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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수상한 재회
작가 : 치오
작품등록일 : 2016.9.25

몇년 전 대학 졸업과 함께 헤어진 구남친을 다시 대학에서 만났다. 그런데 이번엔 동기가 아니라 교수와 스무살 새내기로의 재회다. 사십대가 된 구남친과 스무살이 된 가영. 비밀요원들의 은밀하고 섹시한 컴퍼스 이야기!

 
수상한 재회
작성일 : 16-09-25 14:59     조회 : 861     추천 : 0     분량 : 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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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오랜만에 본 대한민국의 하늘은 꽤나 맑았다. 들뜬 얼굴의 사람들이 수도 없이 스쳐지나가는 공항은 몹시도 분주했지만 그 분주함이 주는 설렘에 가영은 가슴이 벅참을 느꼈다. 얼마만이더라.. 숫자를 세는 손가락은 개월이 아니라 년 수였다. 가영은 몹시도 오랜만에 고국의 땅을 밟았다. 아마도 이또한 오래는 아닐것이다. 그럼에도 기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서둘러 옮기는 발걸음에 그 모든 설렘이 담겼다. 국장이 내린 작전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공항을 나서지만 한 쪽으론 어디부터 들려야할지 생각이 끝도 없었다. 아마도 그 곳이 좋겠다. 접선지에 들려 일상복을 입은 낯익은 얼굴이 건네는 신분증을 받아든 가영이 씽긋웃으며 준비 된 차량에 탑승했다. 핸들을 돌리면서도 알 수없는 미소는 계속됐다. 한참을 달리던 차는 한 동네로 드러서며 곧 멈추었다. 동시에 보조석에 던져두었던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 위로 뜨는 ‘국장’ 이라는 이름에 짜증이 잠시 머물렀으나 손가락은 어느새 핸드폰을 귀 옆으로 갖다댄후였다.

 

 “네.”

 “신분증은 받았고?”

 “그럼요. 지금 살던 동네 드러선 참이에요.”

 “위치 잘 보고. 입학이 내일이었지?”

 “네. 걱정마세요.”

 “보고빼먹지말고.”

 

 아, 걱정마시라니까. 언제 내가 그런거 빼먹은 적 있어요? 약간의 짜증이 실린 말투로 통화를 끊은 가영이 짐을 들고 아파트 안으로 드러섰다.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않은 모습에 저절로 올라가는 입꼬리를 간신히 끌어내린 가영이 가벼운 마음으로 낯익은 호수로 향했다. 역시나. 몇년만이건만 정말이지 변한거라곤 먼지가 잔뜩 쌓여있다는 점 정도다. 하긴, 이 곳을 누가 옮겨댈 수 있었겠어. 가영은 몇년 전 자신이 이 비밀스러운 일을 하게 되기 전 머물던 집 안을 한 번 훑었다. 그리곤 서둘러 정리를 시작했다. 감상도 감상이지만 먼지가 너무 많았다. 창문을 활짝 열고 먼지를 털며 예전과 같이 집 상태를 복구하는데 온 에너지를 쏟았다. 몇 년만인 집은 그만큼 오랜시간이 들었고, 그만큼 옛 기억을 복구시키는데 효과적이었다.

 

 “으하, 힘들어.”

 

 모든 정리를 마치니 두 시간이 넘는 시간이 흘러있었다. 아, 너무 오래 투자했나. 동네 구경도 가야하는데. 끝이 보이는 내 나라의 체류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기분은 참으로 좋지 못했다. 바로 몸을 일으킨 가영이 가방을 꺼내 대충 정리를 한 후 밖으로 나섰다. 어차피 사야할것도 꽤 됐다. 이제 이십대의 끝자락이것만 사실상 말도 안되는 작전이 내려진 탓에 부담감이 컸다. 가영은 집을 나서며 자신이 한참을 찡찡댄탓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국장이 보내 온 문자를 읽어내렸다.

 

 “가영아, 내가 누누히 말했지만 스무살 중에 너보다 삭아보이는애들 쎄고쎄. 알지? 너만 마인드컨트롤 잘해서 이번 작전 깔끔히 끝내자. 대가리만 잡으면 되고, 지원도 곧 나가니까. ”

 

 너무 심하게 찡찡댔나. 평소와 다르게 가영을 구스르려 다정한 말투로 문자를 찍어보낸 국장에 소름이 돋았다. 가영은 으, 몸을 한 번 털고는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진짜 아까운 시간이 많이도 흘렀다. 지갑을 열고 새 신분증과 여권을 한 쪽으로 잘 정리한 뒤 핸들을 돌려 근처의 대학가로 향했다. 세월을 돌릴려면 가능한 장소는 그 곳 뿐이었다. 가영이 실제로 스무살이 되었을 때, 자주 찾던 지하상가로 향하고있었다. 익숙한 가게 몇개를 지나치자 가영은 더욱 들뜨기 시작했다. 이제 진짜 실감이 났다. 아, 나 돌아왔구나. 물론 예전의 나는 아니지만. 픽 하고 세어나오는 웃음을 갈무리하며 악셀을 더욱 세게 밟았다. 내일 입학식에 가려면 오늘안에 준비해야 할 것이 꽤 되었다.

 

 

 #

 

 

 이건 진짜 낯설 수 밖에 없지않나. 아침부터 걱정어린 전화를 계속해서 해대는 국장과 선배들에게 장난을 섞어 죽는 소리를 한 뒤 들어선 입학식장은 몹시 소란스러웠다. 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가득 메워져있는 강당은 가영의 정신을 쏙 빼놓았다. 사실 길치끼가 다분한 가영이 제가 입학한 과를 바로 찾은 것 자체가 기적이라 할 수 있었다. 작전 중에 길을 잃어 선배들에게 깨진 세월이 눈 앞을 스쳐지나가며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는 사실이 조금은 서글프게 다가왔다. 가영은 몇년 전 실제로 대학에 입학했을 당시, 제 과를 찾다찾다 못 찾아 타 과에서 입학식을 맞게 되었다. 뭐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그 애를 만나게 된 계기니 웃고 넘기지만 그 때 당시엔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고 아주 외롭게 입학식을 치루며 서러움이 잔뜩이었다.

 

 그러나 이젠 달랐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지금은 길치라는 타이틀이 생존과 연결되어있으니. 누가봐도 스무살 새내기 같은 아이들 사이로 동갑인척 하려니 양심이 찔리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가영은 생글생글 웃으며 사는 지역과 핸드폰 번호를 교환하며 어색한 풋풋함을 풍기는 아이들 사이로 자연스럽게 섞이기 위해 노력했다. 입학식 단상에서 뭐라 떠들던 제 동기들과 이야기 하기 바쁜 아이들이 귀엽기도 철없어 보이기도 했지만 자신도 별반 다를 것 없었기에 그저 작년 미성년자 때 있었던 일과를 풀어내기 시작하는 동기 한 명에게 귀를 기울였다. 아, 귀여워. 툭 터지려하는 감탄사를 간신히 막으며 뒤를 이어 제 얘기를 시작하는 아이로 고개를 돌리려는데 선배로 보이는 아이들 몇명이 뒷자리로 앉는 것이 느껴졌다. 인사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는 동기들에 그마저도 귀여워 가영이 먼저 물꼬를 터주기 위해 뒤로 돌았다. 그런데, 선배들의 시선을 한데 모은 얼굴 하나가 몹시 익숙하다.

 

 “재수강하려구요!”

 “저도, 저도요!”

 

 붉어진 얼굴로 연신 낯익은 얼굴을 향해 말들을 거는 선배들에 동기들이 쭈뼛대지만 신경쓸 겨를이 없다. 가영은 지금 제가 보고있는 것이 정말 그 애가 맞는지 판단하기 바빴다. 있을 이유가 전혀 없는 애였다. 아니, 여기 있으면 안되지않나?

 여전히 맹한 얼굴로 낯익은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는데 한참이 흘러 그 얼굴도 가영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주변의 학생들 때문에 조금은 짜증이 났는지 미간에 옅은 주름을 진 채 지루한 입학식을 보내고있던 얼굴또한 의미없이 고개를 돌리다 제 앞에 앉은 한 여자를 향해 멈칫 시선을 고정한다. 당연히 가영이다. 가영과 남자가 멍하니 서로를 응시했다. 그리고 곧 그 시선은 경악으로 물들고 가영은 다시 앞으로, 남자를 옆으로 고개를 훽 돌리며 서로를 등졌다. 선배들, 그리고 동기들이 의문을 품은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지만 정작 두 사람은 당황한 얼굴로 심호흡을 가다듬고 있을 뿐이다.

 

 한참을 제 심장에 손을 얹고 호흡을 가다듬던 가영이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튀어올라 강당을 뛰쳐나갔다. 진정이 되지 않은 탓이다. 자판기에서 음료 하나를 뽑은 뒤 콸콸 목구멍으로 쏟아낸 후 벤치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니, 이게 무슨 상황이야? 가영은 황당한 이 상황에 이젠 헛웃음이 튀어나오려했다. 방금 그 얼굴은 분명 몇년 전 헤어진 남자친구, 김 산이었다. 그 것도 대학 졸업식에서 헤어진, 동기이자 4년을 만난 구 남친이었다. 가영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 상황에 멍하니 앉아있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다. 이러나 저러나 몹시 곤란한 상황인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가영은 현재 비밀요원으로 활동중이었고, 지금은 작전에 투입된 상황이었다. 게다가 본래의 이력이 아닌 새 신분이었기에 당황은 배가 되었다. 만약 쟤가 진짜 김 산이라면 모른 척을 해야하는데, 그게 가능하겠냐고. 아니, 아니, 그 것도 이상한데? 분명 대학을 졸업했는데 왜 재학생들과 허물없이 그 곳에서 앉아있던거지? 그 얼굴 분명 김 산 맞는데? 대학원생이 입학식에 올리도 없고, 애초에 그런 대화가 가능할리도 없잖아? 아닌가 가능한가? 가영은 혼란스러운 머릿속에 양 손으로 머리칼을 잔뜩 휘잡은 뒤 벤치에서 벌떡일어섰다. 혼자 이러고 있는다고 해결될게 아니란 것을 직감한탓이다. 결국 터벅터벅 다시 입학식장으로 향하던 가영은 갑작스러운 충격과 함께 몸이 옆으로 기우는 것을 느꼈다. 그리곤 본능적으로 방어태세를 갖추고 상대방의 턱을 치기 위해 팔을 뻗었다. 그런데, 순식간에 제압당하고만 기술에 당황한 가영이 자신을 붙잡은 것이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리를 걸기 위해 몸을 지탱하는데 속절없이 구석의 벽에 등을 부딪히고 만다.

 

 “누구,!”

 “조용히해.”

 

 단단한 벽에 부딪힌 즉시 상대방을 살피기 위해 소리치며 고개를 쳐든 가영은 그대로 굳을 수 밖에 없었다. 가영의 어깨를 짓누른 것이 산이었기 때문이었다.

 

 “너..”

 

 충격에 온 몸이 굳은 것 같은 가영이 자신을 내려다보고있는 산을 향해 소리치려던 것을 쏙 삼켜내었다. 너 뭐야! 라고 묻는다면 아직 상황 파악도 먼저 안 된 상태에서 내 신분을 당장에 공개하는 꼴이었다. 만약 산이 아니어도 문제지만 맞다해도 이젠 가영이 예전의 그 가영이 아니었다. 일이 더 커질 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건 얘도 뭔가 캥기는게 있다는 거 아닐까. 왜 날 이런 구석으로.. 게다가 말도 없고. 심각한 얼굴의 산과 시선을 떼지 않으며 가영이 생각에 잠겼다. 도저히 파악이 안된다. 아니,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았다. 한참을 대치하는 두 사람이지만 먼저 입을 여는 사람은 없었다. 산 또한 당황스러움에 눈 앞에 보이는 가영을 낚아챘지만 그 이후에 먼저 아는 척을 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한참을 더 대치했다. 그리고 곧 입학식이 끝났는지 쏟아져 나오는 학생들에 간신히 몸을 떼어냈다. 산의 힘이 풀리는 것을 느낀 가영이 서둘러 빠져나오며 먼저 학생들 사이로 걸었다. 저 멀리 가영과 좀 전에 친해진 동기 두명이 가영을 부르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걷던 선배들 또한 가영이 서 있던 방향으로 웃으며 뛰어오기 시작했다. 가영은 설마 자신을 향해 저리 반갑게 뛰어오는 것인가 생각하다 뒤 쪽에 산이 있었음을, 입학식에서 산에게 친근하게 굴었던 선배들임을 깨닫고는 동기들에게 향하는 발걸음을 더욱 서둘렀다. 그리고는 아마도 저 남자는 김 산이 맞고 어떤 경로로든 대학에 다시 오게된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일단 곤란하게 된 건 가영뿐일 것이다. 그리고는 후회됐다. 아, 좀 전에 왜이러세요, 누구세요. 말했어야 하는데. 동기들이 보고있어 얼굴을 구길 수는 없고 후회는 밀려오고. 요상해지는 얼굴을 피려 노력하며 빠른 걸음으로 걷는데, 제 옆을 지나가며 산을 향해 외치는 호칭에 가영이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질 뻔한 것을 간신히 동기들 덕에 막을 수 있었다. 제 팔을 잡으며 괜찮냐 물어오는 동기들에 지탱하며 가영이 고개를 산을 향해 훽 돌렸다.

 

 

 뭐..뭐?

 

 

 “교수님! 같이 과 오티 가실거죠? 다들 기다리고 있어요!”

 

 

 선배 셋이 한 번에 김 산에게 매달리며 부른 다른 호칭이....뭐?

 

 

 “아, 교수님 같이 가세요~”

 

 

 당황한 것은 가영 뿐이 아이었다. 짜증이 잔뜩 서린 미간의 산 또한 가영을 향해 당황스런 얼굴을 한 채였다. 그 때 동기들이 가영을 향해 말했다.

 

 

 “진짜 동안이지않아? 사십대에 애까지 있으시다는데 어쩜 저렇게 어려보이지? 이십대 후반 같아. 너도 그렇지 가영아?”

 

 

 가영이 기절할 것 같은 기분에 동기에게 몸을 더욱 기댈 수 밖에 없었다. 산이, 뭐라고? 사십대에 애까지 있어? 황당한 것은 산 또한 마찬가지였다.

 

 

 “가영이라고 했지? 빨리 와서 인사드려! 우리 교수님이셔! 교수님, 아까 입학식에서 먼저 나가서 인사 못드린 신입생이에요.”

 

 

 두 사람의 시선이 또 다시 마주쳤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나 당황으로 물든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동기들이 옆구리를 지르는 통에 가영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박가영입니다.”

 “....네.”

 

 

 각자 학생들에게 끌려가면서도 황당한 두 사람의 머릿속에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만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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