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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불가사리(不可殺伊)
작가 : 비내린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름 모를 타지에서 죽고 눈을 떠보니 나는 인간이 아니었다.
한 구 아니, 한 명의 시체를 둘러싼 이야기.

 
4. 고향
작성일 : 19-01-02 00:00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3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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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익! 귀찮은 놈들!”

  저 멀리서 우두머리처럼 보이는 자의 분노가 들렸다. 고려어가 아니었지만, 불교 수양을 위해 한(漢)인의 언어를 익혀두었기 때문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

  공저는 저곳에서 분노를 토하는 자를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잡고 싶지만, 그의 주위에는 언제나 5구 이상의 강시들이 존재했다. 그것도 단 한 번도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는지 상처 하나 없는 강시였다. 그리고 저렇게 겁이 많은 자가 곁에 둘 정도면 지금 앞에서 싸우고 있는 강시들과 다른 특별한 강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했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으아아악!”

  적 아를 가리지 않고 죽음은 찾아왔다. 가지 20여 구의 강시는 전방에서 승병들을 상대한다. 그들은 매우 강력한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단지 20여 구에 불과했다. 승병들은 앞에서 강시들을 어떻게든 막아내면서 양옆으로 돌아가 강시들을 보조하고 같이 싸우기도 하는 살아있는 존재들을 공격했다. 그들은 강시와 달리 도(刀)와 봉에 상처를 입었고, 너무나 쉽게 쓰러졌다. 그리고 이 의견을 낸 사람들의 생각이 맞았는지 일정 부분까지 저 우두머리 근처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5구의 강시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 듯했다.

  “후퇴하라!”

  “퇴각하라!”

  그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슉.

  퇴각하는 그들을 따라 화살 한 발이 빠르게 날아갔다.

  파직.

  하지만 너무 당연하게 그 화살은 강시의 손에 동강이 나버렸다.

  “허허. 볼 때마다 놀랍군.”

  고작 시체이거늘 날아오는 화살을 저리 정확하게 부러트리는지 볼 때마다 놀라웠다. 그리고 그들의 기술이 어느 정도로 발전한 것인지 생각하면 할수록 등골이 오싹했다.

  “그래도 몰아낼 수 있어 다행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여기선 보이지 않지만 그들의 뒤에는 피난민들이 있었다. 만약 저들이 그 피난민들을 보면 어떻게 했을지 빤했다.

  “그래도 이 수를 쓴 것은 조금 쓰린 일인 거 같습니다.”

  척 해준의 말에 공저도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 5구의 강시가 우두머리에게 다가가지 않는 이상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우연히 그들을 기습 공격하면서 추측해낸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모르는 척 해왔다. 진정한 기회가 왔을 때 그들을 몰아붙이기 위해서 말이다. 미리 수를 쓰면 그들이 방비할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였고 말이다. 그런지 그 수를 지금 쓴 것이다. 덕분에 적은 숫자로도 적들에게 피해를 주었고, 피난민을 구해냈다지만 저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다음부터 약한 주술사들을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크음.”

  ‘역시 방법은 피로 길을 내어 우두머리를 잡아내는 수밖에 없는 것인가.’

  적어도 수천 이상의 병력이 한 번에 몰아치는 방법밖에 없어 보였다. 아무리 사방에서 막아도 시체를 넘어 적을 벨 수 있도록 말이다.

  “공저 스님. 지금은 피난민의 유도가 먼저입니다.”

  “아, 예.”

  공저를 현실로 꺼낸 척 해준은 공저와 함께 피난민들을 향해 달렸다.

 

  “으으윽.”

  병사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어떻게든 함께 퇴각한 모양이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 그들은 죽은 자들을 되살리는 자들이었다. 비록 기초적인 부분밖에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어떻게 하면 죽는지 정도는 알고 있다. 반대로 말하자면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한 기초적인 의료지식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대로라면 이자는 곧 죽는다. 어떻게 해도 살릴 수 없다. 살고자 한 강력한 의지로 여기까지 온 모양이긴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었다.

  “암…. 군….”

  “쓸모없는 것.”

  암군은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병사의 말에 그렇게 답하고 방울을 흔들었다. 짤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뒤에 있던 강시 중 하나가 그의 심장을 손으로 찔렀다.

  “어….”

  바람 빠지는 듯한 작은 소리였다. 아마 그것이 그가 낼 수 있었던 최고의 비명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작은 비명 속에 그는 눈도 감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이 이상 행군을 못 하는 녀석들이 있나?”

  암군의 말에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게 뭐냐! 고작 저딴 녀석들에게 이렇게 당하고! 너희가 그러고도 회천회의, 이 암군의 수하라 할 수 있느냐!”

  이번에도 아무도 뭐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과거의 회천회는 무인들도 적지만 있었다. 그들의 투덜거림을 들어보자면 이곳에 들어올 바에 홍건적에 들어가는 것이 더 낫다는 말도 많았다. 시체를 다루는 자들 옆에 있는 자들의 작은 한탄이었다. 그러다 원나라의 습격이 이루어졌고, 회천회는 무너져버렸다. 그리고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무인들이 도망쳐버렸다. 그 때문에 지금 남아있는 무인들은 별로 없었다. 그것이 승병들이 들이닥쳤을 때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모두 당해버린 이유기도 했다.

  “네놈들을 모두 그년을 만나면 모두 강시로 만들어버릴 것이야!”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암군은 자신의 분을 못 이기고 씩씩거리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 뒤를 강시들이 통통 튀며 쫓아갔다. 다른 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팡질팡하였다.

  “안 오느냐.”

  그 모습을 본 암군은 소리내어 방울을 흔들었다. 그 소리에 그들은 빠르게 암군의 뒤를 쫓았다. 여기서 도망치다 잡히면 죽는다. 거기다 여기는 적진 안이었다. 잘못 걸리면 고려군에게 잡혀 고문당하다 죽을 것이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더 살려면 암군을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저들이 자신이 있는 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경애는 이제 그들을 맞이하러 가야 했다. 이곳은 결계(結界) 안이었다. 그래서 밖에선 이곳에 함부로 들어올 수 없었다. 들어올 자격이 있는 자는 오로지 자신뿐이었다. 그 때문에 경애는 그들의 앞에 나타나 그들을 끌고 저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리고 그녀의 눈앞에 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너냐? 그….”

  “최 경애라 하옵니다.”

  “맞아. 최 경애.”

  그런 암군의 행동에 뒤에 있는 수하들은 한숨을 쉬는 것조차 포기하였다.

  “너는 어찌하여 우리가 왔음에도 본좌가 직접 행차하기 전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느냐.”

  “저는 한낱 여인이옵니다. 원나라에 쫓기는 두려움을 알고 여인이지요. 솔직히 두려웠사옵니다.”

  “크음.”

  그 질문은 경애가 생각한 질문 중 하나였기 때문에 쉽게 대답할 수 있었다.

  “뭐, 좋다. 하지만 네가 두렵건 어떻건 간에 우리와 함께해야 할 것이다. 너는 특별히 강시들을 내어줄 것이다. 그들이 너를 지킬 것이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짧은 대화로 그의 성향을 파악한 경애는 자신을 한껏 낮추고 암군을 치켜세워주었다. 그랬더니 암군은 더 이상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을 믿는 듯했다. 아니, 솔직히 믿지 않더라도 지금 강시들을 고치거나 생산할 수 없는 자들만 남았을 테니 자신이 필요할 것이다. 그것을 이용해야 했다.

  “부상자가 많군요.”

  암군은 경애의 말에 인상을 찡그렸다.

  “모두 쓸모없는 자들이다.”

  “하지만 저리 놔두면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차라리 빨리 치료를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치료할 곳이….”

  “제가 미리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곳에서 저들과 강시들 모두 치료가 가능합니다.”

  “오오! 그것이 사실인가. 흐음, 하지만 저 아래 승병들이….”

  “제가 따로 결계를 쳐 두었습니다. 그 밖에서 그 안을 절대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제 허락 없이 들어오지도 못하지요. 그리고 승병들은 모두 피난민을 지키기 위해 그들 곁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피난민…. 피난민이라. 그래. 그들이 그렇게 덤벼든 건 모두 피난민 때문이었군.”

  화가 났다. 고작 툭 치면 우수수하고 쓰러질 것들 때문에 자신의 앞길을 막았던 게 아닌가. 덕분에 경애를 빨리 만났다 하지만 그것보다 괘씸한 것이 컸다.

  “빨리 가자꾸나. 가서 모두 고치고, 승병과 서경을 쓸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개경까지! 그리고 이곳을 수도로 삼을 것이다. 여기서 너는 편하게 강시들만 만들면 된다. 재료도, 시체도 필요하면 말만 하거라. 내가 다 갖다 줄 터이니.”

  “감사합니다. 그럼 빨리 가시지요. 어서 치료를 끝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 그래. 오늘 만났지만, 저 뒤에 있는 것들보다 네가 더 마음에 드는구나.”

  하면서 암군은 앞서가는 경애의 뒤를 따랐다.

 
작가의 말
 

 오늘은 어디 갔다와서 글자수가 많이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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