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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가사리(不可殺伊)
작가 : 비내린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름 모를 타지에서 죽고 눈을 떠보니 나는 인간이 아니었다.
한 구 아니, 한 명의 시체를 둘러싼 이야기.

 
6. 도술서
작성일 : 19-01-11 22:34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4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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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도술서.

 

  “이런 길을 정말로 넘어온 거야?”

  최 중랑장님…. 기니 최 씨라고 하자. 어쨌든 최 씨의 투덜거림을 들으면서 나는 고려로 넘어왔던 길을 다시 올라가고 있었다.

  “이러니 이쪽에 아무도 없지.”

  그도 그럴 것이 수백 수십이 우르르 어떻게든 넘어가기는커녕 한 명도 넘어가기 힘든 길이어다.

  “이러니 이곳에 아무것도 없지.”

  최 씨는 그렇게 투덜거리면서도 내 뒤를 아무렇지 않게 따라왔다.

  ‘괴물.’

  나는 정말 괴물이라면 그는 뭔가 인간의 형태를 한 괴물 같았다.

  “얼마나 더 걸려?”

  “아마 조금만 더 가면 될 겁니다.”

  고려 쪽으론 가봤지만, 요동 쪽으론 처음 가보는 것이라 솔직히 잘 몰랐지만 그렇게 말해줘야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났다.

  “그렇다면 빨리 가자. 별 위협은 안 되는데 거슬리긴 한다.”

  “네네.”

  아까 그의 수하들이 왜 그렇게 그를 믿지 못하고 그가 뭔가를 하려 하면 움찔거리고 막으려고 했는지 알 거 같았다. 뭔가 느낌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 같았다. 그리고 장군의 직책까지 올랐다면서 저런 성격으로 그 위치까지 오르려면 도대체 얼마나 강해야 하는 걸까 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근데 고려엔 최…. 중랑장님과 같은 분들이 몇 분 더 계십니까?”

  “나 같은 이라는 것은 성격?”

  “….”

  “재미없는 녀석. 뭐 무력이겠지. 너도 한 놈은 봤을 거 아냐.”

  “예. 이름은 모르지만 제 목의 절반 가까이 베어버렸죠.”

  “목의 절반이나 베이고도 살아있는 거냐? 부럽군. 부러워.”

  “부러운 겁니까.”

  나는 죽은 것이 아닌 살아있는 이들이 가장 부러웠다. 하지만 저들은 내가 부러운 모양이었다. 이런 몸뚱이가 뭐가 부럽다는지 난 잘 알지 못했다.

  “그래. 그리고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건 나와 네가 만났다던 척 해준. 그 녀석밖에 없다. 솔직히 적이 될 확률이 조금이라도 있는 너에게 정보를 넘겨주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지.”

  이해했다. 나는 그들의 편에 섰지만, 완벽히 고려군에 들어갔다고 보긴 어려우니 말이다.

  우리가 그렇게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드디어 고려의 국경으로 넘어 이제는 편안하게 사람이 돌아다닐 수 있을만한 곳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드디어 편하게 걸을 수 있네.”

  물론 그가 한번 삐끗했다고 죽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아까 풍기는 기운을 봤을 때 저 사람은 하늘을 뛰어다닌다고 해도 믿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어쨌든 그래도 무언가 귀찮은 일이 생길 것을 분명했을 것이다. 그런 곳을 벗어나니 기분이 좋은지 발걸음이 확실히 아까보다는 가벼운 것이 눈에 들어왔다.

  “뭐해. 빨리 앞장서. 녀석들에게 가야지.”

  “예.”

  나는 그 말을 하고 최 씨의 앞으로 나섰다. 최 씨는 그런 내 뒤를 졸졸 따라왔다. 아까 절벽에서나 처음 최씨가 앞장섰을 때와 다르게 나는 속도를 빠르게 걸었다.

  “야. 좀 천천히 걷자.”

  라는 말이 그의 입에서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잠시 속도를 줄였다. 다시 올렸다. 내 뒤로 나를 조종했던 자들이 쫓아오는 것이 확실했다. 그러니 빠리 그에대한 해답을 찾아야 했다.

 

  항마군은 사부인 신돈이 직접 창설한 부대였다. 강시라는 멸한다는 특수한 일을 하다 보니 원수나 장군, 도호부사의 명령에 대해 절대적으로 들을 필요까진 없었다. 물론 정치적 일이나 신돈의 일을 생각하면 들어주는 척이라도 하는 것이 좋겠지만 공저는 안북도호부사의 명령을 거부하면서 빠르게 북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최 현 중랑장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늦었을 겁니다.”

  겨우 얻어낸 10필의 말을 타고 빠르게 올라가는 승병 중 한 명이 말 위에서 공저에게 말했다. 그 말은 공저도 알고 있다. 하지만 단 하나의 가능성이라도 믿어야 했다. 강시에게 이기기 위해서 말이다. 서경에 있는 장수들이나 일반 병사들도 싸운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만만한 거 같았다. 하지만 공저가 보기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수가 많다고 무조건 이기는 것이 아니었다. 뒤에 있는 살아있는 자들을 직접 공격했던 적이 있는지라 그들은 이제 전장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찾으라면 찾을 수 있겠지만 정말 많은 희생이 필요할 것이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손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공저의 말에 승병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말에 동의한 것은 아니었다. 공저는 가장 중요한 것을 말하지 않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를 만나면 어떻게 할 것입니까.”

  “….”

  공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안 하는 것이 아니었다. 솔직히 자신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마물을 퇴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것은 지금까지도 변함없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마물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내리지는 못했다. 지금 공저가 찾는 마물도 그러한 마물이다. 왠지 다른 강시들과 대립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을 잘 이용한다면, 적어도 그가 한 구의 강시라도 맡아준다면 상황이 많이 풀릴 것이다.

  공저는 처음 그를 봤을 때를 기억했다. 마을 주민들을 물리고 자신 혼자 강시를 막아서던 강시. 물론 그 강시를 쓰러트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하려돈 노력은 다 들었다.

  “불이라.”

  그 강시는 분명 불을 가져오라 했다. 실제로 강시는 불(佛)과 불(火)에 모두 약했다. 그는 그것이 자신의 약점임을 알면서도 다른 강시를 쓰러트리기 위해 자신의 약점을 모으고, 가져오라 한 것이었다.

  마물이지만 주민들을 가엽게 여기는 마음(惻隱之心)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무어라 하셨습니까.”

  말을 타고 가는지라 작게 말한 말은 그에게 닿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일단은 그를 보고 그때 생각해보지요. 이럇!”

  그렇게 말하고 말을 더 보챘다. 말도 공저의 뜻을 알아차리고 더 빠르게 발을 놀렸다.

  “이럇.”

  “이럇!”

  그에 맞춰 공저를 따르는 9명의 승병도 모두 속도를 따라 올렸다. 그렇게 일련의 승병들이 빠르게 북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저쪽에 그런 길이 있단 말이지.”

  암군은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저곳을 넘어가시겠습니까?”

  인간이 감히 버텨낼 수 없을 높이의 절벽이 줄지어 기다리는 곳이었다. 고려군이 괜히 이곳을 버려둔 것이 아니었다. 절대로 넘을 수 없다는 자신감에서 나오는 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보를 물어다 주는 녀석도 저곳을 확인하기 위해 수명의 정보원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숙련된 정보원이 목숨을 잃을 정도의 장소인데 육중하고 둔한 강시가 그곳을 건너기엔 무리가 있었다. 물론 죽거나 망가지진 않을 테지만 데리고 올라오고 해야하는 것이 너무 번거롭고 힘들었다.

  “우린 바로 성벽을 넘는다.”

  “암군이시여!”

  자기 생각을 막으려는 수하를 보고 암군이 말했다.

  “녀석들은 어디로 가고 있느냐.”

  “그것이 요동 방향으로 가고 있사옵니다.”

  “그래. 녀석들이 지나간 곳은 이곳보다 훨씬 동쪽이다. 만약 우리가 성벽을 뚫고 녀석들을 앞지를 수 있다면 어찌 되겠느냐.”

  “….”

  수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연히 따라잡을 것이다. 저 산맥을 넘는 것도 하루 이틀 만에 될만한 곳도 아니다. 그리고 위치도 동쪽에 있으니 이곳을 뚫고 바로 녀석들의 앞길을 막아선다면 암군의 충실한 수하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이었다.

  “암군의 뜻대로 하시지요.”

  그 말에 암군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시선에는 멀리 천리장성의 한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기분이 좋지 않아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이곳으로 처음 왔을 땐 더 많았는데 말이야.”

  그 말에 수하가 더 깊게 고개를 숙였다.

  암군의 말처럼 처음 고려에 발을 들였을 때 주술사 300여 명에 강시도 29구였다. 하지만 오랜 격전 끝에 암군의 곁에 있는 주술사는 고작 4명. 7명이 전에 그곳에서 몸을 추스르고 있다. 강시도 21구가 강화되었다곤 하지만 지금 23구밖에 남지 않았다. 너무 큰 전력의 손실이었다. 그리고 고려를 손에 넣지 못하고 다시 이곳으로 왔다는 것은 이 정도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그래야 했다. 암군이 지금 고려를 손에 넣는다면 다시 원나라에게 당하겠지만 저 강시를 잡고 개집까지 처리하고 난다면 세계는 자신의 것이 되니 말이다.

  짤랑.

  “가라.”

  암군은 자기 생각을 마치고 방울을 짧게 흔들고 명령을 내렸다. 그와 동시에 강시들은 천리장성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나갔다.

  “천천히 가지. 그 안에 전부 끝날 테니 말이야.”

  “알겠습니다.”

  그들은 암군을 쫓아 천천히 천리장성을 향해 나아갔다. 곧 천리장성에서 격렬한 전투 소리가 들렸지만 그들의 발걸음은 느긋하기만 했다.

 

  “두모오오옥!”

  산채 근처로 가자 나를 반긴 건 이름 모를 누군가였다. 아마 그때 내가 봤었을지도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그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래. 오랜만이군.”

  하지만 기억하는 척은 해줘야 했다. 그것이 내가 살아오면서, 그리고 군에서 배운 진리였다.

  “왜 이제야 오십니까. 그리고 저 아저씨는 누구입니까.”

  하면서 내 뒤에 있는 최 씨를 은근히 견제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저렇게 대놓고 고려군의 복장을 하고 있는데 그들이 견제하지 않으면 더 이상한 것일 것이다.

  “저분은….”

  “나는 최 현 중랑장이라 하네.”

  “중랑장….”

  그는 최 씨의 관직을 나지막하게 읊고는

  “부두모오오옥!”

  하면서 뛰어가기 시작했다.

  “무지 소란스러운 동내구나.”

  최 씨는 그렇게 말하고 그를 쫓아갔다.

  ‘누가 무슨 소릴 하는 것인지….’

  나는 속으로만 그렇게 말하고 도망친 수하를 쫓아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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