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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가사리(不可殺伊)
작가 : 비내린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름 모를 타지에서 죽고 눈을 떠보니 나는 인간이 아니었다.
한 구 아니, 한 명의 시체를 둘러싼 이야기.

 
6. 도술서
작성일 : 19-01-16 22:35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4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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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의 천리장성의 어느 곳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명의 혈인이 성으로 다가왔다. 고려 병사들은 피나 떨어져 나간 부분 때문에 자세하게 알 수 없으나 고려군의 갑옷 같다는 생각에 일단 구해놓고 보았다. 나중에 확인차 들린 장수의 말에 그가 아래에서 또, 국경에서도 없는 병사를 빼서 수색하게 된 원인인 중랑장이었던 것이었다. 덕분에 국경 밖으로 나가 언제 강시와 마주칠지 몰라 두려움에 떨던 병사들은 빠르게 복귀하고, 여기저기로 흩어지던 지원병들도 이곳으로 몰리고 있다 했다. 덕분에 여기저기 소란스러운 것도 있지만, 병사들은 오히려 그것이 나았다.

  만날 여기서 강시가 날뛴다. 저기서 홍건적이 나타났다. 하는 얘기들만 가득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지원군이 올라오고 사람들이 많아지니 평소의 긴장감보다는 살짝 들뜬 분위기가 풍겼다. 그리고 시간이 별로 지나지 않아 지원군이 속속 도착했다.

  “안에 중랑장님 계신가?”

  “예.”

  우연히 최 중랑장을 보고 구한 덕분에 상황을 설명도 할 겸 지원군의 장수들을 안내하고, 설명해주고, 만일 최 중랑장이 깨어나면 그의 시중을 드는 역할로 빠진 병사가 대답하였다. 그는 앞에 있는 장수의 말에 대답하면서 방문을 열었다. 아무리 시중을 들라 해도 안에서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비병과 같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이 분을 구한 자가 누구인가.”

  방으로 들어가려던 장수는 들어가다 말고 병사를 향해 물었다.

  “저입니다.”

  “그럼 너도 들어오거라. 상황을 들어야겠다.”

  그러고 장수는 방 안으로 들어갔고, 병사도 함께 들어갔다. 경비는 보통 2인 1조기 때문에 반대쪽에 한 놈이 서 있었다. 그놈도 분명 그와 같이 최 중랑장을 구한 자인데 장수들 사이에 끼기 싫어서 시선을 돌리고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병사는 하는 수 없이 방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안에 스님도 계셨지만 단 한 분이셨고, 대부분이 장수였다. 자신보다 직책이 훨씬 더 높으니 자연스럽게 몸이 뻣뻣하게 굳어졌다.

  “거기 서 있지 말고 안으로 들게나.”

  병사는 문 앞에서 경비를 서듯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는데 그것이 또 마음에 안 드는지 장수는 다시 그를 불렀다.

  “알겠습니다.”

  병사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짐승의 모습처럼 장수들 사이에 꼈다.

  꼴깍.

  마른침이 넘어갔다.

  “혹 이 분을 구했을 때 상황을 말해줄 수 있나?”

  “알겠습니다.”

  그건 별로 어렵지 않았다. 병사는 짧게 긴장을 풀 겸 숨을 내뱉고 말을 시작했다.

  “저희는 성벽을 돌고 있었습니다. 요즘 하도 홍건적이 들락거리니 더 촘촘하고 자세히 돌아봤습니다. 그때 수풀을 헤치고 무언가 오고 있었습니다.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피를 잔뜩 뒤집어쓰고, 그것이 다 말라붙은 덕분에 검은색 짐승이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자세히 보니 두 발로 서있었습니다. 저희는 강시인가 하면서 그를 자세히 봤죠. 하지만 그의 일부분이 검은색이 아니었습니다. 아마 피가 떨어져 나간 것이었겠지요. 그 부분을 보니 그가 입은 옷이 고려군의 갑옷과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는 전에 전투가 일어났던 곳의 병사인 줄 알고 구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침 성문도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가서 말씀드리고 그곳에 있던 병사들 몇 명과 함께 나가 중랑장님을 본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병사는 시선을 탁자 위로 돌렸다. 그의 시선이 돌아감과 동시에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함께 돌아갔다. 그곳엔 두 권의 책이 있었다.

  “솔직히 다들 피를 뒤집어쓴 중랑장님을 두려워하며 다가가지 않았고, 결국 제가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중랑장님은 제가 다가가니 힘이 빠지신 듯 쓰러지셨고….”

  “그리고.”

  “저 책들을 그녀들에게 갔다 달라 하셨습니다.”

  “그녀들?”

  그 말에 한 스님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최 중랑장님이 데려온 두 명의 여인이 있잖습니까.”

  “왜 그들에게….”

  “그것은 그녀들이 알지 않겠습니까?”

  “그녀들은 군마를 데리고 도망치지 않았습니까.”

  그 말에 모든 일을 이끌던 장수가 혀를 차며 말했다.

  “자네. 당장 지휘관에게 가서 그 두….”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공저 스님. 지금 그리 여유를 부를때가 아닙니다.”

  “이럴 때일수록 여유를 가져야지요.”

  “여기는 절이 아닙니다. 전쟁터입니다!”

  공저라고 불린 스님은 장수의 외침에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곧 그녀들은 이곳으로 올 겁니다.”

  “그게 무슨….”

  “그녀가 아무리 최 중랑장님이 데려온 여인들이라 하여도 군마를 훔친 죗값은 치러야 합니다. 그렇게 쉽게 올 수 없을 겁니다.”

  그렇게 말하고 스님에게 풀지 못한 짜증을 병사에게 풀 듯 괜히 병사에게 소리를 질렀다.

  “자네는 뭐하는가! 빨리 두 여인을 데려오라 하지 않고!”

  “예!”

  병사는 더 이상의 불똥이 튀기 전에 서둘러 방을 나섰다. 그가 방을 나간 뒤에도 공저는 여유로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스님은 그들과 가장 많은 전투를 치르시고 가장 많은 승병을 잃지 않았습니까. 근데 뭐가 그리 즐거우십니까.”

  “즐거운 것은 아닙니다. 다만 조금씩 알아갈 뿐이지요.”

  “무엇을 말입니까.”

  “저의 어리석음을 말입니다.”

  그 말에 공저만이 허허 웃을 뿐이었다.

 

  병사는 돌아가기 싫었다. 하지만 돌아가야만 했다. 왜냐하면, 자신의 뒤에 그들이 찾는 여인 둘다 있으니 말이다.

  ‘왜 여기 있는 거야. 군마를 훔쳤다며.’

  당장 사형을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범죄였다. 근데 왜 호위받듯 여러 병사에게 둘러싸여 이곳까지 온 것인가.

  ‘알고 보면 엄청난 곳의 자제들인가.’

  그러면 그럴 만도 했다. 아니, 그렇더라도 노는 것은 이런 곳이 아니라 개경이나 남경에서 놀지 왜 여기서 이러는 건지 그는 알 수가 없었다. 그냥 그 분위기가 살벌한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만 알뿐이었다.

  똑똑.

  그는 다시 한숨을 푹 쉬고 문을 두들겼다. 옆에 있는 동료 병사가 비웃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기분일 것이다…. 이따가 보자.

  “누구냐.”

  “서 중랑장님. 오 현욱 별장입니다.”

  뒤에 있는 오 별장은 병사의 작은 감동을 받으며 직접 대답했다. 그와 동시에 안에서 약간 어수선한 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열렸다.

  “오! 오 별장아닌가. 그리고 뒤에는….”

  “예. 모셔왔습니다.”

  그 말에 서 중랑장은 병사를 쳐다보았다.

  “미리 이곳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장군님의 명령이었나?”

  “제 독단입니다.”

  “나중에 많이 혼날 거야.”

  그 말에 오 별장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혼나는 정도로 끝난다면 기쁘게 받겠습니다.”

  “내가 한번 힘써 보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그 말에 오 별장은 표정이 환해졌다.

  “그나저나 다들 밖에 두고 있었군. 빨리들 들어오게나.”

  하면서 서 중랑장은 막고 있던 입구를 뜨여주었다. 그 자리를 따라 오 별장과 그가 데려온 여인 둘, 장수들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이 닫혔다.

  “고생했다.”

  그리고 옆에서 들리는 웃음 섞인 동료 병사의 말에 그 병사는 열심히 동료 병사를 째려보았다.

 

  “자네들이 최 중랑장님이 말씀하셨던 여인들인가.”

  “다른 여자가 있지 않다면 그렇겠지요.”

  “이년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경애의 말에 반 안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그만!”

  그 중 유일하게 서 중랑장만이 이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네년의 행동은 자신의 무덤을 파는 짓과 같다. 좋게 풀어가는 것은 어떤가.”

  “저도 그러고 싶은데 이것은 얘기가 다른데요. 왜 여기 저자만 있는 것이지요?”

  “저년을 죽여…!”

  “그만하라 했다.”

  잠깐 달아올랐던 분위기가 서 중랑장의 한마디에 바로 가라앉았다.

  “네년도 지금 목이 붙어있는 이유가 최 중랑장님의 말씀이 있었기에 임을 알아야 한다.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아라.”

  그런데도 경애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그럼 그 대단하신 최 중랑장님께서 왜 반드시 저희를 살리라고 했을까요.”

  그 말에 대해선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왜 그 대단하신 최 중랑장님은 제 남…. 강시를 데려오지 못했나요.”

  “그깟 강시가 뭐가 중요하다 그런가. 당장 베어버리면 그만이지.”

  그 말에 다들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 말에 반박한 것은 다름 아닌 공저 스님이었다.

  “무슨 말씀입니까 공저스님.”

  “강시들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그리고 강해졌다는 것은 더욱더 강해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렇다고 해도 저희 고려가 당하겠습니까.”

  그들은 자신만만했다. 솔직히 국경이 두 번 뚫리고 계속 밀렸다고 하지만 당한 병사는 항마군이 크게 당한 것을 제외하면 수백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주술사들도 수백은 죽였으니 크게 손해 보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으리라. 공저는 고개를 저었다.

  “예. 당할 겁니다.”

  그리고 장수의 말에 대답한 것은 경애였다.

  “하. 그거 당돌한 여인이군. 그래 말이나 들어보자.”

  “다른 강시들은 감당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들은 지금 그들에게 빼앗긴, 저 당신들이 모시는 중랑장이 데려오지 못한 강시가 어떤 존재인지 모릅니다.”

  “무슨 존재인데 그러는 것인데.”

  그들의 말투는 이제 짜증을 넘어 빨리 말하고 가라는 듯한 귀찮음이 담겨있었다.

  “회천회는 옛날에 지원해준 한인(漢人)들이 적었을 때 적은 숫자로 강력한 힘을 내기 위해 실험에 몰두했죠. 그리고 그 실험이 성공단계에 다다랐을 때 회천회는 원나라에게 발각당해 분해되죠.”

  “그렇다면 저 강시가….”

  “예. 회천회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강시의 완성품입니다.”

  “그래 봤자 한 구지 않은가. 거기다 보니 척 해준이에게 거의 죽기 직전까지 갔다는데 말이야.”

  하면서 깔깔 웃었고, 공저 스님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장수가 웃었다.

  “그렇죠. 처음은 약하죠.”

  “처음? 분명 완성품이라 하지 않았나?”

  그 말에 경애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예. 그 강시는 성장하는 강시입니다. 그리고 이제 막 성장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더욱더 강해질 겁니다. 당신들이 상상도 못 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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