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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영혼치기
작가 : 골드보이
작품등록일 : 2018.11.4

부딪히면 몸이 바뀌는 세상. 남의 몸을 욕망하는 사람들. 그리고 영혼치기.

 
35. 현정
작성일 : 19-01-02 12:53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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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의 신음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숨을 들이쉬자 얼굴에 씌워진 천이 코밑에 들러붙었다. 현정은 눈을 떴다. 천의 짜임 사이로 희미하게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었다. 키가 큰 사람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바닥에 뭔가 자루 같은 게 꿈틀거렸는데... 신음을 내는 여자인 것 같았다.

 

 남자가 소름끼치게 웃으며 지하실 밖으로 나갔고 곧이어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여자를 도와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손발이 묶여 있어 꼼짝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팠다.

 

 여기가 어디지?

 

 현정은 정신을 잃기 전의 상황을 기억하려 애썼다. 가희를 만나러 병원에 갔었어, 면회를 거절당해 계단으로 올라가다 검은 양복의 남자를 만나 납치되었다.

 

 그렇다면 이곳은, 십중팔구 김익호 회장의 별장일 것이다. 어지러워서 헛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자꾸만 흐려지는 정신을 다잡았다.

 

 ‘현정씨, 정신이 들어요? 현정씨.’

 

 그때였다. 머릿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건 환청? 마취약 때문에 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

 

 ‘환청이 아니에요. 저에요, 오가희.’

 

 가희라고? 현정은 저도 모르게 소리 내어 말할 뻔했다.

 

 ‘쉿, 말하지 말고 머릿속으로만 생각해요.’

 

 가희씨가 어떻게 제 생각을 읽는... 이건 혹시 텔레파시인가요?

 

 ‘비슷해요. 엄밀히 말하면 제 자신의 뇌에 접속한 거지만. 아까 통화할 때, 현정씨가 병원에 있다고 했는데 한참 지나도 오지 않길래 제 몸, 그러니까 현정씨한테 접속하려고 계속 시도했어요. 조금 전까지는 현정씨가 정신을 잃어서 그런지 아무 반응이 오지 않더라구요.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서 그런지 지금도 신호가 약해요. 언제 끊어질지 모르니 제가 하는 말 잘 들어요.’

 

 알았어요. 지금 지하실에 다른 여자가 있는 거 같은데 묶여 있는 상태라 꼼짝을 할 수가 없어요.

 

 ‘알고 있어요. 먼저 팔에 묶인 줄을 풀 거예요.’

 

 현정은 손목을 움직이려 해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

 

 “현정씨, 가만히 움직이지 말고 제 말 들어봐요. 제가 어려서 손목을 다친 적이 있어서 가끔 탈골이 되거든요. 왼쪽이에요. 제가 한 번 몸을 조종해 볼테니 현정씨는 힘을 빼고 있기만 하면 돼요. 대신 엄청 아플 거예요. 어렵겠지만 소리를 내지 않도록만 해 줘요.”

 

 그럴게요. 현정이 아랫입술을 감쳐물며 온몸에 힘을 뺐다.

 

 준비됐어요.

 

 그 순간 외부의 힘이 그녀의 손으로 들어왔다. 현정은 인형사가 조종하는 마리오네트가 된 기분이 들었다. 왼쪽 손목이 서서히 이상한 각도로 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우둑, 뼈가 어긋나는 느낌과 함께 뼈에 불이 붙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손목이 밧줄에서 벗어났다. 손목의 통증은 순식간에 어깨까지 올라왔고, 현정은 비명을 지르지 않기 위해 온힘을 다해 아랫입술을 물었다. 입안에 피맛이 배어나왔고 몸이 저절로 떨렸다.

 

 ‘조금만 참아요. 이번이 더 아플지도 몰라요.’

 

 다음 순간 손목이 비틀어지며 평생 느껴본 적 없던 고통이 전신을 관통했다.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현정이라고 해도 가느다란 신음이 새어나오는 것까지 막지는 못했다. 마침내 탈골됐던 손목이 제대로 맞춰지자, 예리한 통증은 사라지고 둔한 통증만이 남았다. 온몸은 끈적한 땀으로 젖어있었다. 현정이 얼굴에 씌워진 검은 천부터 벗어버리려는데,

 

 ‘아직 안 돼요. 일단 묶인 척 하고 있다가 놈들의 경계가 허술해졌을 때 도망가야 해요.’

 

 하지만, 저 말고 사람이 있어요. 많이 다친 것 같은데.

 

 ‘현정씨, 지금 다른 사람 걱정할 때가...’

 

 그래도 그냥 두고 갈 수는 없어요.

 

 “현정씨... 음은... 이해하... 런데..”

 

 또렷하게 들리던 가희의 목소리가 점점 줄어들더니 접속이 끊어진 듯 머릿속이 조용해졌다.

 

 가희씨? 가희씨?

 

 아무래도 연결이 끊어진 것 같았다. 지금부터 혼자 힘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남자가 언제 다시 지하실로 내려올지 모르는 일이다. 시간 싸움이다.

 

 현정은 몸을 최대한 움츠려 손의 느낌만으로 발목에 묶인 가느다란 로프를 풀기 시작했다. 그때 지하실 문이 열리고 계단을 내려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

 

 “은영아, 이제 작별인사를 해야겠구나.”

 

 남자의 목소리였다. 작별인사라니 아무래도 여자를 죽이려는 것 같았다. 현정은 발에 걸린 로프를 풀어내고 얼굴을 덮은 검은 천을 벗었다. 남자의 손에 날카로운 칼이 들려 있었다.

 

 막아야 해. 현정은 지하실을 둘러보았다. 두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 벽돌이 몇 장 쌓여 있었다. 현정은 포복 자세로 바닥을 기어 벽돌을 손에 쥐었다. 여자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 말고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한 발 늦었다.

 

 남자가 여자의 가슴에 칼을 꽂은 것이다. 여자의 하얀 블라우스가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남자는 그걸 지켜보며 악마처럼 음울한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이 때다. 기회는 딱 한 번.

 

 현정이 벽돌을 들고 남자의 뒤로 조심스럽게 다가가는데, 여자와 눈이 정면으로 마주쳤다. 여자가 오지 말라는 듯 간절한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다. 도망치라고 말하는 눈빛이었다. 하지만 여자를 두고 혼자 도망칠 수는 없었다. 현정은 온 힘을 다해 오른손에 든 벽돌로 그의 정수리를 내리찍었다.

 

 윽, 남자가 탁한 신음을 내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현정은 황급히 여자를 끌어안았지만, 여자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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