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마와의 조우
<천수1>
능산은 대왕의 명을 받들고자 황실의 마굿간을 둘러보는 중이다.
하나 같이 잘빠진 명마들 뿐이다.
하지만 그는 선택을 못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 말간까지 갔다 되돌아 서려는 순간이었다.
- 날 데려가
능산은 돌아서는 발걸음을 멈춘다.
잘못 들은 것인가?
- 날 여기서 데려가
다시 들려오는 목소리에 능산은 걸음을 돌린다.
조금전 지나온 마지막 말간으로 향한다.
그곳엔 다름 명마들과는 달리 못생기고 덩치만 커다란 말이 그를 맞이한다.
조금 전에는 못본것 같은데…
기다랗고 잘 발달된 다리 근육은 그 말이 다른 것은 몰라도 잘 달릴 것이라는 확신은 들었다.
능산은 천천히 그 말을 관찰 한다.
그는 윤기가 흐르다 못해 반짝대는 다른 말들보다. 못생긴 그 말이 맘에 들었다.
- 날 데려갈텐가?
잘 못들은 것이 아니었다.
말이 능산에게 말을 하고 있다. 혹시 다른 이가 있나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다.
마간에 들어 설때 옆에서 조잘 대는 마굿간지기를 내보낸 것이다.
지금 그에게 말을 건넨 것은 그를 똑바로 바라보는 저 말 밖에 없다.
이해가 가지 않고 놀라운 일이지만
능산은 의연하게 말을 바라 봤다.
마간 뒷편의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마간을 신비롭게 비춘다.
능산은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그 말의 눈을 한참을 바라본다. 진정 그에게 말을 걸어 온 것인지 아님 그가 지금 피로가 겹쳐 헛것이 들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 말의 눈빛이 맘에 든다.
그는 마굿간지기를 불러 그 말을 데려가겠다 전한다.
잠시 후 못생긴 말의 고삐를 잡은 능산은 못생긴 말에 올랐다.
- 용마
다시 들리는 목소리
그는 못생긴 말을 가만히 바라본다.
- 못생긴말 아니고 용마라고
헛것이 들린 것이 아니었다. 진짜 말이 말을 한다.
“어찌 말을 하지?”
- 용마니까!!
“그게 뭣이길래?”
- 대단한 것!! 아무튼 너때문에 내가 풀려났으니 앞으로 네 생에 내가 관여를 조금 해줄께!!
“허허허허~~ 거참 거만한 놈이구나!”
- 거만한지 아닌지는 앞으로 알게 될거고 한가지만 약속 하면 내가 네 생 동안에 이곳에 있어 주겠어!!
“ 그래 무슨 약속을 해주면 되는 것이냐?”
능산은 용마의 거만한 제안이 흥미로워 응한다.
- 석달에 한번씩 사라져도 날 찾지마! 닷세 안에 돌아 올테니까!
“그러마! 그게 뭐 힘든 일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