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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가사리(不可殺伊)
작가 : 비내린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름 모를 타지에서 죽고 눈을 떠보니 나는 인간이 아니었다.
한 구 아니, 한 명의 시체를 둘러싼 이야기.

 
5. 철을 먹는 자
작성일 : 19-01-03 22:04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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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어떻게 하실 거에요.”

  나는 헤아와 함께 경애와 이상한 검은색 망토를 쓴 녀석과 대화를 나눈 곳으로 갔다. 그리고 다행히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어 그 발자국을 따라갔다. 그 끝엔 여전히 숲이 가득했다. 나는 앞으로 계속 가고 싶었지만, 헤아는 느낌이 이상하다고 멈춰서 밖에서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내 몸이, 자꾸 무언가 쿡쿡 찌르는 것이 저 안에 강시가 있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헤아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의심스러운 곳을 몇 번이고 살피는 것이 살길이었다. 나는 그것을 지금에서야 알아차린 거고 헤아는 일찍 알아차린 것이었다. 나는 헤아의 말대로 뒤로 빠져 발자국이 사라진 곳에서 보이지 않을 만한 곳에 하지만 그곳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런 자리는 잘 잡으시네요.”

  “내가 원래 이런 일 했던 사람 아니, 강시야.”

  며칠 전이었다면 이렇게 내가 강시라는 얘기를 함부로 꺼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것일까. 나는 그 말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었다.

  “헤에. 무슨 일 했었는데요?”

  “내가 말 안 해줬던가?”

  “예!”

  생각해보니 안 했던 거 같기도 하고 한 거 같기도 했다. 근데 안 했다면 안 한 것이겠지. 그리고 시간도 많으니 다시 말한다 해서 다를 것도 없고 말이다.

  “나는 군인이었어.”

  그 말로 대화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대화를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을 것이다.

  그곳으로 한 무리의 스님들이 왔다. 그분들이 멈춘 장소는 아까 우리가 발견한 발자국 앞이었다. 그곳에서 스님들은 그들끼리 무언가를 숙덕였다. 그리고 나는 불길한 감각이 내 뒤통수를 스쳐 지나갔다. 나는 서둘러 가면을 썼다.

  “헤아야.”

  “예. 저도 보여요. 저 스님들이….”

  “꽉 잡거라.”

  “예?”

  나는 바로 헤아를 다시 들쳐메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무언가가 내 목을 가르고 지나갔다. 살아있는 인간이었다면 바로 고꾸라져 숨을 헐떡이다 숨을 3번도 쉬기 전에 죽었을 만한 깊이였다. 다행히 나는 강시였기 때문에 고통도 없어 문제없이 달릴 수 있었다.

  “쫓아!”

  그 말에 말이 내 양옆에서 나타났다.

  “꺄악!”

  헤아는 소리를 질렀고, 스님들은 날 매섭게 바라보면서 말을 몰고 있었다. 그리고,

  콰지직.

  한 번 더 든 불길한 예감에 몸을 빠르게 틀었다. 몸이 부서지거나 아플 걱정이 없기에 한 무리한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옆에서 무너져 내리는 거목을 보면 말이다.

  “아저씨 어떻게 된 거예요.”

  “내가 멍청했다. 스님들은 우릴 처음부터 보고 있었어.”

  “어떻게요?”

  “우리와 마찬가지로 발자국이 사라진 곳을 보고 있었던 거야.”

  그 말에 헤아는 소름이 끼치는지 온몸을 부르르 떨었어.

  “대화는 다 나눴나.”

  하면서 한 사내가 나왔다. 이미 전투를 몇 번 치렀는지 갑옷은 여기저기가 찢어져 있었고, 머리는 봉두난발에 칼도 험하게 다뤘는지 날이 여기저기 나가 있었다. 나는 반쯤 잘린 내 목을 만졌다.

  “꺄악! 아저씨! 목은 왜 그래요.”

  그 말에 난 씁쓸하게 웃었다. 스님이 아니면 난 절대 큰 상처는 입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오늘 깨졌다. 화상이 아닌 절단된 것이다. 스님들이 가지고 있는 신비한 힘이 아니라 오로지 검으로 베었다는 얘기였다.

  “아이를 넘겨라.”

  “흥!”

  그 말에 반발한 것은 오히려 헤아였다.

  “그렇다는군요.”

  “이거 아쉽게 됐군.”

  하면서 그는 나를 향해 검을 들어 올렸다. 이미 내 주위에는 많은 스님이 포진해 있었다. 빠져나갈 길이 없어 보였다. 갑자기 저기서 강시들이라도 나타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나는 헤아를 잠시 옆에 세워두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너는 다른 강시들과 다르군.”

  “어떤 점이 다른가요?”

  “많이 물러. 금방 사지를 베어버릴 수 있을 거 같아.”

  그 말에 나는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거 같았다. 그의 말은 진심이었고, 내 목을 베는 것으로 허풍이 아니라는 거까지 확인하였다. 그리고 나는 그를 이길 자신이 없었다.

  “아저씨. 지면 안 돼!”

  헤아는 날 열심히 응원했지만, 그녀에겐 미안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서로 달려들려 하기 바로 직전에

  쿠궁.

  세상이 흔들렸다. 그리고 그 진원지를 쳐다보았다.

  “적이다!”

  “적이다!”

  서로서로 향해 외치는 말. 한쪽은 검은 망토를 쓰고 있는 자들이었고, 같이 외친 분들은 스님들이었다. 상황을 보자면 망토를 쓰고 있는 자들은 쉬고 있는 듯 널브러져 있었고, 스님들은 언제라도 싸울 수 있도록 준비 중이었다. 그리고 그 차이는 확연했다.

  “쳐라!”

  스님들이 달려들었고, 검은 망토를 쓴 자들은 순식간에 당하기 시작했다. 나도 내 앞에 있는 자도, 내 주변에 있는 스님들도 어리둥절하였다. 나는 곧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저기 갑자기 나타난 동굴에서 너무나도 익숙한 그래서 더욱 위험해 보이는 기운들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나는 바로 헤아를 들고 발을 놀렸다.

  “아앗!”

  그곳에 있던 모두가 나를 놓치고 놀랐다.

  “아래가 먼저입니다!”

  나는 살짝 뒤를 보았다. 내 목을 벤 자는 날 쫓으려 했지만, 스님들은 그를 말렸다. 나는 아래를 보았다. 강시 5구가 앞으로 나와 스님들을 막고 있었다. 그리고 검은 망토를 쓴 자들도 각자의 무기를 들고 필사적으로 막기 시작했다.

  그는 나와 아래를 번갈아 보며 고민하는 듯 했지만, 곧 아래를 향해 달려갔다.

  ‘빠르다.’

  내리막길이라는 것을 생각하더라도 빨랐다. 내가 순식간에 따라잡힌 것도 이해가 되었다.

  “아저씨! 이제 도망치면 돼요!”

  “안돼!”

  “왜요!”

  “저 동굴로 간다!”

  저곳으로 가야 했다. 저곳에 불길한 무언가들이 있다. 나와 비슷한 것들이. 그것을 부셔야 했다.

 

  “헉, 헉. 이게 뭐냐.”

  암군은 산 중턱에서 아래에서 일어난 싸움을 보았다. 약 2백 아니, 이제 1백 남직한 회천회 병력과 500은 족히 넘어가는 승병들이 싸우고 있었다. 5구의 강시들이 앞에서 몸을던져 막고 있지만,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이 위태로워 보였다. 아니, 솔직히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서둘러 강시를….”

  암군은 자신을 지킬 강시가 없다는 것이 아주 두려웠다. 누군가 당장 자신에게 달려들것만 같았다. 그는 주위를 살피며 동굴로 향했다. 그곳은 겨…. 경애였던가? 그런 여자가 있을 것이다. 그녀가 강시를 고치고 있을테니 그것을 가지고 아래에 있는 땡중들을 쓸어버리면 됐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여기까지다.”

  그는 동굴의 입구를 보았다. 그곳엔 경애가 짧은 단검을 들고 서 있었다.

  “뭐하는 짓이더냐.”

  “네 악행은 여기까지다.”

  “뭐? 설마….”

  “그래. 모든 것은 내가 꾸민 일이다.”

  저 스님들이 아니었다면 조금 더 기다렸을 테지만 덕분에 빠르게 일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경애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익! 이년이 감히!”

  그리고 방울을 계속 흔들었다. 하지만 강시들은 나타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내가. 강시들을 그냥 두었을 거 같으냐.”

  경애는 의기양양하게 외쳤고, 암군은 그런 그녀에게 소리쳤다.

  “네년! 네년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아느냐! 회천회의 뜻을 감히 거슬러? 뭐, 좋다. 한번은 용서해주마 빨리 강시들을 내 준다면 내가 공을 생각해서….”

  “그럴 일은 없을 거야.”

  경애는 단호하게 말하고 그에게 뛰어들었다. 단검을 암군을 똑바로 향하고 있었고, 매우 위협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 위협은 오래가지 못했다.

  퍽.

  “꺄악!”

  갑작스러운 손에 오는 충격에 경애는 단검을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있는 거대한 존재를 바라보았다.

  “여보….”

  그곳엔 이 태석이자, 돌쇠이자 강시가 암군의 앞을 지키고 있었다.

 

  ‘뭐지.’

  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나는 내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자꾸 누군가 말을 거는 거 같은데 잘 들리지 않았다. 그저

  -날 지켜라.

  그 소리만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러면서 머리든 가슴이든 몸 전체가 가려웠다. 나는 그 말을 따르면 그 간지러움이 사라질 거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그 말을 따랐다. 대가는 컸다. 주위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원래 만지는 느낌도, 냄새도 그 무엇도 없던 내가 가지고 있던 유일한 두 개였는데 그것이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굳이 그 두 개를 찾지 않더라도, 이대로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끼이익.

  무언가 낡은 것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내 눈으로 그것이 보였다. 시체 아니, 강시였다.

  “일어나라!”

  뒤에서 누군가 주문을 외듯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앞에 있던 강시들이 모두 일어났다.

  “어, 어떻게 모두 사용할 수 없을 텐데!”

  그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뒤를 돌아보고 싶었지만 무언가가 나를 막고 있었다.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아저씨!”

  그와 동시에 들리는 목소리. 나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솔직히 알고싶지 않았다. 무언가 흐릿하게 기억이 나는데 그것은 나에게 가슴 아픈 일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잔인했다.

  짤랑.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방울 소리에 따라 나는 동굴의 입구를 바라보았다. 그곳엔 상처투성이인 경애와 헤아가 서로를 부축하듯 서 있었다.

  ‘왜 저렇게….’

  짤랑.

  내가 고민하는 동안 그는 한 번 더 방울을 울렸고, 한 강시가 벽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손은 너무나도 쉽게 동굴을 뚫을 수 있었다.

  “좋아!”

  그는 뭐가 그리 행복한지 하하 웃어댔다.

  “뭐가 어떻게….”

  반면 경애는 두려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 늙은이가 나에게 이 방울을 주면서 말했지. 물론 지금같은 상황이 아니면 나같은 놈은 보여주지도 않았다는 빌어먹을 욕도 하면서 말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부들부들했다. 그리고 이내 진정을 하고 말을 이었다.

  “만약 이 강시들이 갑자기 강해진다면 그자를 조심하라 했거든. 그자는 배신자라고 말이야. 뭐 이상한 말을 했지만 결국은 강시에게 쓰면 안 되는 약초 중 강력한 것 몇 개를 쓰면 오히려 강해지도록 설계를 해놨다는 거야.”

  그러면서 그는 씨익 웃었다.

  “그러니 죽어라. 배신자.”

  짤랑.

  방울이 한 번 더 울렸다.

 
작가의 말
 

 내일이랑 모래 못 올릴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만약 그런다면 일요일날 분량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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