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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의 죄명은 휴재
작가 : 야쿠레투르
작품등록일 : 2018.12.12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자신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수명인 세계 - [포르테스]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목이 잘려도, 심장이 꿰뚫려도, 사지가 찢겨져도,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
다만, 고통스러워 할 뿐.

그러나 '불사' 이되, '불멸'은 아니다.
이야기 속의 '나' 가 죽으면, 현실의 '나' 또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때문에 사람들은 연재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일정기간 이상의 휴재(休載)는 중죄(重罪)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고?
그야...
[나의 죄명은 휴재]
니까.

 
보이드 (2)
작성일 : 19-02-19 06:00     조회 : 265     추천 : 1     분량 : 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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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해서 이곳에 온 이들은, 대부분은 현실에 인질이 있다고 보면 된다.

 그 인질이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든, 비참한 생을 이어가고 있든, 그것이 어떤 식으로든지 간에, 인질이 존재한다.

 해서, 그들은 칼리앙드에 거스르지 못하고 시키는 일을 한다.

 단순히 마지 못해 하는 것이 아닌,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한다.

 그도 그럴게, '자원'해서 온 이들은 말 그대로 스스로가 지원해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남은 가족들을, 후에 있을 프로젝트 대상에 넣어주는 것을 대가로 말이다.

 

 그 프로젝트의 이름은 '구원'.

 거창하기 짝이 없는 이름이지만, 이곳에 자원해서 온 이들은, 그 거창하기 짝이 없는 이름에서 희망을 봤기에 온 것이다.

 줄어드는 대지, 늘어나는 해양.

 후에는 대지가 사라진 세상에서 인류가 살아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사람이 노력한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바다로 나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주 아주 먼 옛날, 평온한 파도가 치던 시절이라면 또 몰라도, 현대의 바다는 인간은 물론, 대지까지 잡아먹는 괴물이나 마찬가지.

 결국엔 그 괴물에게서 살아난 사람들만이 바다 위에서 살아갈 자격을 얻으리라.

 프로젝트 '구원'은 그 자격을 강제로 부여해주는 것을 의미했다.

 쉽게 말해, 바다로 나갈 수 있는 배의 선원이 될 수 있게끔 해준다는 것이다.

 배에 탑승할 수 있는 인원은 한정되는 것이 당연하니, 그 대상에 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이다.

 물론, 배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아니다.

 배는 커녕, 바다에 대한 조사도 아직 안끝난 상황이다.

 

 바르가스를 비롯한 자원자들은, 그들의 뛰어난 능력을 제공해주는 것을 대가로, 훗날 만들어질 방주에 탑승할 수 있는 탑승권을 획득했다.

 당연하게도, 그 탑승권은 남은 가족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고.

 자원자들은 그 뛰어난 능력으로 바다를 조사, 나아가 바다를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했다.

 칼리앙드를 비롯한 노블들은 이면 세계에, 바다를 원래대로 되돌릴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믿고 있기에.

 그들의 밑에 있는 이들은, 노블들의 믿음을 실현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모르는 이곳에서, 미지의 것과 싸우면서.

 자신들이 노력하면 노력할 수록, 가족들이 안전해질 확률이 높아지기에, 게으름이라는 것은 피울 수가 없는 것이었다.

 지금이야, 여유도 가지면서 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근데, 자원자들과는 달리, 모종의 이유에 의해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문제였다.

 우호적으로 행동하는 이들도 존재하긴 했지만, 그들 대부분은 반항적으로 나왔다.

 랄까, 사실상 정신이 나가서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이었다.

 그런 이들을 어떻게든 써먹기 위해 만든 것이 '각성제'다.

 그것을 몇번이고 마시게끔 해, 보다 깨끗한 정신을 만들어 말이 통하게끔 만들었다.

 말이 통한다 해도, 적개심이나 경계심 따위가 너무 강해 제대로된 협조를 받진 못했지만 말이다.

 이러한 사실은 칼리앙드가 본격적으로 이면 세계에 진출하기 전, 다른 가문을 지원할 때 얻은 자료들 중 하나다.

 다만, 그곳과 이곳의 식생이 태반이 달라서, 각성제 제조는 바르가스 세대가 되어서야 제대로 진행되었다.

 

 어쨌든, 죄수 신분으로 이곳에 오는 이들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았다.

 하지만 칼리앙드는, 그러한 점들을 알고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죄수들을 이곳으로 보냈다.

 칼리앙드 가문에 적대하는 이들이 이곳에서 힘을 얻으면, 그것을 토대로 연구 방해를 해올 것을 예상하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보내왔다.

 그러한 점이, 바르가스를 질리게 만들었다.

 거기다 관록이 생기다 보니, 이곳에 오는 죄수들 태반이 이렇다할 큰 죄가 없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

 여기서 또 다시 칼리앙드에 질리고 말았다.

 그러한 점들 때문에, 그리고 여러가지 겹쳤던 탓에, 당장 때려치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동생들 생각을 했기에, 겨우겨우 떠나려는 마음을 붙잡을 수 있었다.

 그럴 때면 어째선지, 사라진 선배들의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했었다.

 그러한 점은 오늘, 공삼이를 만나고 난 뒤에 증폭 되었다.

 

 성인이 된지 얼마 안된 아이.

 동기화를 반도 못 끝낸 아이.

 감옥에 오래 있지도 않은 아이.

 

 그런 아이를 죄인이랍시고, 이런 끔찍한 곳에 보내다니.

 

 '칼리앙드는 도대체....'

 

 이제는 가물가물한 칼리앙드의 감옥을 떠올리며, 바르가스는 고개를 저었다.

 

 철컹-

 

 바르가스가 상념에 빠져 있는 사이, 맞물려가던 것들이 마침내 지붕이 되어, 공삼이가 들어 있는 원통을 밀봉해버렸다.

 완성된 원통은, 안에서 들려오던 공삼이의 목소리를 차단해버릴 정도로 단단히 밀봉된 상태였다.

 

 쿠구구구구-

 

 단상의 한참 앞에 존재하는 공간.

 대공동의 끝이며, 깊게 파인 반구 형태의 벽이 기다리고 있는 곳.

 그곳에 있던 반구 형태의 벽에, 세로로 길게 실선이 그어지더니 이내, 좌우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쿵-

 

 벽 안에 감춰놓았던 어둠을 세상 밖으로 드러낸 문이, 거대한 소리를 내며 움직임을 멈췄다.

 이어, 공삼이가 들어 있는 원통이, 단상 위에서 내려와 새로이 드러난 공간을 향해 움직였다.

 

 '일부러 말하지 않은 건,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이 미리 말해준다면.

 편견이 생겨 공삼이가 본래 나아가야 할 길이 틀어져버릴 수도 있었다.

 앞으로 벌어질 일들은, 모두 공삼이 스스로가 헤쳐나가야 한다.

 누군가의 도움따위를 바라는 순간, 도태되어 버리리라.

 

 쿠구구구구-

 

 공삼이가 들어 있는 원통이 어둠에 먹힌 뒤.

 천천히 닫히기 시작한 문이, 세상 밖에 내놓았던 어둠을 다시 품 속으로 감춰갔다.

 

 궁!

 

 마침내 문이 닫히고,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을 즈음.

 바르가스가 몸을 돌렸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녀석은, 어떤 판결을 받게 될까?'

 

 -

 

 "으아아아으아!"

 

 두려움과 답답함이 뒤섞인 비명이, 끊이지 않고 입에서 튀어나오고 있다.

 하지만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뱉은 비명이, 되려 답답함만을 가져다 주었다.

 경직 효과가 있는, 빛으로 가득찬 공간이라 그런지, 입 밖으로 나가는 소리 마저 굳어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왜 이 상황에 대한 설명을 안해준건데!!"

 

 따지고 보면 바르가스가 설명해줘야할 의무 따윈 없다.

 하지만 남탓이라도 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쌓여가는 두려움과 답답함을 해소할 길이 없기에.

 공삼이는 대답이 없는 바르가스만을 계속해서 찾았다.

 그런 공삼이에게 답을 해준 것은 예의 그 딱딱한 말투의 목소리였다.

 

 [대상자가 입을 움직일 수 있다고 판단, 부분 해제 과정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아...아? 네? 뭐라고요?

 [대상자는 몇가지 질문에 응답하시길 바랍니다.]

 "저기, 잠시만요! 잠깐, 제 말좀 들어-"

 [이 질문은, 대상자의 향후 처우를 결정하는 일이기에, 대상자는 최선을 다해 응답하시길 바랍니다.]

 "질문이라뇨? 아니, 그것보다 이건 언제 끝나요? 영원히 이 상태로 굳어있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죠?"

 

 마음이 급하다보니, 목소리가 말한 내용에 집중하지 못한 공삼이.

 그런 공삼이의 상태를 인지하고 있는 것인지, 목소리는 공삼이가 원하는 답과 함께, 재방송을 해줬다.

 

 [대상자의 질문에 대한 답은, '영구 지속이 아니다.' 입니다.]

 "진짜죠? 휴우... 다행이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앞으로 제시될 질문들은 대상자의 향후...]

 

 목소리가 들려주는 재방송을 듣는 공삼이의 기색이, 한결 편안해진 느낌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말이 통하는 상대의 확언은, 공삼이를 안심케 하는데 충분했다.

 그 말을 믿냐 마느냐는 둘째치고서 말이다.

 

 [응답하실 준비가 끝나셨습니까?]

 "후우....네. 준비 됐어요."

 [첫번째 질문입니다.]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

 

 첫번째 질문부터가 참 난해한 질문이었다.

 목소리는 무엇을 물어보려 하는 걸까?

 질문을 듣고 난 공삼이가 잠시간 답이 없자, 목소리가 말을 걸어왔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최선을 다해 대답하시길 바랍니다. 이것은 대상자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답하는데 제한 시간이 없다는 말에, 공삼이는 안심하며 생각의 가지를 뻗어갔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리저리 움직이며 고뇌의 흔적을 표현하고 있던, 공삼이의 입이 열렸다.

 

 "전... 시켜만 주신다면,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고심 끝에 내린 답은, 공삼이의 생존욕이 아주 잘 드러나는 대답이었다.

 솔직히 질문에 대한 답은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현 상황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만한 것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리고 극소수의 대답 중, 최대한 방어적인 답이 바로 저것이었다.

 상대의 심기를 최대한 거스르지 않는 답.

 그런 공삼이의 답을 받아들인 것일까?

 바로 다음 질문이 날아들어왔다.

 

 [당신은 죽음과 소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두번째 질문도 만만치 않았다.

 아니, 어떤 면에서 보자면 지금이 압박감이 더 컸다.

 바르가스에게, 죽음에 관한 의미심장한 말들을 들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소멸이란 단어에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낀 것일까?

 뭐가 됐든 간에, 공삼이는 전처럼 마구잡이로 생각의 가지를 뻗을 수 없었다.

 어쩌면 상대가 민감해하는 주제일 수도 있으니, 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해갔다.

 

 '....어?'

 

 고뇌하던 와중에 문득, 기억을 잃었던 일이 떠올랐다.

 기억을 잃고, 얼마나 고통스러워 했던가.

 두번 다시는 기억을 잃고 싶지 않을 정도로, 기억을 잃는 다는 것은 끔찍했었다.

 그런데 포르테스의 사람들은, 흔히 말해 죽게 된다면, 해당 기억을 일정부분 잃게 된다.

 완전 재생을 통해 다시 되살아나긴 하지만, 어째서 죽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

 그러한 점을 가진 '죽음'과 완전한 '소멸'... 그 둘 사이에 어떠한 관계가 있지 않을까?

 

 '소멸은 직접 경험해볼 수 없는 거라, 뭐라 딱 정의하긴 그렇지만...'

 

 죽음의 연장선이라 생각해볼 수도 있는 것이었다.

 기억을 잃는 것이 끊임없이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으으...."

 

 생각만 해도, 그 공허함에 정신이 좀먹어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어느정도 생각을 정리한 공삼이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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