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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테일 오브 카르데쉬(A tale of kardes)
작가 : 톤토니
작품등록일 : 2016.9.1

세상을 움직이는 5명의 여제. 그리고 그녀들의 하나 뿐인 남동생 샤미안. 누나들의 과도한 사랑(?)을 참지 못한 샤미안은 결국 집을 나가버리고 마는데... "나 좀 내버려둬 !" 샤미안과 그의 누나들이 펼치는 유쾌하고, 가슴 따뜻한 가족 이야기!

 
31화. 샤미안 구출(1)
작성일 : 16-09-26 22:48     조회 : 630     추천 : 0     분량 : 7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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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마르디온의 수도에서 북쪽으로 200Km정도 떨어진 대도시 주디안.

 

 

 "허억, 하아...... 제기랄!"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비틀거리며 골목골목을 헤쳐 나가는 인영(人影). 건물과 건물의 사이로 비치는 달빛에 언뜻 비치는 붉은 머리카락.

 

 

 "빨리 드리오라님께 돌아가야 해."

 

 그림자의 정체는 한쪽 팔을 잃은 채, 자신의 꼬리로 샤미안을 돌돌 감아 옮기고 있는 이그실. 지금도 자신의 숨통을 조여 오는 포위망에 상처를 돌볼 생각은 아에 하지 못하고 있다.

 

 

 "카일라년의 다크 소울을 흡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꼴이라니......! 하!...... 한심하네."

 

 지친 듯 건물의 벽에 기대에 중얼거리는 이그실의 얼굴에는 씁쓸함이 묻어났다.

 

 본래 자신은 보잘 것 없는 밑바닥 인생을 사는 그저그런 여자였다. 대륙의 흔하디흔한 빈민층의 여자.

 

 어린 시절 쥐뿔도 없이 폭력적이고, 가부장적이기만 한 아버지를 피해 도망가 버린 엄마. 그런 아버지 밑에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자란 자신.

 

 가진 건 그럭저럭 봐줄만한 외모와 몸뚱아리뿐이라, 16살의 어린 나이에 사창가로 뛰어들어 몸을 굴 린지 20년.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열심히 일했지만, 늘어가는 것은 아버지라는 작자가 도박으로 진 빚과 망가져가는 몸.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손님의 발길이 뜸해져, 몸 담고 있던 사창가에서도 쫒겨날 위기에 놓여있던 어느날, 쿠스타스가 자신을 찾아왔다.

 

 쿠스타스의 취향은 30대 중반이 넘어선 농후한 색기를 흘리는 여자. 거기다 내면에 숨겨진 깊은 어둠을 본 쿠스타스는 나를 마음에 들어 했고, 돈을 지불하여 나를 샀다.

 

 그는 탐욕스러운 눈으로 나를 보았다.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노인이라 고는 생각할 수 없는 추잡스러운 늙은이였다. 나는 그의 노리개가 되어 조금씩 다크 소울의 기운을 키울 수 있었고, 칼슨과 모의하여 쿠스타스를 제거할 계획을 세웠다. 결국 둘 다 죽여버리고, 나만 살아남았지만.

 

 

 쉬식-

 

 어디선가 이그실을 향해 단검이 날아들었다.

 

 캉- 캉-

 

 

 "칫. 벌써 쫒아온건가?"

 

 이그실은 다급하게 한 쪽밖에 남지 않은 손으로 단검을 막아냈다. 어느새 칼라일의 수하들이 이그실을 포위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흥! 어딜! 칼리고 볼!"

 

 이그실은 포위당하기 전에 재빨리 그 자리에서 도약하여, 정면에 있던 자객을 향해 달려들었다.

 

 

 파팡-

 

 칼리고 볼이 터지며, 자객이 폭발에 휘말렸고 폭발의 여파로 흙먼지가 일었다. 이그실은 그 틈에 재빨리 앞으로 달려갔다.

 

 

 "놓치지 마라."

 

 자객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명령했고, 그들은 빠르게 이그실을 추적했다.

 

 

 '이대로라면...... 잡히는 건 시간문제야.'

 

 이그실은 초조했다. 여기서 잡힌다면 끝이다. 몸도 엉망인데다 체력은 이미 바닥을 보이고 있었고, 무리하게 다크 소울을 사용하여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녀의 전신에 낙인처럼 피어오르는 검은 핏줄.

 

 

 '제길...... 얼마 못 버텨. 날 수만 있다면 한결 쉬울 텐데...... 어쩔 수 없어. 숨어야 해.'

 

 주디안 까지 무리하게 비행해서 오다보니, 날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그실은 하는 수 없이 달려야 했고, 그 와중에 자신의 꼬리에 묶인 샤미안을 힐긋 보았다.

 

 

 '이 녀석만 데리고 갈 수 있다면...... 분명히 드리오라님은 나를 인정해 주실 거야. 그렇게만 된다면...... 난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어!'

 

 이그실은 부지런히 발을 놀리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제발, 제발!'

 

 그녀는 애타는 마음으로 몸을 숨길만한 장소를 찾아 다녔다. 아직 그녀의 운이 다하지는 않았던 걸까. 그녀의 눈에 일라티안 제국의 흔적이 보였다. 주디안에도 분명 다크 소울을 사용하는 무리가 있다.

 

 

 '저기!'

 

 마침내 이그실은 거대한 건물과 건물 사이에 위치한 골목 끝에서 희미하게 다크 소울의 기운을 감지해 냈다. 이그실은 빠르게 골목 안으로 들어갔고 이내 막다른 길이 나타났다.

 

 이그실은 침착하게 다크 소울의 기운이 흘러나오는 쓰레기통 주위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썩은 음식물 냄새와 쓰레기 냄새가 한데 섞여 이그실의 코를 자극했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찾았다!'

 

 거대한 쓰레기통의 밑 부분 틈새를 한참이나 쓰다듬으며 무언가를 찾던 이그실이 다크 소울의 기운을 일으켰다.

 

 

 "칼리고 레고(Caligo lego)."

 

 

 쿠궁--

 

 그러자 분명 막혀있던 벽이 움직이며 숨겨진 공간이 나타났다. 이그실은 문이 열리자마자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고, 순식간에 벽은 다시 제자리고 돌아 갔다.

 

 

 잠시 후.

 

 

 "어디로 가버린 거지?"

 

 열심히 뒤쫓아 오던 칼라일의 수하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린 이그실을 찾으며 당황해 했다.

 

 자객들의 대장은 난감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분명 이곳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는데......젠장. 대장한테 닦이겠군."

 

 

 

 

 

 

 * * *

 

 

 

 

 

 "그래서 놓치셨다?"

 

 "......죄송합니다."

 

 "흐응. 죄송하다면 끝이야?"

 

 이그실을 쫓던 자객들이 칼라일의 앞에 고개를 숙인 채 열중쉬어 자세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안 그래도 요즘 내 체면이 말이 아닌데...... 일부러 그러는 거야?"

 

 칼라일은 자객들의 대장 앞에 서서 그의 턱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럼 왜 자꾸 이런 일이 벌어질까나? 한 번 목표를 정하면 놓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게...... 우리 암흑(暗黑)가의 자랑 아니야?"

 

 "......맞습니다."

 

 "내가보기엔, 아닌 것 같은데?"

 

 

 퍽-

 

 "윽."

 

 

 칼라일은 우두머리 자객의 무릎 뒷부분을 걷어차서 무릎꿇리고,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댔다.

 

 "정보로 먹고 산다는 놈들이 매번 한 발 늦게 알아차리고, 목표물은 번번이 놓쳐. 심지어 이번 목표물은 부상까지 당해서 제 몸하나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년이었는데 말이야."

 

 

 조곤조곤하게 말하는 칼라일의 목소리에는 살기가 묻어났다. 암흑가를 다스리는 밤의 여왕 칼라일. 그녀의 분노에 자객들이 두려움에 떨기 시작 했다.

 

 "죄, 죄송합니다."

 

 "한 번만 더 죄송하다는 말 하면, 그 입이달린 머리통을 그대로 잘라줄게."

 

 

 덜덜덜.

 

 칼라일의 말에 무릎 꿇은 우두머리 자객은 물론이고, 뒤에 서서 열중쉬어 자세로 뻣뻣하게 굳어있던 다른 자객들까지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흐응."

 

 

 그녀는 콧소리를 내며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우두머리 자객의 머리를 놓아 주고는 입을 열었다.

 

 "이그실이란년을 반드시 찾아내. 시간은 3시간 주겠어. 이번에도 실수하면...... 그 땐 네들만 죽는 걸로 끝나지 않아. 알겠어?"

 

 "예!"

 

 "나가봐."

 

 

 

 * * *

 

 

 

 자객들이 나가고 잠시 후, 칼라일이 있던 방으로 뒤늦게 마르디온의 수도에서 출발한 리리안과 나머지 일행이 도착했다.

 

 

 "야! 우에됐노? 막내 찾았나?"

 

 성질 급한 아리나가 방에 들어서자마자 칼라일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아니. 아직."

 

 "뭐라꼬? 아직 몬 찾았다꼬? 왜? 니 뭐했노?"

 

 "촌년. 너 보다는 훨씬 바쁘게 돌아 다녔으니까 좀 조용히 해줄래?"

 

 "뭐, 뭐라꼬? 촌년? 이기 미칬나! 말이면 단줄 아나?"

 

 

 칼라일과 아리나 사이의 분위기가 험악해져 갔다. 다들 말은 안했지만, 샤미안을 걱정하는 마음이 클 것 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많이 예민해져 있었다.

 

 가뜩이나 일 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은 칼라일 이였다. 그런 상황에 책망하는 듯한 아리나의 말은 불난 집에 부채질한 꼴.

 

 

 "언니들. 진정해."

 

 보다 못한 리리안이 나서서 칼라일과 아리나를 말렸다.

 

 

 "진정? 진정하게 생깄나? 지가 일처리 몬해놓고 내한테 성질부리고 있다 아이가!"

 

 "할 줄 아는 거라곤 소리 지르는 것 밖에 없는 촌년 주제에 말이 많아."

 

 "와...... 저 말하는 꼬라지 보소. 니 요온나 진짜 오늘은 내도 몬 참는다."

 

 "뭐? 못 참으면 어쩔 건데?"

 

 리리안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칼라일과 아리나의 감정은 더욱 격해졌다.

 

 정말 서로를 한 대 칠 것 같이 으르렁대는 둘의 곁으로 미첼이 조용히 다가갔다.

 

 

 "진. 정. 해."

 

 미첼은 아리나를 자신의 어깨에 들쳐 매고, 칼라일에게는 한 손을 뻗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다.

 

 

 "놔라! 놔바라! 이년아!"

 

 아리나가 미첼의 어깨에서 버둥거렸다.

 

 

 "진정해 언니."

 

 "아 쓰바. 저년이 먼저 시비 걸었다 아이가."

 

 "언니가 먼저 칼라일 언니를 긁었잖아."

 

 "내가 뭘 우쨌다고?"

 

 "됐어. 머리좀 식혀."

 

 미첼은 칼라일에게서 떨어져 침대에 아리나를 내려놓았다.

 

 

 "하.....참말로 짜증나서 몬해먹겠네."

 

 아리나는 그대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에휴...... 에드윈. 이리나 언니를 따라가 줘."

 

 "네, 네!"

 

 아무 말 하지 못하고 눈치를 살피던 에드윈이 리리안의 말에 황급히 아리나를 따라 나갔다.

 

 

 "칼라일 언니."

 

 칼라일은 리리안의 부름에도 대답하지 않고, 밝아오는 여명의 불그스름한 일렁임을 바라 보았다.

 

 

 "언니. 아리나 언니가 악의적으로 이야기 한건 아니야."

 

 "나도 알아."

 

 

 칼라일은 여전히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말을 이어 갔다.

 

 "그냥. 나도 내 자신에게 화가 났어. 명색이 누나라는 사람이 위험에 처한 동생하나 못 도와주는 것 같아서."

 

 

 씁쓸함이 묻어나는 칼라일의 말에 리리안의 마음이 아려왔다.

 

 "나도 알아. 나도...... 충분히 겪었어. 뼈저리게.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만큼."

 

 "하..... 밤의 여왕이니 뭐니 다 허울 좋은 개소리일 뿐이지. 정작 내 가족이 납치되었는데 어디 있는지 못 찾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보자. 그래도 세상에서 언니가 못 찾는 건 없으니까.

 

 "그래. 그래야지."

 

 스스로 다짐하는 듯 말하는 칼라일의 눈이 서늘하게 빛나고 있었다.

 

 

 

 

 * * *

 

 

 

 "아리나 누님!"

 

 에드윈은 허겁지겁 아리나의 뒤를 쫓았다.

 

 

 "뭐꼬? 니는 와 따라오노?"

 

 "그야 이렇게 아리따운 우리 아리나 누님을 늑대가 드글드글 한 밖으로 혼자 내보낼 수 없기 때문이지요!"

 

 "야가 뭐라카노? 말만 번지르르해가지고."

 

 "하하하하. 누님. 어디가시는 겁니까?"

 

 "그냥 머리 좀 식힐 겸 기도나 드릴라꼬."

 

 "기도요?"

 

 "그래. 좀만 가믄 신전 있다."

 

 "구경해도 되나요?"

 

 "맘대로 해라."

 

 "예쓰!"

 

 오른팔로 파이팅 자세를 취하며 좋아하는 에드윈을 보던 아리나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거참. 웃긴 자슥이네."

 

 에드윈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아리나의 기분이 살짝 풀어졌다.

 

 

 

 * * *

 

 

 

 "아 글쎄!......누님이 기도를 할 때면 정말이지! 천사가 내려온 것 같다니까요!"

 

 "고마해라. 다 왔다."

 

 얼마간 에드윈의 시답잖은 이야기를 들으며 걷던 아리나가 말했다. 아리나의 말에 에드윈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신전을 바라보았다.

 

 새하얀 기둥이 양쪽으로 높게 솟아있고,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로 새하얗지만 황금이 섞인 화려한 문양이 곳곳에 새겨진 지붕 이였다.

 

 지붕의 모양은 상당이 특이 했는데, 말의 안장을 뒤집어 놓은 듯 한 곡면을 그리고 있었고, 그 위에 양팔을 벌린 채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쥬엘상이 서 있었다.

 

 신전 앞에는 새벽 기도를 드리기 위한 방문객들이 제법 많이 보였다.

 

 

 "쥬엘의 가호가 함께 하시길. 어서 오시지요. 방문을 환영합니다."

 

 신전 앞에는 신관이 나와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리나는 신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쥬엘의 가호가 함께 하시길. 기도를 드리고자 찾아왔습니다."

 

 "쥬엘의 가호가 함께 하시길.......아, 아니! 서, 성녀님!"

 

 아리나의 모습을 본 신관은 깜짝 놀라며 큰 소리로 외쳤다.

 

 

 "어?"

 

 "뭐? 성녀님?"

 

 "어디? 어디,어디?"

 

 신관이 외친 성녀라는 말에 많은 사람들의 틈에서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성녀님! 제 아이가 올해 성인이 됩니다! 축복을 좀 내려주세요!"

 

 "우리 그이가 무사히 돌아 올 수 있게 해주세요!"

 

 "제 딸이 아픕니다. 부디 나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사정을 말하며 아리나를 향해 호소했다.

 

 

 "하이고...... 조용히 기도하고 가고 싶습니다."

 

 아리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며 곤란한 듯 신관에게 말했다.

 

 

 "예, 예! 그러시지요. 안으로 드십시오."

 

 아리나의 말에 신관이 입구에서 물러서며 아리나와 에드윈을 들어가게 해주었다.

 

 

 "성녀님! 성녀님!"

 

 "자자, 자매님들. 진정하세요. 성녀님께서 모두에게 축복을 내려 주시기 위해 쥬엘께 직접 기도를 올리러 들어가신 겁니다. 우리 모두 기도합시다."

 

 "오......! 오오!"

 

 신전안으로 사라지는 아리나를 애타게 부르던 사람들이 신관의 말에 두 손을 모아 기도를 올렸다.

 

 

 

 

 * * *

 

 

 

 "누님도 피곤하시겠네요."

 

 "뭐가?"

 

 "사람들이 저렇게 매달려서 성녀님! 성녀님! 하잖아요. 저라면 노이로제 걸려서 진작 때려쳤을 겁니다."

 

 

 몸을 부르르 떨며 너스레를 떠는 에드윈을 보는 아리나가 피식 웃었다.

 

 '임마 이거 가만 보면 참말로 웃기데이. 괜찮은 아같기도 하고......내가 지금 뭔 생각을하노?'

 

 

 아리나는 고개를 흔들며 괜히 에드윈에게 역정을 냈다.

 

 "마! 헛소리 하지 말고, 퍼뜩 따라온나."

 

 "예이!"

 

 에드윈은 여전히 싱글벙글하며 아리나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 갔다.

 

 

 신전안에서 마주치는 신관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아리나가 신전의 중앙에 위치한 쥬엘의 석상 앞에 섰다.

 

 "내는 기도 좀 드릴 테니까. 저 앉아가꼬 좀 쉬고 있으라."

 

 "저도 같이 기도할게요."

 

 "그래라 그럼."

 

 

 그 말을 끝으로 아리나는 눈을 감고 두 손을 맞잡았다.

 

 "우리의 아버지 쥬엘이시여. 오늘도 저희를 보살펴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아버지의 자애로운 은혜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 순간 만큼은 제 기도를 들어주소서. 저의 가족, 제 동생 샤미안이 무사히 우리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주소서......."

 

 

 한참이나 기도를 드리던 아리나의 눈가에는 살짝 눈물이 맺혀 있었다. 에드윈은 실눈을 뜨고선 그런 아리나를 보며 안타까워했다.

 

 '아리나 누님이 울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샤미안도 무사했으면 하구요.'

 

 에드윈도 다시 제대로 눈을 감고는 속으로 기도를 올렸다.

 

 

 "됐다. 마! 가자 이제."

 

 어느새 눈물을 닦아 낸 아리나가 씩씩하게 에드윈에게 말했다.

 

 

 "아리나 누님. 기도할 때 정말 아름다우시네요!"

 

 "뭐, 뭐라카노! 시끄럽다!"

 

 에드윈의 말에 얼굴을 붉힌 아리나가 성큼성큼 걸어갔다.

 

 

 "하하하! 같이 가요 누님!"

 

 "자꾸 헛소리하믄 떨가놓고 가뿐다!"

 

 "앗! 안되죠! 전 누님 옆에 딱 붙어있을겁니다!"

 

 에드윈은 그렇게 말하고, 아리나의 오른 팔에 달라붙어 팔짱을 꼈다.

 

 

 "뭐,뭐, 뭐 하노! 떨어지라!"

 

 깜짝 놀란 아리나가 팔을 흔들며 에드윈을 떨어뜨리려 했다.

 

 

 "아이. 왜 그래요! 누님 옆에 붙어있고 싶은 제 마음을 몰라주십니까!"

 

 "아, 알았으니까. 좀 놔도."

 

 아리나의 뽀얗고 하얀 얼굴이 봉숭아처럼 붉게 물들었다.

 

 

 "어? 누님 어디 아프세요? 얼굴이 빨갛습니다."

 

 에드윈은 자신의 손을 아리나의 이마에 가져다 대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열이 좀 있으신 것 같은데요? 누님 얼굴이 뜨거워요."

 

 "......"

 

 에드윈이 손을 자신의 이마에 가져다 댄 순간부터 아리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얼굴이 폭발할 것처럼 화끈거렸고, 머리가 어질어질 했다.

 

 

 "누님?"

 

 "아, 아이다! 그런거 아이다!"

 

 아리나는 버럭 소리를 지르고는 에드윈을 두고 뛰어가기 시작 했다.

 

 

 "어어? 누님! 같이 가요!"

 

 

 

 

 * * *

 

 

 

 아리나는 일행이 있는 방으로 돌아오는 내내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에드윈은 그 후로도 어디 아픈 게 아니냐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아리나를 졸졸 따라왔다.

 

 

 아리나와 에드윈이 방으로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리리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왔어?"

 

 "어어!"

 

 "네! 다녀왔습니다."

 

 "그래. 준비해."

 

 "준비? 찾았나?"

 

 아리나가 흥분해서 리리안에게 다가갔다.

 

 리리안은 아름다운 눈웃음을 그리며 아리나의 말에 대답했다.

 

 

 "응. 막내가 어디 있는지 찾아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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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 리리안의 눈물 (2) 2016 / 9 / 4 680 2 5791   
10 10화. 마르디온 왕립 아카데미(4) 2016 / 9 / 3 476 1 6036   
9 9화. 마르디온 왕립 아카데미(3) 2016 / 9 / 2 432 0 6640   
8 8화. 마르디온 왕립 아카데미(2) 2016 / 9 / 2 412 0 8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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