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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능력1: 루트
작가 : 작휴
작품등록일 : 2018.11.8

언제나 과거에 사로잡혀있는 당신을 위해 조그만 선물 하나를 준비했습니다. 언제나 당신의 행동과 노력에 따라 변하는 갈대 같은 미래보다 과거가 튼튼하면 미래도 튼튼하다고 생각하여 이 능력을 드립니다.
부디 악용은 하지 말아 주세요.

 
『11』드디어 찾아온
작성일 : 19-01-01 02:45     조회 : 258     추천 : 0     분량 : 4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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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조용하게 잠을 자고 있는 와중에 알람이 울렸다. 분명 7시인 게 분명하다. 언제나 나를 귀찮게 하며 날 못 잡아먹어 안달인 알람-

 

  "어?!"

 

  난 급하게 몸을 일으켜 침대 옆에 가늘고 긴 서랍 위에 있는 핸드폰을 잡았다.

 

  "날짜가... 바뀌었어..."

 

  난 그대로 핸드폰을 안고 눈물을 흘리며 침대에 내 몸을 뒤로 던졌다. 평소와는 다른 침대의 푹신함, 신축성. 냄새는-

  병원 냄새?! 아, 맞다 난 누군가에 의해 구해졌다. 그리고 누군가에 의해 병원 응급실에 옮겨졌으며... 그 뒤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여긴 1인실. 이미 다 깬 잠을 굳이 자고 싶지 않아서 주위라도 둘러본다.

  병원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새하얀 벽지가 모든 방을 덮고 있었다. 침대 옆에 있는 가늘고 긴 서랍 위에는 병원답게 하나의 꽃병이 놓여있었다. 흔들어 보니 꽃병에는 꽃 하나 없고 물만 출렁거렸다.

 

  "아야..."

 

  움직이려 하니 옆구리의 통증이 찾아왔다. 그 통증을 조금이라도 가라앉히려고 양손을 갖다 댔지만 통증은 그리 쉽게 잦아지지 않았고 내 손등에 꽂혀있는 링거 바늘을 보았다.

 

  "얼마나 다쳤다고 링거를..."

 

  아마도 의사들이 생각하기에는 내가 크게 다쳤다고 생각하나 보다. 솔직히 괜찮은데 링거 하나 맞혔다고 병원비 확 올리는 게 진짜 속셈일 것이다.

  침대에서 일어나 걸어보기 시작했다. 어제 많이 다친지 확인하며, 화장실이다. 화장실은 침대에서 5발자국도 안 된다. 화장실 내부는 2평 정도, 병원치고는 깔끔하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다시 침대로 복귀했다. 은근히 넓은 병실이 좋다. 평소 방은 좁아터졌고 발 디딜 틈도 없었는데 이곳은 마치 휴식을 위한 공간이라고 못 박혀있는 기분이다. 아니, 병실이니까 맞구나...

 

  "내일... 내일. 내일이다!!!"

 

  생각해보니 너무 기뻐서 함성조차 지르지 못해서 한 번 질러봤다. 병실 안이 울려서 무서운 기분도 들고 만약 누군가 있다면 부끄러울 것 같다.

 

  "어머~ 누가 이렇게 소란을 피울까~?"

 

  서, 설마 여기 2인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양옆에 어느 침대도 없다. 다만 침대에서 주위를 본다면 북서쪽에 복도 비슷한 게 있다. 이렇게 1인실처럼 해놓고 복도를 지나가면 여러 환자들이 누워있는 건가? 그런 무의미한 짓을 병원 측에서 할 리 없다. 엄청난 돈 낭비다.

 

  "병문안이에요?"

 

  여긴 1인실이다. 확신한다. 난 이제 그녀에게 악감정은 없으니 평범하게 물었다.

 

  "응, 맞아~"

 

  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녀의 미소 하나가 이렇게 따뜻하고 심장이 뛰는지 다시 깨달았다.

 

  "저, 약속처럼 내일 당신과 만났어요."

  "응, 잘해줬어..."

 

  그녀는 한 발짝씩 다가왔다. 이윽고 내 옆에 걸터앉아 날 감싸 안아주었다. 그녀의 따뜻한 품, 누군가가 날 돌봐주고 있다는 기분, 그것은 기분 탓이었지만 기분 탓조차 좋았다.

 

  "미안해... 많이 힘들었지?"

 

  조용히 속삭이는 그녀의 목소리에 난 심장과 눈물샘에 자극이 와 그만 눈물이 흘렀다.

 

  "당신 때문에... 많이 상처받았어요... 당신 덕분에... 많은 것을 얻었어요..."

 

  그녀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고 난 흐느껴 한참을 울었다. 숨을 크게 들이쉬면 속이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 때까지 난 계속 울었으며 몇 분이 지나서야 울음을 멈췄다.

 

  "그보다, 너 뭔가 나에게 목적이 있지 않았나~?"

 

  그녀는 웃으며 물었다.

 

  "아..."

 

  이번에야말로... 꼭-

 

  "당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오호~ 아플 텐데?"

  "옆구리에 송곳이 들어간 적도 있어요."

  "슬플 텐데~?"

  "친하게 지낸 사람과 갑자기 관계가 초기화된 적도 있어요."

  "힘들 텐데~?"

  "오늘만 몇 번을 살아간 적도 있어요."

  "위험할 텐데~?"

  "죽을 뻔했어요."

 

  나는 조용한 병실 안에서, 조그만 소리에도 울리는 병실 안에서, 질문과 대답을 반복하며 그녀를 알아가려고 한다.

 

  "전부 견뎌야 한다."

  "네!"

 

  난 크게 다짐했다.

  그녀는 몇 초동안 입을 열지 않고 침묵을 즐기다가 숨을 크게 들이쉬고서야 드디어 입을 열었다.

 

  "반갑다. 난 묘(猫)라고 해. 너희들의 이야기를 항상 들어주는-"

 

  그녀는 말을 잠시 멈추더니 병실의 창문을 열고 들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살랑이는 커튼의 모양을 즐기며 말했다.

 

  "신이다."

 

  큰 바람에 커튼이 그녀의 모습을 가렸고- 그녀는 사라졌다.

  『똑똑』

  바람과 섞인 노크 소리를 알아차리지 못할 뻔했으나 혹시 모를 『소녀의 병문안』이라는 것을 상상했기에 노크 소리에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들어오세요."

 

  드르륵하고 여닫이문 소리가 들리더니 터벅터벅 운동화 소리가 들렸다. 순간 난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모든 소리가 천천히 들리고 흩날리던 커튼마저 느리게 보였다. 저기서 등장하는 인물은-

 

  "귀, 귀재야... 괜찮아?"

 

  소민이다, 소민이 등장했다! 잠깐, 교복 차림이라면...

 

  "너, 학교는?"

  "가기 전에 들리려고 왔어."

  "어... 다친 데는 없어?"

  "응, 누구 덕분에 말이야."

 

  소민은 내 침대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괜히 걱정시키고 다치게 하고... 난 정말..."

 

  소민은 울음을 터트렸다. 닭똥 같은 눈물이 내 침대에 떨어지면서 침대의 하얀 시트를 적셨다.

 

  "왜 울어. 울지 마. 그 스토커, 칼을 지니고 있더라고. 큰일 날 뻔했어. 네가 살아있으니 됐어."

 

  내 위로에도 소민의 눈물을 멎지 않았다.

  『똑똑』

  두 번째 노크 소리에 소민은 눈물을 닦았고, 난 작별 인사를 예측했다.

 

  "아, 이러다가 늦겠다... 그럼, 나중에 또 올게."

  "어, 어..."

 

  소민은 보이지 않는 복도로 갔고 어느 간호사가 들어왔다.

 

  "다행히도 복막염은 피할 수 있었어요. 정말 행운이네요, 대부분 흉기에 찔리면 복막염으로 죽어요."

  "복막염이오?"

 

  간호사는 많은 양의 주사들이 든 통을 길고 가느다란 서랍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네, 장기들을 덮고 있는 복막이 있는에 이 공간은 무균 공간입니다. 여기서 흉기에 찔려 무균 공간에 균이 들어가면 그게 복막염이에요. 심하면 균들이 혈관을 타고 폐로 이동하죠."

  "저... 죽을 뻔했군요..."

  "다행히도 파상풍 주사는 3년 전에 맞아서 걱정할 게 없어요. 쉬다가 퇴원하시면 돼요."

 

  간호사는 주사기를 툭툭 치면서 공기를 빼내며 말했다.

 

  "바지 조금만 내려주세요. 항생제 맞아야 돼요 그밖에 더 있어요."

  "아야..."

 

  잠시 눈을 붙였다 뜨니 노을이 지고 있었다.

 

  "노을은 정말 싫어..."

 

  난 혼잣말을 무의식적으로 내뱉었다.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은 거야."

 

  소리가 나는 왼쪽을 바라보니 효민이 있었다. 효민은 학교가 끝나고 바로 왔는지 교복 차림이었고 가늘고 긴 서랍 위 꽃병에는 꽃이 꽂혀있었다. 이러려고 물만 넣어놨나...

 

  "어제, 괜찮았어?"

  "네 걱정이나 해. 난 괜찮아."

 

  효민은 사과를 깎으며 말했다. 역시 병문안이면 복숭아랑 사과다.

 

  "나도 괜찮아졌어, 며칠 뒤면 퇴원해도 된대."

  "웃기네, 자 아~!"

  "아..."

 

  『쿰척쿰척』

  사과 달다...

 

  "있잖아 효민아... 나 정말 어제가 길었다. 말도 안 되게 말이야."

  "그건 나도야... 너 때문에 정말 고생했다고!"

 

  효민은 사과를 다 깎고 손을 씻으러 화장실로 갔다. 난 그 사이에 사과를 집어먹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예전처럼... 우리 다시 친해질 수 있을까?"

 

  효민은 사과를 먹고 있어서 대답할 수 없었다. 사실 내가 이때를 노린 거다.

  효민은 사과를 다 먹고 말했다.

 

  "아니..."

 

  그 말은 당연하다. 난 벌써 몇 번을 효민에게 사과했지만 효민은 아직 제대로 된 사과를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것이다.

 

  "꿈에서 말이야... 난 너한테 사과했었고, 너랑 손도 잡았고, 너랑 떡볶이도 같이 먹었고, 너랑 학교를 땡땡이쳐봤어. 그게 얼마나 재밌고 기뻤는데... 꿈에서는 계속 같이 있으면서 넌 미소를 놓지 않았어..."

  "..."

 

  난 천천히 흐르는 눈물을 무시하고 말했다.

 

  "미안... 괜한 말을 했네..."

  "참... 어제는 정말 길었지. 반복되는 오늘에, 오빠는 눈치도 못 채고, 난 말할 수도 없고, 부끄러워서... 창피해서...

  오빠는 그렇게 노력하는데 난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어서 미안해서..."

  "너..."

 

  다시 병실로 들어오는 바람에 커튼이 흔들렸고, 1인실이지만 둘이서 서로의 마음속 깊은 곳을 고백한다.

 

  "오빠- 계속 말 못 해서 미안해... 전부, 기억하고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효민은 구슬 같은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흘려버렸다.

  난 말로 할 수 없는 기쁨에 그만 효민을 안았다. 그녀의 팔은 날 감싸 안았고, 그녀는 소리 내며 울었다.

 

  칼바람이 부는 병원의 옥상, 떨어질 것 같은 난간에 몸을 기대어 청년의 노트북을 바라보며 위험천만하게 대화를 나눈는 그들.

 

  "쟤네들은 저럴 시간이 있을까~?"

 

  묘는 능청스럽게 말했고.

 

  "머지않아 알게 되겠죠."

 

  청년이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작가의 말
 

 리메이크 전 내용이니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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