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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신
작가 : 휘닛
작품등록일 : 2016.10.6

사신이 인도하는 비극적 결말 그리고 반전

 
사신 - 네번째 이야기(붉은꽃)
작성일 : 18-12-31 18:25     조회 : 327     추천 : 0     분량 : 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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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호! 문 열어”

 

  내가 문을 마구 두들겨대자 기다렸다는 듯이 문이 열렸다.

 

  “웰컴. 기분이 어때?”

 

  지호는 휴대폰을 내 얼굴에 바짝 들이대며 물었다. 아마도 황당해 하고 있을 내 모습을 찍고 싶을 것이다. 나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차분하게 되물었다.

 

  “이유가 뭐야?”

 

  나의 반응에 지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카메라 밑으로 손을 바쁘게 까딱였다. 화내러 온 사람에게 화를 내라는 행위에 다소 당혹스러웠지만 우선은 지호에게 맞춰주기로 했다.

 

  “뭐냐고! 네가 사준다면서 왜 혼자 사라지는데! 얼마 나왔는지 알아?”

 

  나는 소리치며 지호의 멱살을 잡으려고 다가섰다. 휴대폰 너머로 손을 뻗자 지호는 바로 나뒹굴었다. 무슨 상황인지 몰라 나는 그 자리에 멈췄다.

 

  “컷. 좋았어. 이번 영상도 대박이야.”

 

  지호는 혼자서 싱글벙글하며 일어섰다. 나는 그런 지호에게 다시 한 번 되물었다.

 

  “뭐냐고”

 

  “뭐긴 뭐야. 몰래카메라 영상 하나 딴 거지. 표정 좋았어.”

 

  그 말에 난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몰래카메라 해서 좋냐? 내 기분은 어떨 것 같아?”

 

  나는 서운한 표정을 내 비쳤지만 지호는 내 얼굴 한 번 쳐다보지 않은 채 자신이 촬영한 동영상을 되돌려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너도 하기로 했잖아. 뭐 어때. 그 정도 가지고. 난 좋은 영상을 위해서라면 더 한 일도 할 수 있어.”

 

  “그래. 근데 나 음식 값으로 방세 뺐어. 이건 어쩔 거야.”

 

  “에이. 앞으로 많이 벌건데 이 정도는 수업료라고 생각해. 이정도면 저렴하지 안 그래?”

 

  “동영상 다 찍었으니까 더 장난하지 말고. 다음 달부터 나는 어떡해?”

 

  “어쩌긴 그냥 방 빼서 일로 와. 앞으로 나랑 작업 많이 하자. 반응도 좋을 것 같고”

 

  무심하게 던진 지호의 말에 나는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지내게 되었고 그 사이에 많은 영상을 찍었다. 나는 수 가지의 향신료가 섞인 음료를 마셨으며 온갖 종류의 벌레를 맛보았다. 때로는 값비싼 고급음식들을 먹기도 하였지만 그것은 드문 일이었다. 내가 괴로우면 괴로울수록 사람들은 열광했고 좋아요의 숫자 하나하나에 지호는 일희일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호가 시체를 찍으러 가자는 제안을 하였다. 지호의 말로는 남해안의 깊은 섬에 있는 자살바위라는 곳에 가면 시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꺼림칙했지만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한 친구 녀석의 제안을 거절하지는 못하였고 그 길로 곧장 섬으로 향했다. 새벽 일찍 캠코더를 손에 쥐고 하루에 한번 뿐인 배를 타고 들어선 섬은 자살바위라는 무시무시한 지명과는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가끔씩 들어오는 낚시꾼들을 위한 민박집에 짐을 풀 때 지호가 슬며시 할머니께 여쭈어보았다.

 

  “할머니 여기서 사람들 많이 죽나요?”

 

  “예끼. 그런 소리 하덜 말어. 내가 안 그래도 그거 때매 죽겄다. 그런 거 다 물고기 잡는 것들이 낸 헛소리여. 즈그들이 잘못 딛어 놓고는 이 섬이 자살하기 좋다는 둥 쓰글넘들.”

 

  성내며 말하시는 할머니의 말에 지호는 적잖은 당황한 듯 보였지만 다시 묻기 시작했다.

 

  “어쨌든 죽는 사람은 있다는 거네요. 그러면 할머니는 시체 본적 있습니까?”

 

  “보긴 뭘 봐. 여기는 파도가 음층 쌔가지고 한번 빠지면 끝인기라. 시체고 뭐고 남는기 없어.”

 

  할머니를 돌려보내고 나서 지호는 고개를 흔들며 짜증을 내었다.

 

  “아니 여기까지 왔는데 헛소문이라네... 아 인터넷을 믿는 게 아니었는데”

 

  나는 뜬소문이라는 소식에 마음을 놓았지만 지호는 허탈함에 빠진 무기력한 표정이었다.

 

  “그라도 올라는 가봐. 죽여주는 다른 걸 찾을지도 모르니께. 키히힛”

 

  “그래요... 가봐야죠. 넌 뭐해 안 움직이고”

 

  자살바위는 생각보다 찾기 쉬웠다. 이 섬에서 가장 높은 곳은 단 한군데였기 때문이다. 2시간가량을 산에 올라서 도착한 자살바위는 절경이었다. 오래된 나무들 너머로 우뚝 솟은 바위가 있었고 그 뒤로 끝없는 수평선이 펼쳐졌다. 물론 우리가 다가선 바위의 반대편에는 까마득한 해안절벽이었지만 말이다.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 사이로 들리는 갈매기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거친 숨을 골랐다. 지호는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며 한탄했다.

 

  “파도가 이렇게 거칠면 시체가 떠오르지도 못하겠네. 완전 공쳤다.”

 

  나 역시 지호에게 다가가 엎드려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지호의 말이 하나도 과장됨이 없음이 단박에 느껴졌다. 그때 지호가 손가락 끝을 내리며 말했다.

 

  “저거 보이냐?”

 

  “시체? 그게 있다고?”

 

  “아니 여기 밑에 붉은 꽃 보이냐고”

 

  나의 시선은 해안가에서 지호가 가리키는 절벽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아주 붉게 피어난 예쁜 꽃 한 송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예쁘네. 그래서?”

 

  “저거라도 꺾자”

 

  “뭐?”

 

  나는 뜻밖의 제안에 지호를 바라보았고 지호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미쳤어? 저걸 어떻게 꺾어? 3미터는 족히 아래에 있는데”

 

  “너보고 가져오라고 안 할 테니까 캠코더나 켜봐”

 

  “안 돼. 너무 위험해. 그냥 여기 경치나 찍고 자살바위에 시체는 없었다고 마무리해서 내려가자”

 

  그 순간 지호의 손이 내 뺨을 내리쳤다.

 

  “바보냐 여기까지 와서 그냥 내려가자고? 시체를 못 찍은 이상 저 정도 위험은 감수한다. 조금 위험해보여도 잘 잡고 내려가면 얼마 안 돼. 이정도 스릴은 있어줘야 관심을 끌지. 겁만 많아서는... 가서 잘 찍기나 해.”

 

  나는 뺨을 어루만지며 아무 말 없이 캠코더를 집어 들었다. 지호는 곧장 절벽 아래로 몸을 옮겼다. 해안절벽의 가파른 돌 틈 사이를 잡고 내려가던 지호는 눈 깜짝할 새에 붉은 꽃 근처에 도달했고 손을 뻗은 그 순간 지호의 발을 지지하던 바위가 부숴 졌다. 나는 순간적으로 캠코더 화면에서 지호를 놓쳤고 두 번 다시 지호를 영상 속에 담을 수 없었다.

 

  “지호야!”

 

  나는 절벽 끝에 엎드려 지호를 애타게 불렀지만 돌아오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뿐이었다. 나는 뒷걸음질을 치며 절벽에서 멀어졌고 그러다 발을 헛디뎌 산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온 사방이 어두컴컴해져 있었다. 마치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 듯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온몸이 찢어지는 고통이 느껴졌다. 몸을 옴짝달싹 하지도 못한 채 그대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별들이 무수하게 수 놓여 있었고 그 중 하나의 별똥별이 내 뺨을 타고 떨어졌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어느 샌가 동이 터오기 시작했고 나는 그제야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내가 누워있던 넝쿨엔 아주 붉게 피어난 꽃들이 짓뭉개져 있었다. 나는 부서진 캠코더에서 메모리 칩을 빼내어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도착한 자살바위에는 역시나 시체가 없었다. 나는 바위 뒤에 숨어서 숨죽여 울었다. 그리고 바위 위에 캠코더를 올려두고는 도망치듯 산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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