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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분노거래소
작가 : 순둥이
작품등록일 : 2018.12.31

자신의 본성을 감춘 채 상대방에게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오늘날의 현대인을 솔직담백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당신의 분노, 제가 사드리겠습니다"

 
[분노거래소] R15: 맞대면, 일기장, 분노거래소
작성일 : 18-12-31 22:52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3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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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지내셨나요. 미스터 마입니다.”

 “네. 거래는 완료되었는가요.”

 “물론입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관리 기간이 어제부로 끝나 오늘 전화 드린 겁니다. 다행히 기간 내 규정을 잘 지키셨군요.”

 “구매자는 알고 있던데 그거는 상관없습니까.”

 “물론이죠. 분노거래소와 연관이 없는 사람들에 한해서만 규정이 적용됩니다. 그 외에는 상관없습니다. 오늘 오후에 방문해주실 수 있습니까.”

 “좋습니다. 지금 출발하겠습니다.”

 “천천히 오십시오.”

 

 또 다시 올라가는 언덕길. 생각만큼 힘들다거나 가파르게 보이지 않는 건 확실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 굳은 나의 각오가 정신력과 체력을 지탱해준다. 그저 빨리 거래소에 들어가 거래를 끝내고 일기장도 손에 넣고 싶은 마음 뿐. 내 발걸음이 전보다 두 배나 빨라진다. 조급해 하지말자.

 

 거의 반 년 만에 다시 온 분노거래소. 달라진 건 없다. 여전히 음산한 분위기. 녹슨 철문을 힘껏 열며 거래소 안으로 들어선다. 아니, 들어서려다 잠시 멈췄다. 혹시 다른 곳 아닐까라는 착각까지 하게 만들 정도로 내부가 달라져있었다. 환한 불빛, 고풍스러운 인테리어, 초라하고 어두운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고급 양옥집 같다. 그러나 여전히 안내원은 없었다.

 

 잠시 달라진 내부에 정신이 뺏긴 사이 미스터마가 비열하게 웃으며 내 쪽으로 다가온다.

 

 “오랜만입니다.”

 

 왼손을 내미는 미스터 마. 오른손은 여전히 무언가를 만지작거린다. 처음 봤을 때처럼. 살며시 그의 손을 잡는다. 차가운 냉기가 흐른다. 마치 냉동 창고에서 오래 보관되어 있던 동태를 만지는 느낌이랄까.

 

 “오시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사무실로 가시지요.”

 

 복도에 걸어진 그림들도 전부 바뀐 듯하다. 우리가 이름을 대면 알만한 화가의 작품들로 걸어져 있었으니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다다랐을 때 나는 무의식적으로 옆에 놓여 있던 전신거울을 바라본다. 그러나 전신거울이 없다. 그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혹시…”

 “아, 전신거울 말씀하시는 건가요. 보기 흉해 내다 버렸습니다. 왜 그러시죠?”

 “아닙니다.”

 

 혹시 그때 내가 했던 말이 거슬려서 치워 버린 걸까. 중요한 단서가 아니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사이 어느덧 미스터 마의 사무실에 도착한다. 사무실 안은 처음 봤을 때 그대로였다. 소파에 앉으러 가면서 벽난로 쪽을 유심히 본다. 없다. 위에 놓여있던 일기장이 없다. 어떻게 된 거지.

 

 “마지막 완료 단계를 위해 증서를 가지러 가겠습니다. 홍차 한잔 드시고 계시지요. 향이 좋아 마음에 드실 겁니다. 금액은 조금 있다 계좌번호를 알려주시면 오늘 내로 바로 송금해드리겠습니다. 뭐, 아시겠지만 금액은 규정대로 100억입니다. 저희 거래소 역사상 최고금액이지요. 축하드립니다.”

 

 생긋 웃으며 미스터마가 사무실에서 나간다. 그가 나간 것을 재차 확인하고 바로 벽난로 쪽으로 간다. 확실히 없다. 어디에 숨겨놓았을까. 그의 책상으로 가보자. 책상 위에는 마치 시간이 정지 된 듯 처음에 봤던 그대로였다. 하지만 서랍은 안 열어봤었잖아. 뒷일은 생각지 않은 채 서랍을 열어보려 시도한다. 그러나 잠겨있다.

 

 불안해진다. 지금 이 기회가 아니면 다시 이곳에 올 일이 없어. 급한 마음에 서재에 책들을 뒤적거린다. 먼지들이 흩날린다. 그래도 없다. 발만 동동 굴린다. 발소리가 들린다. 우선 자리에 돌아가자.

 

 미스터 마가 사무실로 들어온다. 그리고 내게 금색 종이 한 장을 건네준다.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 『거래증서』. 밑에는 100,000,000,000이라고 쓰여 있었다. 내용은 이러하였다.

 

 - 귀하는 분노거래소에서 해당 분노를 위에 적혀진 금액으로 판매하였습니다. 또한 거래소의 규정을 모두 준수하였고 판매 후 발생될 불이익이나 돌발 상황은 전부 판매자 책임입니다. 이에 동의하였으므로 거래를 완료하였다는 증서를 드립니다. -

 

 “다시 축하드립니다. 여기에 사인만 해주시면 됩니다. 제 사인은 미리 해놓았으니 걱정 마시고요.”

 

 서명을 하려고 하는데 손이 떨린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방문하였는데 이제는 정말로 거래해버리다니. 식은땀이 난다. 사인이 끝났다. 100억이 내 것이다.

 

 “계좌번호 확인 했습니다. 이로써 모든 거래가 끝났군요. 어떠신가요, 소감이.”

 “얼떨떨합니다.”

 “다들 그렇게 말하더군요. 그래도 잊지 마십시오. 당신의 분노가 다른 이에게는 삶의 변화를 제공해 줄 귀중한 재원이 된다는 점을 말입니다. 가셔도 됩니다.”

 

 끝난 건가. 그런데 지금 가면 일기장을 찾지 못해.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끌어야하는데…

 

 “미스터 마.”

 “무슨 일이시죠.”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이 분노거래소를 라운딩해보고 싶은데요. 안내 좀 부탁 드려도 될까요.”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목적이 있기에 억지로라도 시간을 끌어야한다.

 “알고 싶으신가요. 그저 2층으로 구성된 허름한 건물일 뿐인데.”

 “상관없습니다. 잊지 않으려고요. 당신도, 분노거래소도.”

 

 미스터 마가 크게 웃는다. 설마 내 입에서 그런 간지러운 말이 나올 줄은 몰랐을 거다.

 

 “좋습니다. 1층부터 안내해드리죠.”

 

 그를 따라 1층에서 2층까지 안내를 받아 둘러본다. 1층에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복도와 걸어진 그림들, 그리고 자물쇠로 잠겨져있는 지하실 문으로 구조되어 있었다.

 

 “지하실문은 왜 잠가 놓은 건가요.”

 “별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사용하지 않아서요.”

 “지하실도 둘러볼 수는 없습니까?”

 “죄송하지만 안 됩니다.”

 

 단호한 그의 말. 무언가 수상쩍다.

 

 “2층에는 제 개인용 사무실과 작은 방 하나가 있습니다. 그 방에서 먹고 자고하죠. 나머지 방들은 예전에 사무실로 쓰여 졌던 곳입니다. 지금은 고객들 자료를 모아놓은 창고로 활용하고 있죠. 참, 저기 저 계단은 3층이 아닌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옥상도 자주 올라가지 않아 지금은 이렇게 자물쇠로 채워놓았죠.”

 “그렇군요.”

 

 끝이다. 분명 사무실에 없다면 저 작은 방 안에 있을지 몰라. 마지막으로 시도해보자.

 

 “그럼 이것으로 라운딩은 끝내겠습니다."

 "저기, 저 작은 방도 구경할 수 있겠습니까. “

 

 당황한 표정의 미스터 마. 그럴 만도 하겠지.

 

 “오늘 좀 이상하군요. 보통 일반 고객들은 이곳을 빨리 나가고 싶어 하던데요. 특별히 손님은 제 VIP고객이라 신경 써 라운딩까지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제 사생활까지 엿 보시려 는 건도가 너무 지나쳤습니다.”

 

 맞는 말이야. 나도 원치 않다고. 하지만 그 일기장이 내게는 필요해.

 

 “돌아가 주십시오. 평소답지 않군요.”

 

 어쩔 수 없다. 일기장은 추후에 노리던지, 아니면 포기하는 수밖에.

 

 “감사했습니다. 수고하십시오.”

 “마중은 해드리겠습니다. 같이 가시지요.”

 

 <현관문 앞으로 나가던 두 남자는 갑자기 들이닥친 K의 모습에 놀란다.>

 

 “J, 미스터마를 잡아요. 어서.”

 

 있는 힘껏 미스터마의 두 팔을 잡아 넘어뜨린다. 순간 오른손으로 만지작거리던 괴상한 물체가 어디론가 굴러간다. 재빨리 문을 닫아 누가 오는 지 살펴보는 K.

 

 “이게, 무슨 짓입니까.” 미스터마가 다급히 말한다.

 “일기장 어디 있어.”

 “뭐라고요.”

 “당신 아내가 유품으로 남긴 일기장 어딨냐고.” K가 미스터마의 면전을 향해 크게 소리친다.

 “사무실로 끌고 가요. 난 좀 뒤져 볼 테니”

 

 <1층을 쥐 잡듯 수색하는 K. J는 미스터 마의 양 팔을 뒤로 묶은 채 2층에 있는 그의 사무실로 데리고 올라간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전선으로 그를 의자에 꽁꽁 묶는다. 그리고 사무실 안을 세심히 살펴본다.>

 

 “후회하게 될 거요. 일기장은 이곳에 없으니까.”

 “그건 찾아보면 알게 되겠죠. 저도 이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어서 자리를 뜨는 게 좋을 텐데. 그러다 죽을라.”

 “누구에게? 내가 죽는다고?”

 “규정을 어겼으니까. 당신은 살아서 여기를 못 빠져 나올 거요.”

 

 화가 난 나머지 나는 그의 복부를 주먹으로 수차례 가격했다. 숨이 막혀 그런지 아니면 벌써 이 정도에 나가떨어졌는지 고개를 축 늘어뜨린 채 그가 기절한 것 같다. 다시 찾아본다. 그러나 보이질 않는다. 젠장, 어디에 있는 거야.

 

 『안 보여. 끝이 없는 사막을 걷는 듯한 이 기분. 말로 표현 못 할 정도의 짜증. 내 안의 분노가 다시 표출되어진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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