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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능력1: 루트
작가 : 작휴
작품등록일 : 2018.11.8

언제나 과거에 사로잡혀있는 당신을 위해 조그만 선물 하나를 준비했습니다. 언제나 당신의 행동과 노력에 따라 변하는 갈대 같은 미래보다 과거가 튼튼하면 미래도 튼튼하다고 생각하여 이 능력을 드립니다.
부디 악용은 하지 말아 주세요.

 
『15』그가 본 관경
작성일 : 19-01-01 02:54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4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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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나 어디 좀 갔다 올게!!"

  내 머릿속은 하얗게 변했고, 그렇기에 생각할 틈도 없이 둘에게만 말하고 복도를 달린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복도들,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지나간다.

  난 3층 교무실 앞에서 교문까지 20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파랗고 큰 교문, 나에게 넘지 말라는 신호를 보여준다. 하지만 거절한다.

  "야!! 너 뭐야!!"

  3층 교무실 창문에서 담임이 소리친다. 그 소리조차 무시하고 난 교문을 넘었다. 담임의 말을 무시하고 넘어간 교문, 은근히 짜릿한 첫 반항이다.

  난 그대로 버스 정류장까지 뛰었다. 뛴 지 5분 정도, 평소라면 쓰러져 집으로 돌아갔겠지만, 아니 애초에 뛰지도 않겠지만 난 최선을 다해 그들을 구하려고 달렸다.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손이 닿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고 하더라도-

  난 최선을 다해 적어도 그 앞까지 가서-

  그 실마리를 알아내고-

  다음 기회에- 꼭 구해낼 것이다.

  "웩..."

  버스 정류장 옆 풍성하게 자란 풀숲 사이에 먹었던 것을 토했다. 너무 달려 속이 안 좋아졌나 보다.

  정류장 의자에 힘없이 앉아 멍 때리고 있는 나. 그 모습을 안타깝다고 느꼈는지 멈춰있던 버스에서 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학생, 갈 데 없어?"

  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갈 데는 있는데 용기가 없고, 용기가 있어도 목숨이 없어요."

  버스기사 아저씨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민하다 끝내 말을 이었다.

  "내가 태워줄 테니까 목적지만 말해."

  버스가? 택시도 아닌데?

  "아니에요... 그냥 이대로 있을게요..."

  버스기사는 버스 밖으로 나와 전화를 걸었다. 한참 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핸드폰 너머라 뭐라고 말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 여보세요! 지금 나 좀 도와줘! 애가 좀 이상한데... 어어 그래! 어~ 알았어!!"

  나에게는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은 체 전화를 진행하는 중년 남성, 이럴 땐 "어? 네가 도와준다고? 공짜로도 해준다고?"라고 했다면 훨씬 좋겠지만 중년 아저씨에게 그런 드라마 같은 설정은 없었나 보다.

  "학생, 좀 있다가 어떤 택시가 올 거야. 안심하고 그 택시로 가. 난 바빠서 못 도와줄 것 같아."

  난 도저히 입을 뗄 용기가 나지 않아 고개만 끄덕였다.

  지금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테러가 일어나는데 이런 사람이 있다니... 정말 감동받았다.

  버스기사가 떠나고 3분도 채 지나지 않고 택시 한 대가 내 앞으로 도착했다.

  흰색이며 노란 택시 마크가 돋보이는 개인택시, 아마도 이 택시가 버스기사가 말한 그 택시인가 보다.

  난 택시의 뒷좌석 문을 열고 혹시 몰라 안쪽 손잡이를 확인했다. 다행히도 축축한 감촉은 없었다.

  "학생, 어디로 갈까?"

  "도형병원으로... 가주세요."

  "도, 도형병원??!!"

  늙은 택시기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룸미러로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하긴, 택시도 라디오는 있고 상황 정도는 알겠지.

  "그래도 가주세요."

  "난 모른다."

  택시기사는 안경을 손가락으로 올리며 운전대를 두 손으로 꽉 잡았다. 아마도 집중의 시동을 거는 것 같았다.

  『끼이익』

  강렬하게 움직이는 4개의 바퀴들, 검은 타이어가 귀재의 하얀 머릿속에 자국을 남기며 달려간다.

  최대한 빨리... 그리고 그 둘이 무사했으면...

  "왜 그렇게 위험한 곳을 가려는 거니?"

  아저씨는 룸미러로 내 눈을 보며 말했다.

  "그게... 소중한 사람들이 그쪽에 있어요."

  난 손을 꼼지락거리며 얘기했다. 부끄러움이 아니라 불안증세다.

  "그 사람들, 분명 괜찮을 거야."

  나를 위해 긍정적인 말을 해주시는 아저씨, 그의 친절함을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그 말의 진짜 의미는 다르다.

  "그들은 괜찮으니 집으로 돌아가자."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날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이 아저씨가 온 거겠지.

  "그 사람들... 저에게 정말 잘 해줬어요. 절대로 버릴 수 없습니다. 구해야 해요."

  "흠." 하고 한숨을 내쉬는 아저씨, 나도 이해가 된다. 내가 말하고도 너무 무모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학교를 무단으로 조퇴하고, 테러현장에 직접 가고, 이미 테러가 일어난 뒤에 돌아와 지인을 구하겠다니. 정말로 어이없고 무모하고 한심한 짓이다.

  "그 사람들이 너에게 소중하다면, 그 사람들도 네가 소중할 거 아니니?"

  "... 그랬으면 좋겠네요."

  난 창문에 고개를 기대며 말했다. 내가 평소에 많이 앉던 오른쪽 맨 끝자리, 그 자리는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며 멀미도 나지 않는다.

  미세하게 덜컹거리는 택시 안, 난 아까부터 힘들었기에 눈이 감기는 일은 당연한 것이며 내가 선호하는 오른쪽 맨 끝자리. 난 잠이 들기 시작했다.

  자기 전에 누군가가 대화를 하고 있고 난 졸고 있을 때, 푹 자면 자는 동안 누군가의 대화 내용은 들리지 않는다. 완전히 끊기게 된다.

  하지만 쪽잠을 잔다면 내용이 들어오다가 잠이 들게 된다. 난 지금 후자의 상황이다.

  아저씨가 대화를 하지는 않았지만 밖에서 들리는 미세한 클랙슨, 택시에 엔진 소리 등 전부 들리다가 잠이 들었다.

  이런 쪽잠은 쉽게 깨기 마련.

  "학생, 기름이 없어서 잠깐 주유소에 들렸어. 괜찮겠지?"

  "아, 네."

  주위를 보니 여긴 셀프 주유소인 것 같다. 점원은 한 명 없고 주유기계만 여러 개 있는 작고 평범한 주유소, 내비게이션을 보니 길을 일부로 센 것 같지 않다.

  "내가 생각해 봤는데, 지금 그 현장에 가는 건 위험할 것 같아."

  어른들은 언제나 이런다. 뭐가 그렇게 걱정이 많아서 어린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모조리 짓밟는다. 난 그런 어른이 정말 싫다.

  걱정해주는 건 정말 고맙지만 내 길은 내가 걷게 해줬으면 한다. 꿈이, 희망이, 의지가 있는데.

  그것을 걱정이 된다고 도전조차 하지 못하게 막는다. 남의 희생은 두려워하면서 자신의 희생은 괜찮다는 역지사지를 모르는 바보 같은 어른이다.

  "얼마죠? 전 이만 혼자서 가겠습니다."

  화내는 건 좋지 않다고 판단하여 적어도 언성은 높이지 않았다.

  "돈은 필요 없어. 부탁이니 지금 그쪽은 가지 말아 주게."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난 싫다.

  "안 돼요."

  아저씨는 한숨을 쉬며 고민하다 이윽고 입을 열었다.

  "그렇게 꼭 가야 한다면... 나에게 작전이 있네."

  우리나라에도 테러가 일어나는 세상에, 이런 어른은... 흔치 않다.

  아저씨는 주유를 마치고 택시로 돌아왔다.

  주유를 마치고 휘발유를 한 통 더 받아왔다. 난 그게 무슨 행동인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택시니까 혹시 모를 여분의 기름-이라고 생각했다.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아저씨는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바꿔 바로 시동을 걸고 운전대를 잡아 출발했다.

  "어디로 가는 거예요?"

  난 집중하며 운전을 하시는 아저씨에게 물었다.

  지금 보니 이 아저씨, 머리는 대부분 다 빠져있고 있는 머리라곤 흰머리뿐. 가늘고 긴 다리와 팔. 마치 허수아비의 몸 같다.

  운전대를 잡은 힘없는 손가락들은 미세하게 떨림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 그 도형병원 근처 경찰서와 소방서가 붙어있는 곳 알지?"

  "아, 네."

  모르지만 아저씨의 말을 믿고 따라주겠다.

  "그쪽으로 가서 내가 경찰과 소방관들을 유인할 거야."

  "네?! 그런 무리는 하시면 안 돼요! 다치시면 큰일 나요!!"

  각오가 단단히 되어있는 아저씨를 말릴 수는 없었다. 계속 말려도 답은 "난 할 거다."라는 답변 밖에 하지 않는다.

  이 모습을 보니 마치 아까 내 모습과 동일하다고 생각되어 조금이나마 내 태도를 반성한다.

  "네 소중한 지인을 구해야지. 그렇게 끔찍한 곳에 들어가는데 나야 못 하겠어?"

  네, 안 돼요.

  저렇게 단단히 의지를 굳히는 사람은 살면서 처음이다. 그런데 뭔가... 불길하다.

  "그리고 그런 테러현장은 경찰과 소방관들이 철저하게 방어하고 있어, 너 혼자 거길 뚫고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아, 아니요..."

  분명히 잡혀서 꼼짝도 못 할 것이다. 할아버지의 행동은 감사할 따름이다.

  "다 왔다."

  큰 건물 두 개가 연결된 아치 형태의 좌측 경찰서와 우측 소방서.

  분명 테러 현장에는 가장 가까운 이 소방관이나 경찰관이 출동했겠지.

  "내려, 그리고 뛰어! 빨리!!!"

  "네, 네... 감사했어요..."

  난 택시의 문을 열고 나와 전력으로 달렸다. 뒤를 돌아봐 아저씨의 승용차를 봤더니-

  아저씨는 그대로 빈 차고에 돌진해 차고의 중앙을 들이 받았다. 그리고 목덜미를 잡은 아저씨가 기름통을 꺼내 차고와 건물 내부, 택시 밑에 기름을 뿌리더니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

  "뭐, 뭐 하시는 거야..."

  난 영혼이 가출할 만한 범죄를 보았다. 그리고- 아저씨는 경찰이 쏜 권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택시는 폭발해 차고와 건물이 완전히 불타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그것은 마치- 테러와 똑같은 지옥의 관경이다.

 
작가의 말
 

 리메이크 전 내용입니다.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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