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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분노거래소
작가 : 순둥이
작품등록일 : 2018.12.31

자신의 본성을 감춘 채 상대방에게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오늘날의 현대인을 솔직담백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당신의 분노, 제가 사드리겠습니다"

 
[분노거래소] R17: 재회, 분노폭발, 분노거래소
작성일 : 18-12-31 22:53     조회 : 264     추천 : 0     분량 : 3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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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렵지 않아. 그럼 누구를 먼저 풀어주고 싶어?”

 

 녀석과의 죽음의 퀴즈가 시작되었다. 인간의 목숨을 유희로 밖에 여기지 않는 쓰레기. 고민된다. 누구를 먼저‥

 

 “여자부터”

 “좋아. 그럼 첫 번째 문제. 너의 분노의 원인은 학창시절 애들의 괴롭힘과 구타였다. 맞으면 동그라미, 틀리면 엑스.”

 

 아니야. 그거는 일부분일 뿐이야. 상담을 통해 어렴풋이 알게 되지 않았는가. 나의 분노는…나의 분노는…도대체 어디서 기인해 오는 거지?

 

 “10초주지. 대답 잘해야 할 거야.”

 

 이렇게 내 인생이 소극적이고 자신감 없이 변하게 된 원인은 그러한 배경도 어느 정도 한 몫을 했어. 하지만 인정하기는 싫어. 인정하는 거 자체가 내가 패배자라는 느낌을 주니까. 그래서 살아오면서 이를 부정해왔었어. 학창시절 아는 애들과 만나면 부끄럽고 무서운 나머지 피해 다니거나 모른 척 해오기 일쑤였다. 그렇다는 건 내 분노의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바로 저 이유 때문이라는 거잖아. 하지만…인정하게 된다면 내 자신이 보잘것없어져. 나는…나는…

 

 “시간됐다. 말해.”

 “……”

 “여자의 목이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는 걸 보고 싶다면 대답 안 해도 돼. 안 되겠군. K"

 "잠깐“

 “오, 이제 말하시게? 멈춰”

 

 

 

 “그래…맞아.”

 “뭐라고?”

 “맞다고. 동그라미야."

 

 한 순간의 정적. 이내 들리는 박수소리.

 

 “브라보. 브라보. 아주 잘 맞췄어. 정답이야. 풀어줘”

 

 K가 무표정한 얼굴로 엘리자베스를 풀어진다. 밧줄에서 풀어난 엘리자베스가 소리친다.

 

 “아버지. 그만하세요.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불러올 뿐이라고요. 그렇게도 모르시겠어요?”

 “아가야. 너는 모른다. 내게서 모든 것을 앗아간 그때 이후로 난 죽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너희 아버지는 말이야.”

 

 미스터 마가 양 손으로 턱 부분을 집는다. 그리고 가면을 벗기듯 얼굴 가죽을 천천히 들어올린다. 주름이 깊게 파이고 상처투성이의 얼굴이 갸름한 턱에 깨끗한 피부를 가진 여자의 얼굴로 바뀐다. 짧은 스포츠머리에서 윤기 나는 긴 생머리로, 몸에 부착한 특수 패드와 교정기를 벗어내자 늘씬한 여자의 몸으로 환골탈태한다.

 

 “엄, 엄마? 어떻게…”

 “살아있었냐고? 그 잘난 네 아버지 덕분이지.”

 

 분명 여자는 죽었다고 K가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말로 판명되었다. 내 눈앞에 버젓이 살아있으니까. 부활이라도 한 걸까.

 

 “확실히 그 사건 때 나는 복부에 심한 상처를 입고 다 죽어가고 있었어. 움직일 힘도 없었고 그냥 어서 시간이 빨리 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지. 그때였어. 구조대가 올라오기 불과 몇 십분 전, 네 아버지는 내가 있는 곳으로 일기장을 들고 왔지. 그리고 나를 업고 데려 간 곳은 바로 지하에 있는 수술실이었어. 예전 개인병원으로 운영되었을 때 간단한 응급치료를 목적으로 만든 작은 공간이었지. 나는 곧바로 수술대에 눕혀져 응급처치를 받았고 지금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을 보면 실력은 있었나봐

 

 그가 빠른 손놀림으로 수술을 금방 끝냈어. 그리고 다시 사무실로 올라가자마자 경찰과 구조대가 함께 오더군. 다행히 지하실에는 아무도 들여다 볼 생각은 안 했어. 며칠을 꼼짝없이 누워만 지낸지 몰라. 목이 말라 기어서 움직인 게 내 추측으로 일주일 후였던 것 같아. 어둡고 침침한 지하 수술실에서 눕거나 기어 다니는 채로 몇 년을 살았었지.

 

 한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다가 나중 가서는 배가 너무 고파지는 거야. 그런데 먹을 게 너무나 없어 지네나 바퀴벌레, 쥐 등을 생으로 잡아먹거나 천정에서 맺혀 떨어지는 이슬 등으로 목을 축였어. 목이 말라 근처에 쌓여있던 포도당액을 수도 없이 들이켰을 때도 있었다니까. 그나마 비축해둔 비상식량이 수술실 쪽방에 쌓여있었다는 사실을 늦게 안 게 후회스러운 일이었지. 밖으로 나와서야 알게 되었지만 사건 이후 분노거래소 주변을 출입금지구역으로 설정해 아무도 찾지도, 오지도 않았다는 거야.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몰라. 천천히 지하실 바닥을 집고 걷게 되었을 때 네 아버지가 다시 나타났어. 굉장히 초췌해진 모습으로 말이야. 우리 둘은 다짐했지. 복수하겠다고. 똑같이 고통을 맛보게 해줄 것이라고. 그래서 시작 된 거야. 『실험체사냥』이.

 

 이미 경찰이 고객명단이나 자료들을 증거로 가져가 사무실 안은 텅텅 비어있었지. 그러나 우리는 이럴 때를 대비해 사본을 만들어 놓거든. 벽난로 뒤쪽 공간의 비밀금고에서 사본들을 찾아 계획을 세웠어. 그리고 하루에 한 명씩. 피의 복수극이 시작되었어.

 

 물론 나에게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야. 그들 때문에 발생한 비극이 아니었거든. 그러나 그들은 달게 벌을 받아야 해. 서로 계약에 묶여 있는 몸이니까. 감히 실험체가 조물주를 상대로 반란을 일으킨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니.

 

 누구 때문에 지들이 새 삶을 얻고 달라졌는데. 어떻게 감정을 조절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는데. 바로 이 나 때문이라고. 어찌 보면 일종의 『회수』의 개념이지. 프로젝트는 사실상 성공적으로 끝났으니까.

 내 프로젝트가 어떤 것인지 이미 추측은 했을 거라 봐. 하지만 가장 원초적이면서 핵심적인 부분은 알지 못 했을 거야.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것. 억눌렸던 본능을 표출시켜 사회에 큰 혼란을 야기하고 환락의 세계를 만드는 것. 나아가서는 사람의 감정을 지배해 조종하는 것. 그것이 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적이지.

 

 더 이상 실험체사냥을 중지하자고 네 아버지가 간절히 애원하더군. 함께 자수하자고. 어딘가에 있을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자고. 나도 그걸 원했어. 하지만 되돌아가기에는 이미 늦어버렸어. 왜 그래. 여보. 지금까지 잘 해왔잖아. 알고 있어. 그래도 우리는 이 일을 완수해야해. 알잖아. 그만해. 미칠 것 같아. 나 당신을 죽일지 몰라. 그만 말해. 그만. 그만!”

 

 <여 교수가 허공을 보며 소리친다. 마치 누군가와 대화 하고 있는 듯이. 그러더니 한 손으로는 칼을 쥐고 있는 동작을 취하며 연신 위 아래로 찔러댄다. 소름끼치는 광경. 갑자기 칼질을 멈추고 고개를 푹 숙이며 중얼거린다.>

 

 “네 아버지는 죽었어. 정확히 말하자면 내 손으로. 그도 어쩔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일 뿐이었어. 나의 이상에 동조해준 이유가 나를 막기 위해서였다니. 어리석은 사람. 얼마 안 됐어. 계획 진행 중에 죽여 버렸으니까. 그런데 나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고 그이는 산 사람이었으니 그이를 대신할 필요가 있었어. 그렇기 때문에 난 미스터마가 되어 연기를 해야만 했지. 재밌었어. 철저하게 분장한 것도 있었지만 죄다 나일 거라고는 생각 못했을 테니까.

 뭐, 이제는 다 필요 없어. 부귀도, 영화도, 그 어떤 것도. 여기서 모두 죽는 거야. 나의 연구는 누군가 계승 할 테지. 자, 그럼 두 번째 퀴즈를 시작해볼까."

 

 <엘리자베스가 강한 충격을 받았는지 서럽게 흐느낀다. 임 회장은 어안이 벙벙한 채로 교수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J는 마음속의 강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를 지른다.>

 

 『전부 놀아 난거야. 그 여자의 간사한 계획에. 나도 실험체들 중 하나였던 거지.』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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