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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짜여진 판을 뒤엎으러 왔습니다.
작가 : 단추씌
작품등록일 : 2018.12.2
짜여진 판을 뒤엎으러 왔습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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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하나뿐인 어머니를 여읜 화연.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없어 답답해 하는 명복. 파란만장한 조선 궁궐 안에서 둘의 스토리가 펼쳐진다!

 
20화. 그 후 우리...
작성일 : 18-12-31 22:34     조회 : 293     추천 : 0     분량 : 3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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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여긴...어디지?"

 

 자신이 봐 왔던 세상하고는 몹시 다른, 참으로 몽환적인 풍경에 화연은 잠시 넋을 잃었다. 천상의 뜰이라는 게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참으로 아름답고 따스한 색감들이 화연의 눈을 가득히 채웠다.

 

 한참을 구경하고 있던 중, 갑자기 나비가 화연의 손으로 날아 들었다. 날개는 주황색과 노란색이 얽혀 색을 내고 있었고, 날갯짓은 화연을 다독이려는 듯 부드러웠다.

 

 "참으로 아름다운 나비로구나..."

 

 단 두 가지 색만으로 빛나고 있는 나비가 참으로 아름다워 화연은 눈을 뗄 수 없었다. 화연은 한참 동안 손 위에 앉은 나비를 응시했다.

 

 "부럽다. 나도 너처럼 나비였으면 좋겠구나..."

 

 화연의 넋두리가 듣기 싫었는지, 아니면 화연의 눈빛이 부담스러웠는지 나비는 날개를 펴 화연에게서 날아갔다. 이대로 놓쳐버리면 무언가 아까울 것 같았기에, 화연은 나비를 쫓아갔다.

 

 부드러운 날갯짓을 따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화연의 발걸음이 어느 한 지점에서 멈춰 섰다. 화연의 현실에서 있었던 곳. 뇌리에서 지울 수 없는 곳.

 

 "여기는...숙소의 뒷뜰이 아닌가?"

 

 갑자기 화연의 눈 앞에 그날의 장소가 펼쳐졌다. 구름 위를 밟고 앉은 달빛은 참으로 아름답게 빛나고, 짙은 청색의 밤하늘에는 하얀 별들이 촘촘히 박혀 빼곡히 빛나고 있던 하늘.

 

 그리고, 고종과 함께 있었던 궐 안의 숙소 뒤편.

 

 모든 것이 화연의 기억 그대로 펼쳐졌다. 그날의 풍경. 그날의 느낌. 그리고...

 

 "화연아..."

 

 그날의 고종.

 

 자신을 세상 무엇보다 사랑한다는 듯 바라봤던 그 애틋한 눈빛. 그 눈빛을 다시 한번 더 마주하자, 화연은 눈물이 솟구쳐 올랐다.

 

 "폐하..."

 

 "보고 싶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화연은 고종에게로 천천히 한 걸음씩 다가갔다. 전혀 실감나지 않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화연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때보다 더 대담하게 행동했다.

 

 "폐하..."

 

 현실에서는 절대로 하지 못했던 행동.

 

 화연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고종에게로 팔을 뻗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완호지물을 잡으려는 것처럼 온 마음을 다해, 너무나도 절박하게 손을 뻗었다.

 

 모질게만 굴던 하늘이 자비를 베풀어 주려는 듯, 고종은 사라지지 않고 화연에게 순순히 닿았다.

 

 "화연아..."

 

 달콤한 음성에 화연은 고종을 와락 끌어 안았다. 고종 또한 화연이 날아갈까 꽉 붙잡았다.

 

 "보고 싶었습니다..."

 

 "나도...너무나 보고 싶었다"

 

 "폐하께 언제나 닿고 싶었습니다"

 

 "나 또한...너를 언제나 잡고 싶었다"

 

 "폐하께 선을 긋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 또한 그 선을 지우고 싶었다"

 

 "폐하의 곁에 언제나 호위무사로 남고 싶었습니다"

 

 "나는 너를 언제나 내 사람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평소라면 절대로 하지 못할 말. 오히려 반대의 말로 고종을 상처 입힐 그녀였다.

 

 툭- 화연의 눈물 한 줄기가 볼에서 흘러내렸다. 고종을 안고, 하고 싶은 말을 하나도 남김없이 말해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화연의 눈가에서는 자꾸만 눈물이 흘러 내렸다.

 

 "내가 곁에 있는데, 어찌하여 계속 우는 것이냐?"

 

 "그것이..."

 

 허망해서 그럽니다.

 

 이게 꿈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깨어나면 밀려올 허망함이 얼마나 아플지 알고 있어서...

 

 달콤한 꿈이 현실을 얼마나 잔혹하게 만들어버릴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서...

 

 "폐하를 잃고 싶지 않습니다"

 

 깨어나게 되는 꿈이란 것을 알고 있는데도...

 

 깨어나고 싶지 않아서 자꾸만 애쓰게 됩니다.

 

 폐하께서도 꿈의 일부인데...

 

 그 꿈의 일부를 너무나도 붙잡고 싶어서...

 

 폐하께 이리 간청하는 제가 너무나도 속상합니다.

 

 화연이 끅끅대며 울음을 겨우겨우 삼키고 있을 때, 고종은 화연에게로 손을 뻗어 그녀의 눈물을 지워냈다.

 

 "폐하...흐윽"

 

 "쉬이, 일어나도...상황은 전혀 잔혹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무슨 소리십니까...일어나면 폐하께서 제 옆에 없으신데"

 

 "아니, 나는 깨어나도 네 옆에 있을 것이다. 그러니 울지 말거라"

 

 "예?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글쎄...저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어 보아라"

 

 고종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화연은 귀를 기울인 채, 그곳에서 오는 소리를 들어 보았다. 무언가 낯익은 음성. 바로, 도명의 음성이었다. 그는 애타게 화연을 부르고 있었다.

 

 "이게 대체..."

 

 "그 소리를 따라 일어나 보거라"

 

 순간, 고종은 사라지고 화연은 꿈에서 일어났다.

 

 .

 .

 .

 

 "박화연!"

 

 도명은 그녀의 숙소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오늘 고종 폐하께서 중요한 일이 있다고 강조하셨음에도 불구하고, 화연은 아직까지 자고 있었다. 기다리다 못한 도명은 화연의 숙소 문을 열어젖히고, 화연을 깨웠다.

 

 "으아악!"

 

 "아, 깜짝이야. 일어나려면 좀 곱게 일어나!"

 

 "여, 여기가 어디야?"

 

 "너는 궐 생활 몇 년째인데 아직까지 네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냐?"

 

 핀잔을 주는 도명의 대답에 화연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궐? 궐이라고?

 

 "나...꿈꾼 거니?"

 

 "그런가 보다? 헛소리 하는 걸 보면"

 

 "내가 물어볼 게 있는데...폐하 어떻게 됐어?"

 

 설마...내 기억 속 그대로셔?

 

 어제까지 서로 죽고 못 살더니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엉뚱한 화연의 대답에 도명은 머리를 짚었다. 도대체 어떤 꿈을 꿨기에 애가 제정신이 아닌건지...

 

 "폐하께서 널 애~타게 찾으신다. 그러니까 빨리 환복이나 해!"

 

 도명은 화를 내고서는 화연의 방문을 탁- 닫았다. 그런데, 화연이 진짜 맛이 가긴 갔는지 방 안에서 기쁨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진짜...박화연 저거 어쩔려고"

 

 도명은 철 없는 화연의 행동에 피식 웃어 보였다. 그러나, 싫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철 없는 화연의 행동이 좋았다.

 

 잠시 궐 밖을 떠나 있을 때. 화연은 저러다 사흘 안에 말라 죽겠구나...싶을 정도로 사람 사는 꼴이 아니었다. 산용이 아무리 애정을 쏟아 헌신해도, 화연은 그 애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토해내기에 바빴다. 결국 화연은 하루하루 시들어 가는 겨울 나무처럼 말라만 갔다.

 

 몇년 후. 흥선 대원군이 사망하고 난 후에, 고종은 산용과 그 제자들을 궐 안으로 불러 들였다.

 

 궐 안에 들어오고나서 화연은 점차 기력을 회복하더니, 완연한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

 .

 .

 

 "폐하!"

 

 "이제 오느냐? 부른 지가 언젠데..."

 

 고종을 부르며 헐레벌떡 달려오는 화연의 모습에, 고종은 피식 웃고 말았다. 중요한 약속이 잡혀있는 오늘, 화연이 늦잠 잔 것에 대해 뭐라 한 마디 하려고 했건만, 막상 화연을 보니 준비했던 꾸짖음도 쏙 들어가고 미소가 대신 그 자리를 차지했다.

 

 "네 이 녀석, 오늘 외국 사신들과 교류를 하는 날인데...!"

 

 고종은 말을 하다가 갑자기 끊었다. 헐레벌떡 달려온 화연이 고종을 으스러져라 안은 까닭이었다. 평소 같으면 사랑을 주려 해도, 궁인들이 본다며 은근슬쩍 내빼는 화연이 갑자기 이러는 바람에, 궁인들은 물론이고, 고종 또한 당황했다.

 

 "화, 화연아...?"

 

 "폐하...너무 간절하게 찾았습니다"

 

 폐하가 없었던 날들이 저에게는 너무 아팠습니다.

 

 지금 이렇게 폐하 곁에 있는데...저의 기억은 아직 그날들에 갇혀 헤어나오지 못했나 봅니다.

 

 그래서, 지금 세상 누구보다 절박하게 폐하를 붙들고 있나 봅니다.

 

 "화연아, 왜 그러느냐?"

 

 "악몽을 꿨습니다. 폐하와 떨어져 있는..."

 

 그 꿈에 놀랐는지, 화연은 고종을 꽉 안으면서도 덜덜 떨고 있었다. 고종은 그런 화연을 포근히 감싸 안아주면서 달콤한 음성으로 속삭였다.

 

 "괜찮다. 네가 좋아해 마지않는 그 폐하는 여기, 너를 꽉 붙잡고 있다"

 

 두 손 다 너의 손을 붙들고 있으니, 너는 그 손을 절대로 놓지 말거라

 

 그 손을 놓지만 않으면, 네가 그토록 두려워 하는 꿈 따위. 그저 악몽으로만 남아 있으니...

 

 고종은 한참 동안 덜덜 떨고 있는 화연을 달래 주었다. 토닥이며 아기 어르듯이 달래주자, 화연의 떨림도 점차 멎어갔다.

 

 "폐하, 이제 곧 사신들을 맞이하심이..."

 

 "아, 그렇지"

 

 고종은 환관의 말을 따라 사신들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고종의 뒤로는 햇살이 환하게 비추고 있어 참으로 밝게 빛났다.

 

 "뭐 하느냐? 나와 같이 가지 않고"

 

 뒤를 돌아본 고종은 화연에게 손을 뻗으며 말했고, 화연은 홀린 듯이 그 손을 잡았다.

 

 더 이상 놓치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잃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숨지 않겠습니다.

 

 화연의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갑자기 꽉 쥐는 화연의 행동에 놀란 고종이 화연을 쳐다보자, 화연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의 주군이시여,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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