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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운명의 외로운 레이디
작가 : 네번째별
작품등록일 : 2018.11.1

17살의 소녀 아리아, 아리아는 제 부모도 모른 채 어느 저택에서 자라왔다. 그곳에 있는 시녀들조차 그녀를 반갑지 여기 않았고 누구도 믿지 못한 채 살아왔다.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는 '운명'이었지만 그 '운명'은 아리아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41화.
작성일 : 19-01-04 23:49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4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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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하하!! 하하!”

 

  “주, 주인님?”

 

  “하하하! 크하학!”

 

  유진은 책상을 쾅쾅 내리치며 웃기를 반복했다. 시종은 곧 눈치를 보다가 슬금슬금 방을 나갔다.

 

  “살아 있어! 살아 있었다고…! 이 제국의 씨앗이! 아하하!!”

 

  실성한 것마냥 웃던 유진은 책상을 확 쓸어버렸다.

 

  “으아아악!”

 

  책상에 있던 모든 것들은 볼품없이 바닥으로 떨어져 흩어지고 깨졌다.

 

  “제기랄! 젠장!”

 

  이제 곧, 모든 게 완벽해 질 텐데!

 

  “그 계집애 때문에 모든 것을 망칠 순 없어. 이봐!! 당장 세야스를 데리고 와!”

 

  “네!”

 

  밖에서 시종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얼마 후 세야스라는 남자가 노크를 하고 들어왔다. 그는 방의 상태를 보고 움찔했다. 그리고 곧 비위를 잘 맞춰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르셨습니까.”

 

  “밀로이를 미행해.”

 

  “예?”

 

  “밀로이를 미행하라고 했다. 금발에 녹안의 여자애를 만나면 그 여자애의 거주지를 확인해. 확인하는 대로 즉시 보고하고.”

 

  “알겠습니다.”

 

  세야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제 위치로 향했다. 세야스는 후작가에 고용된 기사로 은신에 아주 훌륭한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후작은 그런 그가 마음에 들어 스카우트를 했고 말이다.

 

  “정말이지…. 그 여자가 황녀라는 걸 어떻게 생각 했겠어.”

 

  유진은 허허 웃었다.

 

  “이번에는 머리를 좀 굴렸구나, 황제. 하지만…. 그 년이 제국의 씨앗이고 빛이라고 해도… 나는 무조건 승리한다. 내가 사람들의 꼭대기에 올라…! 황제를 짓밟아주겠어!”

 

  유진은 승리의 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저택에 도착한 아리아는 이미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서 편안하게 누어 책을 읽고 있었다. 그녀의 옆에는 초콜릿 몇 개가 담겨져 있는 접시가 있었고 아리아는 손을 뻗어 책을 보면서 하나씩 입에 넣었다.

 

  세라는 접시에 담아줄 만큼 초콜릿을 많이 주지 않는다. 즉, 아리아가 세라와 주방장 몰래 주방에서 슬쩍 해온 것이었다.

 

  ‘내가 가져간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어.’

 

  세라와 레오나르만 빼면.

 

  뒤의 생각이 심히 거슬렸지만 딱히 오래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았고.

 

  “야옹.”

 

  “조용. 책 읽고 있잖아.”

 

  “야! 옹!”

 

  양이가 울부짖으며 아리아가 보고 있던 책에 발을 턱 올렸다. 아리아는 그 발을 계속 치웠지만 양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올렸다. 그런 양의 방해에 아리아는 한숨을 내쉬며 결정을 내렸다. 바로 마법을 이용해 놀아주기로 말이다. 아리아는 빛 마법을 사용해 일정한 범위를 지정해 놓고 제 알아서 움직이도록 설정해 놓고는 다시 책에 눈을 돌렸다.

 

  세라에게 언뜻 들었을 때 고양이는 레이저 같은 움직이는 빛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말이 딱 맞다는 듯, 양이는 정말 재밌게 펄쩍펄쩍 뛰어다녔다. 덕분에 아리아는 편하게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그 편안함도 곧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문이 열리자 아리아는 원래 알았다는 마냥 책 페이지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넌 참 한결같구나.”

 

  “칭찬이지? 고마워! 너도 한결같아.”

 

  “…제발, 온다는 연락 좀 해.”

 

  “참고해 볼게!”

 

  엘리샤는 밝게 웃으며 아리아의 옆에 풀썩 누웠다. 엘리샤는 참으로 신출귀몰했다. 연락 없이 왔다가 시간이 되면 활짝 웃으며 가는 것이 말이다.

 

  “오늘은 평일인데 어떻게 왔네.”

 

  “조금 일이 있어서 알려주려고. 나는 부모님 통해서 들었는데 네가 모르면 좀 그렇잖아.”

 

  “글쎄. 무슨 일인데?”

 

  엘리샤는 약간 진지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녀의 저런 표정은 절대 많이 볼 수 없었다.

 

  “밀로이가 독을 먹었어.”

 

  “뭐?”

 

  책을 읽던 아리아가 순간 당황해서 엘리샤에게로 눈을 돌렸다.

 

  “일하던 시녀가 차에 독을 탔는데 다행히 극독은 아니래. 그래서 조금만 요양하면 될 거래.”

 

  “말도 안 돼.”

 

  “왜? 안 믿겨? 혹시 믿기 싫은 거야?”

 

  “아니…. 말이 안 된다고. 걔가 독을 먹었으면 나한테 신호가 왔어야 해.”

 

  “잉?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엘리샤는 어리둥절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얼마 전에 걔랑 만났는데 어떤 징그러운 놈이 걔 피를 노려서 어떻게 잘 처리했는데. 혹시 몰라서 걔 검 장식에다가 보호 마법을 걸어놨거든.”

 

  “에?! 피를 노렸다고?! 아, 아니지…! 너 그 사람 죽인 거 아니지?!”

 

  그게 걱정인 거예요?

 

  만약 세라나 레오나르가 있었다면 이렇게 물었을 거다. 하지만 만약 그 둘이 있어도 엘리샤가 ‘아무렴 ‘그’ 아리아인 걸요.’ 하면 모두가 납득할 문제였다.

 

  “사람을 죽이진 않아. 아무튼, 그게 걔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한 번은 보호해 주고 내게 신호가 온단 말이야. 검 정식과 떨어져 있어도 걔 몸이랑 장식이랑 마력이랑 묶어놔서 효력도 가고. 근데 난 신호를 받지 못했어.”

 

  “그럼 뭐지? 독이 아니란 건데.”

 

  “독이 아닌 무언가를 먹였단 소리지.”

 

  “시녀가?”

 

  “내가 어떻게 알아.”

 

  시큰둥한 그녀의 말에 엘리샤는 볼을 크게 부풀렸다.

 

  “너는 걔 걱정도 안 돼? 그래도 너한테 고백도 했는데.”

 

  “네가 이렇게 온 걸 보면 멀쩡하겠지.”

 

  “그건 그렇네.”

 

  엘리샤는 맹하게 대답했다. 그러다가 한쪽에서 빛을 잡고 노는 양을 발견했다. 엘리샤는 저 빛이 뭐냐고 물었고 아리아는 간결하게 ‘마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럼 저걸로 뭐하는 거야? 양이 낚시?”

 

  아리아는 양을 계속 보고 있는 엘리샤를 보며 ‘놀아주고 있잖아.’하며 당당하게 말했다. 그 말에 양에게 측은한 눈빛을 보낸 엘리샤는 곧 침대에서 일어나 양에게 달려들었다. 양을 와락 안은 엘리샤는 양의 배에 제 얼굴을 묻고는 비볐다.

 

  “아, 귀여워!”

 

  부비부비하는 엘리샤는 이상한 소리까지 같이 내었고 양은 그녀를 조용히 받아주고 있었다.

 

  ‘누가 사람인지 원.’

 

  양이는 꽤나 현명한 아이였다. 때문에 지금은 엘리샤가 사람인지 양이가 사람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양이도 같이 즐기고 있는 걸지도.

 

  “엘리샤.”

 

  “응? 왜?”

 

  “너는 뭐 가지고 다는 거 없어? 늘 가지고 다니는 거.”

 

  “몸에서 잘 안 떼어놓는 거 말하지?”

 

  “응.”

 

  “난 이거.”

 

  엘리샤는 주머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어 아리아에게 보여주었다. 시계의 덮개에는 그녀의 가문 인장으로 보이는 것이 새겨져 있었다. 엘리샤로부터 시계를 건네받은 아리아는 밀로이와 똑같이 시계에 보호 마법을 걸어두었다. 엘리샤는 ‘오’하며 감탄을 내뱉었고 아리아는 다시 엘리샤에게 돌려주었다.

 

  “밀로이와 같은 마법을 걸어두었어. 떨어져 있어도 상관은 없지만 혹시 모르니까 수시로 챙기고 다녀.”

 

  “와…. 나 아리아한테 걱정 받아볼 줄은 꿈에도 몰랐어.”

 

  “…………….”

 

  “예전에는 나랑 밀로이한테 보온마법도 안 걸어줬는데.”

 

  “걸어줬었거든?”

 

  “그건 내가 밀어붙인 거였잖아?”

 

  엘리샤는 빙그레 웃었다. 동시에 아리아는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아무튼, 아리아, 너도 조심해. 혹시 모르잖아.”

 

  “뭘. 나는 상관없어.”

 

  어차피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은 두 손에 꼽히니까.

 

  “위험해도 상관없다는 거야?”

 

  자신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서 매우 적다는 뜻이었지만 엘리샤는 다르게 받아드렸는지 눈을 찡그렸다.

 

  “어차피 나를 아는 사람은 몇 없는 걸. 아마 이 저택이 여기 있는 지도 모를 걸? 저번에 보니까 지도에도 그냥 숲으로 나와 있던데.”

 

  “어…. 음. 그러네. 여긴 인적이 엄청 드문 곳이니까.”

 

  아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다. 내가 아까 밀로이 요양 중이라고 했지? 그래서 당분간 아카데미도 못 나가고 여기도 못 와.”

 

  아리아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상관없다는 듯이 말이다.

 

  “뭐야. 왜 그렇게 담담해? 너를 좋아하는 아인데. 재미없어…!”

 

  “글세.”

 

  “음, 확실히 걔가 딱히 걱정되는 아이는 아니지.”

 

  아리아는 엘리샤의 말에 그의 첫 만남을 생각했다. 어떤 사람한테 붙잡혀 있던 인질남. 그것만으로 충분히 걱정될 만한 사람이지만 그녀는 딱히 상관이 없었다. 집에만 있을 거고, 무슨 문제가 있으면 신호가 올 테니까.

 

  “아, 난 이만 가 봐야겠다.”

 

  엘리샤는 시계를 한 번 들여다보고는 달칵 닫았다.

 

  “아리아, 나 마법 한 번만~!”

 

  엘리샤는 양을 두고 아리아에게 딱 붙어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아리아는 이 징그러운 애교에서 빨리 떨어지고 싶은 마음에 냉큼 마법을 써서 보내버렸다. 작게 한숨을 쉰 아리아는 열심히 빛을 잡으려고 애쓰는 양을 바라보았다.

 

 

  ― 조금만 요양하면 될 거래.

 

 

  흠.

 

  아리아는 손으로 턱을 쓸어내렸다.

 

  ‘아플 때 가는 게 뭐였지.’

 

  아리아는 한 단어를 곰곰이 생각했다. 그러다가 ‘병문안’이라는 답이 나왔다. 그녀는 양을 한 번 살펴본 후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그리고 이동 마법을 사용해 밀로이의 저택으로 이동했다. 정확히는 저택 담장으로 말이다.

 

  저택 담장에서 천리안을 이용해 밀로이 방의 위치를 알아낸 후 아리아는 바로 그의 방으로 이동했다.

 

  “아, 심심해.”

 

  밀로이는 침대에 등을 기대어 과자를 아그작 씹어 먹고 있었다.

 

  “심심해?”

 

 

 
작가의 말
 

 좋은 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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