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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온의 카르마
작가 : 그림달
작품등록일 : 2018.12.31

선계물. 선인들의 치열한 윤회.
인형술사가 되어 차원을 헤메는 천산의 뱀족 소녀 해랑과 제왕의 운명을 가진 환족 높의 엇갈린 첫 사랑.

 
7 온의 사원을 찾아서
작성일 : 19-01-06 20:13     조회 : 223     추천 : 0     분량 : 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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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이 조각난 어린 선인은 영원히 아홉 개의 차원을 떠돌며 요마가 된다.

 

 선인이 빛에 속한다면 요마는 어둠에 속한다.

 

 세상은 늘 상대적인 것이 있으니 낮과 밤, 육지와 바다, 물과 불,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희망과 절망, 전쟁과 평화… 이 모든 것이 서로 싸우기도 하고 어우러지기도 하면서 아홉 세계의 균형을 유지한다.

 

 어느 차원에서 선인과 요마는 서로 결사적으로 죽고 죽이는 관계지만 어느 차원에서는 서로 상생하며 어우러진다.'

 

 

 

 '저… 사범님. 선인의 영혼 조각이 요마가 된다면 요마의 조각난 영혼도 선인이 될 수 있는 건가요?'

 

 

 '카르마는 오직 선인들에게만 주어지는 기회이다.

 

 요마는 카르마 안에서 우리의 힘과 능력을 시험하는 문제일 뿐. 변하는 규칙이 있다면 변하지 않는 규칙도 있다.

 

 천산이 아홉 세계의 균형을 이루는 중심이듯 카르마를 완성한 선인은 창조와 수호의 신이 되어 모든 생명체를 다스리게 된다.'

 

 

 '그렇다면 사범님. 한 번 조각난 영혼이라도 다시 붙을 수도 있겠군요.

 

 모든 선인의 조각이 다 요마가 되기로 정해진 것은 아니니까요.

 

 만약 조각난 영혼이 살생 대신 생명을 살리는 업을 가진다면 어떻습니까?

 

 어차피 카르마가 차원의 세계에서 윤회나 환생을 거듭하는 것이라면 아홉 차원을 떠도는 요마 역시 카르마를 경험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살생이 어둠에 속하는 일이라면 부활은 빛에 속하는 일. 아홉 세계에서 부활을 자기 업으로 이룬 자라면 그를 요마라 할 수 없지 않습니까? '

 

 

 '어리석구나.

 

 왜 선인이 100번의 카르마를 경험해야 하는지 안다면 그런 의문은 없을 것이다.

 

 100은 ‘온’의 세계다. 온은 완전하다.

 

 온의 규칙은 조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이론은 가능성을 말할 뿐, 실제와 다르다.'

 

 

 '아니요. 온의 완전함이란 사범님이 말하는 것과 다른 의미일 것 같아요.

 

 조각이 그 자체로도 자의성을 가지게 되어 정체성을 이루는데도 그 조각을 불완전하다 말하는 게 진짜 ‘온’이 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우리는 카르마 안에서 아홉 차원을 다니지만 막상 카르마에서 깨어난 후 그 안에서 일어난 일을 말할 수는 없어요.

 

  게다가 카르마 안에서조차 기억을 지운채로 환생을 거듭하니 과연 누가 아홉 차원을 다녔는지 알 수 있습니까?

 

 지구라는 차원조차 시간에 따라 세계관이 다르고 공간이 다르고 문명이 달라지며 창조와 파괴를 반복하는데 내가 그 차원에서 계속 환생을 하는지 다른 차원으로 환생한 건지 알게 뭡니까?'

 

 

 '온을 부정하지 마라.

 

 아무도 모르는지 아는지 너희가 어찌 아느냐?

 

 지금은 참인지 거짓인지 모르기에 오히려 카르마는 완전하다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카르마 안에서 너희들이 경험한 탄생과 죽음이 거짓 같은가?

 

 제 능력치 안에서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모든 선택과 책임들이 환상에 불과한 것 같으냐?

 

 너희들이 카르마에서 깨어나 천산에 있다 한들 생사의 순환은 계속된다.

 

 차원의 생로병사를 경험하면서 생명의 가치와 평등함을 깨닫고 그 소중함을 체험한 것만으로 신이 될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니라.

 

 카르마를 통해 수 많은 세계를 유지할 만큼 정교성을 획득해야 비로소 선인을 넘어 진정한 신인神人이 되느니라.'

 

 .

 .

 .

 

 천산에서 「카르마의 차원은 안과 밖에서 계속 된다」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더랬다.

 

 각 부족의 사원에서 일하는 유명 문학사사범 다섯과 삼천 명의 학부 선인들이 모여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어쩌다 삐딱하게 질문하는 몇 선배 선인들 때문에 잔소리만 실컷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얼마나 지루한지 듣다가, 졸다가 시간을 보내기만 했었는데 하필 앞 뒤 다 잘라 먹고 왜 이 부분만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이게 어떤 맥락에서 나온 이야기인지 안다면 더 도움이 되겠지만 지금은 ‘온’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는 것만으로 나를 칭찬해 주고 싶다.

 

 

 “음……”

 

 

 

 뭐지? 아까부터 가사도우미 수지가 나를 쳐다보며 움직이질 않고 있다.

 

 나는 밤에는 집에 있는 도서관에서 책과 컴퓨터 자료들을 찾아보느라 바빴고 낮에는 명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정말 이상해.”

 

 “뭐가요?”

 

 

 운전기사 조쉬가 화분을 옮기며 수지에게 물었다.

 

 

 “분명히 저녁에 퇴근할 때 에이미를 침대에다 눕혀 놓았거든요.

 

 그런데 아침에 오니까 이렇게 거실 소파에 나와 있네…”

 

 “어이구, 안 그래도 에이미가 요즘 인터넷에 귀신들린 인형으로 말이 많은데 설마 수지까지 거기 보탤려구요?”

 

 “아니, 아니. 미친놈들 헛소리엔 신경 안 써요. 이래 뵈도 우리 조카가 MIT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다니까요.”

 

 

 분명 조쉬는 수지가 귀신을 믿지 않는 것과 그 조카가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것이 무슨 상관일까?

 

 생각하는 눈치였지만 현명하게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내가 걱정하는 건 이 철통 보완을 뚫고 사람이 침입했을 경우라구요.”

 

 

 아무래도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다면서 수지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고 주변을 바쁘게 돌아다녔다.

 

 오후 수지의 퇴근시간에 맞춰 데이비드 변호사가 집에 왔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데이비드는 수지와 조쉬 두 사람에게 새로 바뀐 보안카드를 건네주고 내보냈다.

 

 그는 이런 면에서 철저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저녁에 이 아파트 안을 돌아다닌 이는 나였다.

 

 깜박하고 침대 아닌 쇼파에 앉아 있던 게 실수였지만. 수지의 호들갑에 두말없이 보안키를 바꾸고 일부러 집안까지 한 번 더 점검해주는 그의 태도에는 보기 드문 성실함과 진실성이 있었다.

 

 

 

 블랑쉬, 남자 보는 눈이 꽝인줄 알았는데… 남편감으로 저런 괜찮은 사람을 두고 왜 엄한 놈하고 사고 쳤어?

 

 왜긴? 사윗감하고 남편감은 서로 다른 거야. 난 데이비드 같은 남자가 너를 돌봐줬으면 했어.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그 목소리가 너무나 생생해서 진짜로 그녀가 말을 건넨 줄 알았다.

 

 눈앞에 멋진 나이트가운을 걸친 블랑쉬가 살아생전 그랬던 것처럼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환상인 줄 알면서도 나는 피식 웃으며 대꾸를 했다.

 

 

 그러네. 그런데 그거 알지? 엄마들이 고른 사윗감, 딸들 눈에 별로라는 거….

 

 

 눈을 감았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이토록 아플 줄이야.

 

 수명이 길고 죽음조차 마음대로 하는 천산에서 상상할 수도 없는 아픔이었다.

 

 

 툭-

 

 

 누군가의 기척이 나의 주의를 끌었다.

 

 

 “진짜 눈이… 움직이네.”

 

 

 데이비드의 발치에서 서류더미들이 뒹굴었다.

 

 아, 저 남자 저런 표정도 지을 줄 아는 구나.

 

 나는 나를 보며 얼이 나간 채 입 벌리고 서 있는 그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처음 만난 친구처럼 일어서 예의까지 갖춰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반가워요. 에이미라고 불러줘요.”

 

 

 쿠웅-

 

 아무래도 저 사람 업무량이 과한가 보다. 기절한 그 앞에서 안쓰러움에 고개를 흔들었다.

 

 

 

 

 까만 방 안에 진녹색의 컴퓨터 화면 빛만이 가득했다.

 

 웅웅거리며 시끄럽게 화면 속 활자들이 무리지어 지나고 또 지나고 있었다.

 

 빠른 속도였지만 소화시키기엔 무리가 없었다.

 

 오히려 무작위로 뜨고 지는 저 많은 자료들 중에 원하는 정보가 너무나 단편적이고 적어 속이 탔다.

 

 분명히 여기 지구 21세기 어딘가 내가 찾는 ‘온’이 있을 터였다.

 

 그동안 무작위로 떠올랐던 의문들의 순서를 따져보았다.

 

 첫째, 지금은 해랑의 몇 번째 생인가?

 

 내가 기억할 수 없는 기억 어딘가에 현재의 나를 설명할 단서가 들어있다.

 

 분명 천산에서 사범들이 말했다.

 

 

 세상에 ‘온’이 없는 곳은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온 세상이라 부른다.

 

 

 있는 그대로 온전하게, 그러니까 완벽하지 않아도 온전한 나를 인정하는 곳이 있었다!

 

 거기라면 내가 7할이든 3할의 조각이든 상관없이 원하는 모든 것을 알게 해 줄 것이다.

 

 

 

 너무 몰입해서일까?

 

 평소라면 대번에 눈치 챘을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저 쓰러졌던 데이비드가 이제 일어났나 보다 싶었다.

 

 하지만 거실로 갔을 때 그는 여전히 바닥에 누워 있었고 몇 개로 분할 된 현관의 방범용 CCTV에는 엘리베이터에서 막 내리는 한 남자의 움직임을 담아내고 있었다.

 

 그 자는 한심할 정도로 엉거주춤한 걷고 있었는데 그 걸음걸이가 너무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마치 손 발을 자기 의지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억지로 누군가 조종하는 마리오네뜨처럼 보였다.

 

 어떻게 이 맨션의 4층까지 올라 올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쉽게 물러 갈 손님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이봐요. 맥켄지씨. 얼른 일어나세요. 아예 자기 집처럼 너무 편하게 주무시네.”

 

 

 마치 내 목소리가 알람인 냥 데이비드는 두 말 않고 벌떡 일어나 앉았다.

 

 말 잘 듣네. 어릴 때 엄마가 키우기 수월했겠어.

 

 나는 흐믓하게 웃으며 아무 말 없이 깨어난 그에게 안경을 건네주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안경을 받아 착용한 후 다시 내 얼굴을 보더니 그가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꿈이….”

 

 “아니죠. 지금 다시 쓰러지시면 곤란해요. 데이비드 맥켄지씨. 진짜 침입자가 있다구요!”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드는지 그는 서둘러 현관으로 다가가 좀 전의 나처럼 모니터를 확인했다.

 

 화면 속 남자는 어느 새 현관 복도 바로 앞에 있었고 곧 이어 문에다 보안키를 가져다 대는 것이었다.

 

 

 “저건 새 건데. 그렇다는 건 수지나 조쉬가 한패란 뜻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궁금해 하는데 데이비드가 나를 확 낚아채며 달리기 시작했다.

 

 

 “진짜 그랬다면 오늘 나를 부르지도 않았겠죠. 한가한 소리 말고 어서 안전룸으로 피해요.”

 

 

 그에게 안겨가며 나는 자연스럽게 뒤에서 거침없이 다가오는 침입자의 얼굴을 정면으로 볼 수 있었다.

 

 

 “와! 세상에 날 놀래 킬 게 더 이상 없을 줄 알았는데 이거, 이거 너무 놀랍네.”

 

 

 바로 코앞에 안전 룸을 두고 데이비드와 침입자는 하나로 붙어 몸 씨름을 했다.

 

 나는 여리여리한 몸의 데이비드가 금세 밀릴 줄 알았는데 침입자의 멱살을 쥔 쪽이 되었다.

 

 그는 그대로 바닥에 남자를 메쳤다.

 

 

 “음, 맥켄지씨. 유도 유단자였어요?”

 

 “유도 아니고 주지수!”

 

 

 간신히 침입자를 떼어낸 그가 이를 악물고 재빨리 안전룸의 문을 닫았다.

 

 두툼한 철문 너머 에서도 바깥을 볼 수 있는 분할 모니터가 한 대 있었는데, 밖에서 목표물을 잃은 남자가 짐승처럼 그르렁거리다가 온 몸으로 안전룸의 철문을 들이 받는게 보였다.

 

 쿵! 쿵! 한 번, 두 번 몸치기가 거듭될수록 남자의 팔과 다리가 부어오르더니 급기야 살점이 튀고 피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 자는 계속 문을 공격했다.

 

 

 “저 괴물 도대체 뭐야? 아프지도 않나? 저러다 온 몸이 부서질텐데.”

 

 

 숨을 몰아쉬는 가운데서도 끝까지 모니터 속 상황을 주시하며 데이비드가 이해 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아픔을 못 느끼는 게 당연해요.”

 

 “네?”

 

 “저 남자, 이미 죽었거든. 얼굴 자세히 봤으면 맥켄지씨도 누군지 알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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