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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가사리(不可殺伊)
작가 : 비내린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름 모를 타지에서 죽고 눈을 떠보니 나는 인간이 아니었다.
한 구 아니, 한 명의 시체를 둘러싼 이야기.

 
5. 철을 먹는 자
작성일 : 19-01-09 23:21     조회 : 278     추천 : 0     분량 : 4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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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영병?”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탈영병을 끌어들이면 귀찮아지는데.”

  하지만 그는 여전히 싫다는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책들이 필요합니다.”

  나는 협상인지 뭔지 몰랐다. 그냥 솔직히 말할 뿐이었다. 다른 핑계를 댈 것도 모르고 말이다.

  “그럼 그것만 가져오면 되지.”

  “그럼 아마 저와 싸우셔야 할 겁니다.”

  그 말에 그의 눈썹이 모이면서 주름을 그렸고, 내 주변에 있던 병사들도 자신의 무기를 다시 쥐었다.

  “그 두 여인이 우리에게 있는데?”

  “그녀 중 한 명이라도 죽으면 어차피 당신들과 싸워야 합니다.”

  “흐음? 왜지?”

  그렇게도 나와 싸우기 싫은지 내 말을 받아주는 듯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탈영병들이 가지고 있는 책을 가지고 그녀들이 저에게 무언가를 할 겁니다. 그걸 하지 않는다면 저는 저 강시들을 조종하는 자들에게 조종당합니다.”

  “크음.”

  모르는 부분은 그냥 넘기고 경애만인 것을 헤아까지 끌어들이는 거짓말을 하긴 했지만 나에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전체적인 흐름까지 흐려지는 것은 아니었다.

  “저 둘을 믿을 수 있나?”

  “….”

  한차례 침음을 흘린 뒤 그가 물어본 말은 나를 잠시 주춤하게 했다. 경애. 그녀는 나에게 거짓말을 하였다. 나를 전혀 모르면서 나의 아내라 하였다. 나에게 거짓말을 했던 여인이다. 거기다 왜 아직도 나에게 그 거짓말을 했는지 듣지 못했다. 과연 그녀를 믿을 수 있는가.

  “확실히 말해야 하네.”

  “… 믿을 수 있습니다.”

  “알았네.”

  그는 그렇게 말하고 병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모두 철수하라. 나는 이자와 함께 갈 터이니.”

  “장군님!”

  역시 그 말에 당연하게도 반발이 일어났다. 병사들은 당장이라도 날 공격하려는 모습을 했지만, 그는 별말 안 하고 휘적휘적 병사들 사이를 지나갔다. 그러면서 병사 한 명의 칼을 뺏어 자신의 허리에 찼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고 말했다.

  “뭐해. 안 와?”

  나는 그의 말에 서둘러 뒤로 따라붙었다. 병사들은 분노한 모습이었지만 차마 날 공격하진 않았다. 그렇게 나와 그는 천천히 걸어갔다. 병사들과 상당히 떨어져 뒤를 쳐다보니 병사들이 오와 열을 맞춰서 이동하고 있었다.

  “왜 저를 믿으시는 겁니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나를 잡기 위해 왔고, 나는 고려에 알려진 것처럼 강시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나를 죽이지 않았다. 못 죽였다고 해도 적대감을 하나도 내보이지 않고 있었다.

  “너는 믿을만 하지.”

  “어째서 그것을 그렇게 확신하시는 겁니까.”

  “원래 강자는 약자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아.”

  “예?”

  “너는 나와 싸우면 당연히 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잖아.”

  당연히 그랬다. 그의 공격은 나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내 공격에 상처를 입는다. 이것이 얼마나 큰 차이인지 그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맞아. 근데 굳이 네가 우리한테 거짓말할 필요가 있나? 정말 필요했다면 그 두 녀석을 버리고 도망치거나 우리를 뚫고 구해서 도망쳤겠지. 하지만 그게 아니잖아. 너는 기다렸지.”

  “그것이 모두 거짓말이라 생각해보지 않으셨습니까?”

  전부 거짓말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자신의 진 한 가운데 적을 놓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큰 문제인가. 그것도 강시라면 말이다.

  “생각해 볼 수 있지. 지금도 충분히 생각해보고 있고 말이야. 한데 항상 그렇게 의심하면서 어떻게 살아.”

  그 말에 나도 작게 끄덕거렸다. 그것은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는 방금 본 백여 명 아니면 수백, 수천의 병사들을 이끌어야 할 위치에 있을 것이다. 순수한 칼로 날 벨 정도면 말이다. 내가 궁금한 것은 한 명의 사람이 아니라 수백의 목숨을 좌지우지 할 입장으로 그들의 목숨을 걸고 날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에 대한 대답을 듣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묻지도 않은 그 질문을 그는 너무나도 쉽게 대답해 주었다.

  “네놈은 왜 네놈이 강자라 생각하지?”

  그 말을 하면서 그는 날 쳐다보았다. 오싹했다. 순간 21구의 강시에게 쫓기는 것보다 더한 공포감이 나를 감쌌다. 아마 내가 살아있는 인간이었다면 기절했거나 실금해버렸을지도 몰랐다.

  “어쨌든 그렇다고. 근데 자네는 이름이 뭔가. 같이 일을 하려면 이름이라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저는….”

  나는 나를 뭐라 불러야 하는지 몰랐다. 내가 알고 있는 돌쇠? 아니면 보부상이나 경애가 가르쳐준 이 태석? 어느 쪽이든 확실치 않았다. 나는 잠시 고민을 하다 입을 열었다.

  “하나 지어주십시오.”

  그 말에 그는 살짝 놀란 듯했다.

  “이름이 없나?”

  “남이 불러주는 이름은 있습니다. 하지만 제 이름은 없군요.”

  그 어느 것도 내 이름은 아니었다. 그것이 내 생각이었다.

  “그러면 내가 붙여준다 하여도 네 이름이 아니지 않나?”

  “마음에 들면 쓰는 것이고 아니면 안 쓰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말에 그는 고민하는 듯 인상을 찡그렸다.

  “흐음. 자네는 아무리 베어도 죽지 안니하지. 죽지 않는 다라. 죽지 않다…. 불가사리(不可殺伊) 어떠한가.”

  “… 이상합니다.”

  “이런.”

  “하지만 당분간 사용하도록 하지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는 씩 웃으며 말했다.

  “사실은 좋은 거 아닌가.”

  “차라리 돌쇠가 낫습니다.”

  “쳇.”

  그 말에 작게 혀를 찼다.

  “뭐 장난은 여기까지 하고, 내 이름을 말하자면 나는 중랑장(中郞將) 최 현이라네. 그냥 최 내 성격 때문에 장군에서 내려오게 되었지. 내 수하들은 장군이라 몰래 부르는 거긴 하지만 자네는 날 그냥 최 중랑장님이라 부르게나.”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말했지만, 중랑장이라는 이름이 그냥 길어서 그렇게 부르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 근데 어디로 가야 하는가.”

  “요동으로 가는 길에 있습니다.”

  “혹시 몰래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 있나?”

  “예?”

  중랑장이라는 직책이면 쉽게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꼭 그런 건 아닌 모양이었다.

  “안 그래도 어수선한데 강시를 데리고 국경을 넘으면 많이 보기 안 좋다고. 그냥 몰래 쑥 나갔다 쑥 들어오자.”

  “아, 예.”

  나는 왜 그가 장군에서 내려왔는지 살짝 알게 된 거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빨리 가자고.”

  그렇게 그는 조금씩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찾았다고?”

  “예!”

  암군은 오랜만에 들리는 좋은 소식에 기분이 좋았다.

  “그래. 그녀석은 고려군과 맞붙었나?”

  “그렇다고 합니다.”

  “끌끌.”

  본래대로라면 자신이 직접 놈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강시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와 무한한 체력 때문에 그를 놓치고 말았다. 정보원들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니 말 다 한 셈이었다. 그래서 수를 쓴 것이 고려군을 이용하자는 것이었다. 고려군에게 강시가 이곳에 있다고 몰래 정보를 흘린 것이다. 그 과정에서 둘이 전투가 일어나고 고려군의 전력도 갉아먹으면서 강시는 죽든 말든 상관 안 하고 그 녀석을 조종하는 경애라는 고려년을 잡아 진실을 아는 것. 그것이 고려군에게 정보를 흘린 목적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느냐.”

  강시가 도망쳤든, 고려군이 전멸했든 상관없었다. 강시가 죽을 확률? 그건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유연한 강시에다가 경애라는 년은 분하지만 한 마리 정도는 잘 조종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저, 그것이….”

  “어서 말해 보아라.”

  “그는 잠시 안절부절못하다 입을 열었다.”

  “두 여자는 고려군이 데려가고, 강시와 고려의 장수 중 한 명이 같이 국경으로 향했다 합니다.”

  “…. 내가 무엇을 잘못 들은 것이더냐.”

  “저도 듣고 몇 번이고 다시 물어봤습니다.”

  암군은 수하가 말한 정보에 당황해서 눈만 껌벅거렸다. 고려 장수와 강시가 나란히 어디를 가? 왜?

  “암군이시여. 저희는 강시를 뒤쫓습니까. 아니면 여자를 뒤쫓습니까.”

  암군은 눈을 감고 고민에 들어갔다. 강시인가 여자인가.

  “분명 국경으로 향하는 자들은 강시라 하였느냐.”

  “그렇습니다.”

  “그러면 강시를 쫓아간다.”

  그도 그럴 것이 암군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경애나 강시가 아니라 그녀가 가진 기술이 원나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고려 안에 있는 여자들보다 밖으로 나가려는 강시가 더욱 신경 쓰일 수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는 솔직히 암군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어차피 자신이 무슨 말을 하든 호통만 칠 뿐 깊게 생각해보지 않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그는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자리를 떴다.

  “요동으로 가려 하는가.”

  서둘러야 했다. 그들이 원나라로 들어가기 전에 말이다.

 
작가의 말
 

 공모전 공모도 안된거 같고 의욕이 살짝 떨어지네요.... 내일 하루 쉬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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