 뒷골이 저려왔다. 아무래도 오늘은 진탕 술을 마시지 않고는 풀리지 않을 것 같다고 그는 생각했다. 꽉꽉 채워진 스트레스에 그는 담배를 물었다. 입구에 다다랐을 때 누군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야, 야 인마. 최기현!”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반장의 머리칼은 이미 땀으로 젖어있었다.

 

 “너 벌써 몇 번째냐 이게.”

 

 씁쓸함이 그를 덮쳐왔다.

 

 “죄송합니다.”

 

 힘없이 고개를 푹 주억거리는 그의 모습에 반장은 한숨을 내뱉었다.

 

 “내가 잘 이야기할 테니까 일단 반차로 하고 들어가. 내일은 쉬는 날이니까 모레 출근해.”

 

 아니라는 말을 하려다 그는 순간 마음을 바꿔먹었다.

 

 “알겠습니다.”

 

 꾸벅 고개를 숙이고 돌아선 그의 얼굴은 더 침울해졌다. 뭔가 더 이상 그의 편이 없다고 생각했다. 순간 몰려오는 외로움에 그는 갑갑함을 느꼈다. 모두가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그는 아마 내일부터는 나가지 않을 거라고 스스로 예상했다. 이미 마음은 그렇게 기울었으니 그는 틀림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그는 마트가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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