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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가사리(不可殺伊)
작가 : 비내린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름 모를 타지에서 죽고 눈을 떠보니 나는 인간이 아니었다.
한 구 아니, 한 명의 시체를 둘러싼 이야기.

 
7. 불가사리
작성일 : 19-01-17 22:56     조회 : 282     추천 : 0     분량 : 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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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불가사리

 

  “하! 그게 무슨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강시가 성장한다고?”

  “시체가 성장하다니. 그럼 너희 부모님들을 관에서 빼 드리지그래? 관이 너무 좁은 거 아닌가?”

  그 말에 꽤 많은 장수가 깔깔 웃었다.

  “그럼 내가 너를 네 부모 곁으로 보내줄까?”

  “뭐야 어떤 녀….”

  갑자기 찬물을 싹 끼얹는 말에 누군가 한마디 하려 고개를 돌렸지만 아무도 그에게 뭐라 말하지 못했다.

  “눈깔은 장식으로 달아났냐?”

  최 중랑장이 끄응 거리며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벌써 그리 움직이시면 위험합니다.”

  그 모습에 어느 장수가 나서서 말했지만,

  “네놈들이 그따위로 행동하는 게 더 위험해.”

  하면서 기어코 침대에 앉을 수 있었다.

  “휴, 나이를 먹었나. 힘들군.”

  하면서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이 잘 보이도록 침대 가에 앉았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지?”

  “….”

  그 말에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장수들은 말이다.

  “당신이랑 같이 갔던 강시는 어디에 있죠?”

  경애의 말에 다른 자들이 다시 경애에게 사나운 눈길을 보냈다. 그 모습에 최 중랑장은 한숨을 푹 쉬었다.

  “저 눈깔들을 싹 뽑아버릴라.”

  그제야 장수들의 눈이 슬금 아래로 깔렸다.

  “뭐, 대답하자면 내가 할 말이 더 많아.”

  하면서 최 중랑장은 경애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 녀석 정체가 뭐지?”

  “강시지요.”

  “그게 아니야. 내가 묻는 게 뭔지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런 걸 함부로 말할 수 없어요. 다만 제가 드릴 수 있는 정보는 그 강시는 아직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것뿐이지요.”

  “그도 그렇군.”

  하면서 최 중랑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꾸 정보가 놈들에게 조작당하는 거 같아. 뭔 놈인지 몰라도 정보에 속아 나랑 그 녀석이랑 붙었지. 그건 우연이지만 나쁘지 않았어.”

  하면서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최 중랑장은 그 강시를 만난 것을 나쁘지 않은 인연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다음이 문제였지. 녀석들은 우리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어. 그리고 녀석이 말했던 탈영병 녀석들 또한 강시의 수하로 들어갔고 말이야.”

  “이런!”

  “역시 탈영병입니다. 그딴 녀석들은 바로 참수를 해야 합니다.”

  평소라면 입 좀 다물라고 나무랐겠지만, 지금은 그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므로 최 중랑장도 그들의 말을 가만히 들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그도 빼앗기고 도술서도 못 가져온 겁니까?”

  “그래. 그를 빼앗긴 건 미안하다. 그래도 열심히 두 권은 건져왔는데 그렇게 말하는 건 조금 아니지 않나?”

  “예?”

  “저거 안 봤나?”

  하면서 최 중랑장은 탁자 위에 있는 도술서를 가리켰다.

  “아, 좀 비켜봐요.”

  하면서 경애가 탁자 앞에 있는 장수들을 밀쳤다. 장수들의 기에 눌려 여태껏 경애 뒤에 꼭 붙어있던 헤아도 그녀를 쫄래 쫓으면서 탁자로 향했다.

  “두 권이 끝입니까?”

  “강시만 20구가 넘었어. 거기다 그 강시 놈도 있어서 얼마나 성가셨는지. 두 권도 목숨 걸고 가져온 거야.”

  최 중랑장의 말에 경애는 고개를 끄덕이고 책을 찬찬히 펼쳐보았다. 온몸에 피를 뒤집어쓰고 도망친 최 중랑장의 앞섶에 있던 책들이라 피가 다 눌어붙어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위험해 보였다. 경애도 그것을 알고 조심스럽게 책을 넘겼다.

  책을 넘기는 사스락소리가 아닌 무언가 딱딱한 것이 바스러지는 바스락 소리가 울렸다. 최 중랑장은 조용히 경애를 쳐다보았고, 다른 장수들도 지금 경애가 책을 읽는 행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다들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이거 왜 이걸 가져온 거예요?”

  경애가 몇 쪽을 읽다 최 중랑장을 보고 말했다.

  “놈들이 가져온 것 좀 읽어보다가 죽음이나 시체 비스름한 느낌이 나는 것 중 눈에 보이는 것을 들고 왔지.”

  “책이 적었나 보네요. 정확하게 들고 왔네요.”

  하면서 책 두 권 다 들었다. 최 중랑장은 강시인 그가 등에 가득 메고 갔던 보따리가 둥둥 떠올랐지만, 일단은 그렇다고만 말했다.

  “그렇지 뭐. 그거면 되나?”

  “자세한 것은 더 봐야 할 거 같지만 아마 될 거 같아요.”

  “그래. 그럼 좀 서둘러 줄 수 있나? 난 다시 그 녀석과 싸우고 싶지 않아.”

  하면서 최 중랑장은 쓰게 웃었다. 다른 장수들은 그의 그런 모습을 처음 보는지 조금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 얼마나 강한가요.”

  “내 칼에도 크게 상처가 나지 않아. 기껏 해봐야 한 치 정도…. 뼈까지는 상상도 못 해.”

  하면서 최 중랑장은 고개를 절레 저었다.

  “아쉽네요. 그는 겉부터 점점 단단해져요. 즉, 지금은 뼈까지는 단단하지 않을 거예요.”

  “오호. 그렇군. 그걸 먼저 알았다면 먼저 죽였을 텐데. 그보다 자네는 그걸 말해줘도 되는가?”

  경애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말했다.

  “지금은 적이에요. 그이도 그걸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죠. 전 그이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구하지 못할 각오도 해야죠.”

  최 중랑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여장부로군. 지금 내가 잡고 있는 것이 그를 구할 시간을 잡아먹고 있는 것이지. 빨리 가보게나.”

  “감사합니다.”

  하고 경애는 방을 나서기 위해 문을 열었다.

  “아, 미안하지만 한 가지만 더 물어보지.”

  경애는 그 말에 다시 몸을 돌려 최 중랑장을 쳐다보았다.

  “예. 말씀하세요.”

  “내가 봤을 때 그 녀석을 조종하는 것은 그 방울이었어. 그러면 자네가 하려는 것은 그 강시를 방울에서 해방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다른 강시들도 가능하냐는 말씀이시죠?”

  “맞네.”

  “가능은 합니다. 별반 다르지는 않을 겁니다.”

  “쯧. 그럼 고작 그 강시 한 마리를 위해 이렇게 힘들었다는 거군.”

  최 중랑장의 말에 경애는 살짝 웃었다.

  “고작 한 구면 당장 절 죽였을지도 모르죠. 제 목이 붙어있는 것을 보니 고작은 아닌가 보네요.”

  “말 한번 잘하는군. 그래서 그 강시 얼마나 강해질 수 있지?”

  “일반 병사가 몇 명이 있어야 강시 한 구를 감당할 수 있죠?”

  “몇 명이 있어도 불가능하지. 때려서 상처를 입힐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말이야.”

  “그겁니다. 강시 몇이 있어도 그를 상대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강시니까요.”

  그 말에 방의 안에 있던, 그리고 밖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모든 사람의 등에 소름이 돋았다.

  “약점은 없는가.”

  “불(火)과 불(佛)이지요.”

  “오오, 그럼 스님이 계시니 잡을 수 있겠군.”

  그 말에 공저는 쓰게 웃었다.

  “아니요. 불가능합니다.”

  아니라는 말은 공저가 아니라 경애의 입에서 나왔다.

  “어째서 말인가.”

  “그 두 가지를 죽을 때까지 쏟아부어야 합니다. 저희 계산상 불과 불을 약 3시진동안 말입니다.”

  “허허.”

  최 중랑장은 경애의 말에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불(火)과 불(佛)로만 죽일 수 있다라. 이 또한 불가사리고 그런데도 죽일 수 없는 존재이니 그 또한 불가사리지 않은가.”

  그리고 최 중랑장의 미소가 어이없음에서 쓴웃음으로 바뀌었다.

  “이름하나 잘 지었군.”

 

  텅텅.

  “이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더냐.”

  암군이 말했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책들만 주야장천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쯧.”

  암군은 혀를 차고 계속 강시를 두들겼다. 빨리 고려를 치고 싶었다. 그래야 마음 편하게 세상을 얻을 힘을 기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지금 이 삭막한 동굴 속에서 책을 읽고 있는 이유는 유일하게 자신들과 싸울 방법을 알고 있는 그년의 생각을 읽어보면서 혹시 강시들이 강해질 방법을 찾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암군은 수하들의 모습을 보니 이른 시간 안에 그것들을 얻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아니, 그전에 찾을 수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짤랑.

  암군은 보다못해 방울을 한번 흔들었다.

  “너는 어떻게 해야 단단해지느냐.”

  아무리 강시에게 물어보려 했지만, 강시는 대답하지 않았다. 강시의 자아를 잡았지만, 그와 동시에 지성까지 다 잡은 것 같았다.

  “지성을 잡아야 강시를 부릴 수 있다는 것인가.”

  암군은 그런 가설을 세워보았다. 그러자 소름이 돋았다. 암군은 서둘러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엔 23구의 강시가 서 있었다.

  꿀꺽.

  자신의 가설이 맞다면 이곳에 있는 모든 강시가 지성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아니, 아니겠지.”

  하면서 암군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 강시….”

  자신의 눈앞에 있는 강철처럼 단단한 강시와 함께 도망쳤던 그 강시. 그 강시는 아무런 명령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고려로 넘어가 승병들에게 당하기 전까지 고려를 헤집어 놓았다. 어떻게. 어떻게 시체가 홀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거지? 만약 지성이 있다면….

  암군은 그 생각이 들자 가장 먼저 강시를 보자 눈에 들어온 곳은 그들의 눈동자였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암군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쿵.

  계속 걸어가다 무언가에 등이 부딪혔다. 딱딱했다. 하지만 동굴의 벽은 아니었다. 암군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 거 같지만 돌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목은 습관처럼 돌아가 그것인 무엇인지 기어코 눈동자에 담았다.

  “으아아악!”

  암군은 이번에 뒷걸음이 아니라 뒤로 넘어져 엉덩이를 질질 끌며 강시들에게 멀어졌다. 그가 바라본 강시들이 모두 암군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암군이시여. 무슨 일이옵니까.”

  암군의 이상행동에 책을 뒤적거리던 몇 안 되는 수하들이 후다닥 달려왔다.

  “아, 아니다.”

  암군은 주위에 수하들이 있음에 안심하고 몸을 일으켰다. 아직 다리가 조금 후들거리긴 했지만 말이다.

  암군은 자신의 손에 들린 방울을 보았다. 회천회의 신물. 강시들을 조종하는 기물. 만약 이것이 없다면…. 다른 이들의 손에 넘어간다는 것이 아니었다. 부러진다거나 효능이 사라진다면….

  아마 저들은 두 번 생각하지 않고 자신을 덮칠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강시들의 눈빛이 그러했다. 자유가 된다면 널 죽여버리겠노라고 말이다. 암군은 다시 방울을 쳐다보았다. 평소엔 아무렇지 않았지만, 오늘따라 방울이 매달려있는 손잡이가 매우 얇아 보였다. 그것이 자신의 목숨줄 같았다. 너무나도 쉽게 부러질 거 같은 손잡이가 말이다.

  “고려. 고려로 간다.”

  “암군이시여. 아직 그녀의 생각을….”

  “필요 없다!”

  암군이 소리치자 수하들이 고개를 조아렸다.

  “우린 힘이 있다. 잔재주를 모두 부실 힘이 말이다! 그냥 가서 다 부시리라. 모든 계획을 말이다!”

  “암군의 뜻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 말에 다들 더 깊게 고개를 수그렸다. 암군은 공포에 질린 눈으로 그들을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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