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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락의 끝에서
작가 : 아름다운뿌리
작품등록일 : 2018.2.18

너에게 죽고 나서 무저갱에 떨어졌다.
무저갱은 아무 것도 없는 암흑.
암흑 그 자체.
그런데 이 감옥 같은 곳에 널 좋아하는 남자들은 널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무저갱까지 날 찾으러 왔구나.
이 곳은 죄를 저지른 신들이 떨어지는 감옥.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곳에 너의 그 사람들은 날 찾으러 왔군.
난 여태 널 위해 살았지만 날 말고도 널 지켜줄 사람은 여전히 많고 넌 여전히 위험하구나.
내 모든 삶은 너를 위해 살았는데 널 지켜줄 사람은 나 말고도 이미 많아.
그래서 말인데.
난 이제 널 위한 삶이 아닌 내 삶을 한번 살아보려고.

 
현의 이야기(3)
작성일 : 19-01-25 21:16     조회 : 335     추천 : 0     분량 : 4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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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락의 끝에서

 W_아름다운뿌리

 #14화_현의 이야기(3)

 

 

 

 1795년 12월 16일

 

 이조판서 이병산의 집에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이병산은 문 앞에서 안절부절하다 아기 울음소리가 나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가

 아기를 안고 자신의 반려인 정 애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시대 때는 여자들이 아이를 낳다가 죽는 일이 다반사였기에

 정 애도 건강히, 아이도 건강히 나와준 것 만으로도 이병산은 너무 감사했다.

 

 

 “부인,수고했소. 당신을 닮은 꽃다운 아이구려.”

 “감사합니다 대감.”

 

 

 병산의 감사를 들으니 쑥쓰러운지 눈을 피하는 그녀.

 나이를 먹어도 여자는 여자라는 것을 증명하였다.

 

 “혹, 아이의 이름은 정하셨습니까?”

 “거참, 걱정도 많구려.”

 “하지만 대감께서는 아까 전까지 이름을 고민하지 않으셨습니까.”

 “부인,걱정마시오. 이 꽃다운 아이를 보고 나서 이 아이의 이름이 떠올랐으니까 말이오.”

 “이 아이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연, 연이라고 짓는 게 낫겠소.”

 “하지만 연은…”

 

 

 연은 창조주의 아이이자 세계 최초의 여신.

 이 것을 모를 리가 없는 이병산과 정 애였다.

 

 

 “그렇군, 하늘이 노하지 않으려면 외자는 피해야겠군.”

 “혹, 아가가 이름 때문에 하늘의 미움을 사지 않을 까 불안합니다.”

 “그럼 이건 어떻겠소?”

 “무엇이 말입니까?”

 “하늘의 미움을 사서 천재지변이 생기면, 많은 인연들이 도와준다 하여 다연(多緣)은 어떻겠소?”

 “그랬다가 못된 사내놈이 꼬이면 어찌하시려고요?”

 “어차피 계집아이니 혼인하기 전까지는 계속 집에만 있지 않겠소?”

 “전 이 아이가 보통 규수들처럼 집에만 얌전히 있는 건 원치 않습니다.”

 “흐음- 그렇군. 곧 교역이 시작될 텐 데 집에만 있는 건 또 어렵겠군.”

 “그 때는 제가 지키겠습니다.”

 

 부모님이 하는 대화에 끼어드는 아이.

 

 

 그 아이는 그 들보다 한참이나 어린 아니, 아직 다 크지 못한 2살 곧 3살이 되는 이병산과 정 애의 아들 이 현였다.

 

 “뭐라 했느냐?”

 “제가 이 아이를 지키겠다 했습니다.”

 “네가 다연을 지키겠다는 말이냐?”

 “네, 그 아이는 저의 누이 동생이 아닙니까? 사내 대장부가 되어서 제 누이도 지키지 못 하는 게 사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 3살이 들어가는 아이가 구사하기 힘든 언어 구사력.

 그는 벌써 수준 높은 언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현아, 정녕 네가 네 누이를 지키겠다는 말이냐.”

 “네, 아버지 어머니. 제가 무슨 일이 있어도 제 누이 만큼은 지키겠습니다.”

 “거참- 어린데도 기특하구나.”

 

 “오늘 다연의 눈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제 사명은 이 누이를 지키는 것이라고.”

 “사명이라니….”

 “그렇게 느껴졌었습니다. 제가 지킬 수 있게 해주세요.”

 “네 뜻이 그렇다면 알겠다. 하지만 네가 지키려고 하기 전에 내가 먼저 내 식솔을 지키겠다. 이건 아비로서의 맹세기도 하고 사내로서 맹세기도 하다.”

 “그럼 아버지도 사내로서 맹세하시는 겁니까?”

 “허허- 그래, 네가 사내로서 맹세했는데 아비가 된 자로서 그걸 무시 할 순 없지.”

 “감사합니다 아버지.”

 

 

 현은 자신이 다연을 지키고자 맹세했을 때부터 검을 잡기 시작했고

 자신이 배운 학문들을 아직 갓난 아기인 다연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그런 현의 도움 덕에 다연은 여인임에도 불구하고 학문을 배울 수 있었고 여러나라의 언어를 배울 수 있었다.

 

 다연이 학문을 잘하게 된 건 현의 노력이 컸다.

 또 현은 학문을 배우면서 다연과 놀아주는 걸 게을리 하지 않았고 다른 가문의 오라버니보다 훨씬 더 많이 다연과 놀아줬다.

 

 

 

 어느새 훌쩍 커버린 다연과 현은 어느새 혼인을 할 나이가 되었지만 연을 끔찍히 아끼는 현과 아버지 이병산에 의해 연과 현은 혼기를 놓치고 있었다.

 

 

 “현아, 그렇다 해서 너까지 혼기를 놓칠 필요가 있나?”

 “아버지, 전 다연을 지킨다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전 다연이 제대로 혼인할 사내를 찾기 전까지 혼인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조정에서는 네가 남자 구실을 못한다고 벌써 소문이 나있다. 벌서 열여덟이 되었는데도 장가를 가지 않다니…”

 

 “솔직히 장가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 연이 연모하는 사내를 만난다면 그때 장가들겠습니다.”

 “하지만 후사가 문제구나.”

 “걱정 마세요. 연은 잘 해낼 수 있습니다.”

 

 

 이병산은 혼인을 하지 않겠다는 이재현을 몇 년을 설득했지만 이재현은 뜻을 굽히지 않았고

 이재현이 워낙 어렸을 때부터 다연을 끔찍이 여긴 걸 아는 이병산였기에 더 이상 이재현에게 강요는 하지 않았다.

 

 

 그러다 현은 다연의 혼담 들어온 가문의 목록을 보다 하나의 가문에 눈썹이 꿈틀거렸다.

 

 

 “다카스기?”

 “일본에서 교역을 이어오던 가문이다.”

 “아버지, 얼마 전에 왜와 거래하지 말라던 연의 말을 무시하셨다 들었습니다. 그것과 관련이 있는 일입니까?”

 “…….”

 “요즘 왜에서는 양이전쟁(洋夷戰爭)이 선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과 관련이 있습니까?”

 “…….”

 “아직 손을 땔 수 있는 수준이면 빨리 손을 때시는 게 좋겠습니다.”

 “알겠다.”

 

 다연의 말을 무시했던 이병산이 재현의 말에 한순간에 결정을 바꿨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병산이 하던 무역을 이만큼 키운 건 사실 상 이재현.

 다른 사람들은 이병산이 키웠다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이재현이 몰래 이병산에게 조언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연이 설득 하는 것보다 이재현이 하는 발언이 이병산에겐 커다란 존재다.

 

 

 *

 *

 

 쾅-

 

 “젠장!”

 

 

 이럴 줄 알았다.

 그렇기 그토록 손을 때라고 말을 했던 것인데 아버지는 내 말을 듣지도 않고 계속 교역을 하셨나보다.

 

 

 다카스기.

 

 

 그 가문 하나 때문에 나중에 다연이 고생할 거라는 예감이 스쳤던 건 결국 현실이 됐다.

 이건 재현의 예감과 다연의 예감이 들어맞았다는 소리.

 무슨 일이 있어도 다연이 오기 전까지는 버텨야 한다.

 

 다연은 지켜야 해!!

 

 

 하지만 내가 방 밖을 나가려고 하기도 전에 방에 자객들이 들어왔고 난 그들을 쓰러트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겨우 쓰러트리고 나온 밖은 날 마주하고 있는 아까보다 더 많은 자객이었다.

 

 

 아-

 여기서 끝이 보이는 구나.

 

 

 재현은 끝을 직감했다.

 

 그럼에도 오직 다연을 지키기 위해, 다연에게 말을 전하기 위해, 다연의 얼굴을 보기 위해 칼을 들었다.

 

 

 “뭐야, 정예들만 뽑았는데 정예들을 뚫었어.”

 “집안에 무사가 있다 던 소문이 사실이었군.”

 “이 남자가 장남 이재현이던가?”

 “그림과 똑같이 생겼군.”

 “그럼 이재현이네.”

 “우선 도망가면 곤란하니 두 다리부터 잘라야겠어.”

 

 그렇게 잘려진 이재현의 두 다리.

 잘려진 그의 하반신에서는 말도 못할 피가 솟구쳐 나오고 있었고 그의 두 다리는 발에 채여 방구석으로 굴러갔다.

 

 “으윽! 네 놈들이 이러고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이재현은 두 다리가 잘렸지만 두 손으로 몸을 일으켜 칼을 그들에게 겨눴다.

 

 그런 이재현의 집념에 그가 멀쩡하다고 생각한 그들.

 

 “너무 멀쩡하잖아.”

 “그럼 팔도 자르면 되지.”

 .

 그렇게 잘려진 이재현의 두 팔.

 결국 그의 두 팔도 다리와 마찬가지로 방 구석에 던져졌다/

 

 “으아아아악!!!”

 

 

 아직 다연을 보지 못했다.

 여기선 죽을 순 없어.

 

 아니, 연이 여기 오면 안돼.

 

 여기 오지 말라는 말을 어서 전해줘야 해.

 

 

 두 팔과 다리가 잘린 이재현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고 그들은 이재현을 죽이지도 않았다.

 

 

 “명령은 죽이라는 것이었어.”

 “하지만 이 정도면 이미 죽은 목숨.”

 “감히 우리에게 반기를 들다니. 빨리 죽게 하면 안되지.”

 “어디, 불에 타 죽는 그 순간까지 정신을 차리고 있어봐라.”

 “몸이 타 들어가도 정신을 멀쩡해 고통에 몸부림치겠지?”

 

 

 그들은 그렇게 집에 불을 지르고 외출에서 돌아온 다연을 데리고 사라졌고 두 팔과 다리가 잘린 이재현은 정신이 점점 희미해져가기 시작했다.

 

 

 

 

 

 자객들이 사라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몇 명의 자객들이 또 집안에 들어와서 다연의 이름을 외치며 다연을 찾기 시작했다.

 

 “…….”

 

 희미해져 가는 정신으로 겨우 겨우 본 자객의 어깨 문양에는 익숙한 문양이 있었다.

 

 “이봐…”

 

 내가 그를 부르자 날 돌아보는 사내.

 그의 보라색 머리가 마치 다연을 지키지 못해 시퍼렇게 멍든 내 속 같았다.

 

 

 

 “다연은 어디 있지?!”

 

 

 감히 다연을 찾아?

 너네가 다연을 납치했으면서?

 

 

 “네가…찾는 내 누이는… 네‥놈들이 끌고 가지 않았…느냐…다카스기가…이놈…! 배신을 하다니! 李家의 26대 장남…이재현…으로 예전 혼약을…약속했던 사이인…다카스기 신사쿠…의 혼담은…깨진걸로… 쿨럭-! 내…비록…네 놈보다 낮은… 18의 몸이지만… 이 몸이 불에 타… 짓이기고… 타 들어가도…저승에서 네놈들을… 저주…할 것…”

 

 이재현이 말이 마치기도 전에 자객은 칼을 들어 그의 심장을 찔렀다.

 

 

 겨우 끊어진 숨.

 

 

 그게 이재현의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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