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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가사리(不可殺伊)
작가 : 비내린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름 모를 타지에서 죽고 눈을 떠보니 나는 인간이 아니었다.
한 구 아니, 한 명의 시체를 둘러싼 이야기.

 
6. 도술서
작성일 : 19-01-14 22:50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5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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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리빨리 움직여!”

  최 씨의 발에 산적들은 불만 어린 표정으로 그를 따랐다. 나는 몰라도 창식이도 많이 지쳐 보였지만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최 씨가 우리에게 말한 것도 있고 말이다. 바로 안에 숨어든 정보조직원을 잡는 일이었다. 분명히 우리가 지나는 길을 따라서 그들도 무언가 표시를 남길 것이다. 50여 명이 넘는 인원들을 모두 감시하는 것은 어렵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기도 했다.

  “최 중랑장님.”

  그때 창식이가 최 씨 옆으로 따라붙었다.

  “못 찾겠습니다. 차라리 사람들을 나눠서 헷갈리게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쯧쯧. 바보 같은 놈. 너희들이 오운진이라도 쓸 셈이더냐? 아니면 나 없이 고려를 넘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더냐. 너희가 이 녀석에게 준 그 험지를 건너서?”

  “그것은….”

  너무나도 사실이었지만 창식이는 그 사실에 한 대 세게 얻어맞은 듯했다.

  “그러니 조용히 따라오너라. 빨리 숨어든 녀석이나 찾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창식이는 그렇게 시무룩하게 최 씨에게서 벗어나 뒤에서 천천히 걸으면서 자신의 수하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나라도 빨리 잡아야 할 텐데.’

  아마 강시를 이끄는 녀석이 이곳까지 온 이유는 나를 쫓아온 것일 것이다. 나와 헤야, 경애로 나누어졌는데 그녀들이 아니라 나를 쫓아온 것에는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덕분에 이들을 위협에 빠트린다는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나저나 왜 싸우냐라….’

  아직도 창식이의 말이 내 귓가에 맴돌고 있었다. 분명 내가 딱히 싸울 이유는 없다. 나는 그냥 도망치면 되고, 강시들이 노리는 것은 고려다. 그러면 당연히 고려와 강시가 싸우게되고, 나는 그 사이에서 숨어 있으면 된다. 근데 나는 왜 적극적으로 그들과 싸우려 하는 것일까. 왜 이리 귀찮게도 무거운 책들을 짊어지고 그들을 피해 도망치는 것일까. 왜일까 라는 생각을 아무리 해봐도 자꾸 경애의 얼굴만 떠올랐다. 그녀 때문에 싸우는 것일까. 왜 그런 것일까. 아무것도 모르겠다. 그냥 지금은 일단 이것을 경애에게 갔다주는 것을 목표로 해야겠다. 진짜 생각해보는 것은 그다음이었다.

 

  “그래. 이곳이었단 말이지.”

  “그렇습니다.”

  “녀석들은 어디로 갔지?”

  “동쪽으로 갔습니다. 저희는 동남쪽으로 이동하면 마주칠 수 있을겁니다.”

  “위치는 계속 받고 있나?”

  “예. 그렇습니다. 근데….”

  “또 뭐더냐.”

  “이곳에 와서야 정보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만 녀석들의 목표가 이상합니다.”

  암군은 인상을 팍 찡그리고 말했다.

  “빙빙 돌리지 말고 빨리 말하거라.”

  “녀석들이 찾는 것은 도술서라 합니다.”

  “도술서? 주술서가 아니라?”

  “예. 그것 때문에 제가 몇 번이나 다시 물어봤습니다만 하나같이 도술서라 합니다.”

  암군은 그 말에 자신의 턱을 긁으면서 계속 고민에 빠졌다. 이곳에 온 이유가 다름이 아니라 도술서란다. 원나라와의 접촉이 아니란 말이다. 도대체 무엇인가.

  “이씨.”

  암군은 앞에 있는 돌멩이를 뻥 찼다. 지금까지 계속 자신의 계획에서 벗어나는 일이 생겨서 진작에 서경을 차지했어야 했는데 다시 요동까지 왔다. 근데 이곳에 온 이유도 하찮은 도술서 때문이라고 한다. 심지어 그것이 진실인지도 알 방도가 없다.

  “쫓아간다.”

  방법은 다른 것이 없다. 놈을 잡아다 물어보면 될 것이다. 무슨 수단이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자신이 들고 있는 방울이 더 강력하게 그를 옥죄는 거 같았다. 뭐, 그야 당연했다. 이 방울은 회천회의 시작과 동시에 같이했던 신물이라 하니 강시가 무슨 짓을 하든 이 방울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 것이다.

  “예.”

  수하도 암군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숙여 대답했다.

  “오늘 내로 정답을 얻어낸다.”

  암군의 다짐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창식이의 불안증세는 더욱 강해졌다. 안절부절못하고 자꾸 최 씨의 옆에 갔다가 머뭇거리다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그것에 최 씨도 몇 번 짜증을 냈지만 잘 고쳐지지 않자 최 씨도 그것을 그냥 내버려 두었다.

  “이제 이곳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되는 것이더냐?”

  “…. 그렇습니다. 근데….”

  “하아.”

  최 씨는 창식이의 말에 한숨을 푹 쉬었다.

  “생각해봐라. 이놈아. 그 녀석들이 네 녀석들을 가만히 둘 거 같으냐.”

  “그래도 녀석들이 쫓는 것은 저희가 아니라 두목이잖습니까.”

  퍽.

  최 씨는 창식이의 머리를 세게 한번 치고 말했다.

  “두목이라 말하면서 잘도 버리려 하는구나. 저 녀석은 너희를 구하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말이야.”

  “말은 제대로 하셔야 하지 않습니까. 너희를 구하러 온 것이 아니라 도술서를 구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닙니까.”

  창식이는 나와 최 씨와 벌어지기로 마음먹었는지 막말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최 씨가 길길이 화를 내며 창식이를 베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생각과 다르게 차분하게 창식이를 바라본 것이 그래 보이지 않았다.

  “알았다. 어떻게 하기를 원하냐.”

  “모두 흩어질 겁니다. 1시진 후 목적지에서 만나지요.”

  “그래. 나와 저 녀석이 함께 가마 나머지는 너희가 알아서 조를 나누거라. 우리는 먼저 가보마. 시선도 끌 겸.”

  “감사합니다.”

  둘은 그렇게 말하고 서로 등을 돌렸다. 최 씨는 나에게 바로 다가왔다.

  “안 무겁냐?”

  “제 몸이 워낙 튼튼해서 말이죠.”

  “잘됐네. 이제 쉬지 못하고 빠르게 이동한다.”

  하고 최 씨는 바로 앞으로 천천히 달리는 속도는 될 듯이 빠르게 걸어갔다.

  “왜 이리 급하십니까.”

  최 씨의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그것이 확실히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이 왜 그런지 알 수 없으니 답답할 따름이었다.

  “너는 왜 이리 멍청하냐.”

  최 씨는 오히려 나를 나무랐다.

  “아, 말씀은 해주시고 욕하시지요.”

  최 씨는 옆에서 나란히 걸어가는 날 보면서 말했다.

  “녀석들 이상한 점 못 느꼈냐?”

  그 말에 나는 곰곰이 생각해보았지만,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지금 최 중랑장님보다 더하겠습니까.”

  “이 녀석이!”

  퍽.

  최 씨는 힘껏 내 머리를 쳤지만 내가 아픈가? 지가 아프겠지.

  “아이씨. 돌대가리 새끼.”

  최 씨는 그렇게 욕하면서 한 손의 쥐어 잡고 나를 째려봤다.

  “아, 대답이나 해주숍. 뭐가 이상한지 말입니다.”

  “저 녀석들 왜 그렇게 겁에 질려 있을까.”

  “왜 냐뇨. 강시들이 쫓아오니 그렇지요.”

  “근데 왜 굳이 계속 흩어지자고 했을까. 그러다가 우연히라도 강시를 만난다면 위험한 건 자신들인데 말이야.”

  “아….”

  “그리고 이건 확신을 위해 물어보는 것이긴 한데 혹시 너 거기서 밥 먹은 적 있냐?”

  “당연히 없지요.”

  강시인데 먹을 필요가 있나.

  “녀석들이 안 주디?”

  “그야 당연….”

  어? 녀석들은 내가 강시인 걸 모른다. 정확하겐 내가 말을 하지 않았다. 근데 하루 정도 같이 있었는데 나한테 밥을 한 끼도 안 줘?

  “역시나군.”

  “그렇다면.”

  “그래. 녀석들 전부가 강시 녀석들하고 손을 잡은 것이다.”

  그 말에 난 살짝 짜증이 났다.

  “근데 왜 녀석들은 여기서 도망친 것입니까.”

  “여기서 싸움이 날 것이니까.”

  하면서 최 씨는 몸을 휙 돌려 서쪽으로 향했다.

  “어디 가십니까.”

  “멍청하게 녀석들이 어디로 하는지 아는 데 따라갈 필요는 없겠지. 우리가 왔던 길 그곳으로 돌아간다.”

  “그곳은 안됩니다.”

  안된다. 혼자 건너기도 아슬아슬한 곳이다. 이 많은 책을 짊어지고 갈 능력이 안 된다….

  “아! 이 책들 혹시…!”

  “그건 아니니 걱정 마라.”

  “에?”

  “내가 몇 개 확인해봤다. 뭐라 하는지 잘 알 순 없지만 해괴한 소리가 적혀있는 걸 보니 주술서 아니면 도술서가 맞긴 한 거 같더구나. 거짓말들로만 우리를 속일 수 없으니 책이라는 미끼를 주어 물게 한 것이지.”

  책을 확인해 봤다라…. 그렇다면

  “처음부터 저들은 믿지 못하신 겁니까?”

  “당연.”

  최 씨는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고 그 말에 나는 왜냐고 묻지도 못하고 입만 뻥끗했다.

  “한번 배신을 했다는 것은 다시 배신할 수도 있다는 것이야.”

  내가 묻지 않았음에도 최 씨는 말해주었고, 나는 그 말에대해서도 반박을 하지 못했다.

  “녀석들이 네 녀석을 두목이라고 부른다고 아주 긴장을 놓았나보구나.”

  그 말에 나는 어깨가 축 늘어졌다.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이유 없는 호의는 없다. 그것을 항상 기억해. 완벽한 적도, 아군도 없다는 것하고 말이야.”

  하면서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 때문인지 그것이 그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쨌든 빨리 가자.”

  “예!”

  그렇게 당당히 말했을 때였다.

  “윽.”

  나는 머리를 쥐어 잡고 자리에 멈춰섰다.

  “왜 그래. 강시가 머리도 아파?”

  그는 놀리듯 말했지만 나는 너무 당황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왜 그래.”

  “그가 근처에 있습니다.”

  최 씨는 내 말뜻을 알아듣고 검을 뽑았다.

  칼이 칼집에 긁히면서 나는 날카로운 소리가 서늘하게 울렸다. 전에 더 날카롭고, 더 화려한 칼이 아니지만, 그가 든 순간 다른 평범한 병사가 든 칼과 다른 기운이 풍겼다.

  “어딘지 알 거 같냐?”

  “저쪽입니다.”

  나는 우리가 향하던 서쪽을 가리켰다.

  “어떻게 벌써 저기까지.”

  그 말에 최 씨가 신경질을 냈다.

  “제길. 부두목 새끼. 왠지 수하들이 힘들다고 자꾸 쉬자고 찡찡댈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의심은 했지만 그렇게 완벽한 의심은 아니었다. 그것이 이렇게 허점을 찌른 것이었다.

  “그럼 일단 뒤로….”

  하고 몸을 돌리자 그곳에도 세 구의 강시가 있었다.

  “이런.”

  최 씨가 화가 난 듯 피식 웃으면서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고작 세 구라. 내가 그리 만만하다 이거지?”

  그 말과 동시에 최 씨 아니, 최 현 중랑장은 강시들에게 달려들었다.

 

  “헤아야.”

  “아줌마. 어떻게 할 거예요.”

  그 말에 경애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고민하듯 눈을 질끔 감았다. 그리고 금방 다시 떴다.

  “가야겠어. 그이에게.”

  “근데 어떻게 가죠?”

  헤아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문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분명 두 명의 병사들이 사납게 지키고 있을 테니 말이다. 경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창문을 열었다. 그녀들이 있는 방의 위치는 이 층이었다. 아래를 보니 꽤 높았지만 내려가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경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묶어서 아래로 내려갈 만한 천과 둘이 내려갈 동안 천과 묶여서 버텨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리고 다행히 두 개 모두 이곳에 있었고 말이다. 둘은 서둘러 천을 묶어 침상에 묶었다. 세게 당겨보았지만, 함부로 끊어질 거 같진 않았다. 그렇게 둘은 서로를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경애를 시작으로 둘은 탈출을 위해 천을 잡고 창문을 통해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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