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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4.선기자타(善騎者墮) (11)
작성일 : 19-01-20 23:56     조회 : 320     추천 : 0     분량 : 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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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호한 박인하의 말에는 의욕까지 담겨 있었다. 마치 그토록 찾던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 아이처럼, 원하던 놀이를 시작하게 된 어린 아이처럼 눈에 의욕을 가득 담겨 있었다. 눈에 의욕이 가득해지면서 그녀의 입가에도 평소와 같은 미소가 띄어져 있었다.

  미리내로부터 들은 말 때문에 크게 풀이 죽거나 울분에 차서 짜증을 내지 않을까 걱정한 별이었지만 지금의 박인하 모습을 바란 건 아니었다.

  “아……, 저…….”

  가면 형태의 오무가 한숨소리를 내면서 물었다.

  “도대체 무엇을 할 생각인 건가요, 아가씨?”

  “기다려봐.”

  콧김을 거칠게 내뿜으며 박인하는 집으로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꽤나 늦기는 했지만 나도 나를 제대로 봤으니까. 이제부턴 거침없이 나서주도록 하겠어. 어린 애답게 말이지. 그러니 지루할 일은 없을 거야, 둘 다.”

  “아뇨, 개인적으론 얌전히 계셔주셨으면 좋겠습니다만. 보통의 규중의 여식들처럼 말이죠.”

  “저도…….”

  의욕이 넘치기 시작한 박인하덕에 오무와 별은 둘 다 당혹스러워하는 중이었다. 오무는 무척이나 성가신 일들이 일어날 것임을 알고 계속 한숨소리를 내었고, 별에 이르러서는 아예 울먹이는 중이었다.

  “가자고. 할 일이 꽤나 많아 질 거 같네.”

  “부디 아니길 빌 뿐입니다, 아가씨.”

  오무의 말에 동의하는 별을 끌고 박인하는 자신의 집으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어쩔 수 없이 박인하의 허리춤에 매달려 가는 오무처럼 별도 속으로 신세한탄을 하며 박인하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인근에 숨어서 이를 듣고 있던 윤필주는 의욕이 넘쳐 집으로 향하는 박인하와 그녀의 일행의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의 곁에는 그의 부하들이 서있기는 했지만 그들의 눈에는 박인하 등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박인하는 부적을 통해 만든 푸른 연기의 힘으로 존재를 숨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그녀와 그녀의 일행을 볼 수는 없었다.

  허나 그녀의 모습은 물론 말까지 들을 수 있었던 윤필주는 천천히 박인하가 말한 어떤 단어를 입에 담았다.

  “‘천명’이라…….”

  도대체 무엇을 보는지, 지금 입에 담은 단어는 무엇인지 알 수가 없는 부하들이었으나 굳이 윤필주에게 묻지는 않았다. 그들은 그저 모든 게 당연한 일이라는 듯 윤필주의 곁에서 꼿꼿히 서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윤필주로부터 어떠한 명령이 내려질지, 그것만 기다릴 뿐이었다.

  윤필주는 자신의 명령을 기다리며 서있는 부하들에게 신경 쓰지 않고 멀어져가는 박인하를 바라보았다. 인파 속으로 사라져 더 이상 그녀가 보이지 않게 되어서야 윤필주는 부하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기분이 좋아보이십니다.”

  “그래?”

  부하의 지적에 윤필주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도대체 어느 시점부터 지어진 것인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지울 필요가 있는 미소였다.

  “헌데 천명이라니, 그건 무엇을 의미하는 겁니까?”

  다른 이들의 궁금증을 대표해 한 부하가 묻자 윤필주는 미소를 지운 채 대답했다.

  “알게 될 것이다.”

  서로를 보며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부하들을 두고 윤필주는 유수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부하들은 급히 윤필주를 따라 유수부 쪽으로 향했다.

  “알게 될 것이다. 다만 지금은 그 때가 아닐 뿐이지. 반대로 말하자면 그 때가 되면 너희들도 알게 될 것이다. 그녀가 말한 천명이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말이다.”

  여전히 부하들은 알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지금 언급되는 천명이 무엇인지, 그리고 윤필주가 언급한 그녀는 도대체 누구인지도.

  그런 부하들의 의문에 답해줄 생각이 없는 윤필주는 자신을 향해 급히 달려오는 몇몇 병사들을 보게 되었다. 진로에 방해되는 인파를 거칠게 해치는 병사들은 모두 이곳 중경의 병사들이며 윤경준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병사들이었다. 그들은 윤필주를 보자마자 주위 생각도 안 하고 급하게 내달려왔다.

  “무슨 일이……, 아.”

  대강 무슨 일인지 알 것 같다는 윤필주에게 병사들 중 하나가 말했다.

  “급히, 유수, 부로 오시, 랍니다.”

  “출전인가.”

  예상했던 말임을 알고 윤필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윤필주가 무수성을 구원하는 부대에 함께 하는 건 금방 전에 정해진 일이긴 하지만 사전에 그럴 것임을 알고 있었다. 정확히는 그의 부친이자 부유수이신 윤경준이 전날 집에서 윤필주에게 출전할 때 함께 하도록 명단에 넣을 거라 말했었다. 때문에 윤필주는 지금 자신에게 온 이 병사들이 전할 말을 대강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 습니다.”

  “지휘는?”

  “부, 원수, 로 오신…….”

  “대장군 김창헌이 지휘로군. 알겠다. 나 말고 중경에서 함께 출전하는 장수는 누가 있느냐?”

  “벼, 별장, 나래…입니, 다.”

  별장 나래라 하면 중경유수 진경후 박경의 측근 중 하나다. 여자의 몸이기는 하지만 사리판단에 능하고 무술도 능숙한 인물이다. 더군다나 도술에 밝기도 한 인물로, 최근에 박인하를 따라 무수성으로 가서 조수를 비롯한 진만의 무리를 격멸하는데 공을 세우기도 했다.

  “그녀라면 믿을만하지. 헌데 병력은.”

  “나리, 가면서 들으시는 게 어떠십니까? 더욱 자세한 건 가서 들으시고 말이죠? 아무래도 급한 듯 하니 말입니다.”

  윤필주의 곁에 있던 부하 하나의 건의를 듣고 윤필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건의를 한 부하의 시선은 급하게 달려오느라 지친 병사들을 향하고 있었다. 분명 급한 일이기에 급하게 달려온 것일 것이나 그들의 주인인 윤경준을 생각해서 재촉치 못하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알았다.”

  짤막한 답변을 마치고 윤필주는 자신에게 달려온 부하들을 앞장 세워 유수부로 향했다.

  유수부에 도착한 윤필주를 맞이한 건 그와 함께 이번에 출전하게 된 나래였다. 나래와 윤필주는 짤막한 인사를 주고받은 뒤 김창헌이 있는 곳으로 갔다.

  나래와 윤필주 외에도 중앙과 중경에서 출전이 확실시 된 장수들이 보인 방에서 김창헌은 가장 윗자리에 앉아서 지금 들어오는 그들을 한 번 힐끗 보았다. 윤필주는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을 꺼낸 뒤 자신의 자리로 가서 앉았다. 나래 역시 그녀의 자리에 이미 가서 앉아있었다.

  전원이 착석했음을 확인한 김창헌은 헛기침을 시작으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들었다시피 현재 무수성이 위험에 처했다. 적들의 수는 기존에 보고 받은 수의 2, 3배는 훌쩍 뛰어넘는다고 하더군. 그에 반해 무수성 안의 병력의 수는 극히 적다고 한다.”

  “정확한 적의 수는 알 수가 없습니까?”

  윤필주의 질문에 김창헌은 담담히 답해주었다.

  “엄청난 수라는 것외는 알 수가 없다고 하더군.”

  “허면 승산이 없는 것 아닙니까?”

  김창헌을 따라서 중앙에서 온 장수 하나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 그 장수만이 아니라 다른 장수들도 일부가 겁에 질린 상태였다.

  “아니, 오히려 승산이 있다고 할 수 있지.”

  당당한 김창헌의 태도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적의 수는 기존에 포로와 첩자를 통해 보고받았던 수보다 많다. 허나 양과 질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수는 많을지 모르나 적들의 질은 오합지졸일 가능성이 높아. 양을 늘리기 위해 질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지. 그 점을 파고 든다면 우리가 쉽게 이길 수도 있다.”

  김창헌의 설명에 일부 납득하여 고개를 끄덕이는 이도 있었으나 대다수는 여전히 겁에 질린 상태였다.

  “게다가 사전에 준비했던 병력보다 많은 병력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작전에 수정이 가해졌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명령체계에도 혼란이 왔을 가능성도 높다.”

  분명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과연 진정 그런지 윤필주는 의문이 들었다. 왜냐하면 적의 수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보다 많다는 것외에는 상세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렇게 많은 수의 병사들을 동원했다는 건 저들이 거의 대부분의 전력을, 아니 전력을 동원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그만큼 소비되는 군량이 늘어날 것인데, 최근의 수확량 등을 고려한다면 이를 오랫동안 유지한다는 건 오히려 자살행위나 다름없지. 더군다나 아직 저들의 후방에는 항복하지도, 점령당하지도 않은 충성스런 계림의 병사들도 존재한다. 거의 전력을 동원한 저들도 후방의 안전을 고려한다면 시간을 지체하긴 힘들 것이다.”

  “결국 적들은 다수의 병력으로 단기결전을 노릴 것이라는 거군요.”

  나래의 지적에 김창헌은 동의했다.

  “그렇다. 오히려 우리는 소수이지만 충분한 보급을 바탕으로 장기전으로 이끌어 저들을 약화시킬 것이다. 그리된다면 무수성을 구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저들의 무리를 일거에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과연 대장군의 직함이 허투는 아니라고 윤필주가 감탄하는 와중에 김창헌은 주먹을 꽉 쥐고 외쳤다.

  “계림의 장수들이여! 포기하지마라. 겁 먹지 마라. 우리는 싸우고 승리할 것이다! 전원, 전투 준비를 마치어라. 곧 출전이다!”

  ““““““존명!””””””

  우렁찬 답변이 방 안을 흔들었다. 윤필주 역시 우렁찬 답변을 하며 이 김창헌이라는 인물에 대해 기대감을 품었다.

  동시에 박인하가 말했던 천명이 설마 이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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