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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온의 카르마
작가 : 그림달
작품등록일 : 2018.12.31

선계물. 선인들의 치열한 윤회.
인형술사가 되어 차원을 헤메는 천산의 뱀족 소녀 해랑과 제왕의 운명을 가진 환족 높의 엇갈린 첫 사랑.

 
6 귀신 들린 인형
작성일 : 19-01-02 20:29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4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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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소원보다 더 상위의 소원…

 

 블랑쉬의 소원은 내가 말하고 움직이는 거였다!

 

 만약 해랑의 7할 영혼이 블랑쉬가 맞다면 그녀의 소원대로 인형인 내가 말하는 것은 당연했다.

 

 바보 같은 여자였다.

 

 사람은 얼마든지 이기적으로 살 수 있고 위험한 상황일 때 자신의 목숨을 먼저 보호하는 것이 본능인 것을.

 

 이 여자는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기에 자신의 영혼을 조각내고 도박처럼 결혼을 하고 남편과 전 남친에게 살해당하는 비참한 상황에도 원망이나 미련 한 줌 없을 수가 있었을까?

 

 기껏 빈다는 소원이 자기 인형 말하게 해 주는 거라니, 정말이지 바보도 이런 바보가 없었다.

 

 그리고 기왕 빌거면 내가 진짜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하든지… 정말 묘한 데서 현실적인 여자였다.

 

 일견 그 생은 즉흥적이고 지나치게 직관적이며 자기 주관 없이 주변에 쉬이 휩쓸리기에 불행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럴 것이 그녀의 삶 자체가 매춘에 도박, 사기와 뻔뻔한 거짓말의 연속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준비한 사후의 일처리를 보면 또 그런 잣대만으로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질서정연했다.

 

 어느 새 유언장 작성도 성실하게 해 놓았고 내 몸 속에 블랙박스처럼 녹화 녹음 기능이 있었다는 것도 아놀드는 전혀 몰랐었다.

 

 그건 그녀가 세상에 날린 시원한 한 방이었다.

 

 그녀의 죽음에 얽힌 이런 저런 사건이 알려지면서 그녀는 살았을 때보다 사후에 더 유명인사가 되었다.

 

 아놀드는 비행기 사고로 인한 실종신고를 했다.

 

 당연한 수순으로 수색으로 들어갔고 그는 워낙 알래스카가 넓어서 이 작업이 한 달은 족히 걸릴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실종으로 인해 경찰조사가 들어가 인공지능 연구소에 블랑쉬의 인형에 대한 몇 가지 업그레이드 의뢰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내자 실종사건은 금세 마무리가 되어버렸다.

 

 바로 내 몸 속에 있는 위치 추적기와 블랙박스로 인해 모든 사건에 대한 경위가 만천하에 공개가 되어 버린 것이었다.

 

 엄청난 유산을 기대했던 아놀드는 기소되어 보석금도 없이 현행범으로 체포, 재판을 기다리게 되었다.

 

 덕분에 뉴스에서 연일 관련보도가 나오고 유언장까지 공개되면서 그녀의 장래식장은 보도진으로 북적거렸다.

 

 난 그것을 보며 아무도 없는 설원에서 외롭게 죽어가던 블랑쉬의 마지막이 떠올라 더욱 기분이 가라앉았다.

 

 “불의의 사고로 고인이 되신 블랑쉬 헤일스 부인의 유언장을 공개하겠습니다.

 

 「나 블랑쉬는 내 전 재산의 십분의 일을 사회에 환원하고 나머지는 모두 내 인형 에이미에게 상속하기를 원합니다. 이에 따르는 모든 서류 작업과 일체의 권한을 변호사 데이비드 맥켄지에게 위임합니다.」”

 

 

 

 그렇게 나는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 부자 인형 에이미가 되었다. 사회보장번호도 생겼다.

 

 여기서 졸지에 내 집사가 된 변호사 데이비드 맥켄지는 괴짜 고객의 유언이 퍽 황당하게 느껴질 법도 하건만 진지한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짧지만 블랑쉬의 인형으로 살아온 내 인생 전반에 걸친 부정적인 경험으로 인간에 대한 신뢰는 1도 없었다.

 

 처음부터 그가 뒤통수를 치진 않을까? 그 하는 양을 매의 눈으로 감시하기로 했다.

 

 그 자는 특이하게도 블랑쉬의 남자취향과 정반대였는데 평소 그녀는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키 큰 도시미남 스타일을 선호했기 때문이었다.

 

 반면 데이비드는 키가 작고 안경을 썼으며 마른 체형으로 조곤조곤 말하는 체계적 사고방식의 남자였다.

 

 자기 일에 충실한 점잖은 모범생 느낌도 강했다.

 

 

 

 그는 우선 내가 살 작은 맨션을 구했다.

 

 작지만 보완이 철저한 집이었다.

 

 집안일을 볼 한국인 가사도우미와 운전기사, 전담 의상실도 있었다. 비록 인형이래도 나는 유명인이다.

 

 정기적으로 쇼핑을 했고 그 때마다 파파라치들이 따라 붙었다.

 

 인터넷에서 나의 패션과 화장법을 따라하는 동영상이 뜨기도 했다.

 

 일시적인 현상이 분명했지만 만약 데이비드가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이런 유명세를 이용해 나를 상품으로 만들어 돈을 벌기도 쉬웠을 것이다.

 

 뜻밖에 그는 고인의 뜻에 따라 나를 최대한 언론에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살도록 내버려 두었다.

 

 가끔 블랑쉬의 가까운 친인척이라며 유산을 나눠달라는 사람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럴 땐 뒷조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돈을 받았다는 계약서와 영수증을 남겨 후환이 없도록 깔끔하게 뒷정리를 했다.

 

 나는 점점 그의 일하는 방식과 나서지 않는 성격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어후! 싫다. 내가 이 나이에 인형 시중이나 들다니! 사는 게 뭐 이리 불공평하냐?”

 

 “그러게요. 사장님. 그래도 진상고객 보단 낫지 않아요? 나도 다시 태어나면 나도 이런 부잣집 인형이 될까 봐요.”

 

 “그건 아니지. 아무리 돈 많아도 뭐해? 인형은 인형인 걸. 재벌 딸이라면 또 모를까. 봐, 이렇게 건드려도 끽 소리 못하잖아.”

 

 출장 온 스타일리스트와 그 조수는 나를 가운데 두고 가져온 옷을 이리 저리 대보면서 수다를 떨었다.

 

 한 사람만 와도 충분한 걸 일부러 둘이나 와서 수당을 챙기려는 의상실 주인의 얄팍한 노림수가 뻔했다.

 

 게다가 아까부터 그 사장이란 스타일리스트는 거친 손길로 내 옷을 벗기고, 쓸데없이 내 머리를 툭툭 건드리며 신경을 자극하고 있었다.

 

 확 물어 버릴까 보다.

 

 잘 참고 있지만 사실 화가 난다.

 

 처음부터 이 남자는 의상실에서 손님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나에게 와서 풀고 있었다.

 

 사소한 것은 참고 넘어가자고, 그래야 심신이 편한 거라고 억지로 넘기고는 있지만 조만간 크게 폭발할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 같은 선인이 화를 내면 그 인생, 공포영화 되는 거 시간문제다.

 

 

 음, 이 치들 경고를 해 줄 필요성이 있어.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그래야지.

 

 

 난 시간을 확인했다. 가사도우미 수지가 청소하기 위해 올라올 시간이었다.

 

 “헉, 뭐야?”

 

 조수가 갑자기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왜?”

 

 “이, 인, 인형 눈이 깜박거렸어요.”

 

 “난 또 무슨 말인가 했네. 눈 깜박이는 인형 처음 봐?”

 

 사장이 허리에 손을 올리며 기가 막힌 듯 코웃음을 쳤다.

 

 그러나 희게 질린 조수는 고개를 저으며 열심히 설명 했다.

 

 “아, 아니요. 그게 아니라 사장님. 이 인형은 그동안 한 번도 눈 깜박인 적 없었어요.”

 

  그리고는 내 얼굴을 가리키며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기 시작했다.

 

 “자, 보세요. 여기 눈꺼풀도 없잖아요.”

 

 사장은 자세히 나를 들여다보며 눈 주위를 시작했다.

 

 “음. 그러네. 그냥 그림만 그린거야. 에이. 네가 피곤해서 깜박 존 거 아냐? 아님~”

 

 의심스러운 눈빛을 조수에게 보내곤 그는 내 목에 목걸이를 걸었다.

 

 “너 대낮부터 일하는데 뽕 빨고 그런 거? 나 약쟁이는 싫은데!”

 

 난 그 남자의 등 뒤에 여전히 두려운 표정으로 떨고 있는 조수에게 일부러 흰자위를 잔득 드러내는 눈동자 굴림쇼를 선보였다.

 

 예상대로 그녀는 어어! 하며 뒷목을 잡더니 쿵! 쓰러져 버렸다.

 

 동료가 기절했는데도 남자는 냉정한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어머, 얘 왜 이래- 뭐니, 정말? 한참 바빠 죽겠는데 짜증나게.”

 

 여전히 내 몸통을 잡고 있는 그의 목덜미 근처로 입김을 훅 불었다.

 

 그 느낌에 남자가 고개를 이리 저리 돌리다니 나와 딱, 제대로 눈이 마주쳤다.

 

 나는 입꼬리를 올려 씩 웃었다. 그의 안색이 갑자기 새파래졌다.

 

 

 꺼져.

 

 

 소리 없이 입모양만으로 한 자 한 자 정확하게 말했다.

 

 남자는 꺄악- 소리를 지르더니 나를 바닥에 내팽개치며 유령이라며 히스테릭한 고음으로 욕을 하며 나를 축구공처럼 발로 차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 수지에게 들키고 말았다.

 

 “뭐하는 짓들이야? 당신들. 이거 엄연한 폭행인 거 몰라?”

 

 “흥, 귀신 붙은 인형인 줄 알았다면 오지도 않았어. 오히려 당신들이 날 속인거지. 고소 할거야!”

 

 그녀는 곧 데이비드에게 전화 했고, 사건 현장은 경찰이 올 때까지 그대로 보존 되었다.

 

 나는 시체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엎어져 있었다.

 

 스타일리스트 남자와 조수는 인형이 말을 하고 눈동자가 돌아갔다는 등 사실증언을 했지만 믿어 줄 사람은 거기 아무도 없었다.

 

 현장에서 실내 CCTV와 나에게 내장된 블랙박스 점검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거기엔 물론 그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그 무엇도 찍혀 있지 않았다.

 

 그들은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벌금과 합의금을 내야 했다.

 

 

 데이비드가 바닥에 떨어진 날 줍더니 조심스런 손길로 툭툭 먼지를 털었다. 사고로 옆구리가 터져 솜이 삐죽 나와 있었는데 나는 그보다 입다 만 반 벌거숭이차림인 게 더 부끄러웠다. 심지어 속옷도 안 입었는데.

 

 “이게 뭐지?”

 

 이리 저리 돌려보던 그가 내 등허리를 문지르며 말했다.

 

 수지가 가까이 와서 들여다보았다.

 

 

 “무늬 같은데요. 빨간 색 뱀모양.”

 

 “이상하군. 블랑쉬와 처음 계약할 땐 이런 무늬가 없었던 것 같은데. 의상실 짓인가?”

 

 그는 그 상태로 폰으로 내 사진을 찍고선 보험계약서 어딘가에 원래 내 몸을 찍은 사진이 있을 거라며 나를 소파에 올려두고 가 버렸다.

 

 수지는 어디선가 실 바늘을 가지고 와서 뜯어진 곳을 수선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인형 옷 갈아 입히는데 의상실 스타일리스트가 왜 필요 한 거야?

 

 하여튼 부자들 돈 지랄은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니까.”

 

 그녀는 꼼꼼하게 바느질을 마친 후 옷을 마저 입혀 놓았다.

 

 수지의 발소리를 들으며 나는 있지도 않은 심장이 뛰는 것 같았다.

 

 그만큼 좀 전의 정보는 내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붉은 뱀모양의 흔적! 블랑쉬의 반점은 살생을 하지 않겠다는 선인으로서의 맹세를 어긴 표식이었다.

 

 그게 나한테도 새겨져 있다?

 

 갑자기 머릿속에 수많은 의문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한 차원에서 삼생이 끝나야만 카르마에서 깨어날 수 있는데 블랑쉬의 삼생이 모두 끝난 걸까?

 

 이 표식이 혹시 7할의 영혼인 그녀에게 나쁜 일이 생긴 거라는 뜻이라면?

 

 아니, 최악의 경우 만약 내가… 만약… 내가 7할의 영혼, 블랑쉬가 나머지 조각!

 

 그래서 죽음과 함께 소멸한 경우라면?

 

 

 불안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나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았고 어떻게 해서든 답을 알아야 했다.

 

 내가 태어난 날 어머니가 들었다는 대수장의 예언이 머릿속에서 끝없이 맴돌았다.

 

 

 해랑이 넌 카르마 안에서 살생을 저지르면 다시는 천산에 되돌아 올 수 없어.

 

 

 그게 너의 업이 될 거래….

 

 

 

 

 

 
작가의 말
 

 개인적인 사정으로 1월3일~5일 휴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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