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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러브 크리에이터
작가 : 모모제인
작품등록일 : 2018.12.31

 
6. 직진남 정마루
작성일 : 18-12-31 22:36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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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직진남 정마루

 

 거실에서 택배를 정리하는 설아 옆에 삼촌 현수가 다가왔다.

 

 “이거 다 뜯으면 되는 거니?”

 

 “네?”

 

 설아에게 현수는 삼촌이라고는 하지만 엄마 아빠가 돌아가신 뒤 장례식장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다. 같이 사는 다임은 엄마가 살아계실 때 집에 여러 번 놀러왔었지만 현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법률상 가족이자 자신의 보호자인 현수가 설아는 많이 낯설었다. 설아가 뭐라고 대답을 하기도 전에 현수는 옆에 앉아서 택배 상자를 뜯기 시작했다.

 

 “넌 받은 거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바쁘겠다. 학교도 다니는데 이런 거 다 혼자 하면서 대단하다.”

 

 “늘 해오던 거라 금방해요. 한솔이는... 자요?”

 

 “응, 오늘은 낮잠은 짧게 자더니 이 시간에 잔다. 이따 깨겠지.”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아빠를 닮은 사람. 아빠를 닮아서 선한 눈매를 가진 사람. 설아는 돌아가시기 전에 자신을 동정한다고 말했던 엄마가 미웠고, 이집이 싫고, 그래서 한솔이까지 외면하고 싶지만 어쩐지 삼촌인 현수에게는 마음이 갔다. 늘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아빠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혹시...”

 

 “네?”

 

 현수는 한참 뜸을 들이더니 어렵게 말을 꺼냈다.

 

 “설아 너 혹시 내 웹툰 본 적 있니? 아니... 난 니 영상 올라오면 보거든. 좋아요도 누르고...”

 

 설아는 뜨끔했다. 호기심에 몇 편 보다가 그림체가 엉망이라 집중이 안 돼서 관뒀기 때문이다.

 

 “웹툰은 잘 안 봐서요... 가끔 짧은 웹툰은 좀 보는데... 줄거리 있는 건 잘 안 보게 되더라고요...”

 

 “그래? 사실... 이번에 하는 거 곧 끝내고 나도 다시 짧은 개그 웹툰 같은 거 그려보려고 하는데... 아이디어 잘 안 떠오르네...”

 

 설아에게 축 처진 현수 삼촌에 어깨가 너무 쓸쓸해 보였다.

 

 “그런 거 하시면 어때요?”

 

 앉아서 택배 박스를 정리하던 현수가 눈을 반짝이며 설아를 쳐다봤다.

 

 “뭐? 아이디어 있어? 뭔데?”

 

 설아는 불쌍한 유기견 같은 현수의 눈을 보자 자기도 모르게 도움을 주고 싶어졌다.

 

 “지금 한솔이 돌보고 계시잖아요. 그걸로 육아 웹툰을 그리셔도 좋을 거 같은데... 처음으로 아기를 키우면서 알게 되신 거 느끼신 거 잘 정리해서 그리시면 호응 많이 받으실 거 같아요. 한솔이는 아기니까 특별히 그림 실력도 필요하지 않을 거 같...”

 

 설아는 그림 얘기를 꺼내 삼촌인 현수의 자존심을 건들인 건 아닌지 아차 싶어서 말을 흐렸다. 다행이 현수는 설아의 아이디어에 정신이 팔려 그림 얘기는 신경도 쓰지 않는 거 같았다.

 

 “그래! 육아 웹툰! 그거 괜찮다. 너 정말 똑똑하다. 아빠 닮았구나. 어릴 때부터 현기는 엄청 똑똑했어. 나랑은 달랐거든.”

 

 “저... 아빠 친딸 아닌 거 아시잖아요...”

 

 “아... 그렇지.... 그래도! 현기가 뭐든 잘 가르쳐 줬을 거 같아서... 그 녀석 친절해서 가르쳐 주는 것도 잘하거든... 그리고 현기가... 내가 답장 한 번 안 해도 너 입양했을 때부터 니 사진 많이 보냈었어. 너 똑똑하고 예쁘다고 칭찬도 자주 하고... 니 영상 링크도 보내서 내가 너 초창기 구독자 중 한 명이야... 그러니까 내 말은... 현기가 너 자랑 많이 했다고. 그래서 장례식장에서 처음 봤는데도 되게 익숙하더라. 니 얼굴은...”

 

 현기의 말에 설아는 눈물이 고였다. 설아는 그걸 들키고 싶지 않아 택배 상자를 안고 일어섰다.

 

 “남은 건 제가 방에 가서 할게요.”

 

 방문을 닫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설아는 울음소리가 새어 나갈 것 같아 손으로 입을 막고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 있던 설아가 전화기 진동 소리에 눈물을 멈췄다. 정마루였다. 웃기는 필터로 찍은 사진이었다. 손가락 하트를 하고는 텍스트까지 첨가해서 보내온 사진.

 

 - 유설아랑 첫 문자 기념! 오늘부터 친구 1일!

 

 설아의 입에서 피식 웃음이 났다. 사진에 이어 문자가 왔다.

 

 - 내일 학교에서 모른척하기 없다. 잘 자♡

 

 설아는 등교를 하자마자 마루에게 간식 더미를 선물 받았다.

 

 “짜잔~ 니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편의점에 있는 거 다 털어왔어. 음료수 초콜릿 젤리 과자 빵! 이거 다 니 선물이야! 자 받아!”

 당황한 설아 옆에 남자애들이 몰려 들었다.

 

 “마룻바닥, 그거 뭐냐. 웬 과자. 먹어도 되냐?”

 

 “안 되지. 이건 내 새 친구 설아 줄 거야. 그리고 설아 앞에서 마룻바닥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얼~ 마룻바닥 연애하냐~”

 

 “유설아, 너 정마루랑 사귀냐?”

 

 “뭐야, 뭐야, 오늘부터 유설아가 정마루 여친임?”

 

 “아직 친구야! 친구! 우리 설아 남자는 좀 불편해 하니까 저리들 꺼져라.”

 

 “과자만 내 놓으면 꺼져 줄마.”

 

 방에서 좀 잘 놀고 명랑하다 싶은 남자애들은 다 설아와 마루 주변으로 모여 들어 과자를 뜯기 시작했다. 그 순간 설아는 주변 여자애들의 눈빛을 읽었다. 질투하는 눈빛. 설아가 자리를 피하려고 몸을 뺀 순간 과자를 들고 도망가던 남자애의 발에 걸렸다. 넘어지는 설아의 어깨를 붙잡아 준 건 효찬이었다.

 

 “괜찮아?”

 

 “응, 고마워.”

 

 효찬은 설아를 세워준 후 마루를 불렀다.

 

 “정마루!”

 

 마루는 간식들을 뺏기지 않으려고 친구들과 투닥거리다 자신을 부르는 효찬을 쳐다봤다.

 

 “왜 불러?”

 

 “전학 와서 모르나 본데, 학교에서 쓰레기 생기는 간식은 금지야.”

 

 “그런 게 어딨냐? 배고프면 먹는 거지.”

 “그럼 니가 다 치울래?”

 

 “뭘 치워?”

 

 효찬이 손가락을 가리킨 곳에 서로 뺏다가 터져서 바닥에 쏟아진 과자들이 널려 있었다. 그때 담임이 교실에 들어왔다.

 

 “거기 뭐야? 바닥에 그 과자 부스러기들 다 뭐야?”

 

 효찬이 마루를 지목하며 말했다.

 

 “선생님, 정마루가 교칙을 몰라서 실수로 사 왔으니까 자기가 다 치우겠대요.”

 

 “그러냐? 그럼 오늘 주번은 정마루가 해라. 수업 시작하기 전에 빨리 치워!”

 

 효찬은 마루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태어나서 빗자루질 처음해 보지? 수고해라.”

 

 그 이후로도 마루의 설아 바라기 행동은 끊이지 않았다. 매일 핸디 선풍기며 머리띠며 운동화며 선물을 남발했다. 점심을 같이 먹자고 따라 붙는 것도 일상이었다. 참다못한 설아가 어수선한 종례 시간에 조용히 마루에게 말했다.

 

 “집에 가서 전화할 테니까 꼭 받아.”

 

 마루는 집에서 과외를 받으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설아의 전화를 기다렸다. 벨이 한 번도 채 울리기 전에 전화를 받았다. 과외선생님이 어이없어하자 손으로 비는 시늉을 하며 입모양으로 말했다.

 

 ‘짝사랑. 짝사랑. 제가 짝사랑하는 애에요.’

 

 과외 선생님도 그런 마루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고는 책을 덮었다.

 “지금 통화할 수 있어?”

 

 “그럼 당연하지. 니 전화만 기다렸어. 사실 내가 할까 했는데 너 영상 작업 중이면 방해되니까 참았지. 나 잘했지?”

 

 “저기, 너 학교에서 안 그래 주면 좋겠어.”

 

 “뭘? 안 그러면 좋겠는데?”

 

 “나한테 이유 없이 선물 주는 거, 점심 먹자고 하는 거, 교실 이동할 때마다 같이 가자고 하는 거... 그런 거 말이야.”

 

 “왜? 난 니가 좋아서 친해지려고 그런 건데.”

 

 “마음은 고마운데 난 주목 받는 거 불편해. 너는 반에서 인기 있는 애라서 다들 쳐다본단 말이야.”

 

 “인기야, 나보다 니가 더 많지. 너 구독자 수 장난 아니잖아. 우리 반 애들도 대부분 니 구독자일 걸.”

 

 “인터넷 말고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쳐다보는 거, 불편해 난...”

 

 “너 무슨 트라우마 있어? 내가 주치의 소개시켜 줄까?”

 

 “주치의?”

 

 “응. 내 정신과 주치의. 우리 엄마가 나 공부시키려고 어릴 때 심리치료라고 뻥치고 ADHD 약 타서 먹이고 그랬거든. 권효찬이나 임모나도 아마 그런 거 다 당했을걸.”

 

 “무슨 얘기야?”

 

 “나랑 권효찬 임모나 초등학교 동창이야. 우리 초등학교 애들은 대부분 그 약 먹었을걸. 엄마들 사이에서 엄청 유행이었거든. 지금도 나 강제로 과외 받고 있어. 카드로 댄스 학원 결제했다가 걸렸거든. 우리 엄마는 정말 포기를 모르는 여자야. 근데 니가 공부 잘하는 남자 좋다면 나도 진지하게 공부해 볼 생각은 있어. 어때? 넌 어떤 스타일이 좋아?”

 

 해맑게 마구 수다를 떠는 마루의 목소리에 설아는 잠시 정신이 멍해졌다.

 

 “왜 말이 없어? 넌 어떤 남자 스타일이 좋아?”

 

 “그런 거 없어. 나 남자한테 관심 없어.”

 

 “설마 너... 레즈야... 여자가 좋아? 모나네 반에 우주라는 애. 너 걔랑 친하던데 걔랑 사귀는 사이야?”

 

 “아니, 그런 얘기가 아니고. 그냥 아직 남자랑 사귀고 그러는 데 관심이 없다고.”

 

 “아~ 그럼 아직 남친 사귄 적도 없겠네. 소문대로 모쏠 맞구나. 첫 남친은 어떤 스타일이었음 좋겠어? 내가 다 맞춰 줄게.”

 

 도돌이표처럼 진행되는 통화에 질린 설아가 말을 딱 끊었다.

 

 “남친 사귀고 싶은 생각 없고. 제발 학교에서 나한테 관심 안 표현해 주면 고맙겠어.”

 

 “좋아하니까 그런 건데 어떻게 표현을 안 하냐?”

 

 “너 때문에 날 싫어하는 여자애들이 생기기 시작했단 말이야.”

 

 “그게 무슨 소리야?”

 

 “니가 자꾸 그러면 너한테 관심 있는 여자애들이 날 미워하게 된다는 얘기야.”

 

 “아하! 내 인기가 문제구나. 미안, 그 생각은 못했네. 인기가 많아서 미안하다.”

 

 설아는 뻔뻔한 마루의 태도에 질려 전화를 끊어버리고 싶어졌지만 꾹 참고 마루를 설득하기로 했다.

 

 “그래, 너 인기 많으니까 나한테 그러지 마. 부탁해.”

 

 “애들 눈에 안 띄면 되는 거네. 그럼 학교 말고 다른 데서 만나자.”

 

 “사람들 눈에 안 띄는 곳이 어디 있어. 요즘은 다 폰 들고 다니면서 사진 찍고 그러잖아. 같이 있는 사진 인터넷에라도 올라가면 학교에서 지금보다도 더 주목 받을 거야.”

 

 “그건 내가 알아서 생각해 볼게. 눈에 안 띄는 장소 찾으면 데이트 하는 거다. 약속~”

 

 “데이트라니? 무슨 소리야? 그 말이 아니잖아... 내 말은...”

 

 “설아야, 미안. 나 빨리 과외 끝내고 데이트 장소 섭외하려면 통화 이만 해야겠다. 내일 학교에서 보자~ 안뇽~”

 

 도무지 말을 들을 생각은 않고 통화를 먼저 끊어버린 마루에게 벙찐 설아는 통화종료음이 들리는 전화기를 귀에서 쉽게 떼지 못했다.

 

 다음 날 학교에 등교하자마자 마루는 모나의 반을 찾아갔다.

 

 “야, 임모나! 얘기 좀 하자.”

 

 “무슨 얘기?”

 

 “너 니네 집에 애들 불러서 파티 자주하지?”

 

 “그랬지. 이 동네로 이사 오기 전에는.”

 

 “뭐야? 너네도 옛날에 살던 집 팔았냐?”

 

 “팔기는 무슨... 엄마는 금요일이면 옛날 집으로 가 버려. 아빠는 어차피 집에 자주 안 들어 오니까 상관 안 하는 눈치고. 나는 귀찮아서 그냥 새 집에 있고. 좀 좁아서 그렇지 살만 해.”

 

 “그럼 너 새 집에서 파티 좀 열어라. 조촐하게 몇 명만 초대하는 프라이빗한 파티.”

 

 “누굴 초대하라고?”

 

 “나랑 유설아.”

 

 “유설아는 괜찮은데 내가 너를 왜 초대해?”

 

 “좀 도와 줘. 내가 유설아랑 데이트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어.”

 

 “너 유설아랑 사귀어?”

 

 “아직은 아닌데 열심히 노력 중이지. 금방 사귀게 될 거야.”

 “뭐... 나도 유설아랑 친해지고 싶으니까. 좋아.”

 

 “아참! 근데 남자 하나에 여자 둘이면 니가 좀 쓸쓸하지 않을까?”

 

 “쓸쓸은 개뿔. 니가 나한테 남자가 될 수 있을 거 같냐?”

 

 “니 남자 파트너도 초대하자.”

 

 “내 남자 파트너? 이 학교에 그럴 애가 있냐?”

 

 “요즘 소문 완전 파다하던데 너랑 권효찬, 집안끼리 정한 그런 사이 아니야?”

 

 “아... 권효찬, 난 또 누구라고...”

 

 “약혼잔데 너무 관심 없는 거 아니냐.”

 

 “약혼은 무슨... 난 권효찬 같은 타입 관심 없어.”

 

 “그래도 남자 하나 모자라니까 권효찬도 초대한다, 괜찮지?”

 

 “니 맘대로 해. 주말엔 이쪽 집 빌 테니까 니가 알아서 데려와. 대신 유설아 안 오면 파티는 취소다. 꼭 데리고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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