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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잿빛하늘
작가 : 대방
작품등록일 : 2019.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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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으로 인한 멸망.
살아 남은 사람들과 살아나지 않는 모든 것들 속에서 생존을 향할 갈망과
그에 따른 인간의 이기적인 면들.
흩어져야 살 수 있는 조건 속에서의 암담한 생존.

 
3화.
작성일 : 19-02-12 20:10     조회 : 204     추천 : 0     분량 : 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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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침 일찍부터 하늘은 어두웠다. 구름이 잔뜩 낀 것을 보아하니 곧 비가 올 것 같았다.

 하늘을 가린 덕분에 어두운 빛깔을 내던 풍경들은 더더욱 스산한 공포감을 주었다. 기수는 하늘을 올려다보다 문득 생각난 듯 말했다.

 

 “먹을 게 이게 거의 안 남았어.”

 

 그의 말을 들은 대형은 가방을 열고 헤집어보기 시작했다. 어제도 확인을 했었지만 그의 말에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고 싶었다.

 혹시 잘 못 셌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손가락으로 하나둘 세어보던 그는 약간의 조급한 얼굴을 띈 채 고개를 들었다.

 

 “통조림 4개랑 견과류 조금 남았어. 물도 거의 없고.”

 

 “아무래도 오늘은 조금 늦더라도 집 하나하나 들어가 봐야겠는데.”

 

 “어쩔 수 없지 뭐.”

 

 가방을 다시 들쳐 메며 대형은 주려오는 배를 감싸며 메스꺼움을 느꼈다. 그는 하루만, 아니 한 끼라도 정말 만족할 만큼 배부르게 먹어보고 싶었다.

 몸은 갈수록 야위어가서 가끔은 걷다가 중심을 제대로 못 잡기도 하고 가방은 비어 가는데 느껴지는 무게는 점점 무거워져 금방 지쳐버리는 것 같았다.

 

 날씨는 애꿎게도 바람 한 점 없었고, 오늘따라 주위는 더 조용해 모래 밟는 소리만 들려왔다.

 가만히 있으면 멀리서 걸어오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도 들릴 만큼 바람 자체가 침묵이었다.

 

 여러 군데 집을 살펴봤지만, 딱히 무언가를 챙기지는 못했다.

 애초에 전부 문이 열려있는 상태였고, 안은 텅텅 비어 있었다. 허탕치는 일이 늘어남과 동시에 그들은 점점 불안해져 갔다.

 오후와 저녁 사이쯤 되었을 시간. 그들은 또 하나의 집을 발견했다.

 재난의 여파에 많이 낡아버렸지만 꽤나 아름다웠을 법한 주택이었다.

 일 층이었고 위에 창문이 하나 더 있었지만, 높이가 낮고 양쪽 지붕이 공간을 주지 않는 걸로 보아 다락방일 것이었다.

 

 문과 창문 모두 닫혀있었다. 마치 누가 살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문 앞에 있던 기수는 대형을 한 번 슬쩍 쳐다보고는 조심스레 문고리를 돌려 당겼다. 다행히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조심스레 들어온 그들은 숨소리조차 들릴까 천천히 집 안을 살펴보았다.

 현관을 들어오자마자 정면에 방 하나 그리고 바로 왼쪽에 화장실이 있었다.

 

 오른쪽으로 꺾으면 작은 복도가 있었고 그 끝엔 거실과 주방, 그리고 또 다른 방 두 개가 더 있었다. 화장실 안까지 살펴본 대형은 아무도 없다는 것에 남아있는 음식이 있나 자세히 뒤져보았다. 하지만 그는 이내 곧 한숨을 쉬었다.

 

 이 집 안에도 남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방을 나와 거실로 나왔을 때 기수는 거실 끝 벽에 서서 위를 쳐다보고 있었다.

 

 “왜, 뭐 있어?”

 

 기수는 그의 말에 반응하지 않고 시선이 닿는 곳에 손을 뻗어 무언가 잡고 당겼다.

 뻑뻑한 소리와 함께 사다리가 내려왔다. 다락방이었던 것이다.

 재빨리 다가간 대형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기수를 보며 따라 올라갔다. 안을 들여다볼 수 있을 만큼 올라왔을 때 그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당황했다.

 너무 놀라 단어들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지 못했다.

 

 다락방 안 왼쪽 벽에는 통조림과 육포 같은 먹을 것들이 잔뜩 쌓여 있었고 그 옆으로는 페트병 물이 가득 있었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놀랍게도 버너와 냄비. 그리고 라면 상자가 잘 정리되어 있었다.

 

 한눈에 봐도 이건 몇 달, 아니 혼자 살고 양을 조절한다면 그 이상을 먹어도 충분할 정도의 양이었다.

 

 “이게···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너무나도 믿기지 않은 현상에 그들은 두려움마저 느껴 소름이 끼쳤다.

 

 기수는 홀린 듯 걸어가 라면을 집어 들었다.

 

 “대형, 밖에 누가 오는지 좀 봐줄래?”

 

 “어? 어···알았어.”

 

 그제서야 대형은 공포감을 느꼈다. 아무리, 아무리 빨리 움직였어도 이렇게 식량을 쌓아둘 수는 없다. 절대로.

 

 이 정도 양을 가졌다는 건, 집주인이 평범하게 얻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어떻게 구했을까? 머릿속으로 수많은 상황이 재연되었다. 총을 가지고 있을까? 몇 명이 한통속인 걸까. 언제부터 시작한 걸까. 이것들을 피해 입히지 않고 조용히 얻을 수는 없었다. 얼마나 죽였을까?

 

 시간이 이토록 이나 지났는데도 이 정도로 남아 있다는 건, 상상 그 이상으로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문득 숨쉬기가 힘들었다. 답답했다.

 지금 이 집 안의 공기가 마치 고체인 것 마냥 그를 압박해 갑갑하게 했다. 망원경을 쥔 손은 떨려왔고, 쿵쾅거리는 심장은 불안을 증폭시켰다.

 

 “기수야. 대충 챙기고 빨리 가자.”

 

 말이 끝나자마자 가방 지퍼가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 됐어. 이것 좀 받고 네 가방 좀 줘.”

 

 대형의 불안하게 들려오는 말에 그도 조급해졌는지 서두르기 시작했다.

 가방을 받고선 옆에 조심스레 놓은 그는 다시 창가 쪽으로 갔다. 그리곤 그대로 굳어버렸다.

 

 “내, 내려와.”

 

 “뭐?”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으로 그는 절규하듯 말했다.

 

 “내려와. 지금 당장! 누군가 이쪽으로 오고 있어!”

 

 그는 말을 끝내자마자 재빨리 시선을 창가로 옮겼다. 어느새 그들은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와 있었다. 그런데 움직임이 이상했다.

 

 둘 다 발걸음을 조금 늦춘 채 경계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눈이 마주치지는 않았었다. 보일 리는 없었고. 왜지? 문득 무언가 뇌리를 스쳤다. 아···문.

 

 문을 닫지 않고 들어왔었다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이윽고 창 너머 그들은 뛰기 시작했다. 오른쪽에 있는 남자는 왼쪽 허리춤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총이었다.

 사다리를 밟는 소리에 움직일 생각이든 그는 재빠르게 가방을 낚아채며 뒷문으로 뛰기 시작했다.

 

 “빨리 와, 빨리! 저 새끼 총 가지고 있어.”

 

 떨리는 마음에 기수는 대답조차 할 수가 없었다. 뒷문으로 뛰어가면서 그는 이제는 바로 앞까지 쫓아온 발소리에 가방을 잡은 손을 하얘질 정도로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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