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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가사리(不可殺伊)
작가 : 비내린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름 모를 타지에서 죽고 눈을 떠보니 나는 인간이 아니었다.
한 구 아니, 한 명의 시체를 둘러싼 이야기.

 
6. 도술서
작성일 : 19-01-12 19:14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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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된 것입니까.”

  부두목이라 불린 창식이는 원래 두목이 앉는 상석에 앉아있는 최 씨를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마음에 안 들어도 저 사람 건들지 마. 엄청 강하고 또, 너희를 고려로 돌려보내줄 사람이니까 말이야.”

  내 말에 창식이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핫. 저 사람이 무슨 신돈이라도 된답니까. 탈영병을 누가 함부로 받아줄 수 있겠습니까.”

  “난 가능하지.”

  최 씨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산채 안을 구경했다. 나와 창식이는 조용히 귓속말을 했던터라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

  “뭘 그리 놀라. 본래 무인은 모든 감각이 뛰어난 법이지. 네놈들이 귓속말을 나한테 하는 것처럼 아주 잘 들려.”

  그러면서 구경을 끝냈는지 그는 우리를 쳐다보았다. 나는 그의 눈빛에 살짝 움츠려 들었다.

  “그럼 묻겠습니다. 저희를 어떻게 고려 안으로 들여보내 주실 겁니까. 저흰 살아서 돌아가는 것이 목표지 시체로 돌아가는 건 원치 않습니다.”

  그런 나와 다르게 창식이는 당당하게 최 씨에게 물었다. 마치 마지막 동아줄을 잡으려는 것 같았다.

  “눈빛이 좋군.”

  최 씨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기분 좋은 미소를 그렸다.

  “직책은 그리 높지 않지만 나름 알고 있는 윗선이 있어서 말이야. 잘 이용하고 저 녀석의 말대로 된다면 너희는 고려에 큰 공헌을 한 것이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니 걱정하지 마.”

  “직책이 어찌 되십니까.”

  “중랑장이다.”

  그 말에 창식이는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뭐, 결정은 네놈이 할 일이지. 그럼 저놈과 깊은 대화를 나눠봐.”

  그 말을 하고 최 씨는 밖으로 나갔다.

  “잠시만요!”

  완전 문이 닫히기 전 창식이는 최 씨를 불러 세웠다.

  “존함을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뭐, 존함까지야. 난 최 현이다.”

  쿵.

  그 대답을 끝으로 문이 닫히고

  딸꾹.

  창식이는 딸꾹질을 멈추지 못했다.

 

  “이제 좀 괜찮냐?”

  한 식경이나 지나서야 창식이는 딸꾹질을 멈출 수 있었다. 그리고 분노에 찬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왜 저분이 최 현 대…. 아니, 중랑장님이라 말씀하지 않으신 겁니까.”

  창식이는 드물게 나에게 화를 내며 따졌고, 나는 그의 기운에 밀려 변명하듯 말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니까…. 야, 좀 들어나 보자. 어떤 사람이야.”

  “어휴. 저분은 한때 대장군으로 이름을 날리셨던 분입니다. 권위는 상장군과 맞먹을 정도였죠.”

  고려 전체적인 관직으로 보면 내가 알기로도 무신은 그리 품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무신중 최고의 관직은 상장군이고 그다음이 대장군이었다. 그리고 한때 그 직위를 지냈던 아니, 상장군의 권위를 가졌던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순수한 무력은 홀로 200명의 병사를 감당할 정도라 하죠.”

  “핫.”

  나는 그 말에 비웃음을 내뱉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맞는 말 같기도 했다. 강시 한 구가 200명 정도의 병사들은 감당할 수 있지 않은가. 근데 그런 강시를 때려잡는 무인이라면 충분히 가능해 보일 것 같았다.

  아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안될 거 같기도 했다. 강시는 지치지도 않고 상처도 잘 입지 않는 존재이지 않은가. 근데 최 씨는 살아있는 인간이다. 작은 스침에도 상처를 입고, 시간이 지나면 지친다. 그런데 200명을 상대할 수 있다고?

  나는 고개를 절레 저었다.

  “진짜입니다. 저분 혼자서 200명의 홍건적을 막은 것은 유명한 일화인데…. 모르십니까.”

  그 말에 나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아마 내가 죽고 난 뒤나 아니면 내가 따로 임무에 들어갔을 때 일어난 사건인 거 같았다.

  “저 사람도 그렇고. 그 누구더라…. 척 해준…? 그 사람도 그렇고. 고려엔 왜이렇거 강한 무인들이 많은 거야.”

  “그도 만났습니까?”

  “알아?”

  “당연하지 않습니까. 아직 어려서 그리 높은 직책에 있진 않지만, 후엔 높은 관직에 오를 인물입니다. 물론 줄을 잘 선다면 말이죠.”

  창식이는 그렇게 말하고 쓰게 웃었다.

  “근데 저 사람은 왜 중랑장까지 내려온 거야.”

  장군도 아닌 그 아래까지 쭉 내려왔다는 것은 엄청난 무언가를 저질렀다는 것 아닌가.

  “뭐 별 이야기는 없습니다. 다만 문벌귀족과 약간의 대립을 했다는 것 밖에요.”

  “오오.”

  창식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지만, 그도 그 말이 아무렇지 않은 것이 아님을 잘 알 것이다. 문벌귀족은 원나라의 비호를 받는 세력이다. 비록 다른 국가지만 원나라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나라에서 원나라의 비호를 받는 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은 목숨 한 두 개로 부족한 일이니 말이다.

  “어쨌든 그렇다면 말이 달라지죠. 빨리 원하는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그 말에 나는 씩 웃었다. 별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드디어 목표에 한 발짝 다가간 거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도술서.”

  “예?”

  “도술서가 필요하다.”

  “그게 왜 필요하신데요.”

  “내가 아는 사람이 도술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어서 그 사람이 그 책만 있다면 충분히 강시들을 물리칠 수 있다 했어.”

  “저들이 쓰는 것은 주술인데요. 왜 도술서가 아니라 주술서죠?”

  그 말에 나는 경애의 말을 한번 되새겨 봤지만 별로 그에 대해 기억나는 것은 없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것에 관해 별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날 속인 여인하고 계속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내 존재와도 관련된 이야기여서 함부로 하기엔 조금 꺼려지는 부분도 있었다.

  “그거에 대한 별 이야긴 없었어. 그저 도술서가 필요하다고만 했지.”

  “물론 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뭐가 문제가 있는 거야?”

  “문제라면 문제인 것이 있죠. 저것이 진짜로 실용성이 있는 것이냐 아니면 누군가 대충 배낀 것이냐의 차이겠지요.”

  “그럼….”

  “예. 저희는 구한다고 구해봤지만, 저것을 해독하고 진본인지 가짜인지 구분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저 저것이 진본이길 바라야겠지요.”

  “크음.”

  그럼 문제가 있었다. 아주 많았다. 내 목표는 도술서로 방울에서 벗어나 그들과 싸워 이기는 것이다. 하지만 만일 저 도술서가 가짜라면 그 무엇도 할 수 없다. 강시를 조종하는 녀석을 도망쳐다니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일단 내놔봐. 가져가야지.”

  “예. 곧 갖다 드리겠습니다.”

  하면서 창식이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문으로 가다말고 멈춰서서 나를 바라보았다.

  “왜 그래.”

  “근데 왜 그리 강시들과 싸우려 하십니까.”

  “뭐?”

  “굳이 싸우지 않고 도망치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 말에 나는 멋쩍게 입만 헤 벌렸다.

  “바보입니까.”

  “….”

  “뭐 조금 생각해보십시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강시들과 싸울 생각이 없습니다. 여기 산채에 있는 녀석들 모두 같은 생각일 겁니다.”

  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 말에 나는 진지하게 고민에 빠져들었다. 나는 왜 강시들과 굳이 싸우는 것일까.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계속 경애의 얼굴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어서 오십시오. 스님들.”

  서경에서도 공저의 일행들은 나름 좋은 대우를 받았지만, 이곳 더 북쪽만큼은 아니었다. 성벽과 병력을 믿고 기다리는 자들과 직접 싸워본 자들이 차이였다.

  “마중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전에 강시들의 공격으로 한번 함락된 적이 있는 작은 성이었다. 아니, 방금 서경을 보고 와서 작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상대적으로 작긴 했다. 병사들과 기술자들이 모여 아직 성문을 고치고 있었다.

  공저는 그런 성을 바라보며 마중을 나온 이가 안내한 곳으로 들어갔다.

  “앉으시지요.”

  하면서 그도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저는 김 한서입니다. 부끄럽게도 이곳의 병사들을 지휘하고 있는 장군입니다.”

  꽤 겸손한 대화에 공저도 어찌할 줄 몰라 했다.

  “소인은 공저라 합니다.”

  “다들 이런 저를 보고 너무 겸손하다 하는데 더 높으신 분을 부리다 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허허.”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차를 한입 마셨다.

  “높으신 분 말씀입니까.”

  “뭐, 그건 차차 알아가도록 하지요. 그보다 이리 급하게 오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 구의 강시를 찾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중랑장 한 분과 병사들을 보냈다 들었습니다.”

  그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래서 중랑장님과 몇몇 병사들을 보냈습니다.”

  공저는 님이라는 단어에 잠시 의문을 가졌지만 지금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돌아왔습니까.”

  “쯧.”

  그의 대답은 혀를 차는 것으로 시작했다.

  “모두 돌아왔습니다. 한 명 아니, 두 명을 제외하고 말이죠.”

  “전사…. 한 것입니까.”

  그는 공저의 말에 손사래를 쳤다.

  “그런 건 아닙니다. 또 개인적인 일인 것뿐이지요.”

  “무슨….”

  “강시와 함께 어딜 간다고 하고 갔답니다.”

  “그 강시. 아직 살아있는 겁니까.”

  “그분이 죽이지 않았다면 살아있겠지요.”

  공저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중랑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는 자는 눈앞에 있는 장군보다 더 높은 권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근데 그런 자가 왜 굳이 강시와 싸우러 가고, 왜 강시와 따로 행동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그나저나 두 명이라 하심은 중랑장님과 강시만 떠났다는 겁니까?”

  “예. 그렇습니다.”

  “강시는 분명 다른 두 여인을 데리고 다녔을 텐데요.”

  “오호. 잘 아시는군요. 사실은 그분께서 꼭 살리라 당부하셔서 최대한 숨기고 있긴 하지만 스님께는 말씀드리지요. 얼마 전 병사들이 두 명의 여인을 데려왔는데 둘 다 크게 앓고 있었지요. 지금에 와선 모두 치료했긴 했지만, 아직 한 명은 거동까진 힘들고, 다른 한 명은 풀어달라 떼를 써서 힘들지요.”

  하면서 장군은 허허 웃었다.

  “잠시 그 둘을 만날 수 있겠습니까.”

  “예. 안 그래도 부탁을 한번 드릴까 생각을 했었습니다. 마물들과 같이 있던 자들이라 마에 물든 것이 아닐까 해서 말이죠.”

  “그것은 아닐 겁니다.”

  공저의 단호한 말에 장군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스님이 그러시다면 그런 것이겠지요. 그럼 안내를 한명 붙여드리겠습니다.”

  하고 장군은 문밖을 향해 말했다.

  “왔으면 들라 해라!”

  장군의 말에 문이 열리고 공저에게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이 교위(校尉)님!”

  “공저 스님. 잘 지내셨습니까.”

  이 태산 교위였다. 북으로 올라간 뒤 문벌귀족의 압박으로 인해 아예 다른 지역으로 강제 발령이 난 뒤로 보지 못했는데 이곳에서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조금 단단한 것이 느껴지는 게 그동안 많은 역경을 헤쳐나온 거 같았다.

  “익숙한 사람이 좋을 거 같아 그를 불러봤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제 교위가 아니라 별장(別將)입니다.”

  하면서 허허 웃었다.

  “이 별장. 편안하게 모시도록 하여라.”

  “알겠습니다.”

  “배려 감사합니다.”

  이 태산과 공저는 각각 그렇게 말하고 방을 나왔다.

  “잘 지내셨습니까.”

  “전선이 다 그렇지 않습니까.”

  하면서 그는 하하 웃었다. 표정은 웃고 있지만 역시 웃음조차도 과거보다 더 날카로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바로 그 두 여인이 있는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말하고 이 태산이 앞장서서 걸어갔다. 그 뒤를 공저가 따라갔다.

 
작가의 말
 

 공모전에 참여되었다곤 하지만 뭔가 김이 빠지네요...

 분량은 5천자 선에서 유지하고 싶지만 더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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