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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능력1: 루트
작가 : 작휴
작품등록일 : 2018.11.8

언제나 과거에 사로잡혀있는 당신을 위해 조그만 선물 하나를 준비했습니다. 언제나 당신의 행동과 노력에 따라 변하는 갈대 같은 미래보다 과거가 튼튼하면 미래도 튼튼하다고 생각하여 이 능력을 드립니다.
부디 악용은 하지 말아 주세요.

 
『6』어제의 충격은 가시지 않고
작성일 : 19-01-01 02:16     조회 : 276     추천 : 0     분량 : 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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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무리 사고를 해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답이 안 나온 게 아니라 확실한 답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예측은 되지만 확신하는 답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침부터 시끄러워!!!"

 

  방문을 벌컥 열고 소리치는 효민, 난 눈물을 닦아내고 그녀에게 말했다.

 

  "어제가 몇 월 며칠이야? 그리고 어제 나랑 떡볶이집 갔는데, 기억나?"

  "날짜는 잘 모르겠고, 확실히 떡볶이는 안 먹었어."

 

  뭐, 내 인생은 항상 이랬지.

  몰두하고 있었던 것은 무언가의 결함으로 싫증 나기 일쑤였고, 얻고 싶은 것은 기회가 없어서, 실력과 능력이 없어서 얻지 못했다.

  설령 대단한 것이 아니었어도, 난 그것을 얻지 못했다.

 

  "알았어... 효민아, 너는 내일이 어떻다고 생각해?"

 

  잠시 시선을 돌렸다가 말하는 효민.

 

  "내일? 그러게, 이기적인 녀석인 것 같아. 자기 멋대로 날짜를 바꾸고, 되돌려 보내주지도 않아. 또 내일이 계속해서 찾아오면 예전의 어제를 점점 잊을 수도 있지. 내일이 두렵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기대되는 사람도 있겠네. 누군가는 내일을 볼 수 없는- 그런 사람일 수도 있겠고."

 

  뭔가 근사한 말을 남기고 효민은 배고프다며 내 방을 나갔다.

  뒤따라 나가자 현관에 있는 어머니와 마주쳤다.

 

  "다녀오세요."

  "그래, 오늘 늦게 오는 건 알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어머니는 웃으며 현관문을 여셨다.

  문이 닫히고 도어록이 잠기는 소리가 나오자 철컥하며 손잡이가 흔들렸다.

  맞벌이라 항상 집에는 나와 효민뿐, 어머니는 문이 잘 감겼는지 확인하고 가신 거라고 추측된다.

 

  "오히려 말 안 하는 쪽이 더 멋있나?"

  "뭐가 멋있어, 빨리 준비나 해."

 

  이를 닦으며 말하는 효민, 난 아침을 거르고 바로 화장실로 직행했다.

 

  지루한 준비를 끝내고 효민보다 한발 먼저 집을 나섰다.

  혹시 모를 가능성 때문에 그랬던 것이다.

  분명 이 앞에는 아침마다 만나는 이름 모를 여자가 대기하고 있을 확률은 100%.

  오늘의 아침은 할 얘기가 많은데 아무것도 모르는 효민이가 옆에 있다면 대화가 성립되지 않을 것이다.

 

  "안녕, 이제 내일에서 만나면 안 될까~?"

  "저도 그러고 싶은데요. 자꾸 오늘이 반복되잖아!!!"

 

  난 여자의 어깨를 힘껏 잡아 흔들며 말했다.

 

  "기껏 효민이한테 사과했단 말이야! 내일이 기대되기도 했단 말이야! 열심히 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단 말이야..."

  "그래서, 반복되는 오늘이 마음에 안 들어? 지옥 같아? 절망적이야?"

 

  다행히도 이성이 돌아와 여자의 어깨를 놓았고, 난 심호흡을 하며 생각했다.

  확실히 지옥은 맞지만 이걸 지옥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오늘이 반복되는 동안에 난 여태까지 느낀 적 없는 기쁨이란 감정을, 희망적인 정서를, 미래의 중요성을 얻었다.

 

  "거 봐~ 싫지는 않지? 그렇다고 해도 좋아 보이는 것도 아니네."

 

  장난스러운 웃음을 보여주며 내게 말하는 여자. 난 껄끄러워 눈을 피했다.

 

  "하하하! 얼굴 붉어진 것 봐~! 왜 그래? 왜 그래~? 부끄러운 거야? 부끄러운 거야~?"

  "얼굴 들이밀지 마세요! 그런 거 아니에요!"

 

  절대 부끄러워서가 아니다. 강조해서 다시 한 번 더 말한다, 절대 부끄러워서가 아니다.

 

  "귀재 너는 잘 해줄 거라고 믿어, 미안하지만 이런 현상이 너에게 나타났다고 해서 네게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지 마. 이런 현상과 너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보는 게 나아."

 

  『내가 주인공이 아니다. 』 이 문장이 머릿속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야, 노귀재! 듣고 있냐?! 또 지각이야 또!!! 너 진짜 죽을래?! 지각도 많이 하면 질리지 않냐? 어쩜 이리 한결같을까~? 내 속이 썩는다 썩어!!!"

 

  아침 조회가 끝나고, 난 소민과 만날 틈도 없이 담임에게 교무실로 불렸다.

 

  커피 냄새와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로 가득 찬 교무실에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날 꾸짖는 사람이 바로 나의 담임.

  체육이 주 과목이라 그런지 어깨는 넓적하고 팔다리에 근육투성이, 낮고 굵은 목소리에 짜리몽땅한 키.

  인간으로서 선생으로서 학생들에게 호 불호가 많이 갈리는 내 담임, 난 당연히 불 호다.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지.

 

  "이상하게 지각은 몇 번을 반복해도 질리지가 않아요. 그리고 제 경험상 대부분 여자들은 한결같은 남자를 좋아하죠, 그리고 속이 썩기 싫으면 하지 않으면 되잖아."

 

  내가 왜 이런 인간에게 설교를 받아야 하는 건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한심해서 대들기 시작해버렸다.

 

  "질리지가 않아?! 네 경험상 여자가 어딨어?! 되잖아?!?! 너 진짜 죽을래?!?!?!"

 

  담임의 고함으로 얼어붙은 교무실, 담임은 주위를 둘러보고 한숨을 쉬며 다시 자리에 앉았고.

  눈을 감고 관자놀이를 지그시 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담임이 말했다.

 

  "엎드려."

  "네."

 

  난 절대 담임에게 굴한 게 아니다.

  얼어붙은 교무실의 분위기에 나도 경직된 게 아니다.

  게다가 떨고 있는 건 더더욱 아니다.

 

  "몇 대 맞을래?"

  "아시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체벌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대로 몇 시간 동안 엎드리는 게 더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담임은 결국 내가 지각한 횟수만큼 내 둔부를 때렸다.

 

  "그렇다고 21대나 때리다니 진짜 당신 뭐 하는 사람이냐?! 요! 아니 진짜 이건 말도 안 되지! 요!"

  "하~ 엎드려."

  "네."

 

  회초리가, 회초리보다는 부러진 각목을 닮은, 그런 나무 막대기로 아까 맞았던 곳을 또 때리는 담임.

  교무실에 있는 교사들은 하나둘씩 일어나 내가 맞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고, 교무실에 있던 학생들은 귓속말로 내 업적을 떠들고 있겠지.

 

  "선생님! 귀재가 늦은 건 제 탓이에요... 그만 때리세요..."

 

  뜬금없이 날 변호하는 자는-

 

  "웃기지 마 소민아! 넌 아무 잘못도 없어!"

  "귀재 너 입 다물어. 소민아~ 그게 무슨 소리니~?"

 

  이거다. 이것이 내가 담임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다.

  예쁜 여자만 보면 실실 웃으며 험악한 얼굴로 작업을 거는 느낌이 든다.

 

  "사실..."

 

  소민이 날 보며 머뭇거리자 목소리를 낮게 깔고 나에게 말하는 담임.

 

  "야, 넌 이제 가도 돼."

 

  난 담임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인사도 하지 않으며 그냥 교무실 밖을 나왔다.

  교무실을 나와서 인기척에 뒤를 돌아보니 교무실 문 옆에 효민이 있었다.

  뭔가에 화가 난 듯이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대어 날 노려보는 효민.

  내가 뚫어져라 쳐다보자 차갑게 대꾸했다.

 

  "왜."

  "아니, 뭔가 화나 보여서."

 

  효민은 교복 치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켰다가 바로 끄고 핸드폰은 다시 치마 주머니로 향했다.

 

  "당연히 화났지. 너 때문에 소민이가 교무실로 갔는데. 게다가 1교시 시작까지 몇 분 안 남았어, 지각하면 네 탓이야."

  "그것도 내 탓이구나..."

 

  교무실의 문이 드르륵 열리더니 소민이 등장했다.

  바닥을 바라보며 한숨을 푹 쉬는 소민, 왠지 내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야 하는데- 그것보다 왜 소민이 날 감싼 것인지, 그것이 의아할 뿐이다.

  현재 소민의 기억으로는 나와 친해지자고 요청을 하지 않았고, 내가 그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으며, 내가 효민이를 슬프게 만드는 장면을 보지 못했고, 나와 효민이 떡볶이집에 있는 걸 발견하지 못했다.

  아직 친해지지도 않았는데 어째서 소민은 발 벗고 나서서 위기에 처한 날 도와준 것일까.

  어떻게 자신을 희생해서까지 남을 도와줄 수 있을까, 어째서 자신이 위험천만한 구렁텅이에 들어가 남에게 손을 뻗어줄 수 있을까.

  상냥하다거나 멋지다거나 그런 감상들이 난무하겠지만 전혀 아니니 그런 생각들은 휴지통에 버려라.

  자신이 돋보여야 살아가기 편해지는 이 세상에서, 자신을 밟고 올라갈 경쟁자일 수도 있는 사람을 구해준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지 잘 생각해 봐라.

  그렇다면 소민이는 순수하구나-라는 생각도 접는 게 좋다.

  이 정도로 순수하다면 세상을 살아가는데 발판밖에 되지 않으며 사람을 볼 줄 모른다는 의미이다.

  그럼 소민이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상냥하며 멋지고 순수하면서도 멍청하지만 완벽한 여자?

 

  예전의 오늘, 소민이는 나와 친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소민은 나와 친해지기 위해서 날 구해줬을까?

  바보냐, 그런 판단은 바보나 하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줄 알고 날 도와주는 것이냐.

  누군가에게 도움받았다고 그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간다고 믿고 있나, 틀리지는 않았다.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소민은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날 도와줬다, 이것을 누군가가 봤을 때 소민은 이용해먹기 아주 좋은 타입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타인을 도와주는 사람- 그런 사람은 잃은 만큼 얻기가 쉬우며, 속마음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와 더욱 친해질 수 있다고, 난 그렇게 생각한다.

 

  어느 의미로는 멋진 성격이지만, 정말로 중요한 사람을 도와주고 싶을 때에는 이런 타입이 발목을 붙잡는다.

  내가 잃은 게 그 사람의 마음이나 물건이 될 수도, 혹은 내가 될 수도, 혹은 나와 그 사람의 관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니까.

 

  "저기 듣고 있는 거야? 소민이가 너랑 친해지고 싶다잖아!"

 

  내 팔을 흔들며 소리치는 효민, 난 정신을 차리고 그들의 대화에 집중했다.

 

  "미안, 못 들어서 그런데 다시 한 번 말해줄래 소민아? 너한테 그 말을 듣고 싶어."

 

  사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서다.

  소민이는 분명 스토킹을 당한다고 들었다.

  아직 스토킹 당하는 현장을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효민이가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제 소민이가 왜 친해지자고 요청했는지, 그 이유를 알면 된다.

 

  "귀재야, 너랑 친해지고 싶어."

  "솔직히 말해, 왜 친해지고 싶은지. 거짓말하면 친구고 뭐고 아무것도 없으니까 알아서 해."

 

  머뭇거리는 소민, 잠시 고민하다 이윽고 입을 열었다.

 

  "사실은, 내 보디가드가 되어줘."

 

  이걸로 됐다.

  소민이는 사실 날 보디가드로 쓸 목적이었던 것임을 알았다, 그것으로 만족한다.

  이것으로 사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임무가 끝나는 순간 버림받아도 쓸데없는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아도 된다.

  이것을 본 누군가는 솔직함, 진실을 중요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진실은 있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며, 가장 근본적이기에, 어느 의미로는 깨끗하기에 타인을 상처 입히지 않는다.

  만약 진실로 인해서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면 그것은 진실에게 상처를 받은 게 아니라 진실을 덮고 있던 거짓에게 상처받은 것이리라.

 

  난 소민의 요청에 입을 열었다.

 
작가의 말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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