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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분노거래소
작가 : 순둥이
작품등록일 : 2018.12.31

자신의 본성을 감춘 채 상대방에게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오늘날의 현대인을 솔직담백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당신의 분노, 제가 사드리겠습니다"

 
[분노거래소] N1: 허무주의자, 분노거래소
작성일 : 18-12-31 22:42     조회 : 245     추천 : 0     분량 : 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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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게 싫다. 왜 그러냐고. 왜 사는 지에 대해 잘 모르겠으니까. 그렇다면 죽으라고 부추기는 종자들도 분명 있겠지. 그런데 죽는 건 더더욱 싫어. 너희들은 날 몰라. 그러니 함부로 지껄이지들 말라고.

 

 오늘 가는 곳도 인생의 실패자, 쓰레기들이 오갈 데 없어 모이는 곳이란다. 그 곳에 가는 나도 그들과 같은 취급이라 이건데‥어찌 보면 반은 맞는 말이야. 사는 게 무의미해졌다는 거 자체가 이를 반증해주니까. 안 그래?

 주변에서는 나를 이렇게 생각하겠지.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 알파 걸(Alpha Girl), 능력 있는 여자. 그럴만한 재력과 경력을 갖추고 있으니까. 겉으로는 우러러보고 좋아라하지. 하지만 실상 내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거나 도움을 필요로 할 때에는 모르는 척 거절해버리는 이중인격자 버러지들.

 

 그런데 뭔 언덕길이 가도 가도 끝이 안 보여. 며칠 전에 큰 맘 먹고 장만한 힐 다 망가지겠네. 그게 얼마나 구하기 힘든 명품 중의 명품이라고. 가면 사장에게 큰 소리 쳐야겠어. 진짜 다시 생각해도 내가 왜 거기를 가야하는지 웃음만 나온다.

 

 분노거래소? 분노를 사고 팔 수가 있나? 여느 사이비집단이나 유령회사 같은 곳인 게 분명해. 아니면 인신매매나 오컬트 집단인일 수도 있지. 어차피 상관없잖아. 나는 내 인생 자체를 부정하며 살아왔는데 죽건 납치당하건 하늘의 뜻이지 뭐.

 

 거기를 알게 된 건 우리 오빠 때문이었다. 평생 놀고먹던 백수가 어느 날 우리 가족 앞에 떡 하니 보여준 수 천 만원이 든 통장.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었다. 땀 흘려 번 돈이라기보다는 도박이나 다른 부정적인 행위를 통해 얻은 검은 돈이라고 생각했었다. 반은 맞췄다. 자신의 분노를 팔아 받은 돈이라고.

 

 오빠의 말에 부모님은 충격을 받으셨는지 할 말을 잃으셨고 이내 호되게 야단치셨다. 분노를 팔아 번 돈이라는 것을 도저히 믿지 않으시는 눈치였다. 제정신이냐고. 마치 보증이나 사채를 빌려 쓴 것처럼 오해받은 오빠는 그렇게 몇 달간을 가족들의 눈치를 살피며 조용히 지내야만 했다. 어느덧 한 밤중의 소동은 서서히 묻혀가는 가 싶더니만 또 다시 터지고야 말았다. 그것도 아주 크게.

 

 평소의 오빠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집에서 놀고먹기는 해도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여느 때처럼 엄마와 오빠가 말다툼을 하던 도중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한 귀로 듣고 흘리던 오빠였지만 그 날만큼은 달랐다. 화를 주체하지 못했는지 어머니에게 손찌검을 한 것이다.

 

 놀란 나는 즉시 아빠와 경찰에게 알리었고 다행히 별 사고 없이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어딘가 오빠의 표정하며 몸짓이 이상해보였다. 불안해하고 초조한 모습. 아버지도 신경이 쓰이셨나본지 오빠에게 정신감정을 받으라고 권유하였다. 그리고 몇 번의 저항 끝에 반강제적으로 정신병원으로 끌려간 오빠는 지금까지 그 곳에서 치료 중에 있다.

 

 오빠에게 갖다 줄 옷가지하며 물품들을 가지러 방에 들어간 적이 있다. 나름 꼼꼼한 성격 탓에 내 방보다 깔끔하고 정리정돈이 잘 된 그 방이 어느 새 돼지우리가 되어버렸다. 안타까운 마음에 방 청소를 하던 도중 발견한 한 장의 증서. 붉은색 도장이 선명하게 찍힌 그 종이에 적힌 한 단어. 『분노거래소』

 

 저 곳이 오빠가 분노를 판 곳이구나. 그 곳에 가면 무언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며칠 동안 조사를 해보았지만 분노 거래소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조사를 하면 할수록 더욱 알고 싶어지는 강한 충동. 그 때문인지 몰라도 회사에는 휴가를 내고 미친 듯이 수소문하였다.

 

 그래도 별 소득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오빠의 증서를 카메라로 찍어 각 인터넷 자유게시판에 업로드 하였다. 제

 목은 언제나 『분노거래소를 아십니까?』 달리는 리플은 족족 욕 아니면 모르겠다는 반응. 여기서 조사는 마무리해야만 했다.

 

 며칠 후. 회의 도중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당신의 분노, 감정해 드리겠습니다. 약도와 자세한 내용을 이메일로 보냈으니 확인해주십시오.”

 드디어 찾았다. 회의가 끝나고 바로 메일을 확인하였다. 순간 날 섬뜩하게 만든 문구.

 

 - 난 너의 분노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강한 이끌림이라는 게 바로 이런 느낌일까. 정신이 혼미해진다. 궁금해졌다. 나의 분노는 어떤 걸까. 오빠에 대한 복수나 분노거래소에 대한 궁금함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최근 들어 더욱 심해진 나의 허무주의는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하다고 온 몸으로 알리고 있었다. 자위나 격렬한 키스를 해도 얻을 수 없었던 말로 형용 못할 이 떨림, 전율. 가야만 한다. 가서 나의 분노를 평가받고 싶어. 돈도 받고 싶고 새롭게 태어나고 싶어.

 

 그래서 이렇게 가고 있건만 다리도 아프고 힘들다. 혹시 저기 저 건물인가. 굉장히 오래되어 보이네. 기분 나빠. 들어가기 싫다 정말. 어라? 저기 사람 한명 나온다. 표정이 똥 씹은 것처럼 왜 저래. 그냥 가지말까. 어? 내 쪽으로 오네. 저리가. 이 더럽고 냄새나는 놈아.

 

 “아가씨. 혹시 저기 가려는 거요?”

 “네. 왜 그러시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소. 돌아가는 게 좋을 거요.”

 

 이게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야. 힘들게 왔는데 다시 돌아가라니. 후줄근한 양복에 큰 네모란 안경. 벗겨진 머리에 덥수룩한 수염‥노숙자인가.

 

 “아저씨가 저에게 이래라 저래라 말 할 처지는 아닌 것 같은데요?”

 “물론 그렇지. 아가씨도 보나마나 분노를 팔거나 사러 온 걸 테고.”

 “그래서요?”

 “충고하지. 분노는 절대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게 아니야.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을 사고판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그리고 이치에 어긋나는 일의 결말은 항상 베드엔딩이지.”

 “이 아저씨가 보자보자 하니까 자꾸 재수 없는 소리만 하네. 이봐요.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어서 가던 길이나 가세요. 별 미친놈 다보겠네.”

 

 갑자기 저 거지같은 게 지 시뻘건 두 눈을 동그랗게 뜬다. 뭐야 정말.

 

 “하하하하. 어이가 없군. 내 충고를 거절한 대가는 언젠간 달게 받을 거요. 허영심으로 가득 찬 당신의 분노가 과연 어떻게 평가받을 지 내 지켜보겠소. 마음대로 하시오.”

  흥. 도대체 저 곳이 뭐 길래 그러는 거야. 오기가 잔뜩 생기는데? 가자 그냥.

 

 <긴 생머리의 키가 큰 젊은 여성 하나가 분노 거래소에 들어간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초라한 차림을 한 중년의 남자가 씁쓸한 표정으로 가던 길을 마저 간다. 이윽고 두 사람의 말다툼을 지켜보던 또 다른 한 사람이 펜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적는다.>

 

 『…생각보다 깔끔하고 인상적인 인테리어의 내부. 흡사 미술관에 온 느낌이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여기서부터 R과 N으로 분기가 나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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