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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신
작가 : 휘닛
작품등록일 : 2016.10.6

사신이 인도하는 비극적 결말 그리고 반전

 
사신 - 네번째 이야기(유명인)
작성일 : 18-12-31 18:24     조회 : 341     추천 : 0     분량 : 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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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퉁명스런 말투로 돌아선 그의 뒤를 따라 들어선 친구의 집은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어두컴컴했다. 익숙한 듯 쓰레기더미를 지나치는 친구의 뒤를 한 발 한 발 조심히 내딛었지만 잡동사니들과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친구는 유일하게 방안에서 밝게 빛나는 컴퓨터 앞에 앉았다. 난 그나마 깨끗해 보이는 침대위에 앉아 친구의 뒷모습을 처다 보았다. 친구는 내게 눈길 한번 안주며 키보드를 두드렸다.

 

  “저기”

 

  “왜”

 

  “학교는 왜 안 나온 거야?”

 

  나는 조심스레 물었지만 친구는 내게 눈길 한번 주지 않으며 대답했다.

 

  “휴학했어.”

 

  “왜?”

 

  “재미없으니까.”

 

  “부모님이 걱정하시지 않을까?”

 

  나의 물음에 친구는 콧방귀를 뀌며 피식 웃었다. 그것이 그날 그가 보여준 유일한 감정이었다.

 

  “아니. 아빠는 나한테 관심도 없어. SNS 메시지로 돈만 보내드리면서 저 살아있습니다 하면 그만이야.”

 

  “그래?...... 그렇구나.”

 

  나는 말을 잇지 못하고 수긍해버렸다. 우리 둘 사이에는 적막만이 감돌았고 유일하게 들리는 소리는 친구가 마구 쳐대는 키보드 소리뿐이었다. 수 분간 지속되던 고요함을 깨트린 건 마침내 타자를 멈춘 친구였다.

 

  “넌 여기 어떻게 알고 왔냐?”

 

  친구의 질문에 나는 혼자 제발을 저려서 말을 더듬었다.

 

  “어? 그러니까....... 너 SNS보고 거기 주소로 찾아왔어”

 

  “그래?”

 

  내가 SNS라는 말을 하자 친구가 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너 내 SNS 보는구나? 내 글에 좋아요는 눌렀어?”

 

  “아니.......”

 

  “뭐야? 그럼 뭐 하러 온 거야?”

 

  “나는 네가 다친 사진이 SNS에 올라와서 그냥 걱정이 돼서”

 

  내가 우물쭈물 하는 모습을 보며 지호는 피식 웃으며 주먹으로 다리를 내리쳤다.

 

  “아 이거? 괜찮아. 일부러 과장되게 감아놓은 거지 실제로는 별로 안 다쳤어.”

 

  “다행이다. 얼마 안 다쳐서. 그런데 어쩌다가 그런 거야?”

 

  “높은데서 뛰어내리는 영상 찍다가 착지를 잘못해서 조금 삐었어.”

 

  지호는 멋쩍게 웃었다.

 

  “너 SNS에 올라오던 예전 글들은 친구랑 카페가고 여행가고 그런 것들 뿐 이었는데 요즘은 많이 다르더라?”

 

  “다르다고? 너 내 SNS 자주 봤나보다? 그런 사소한 것 까지 아는걸 보면. 설마 너?”

 

  지긋이 바라보는 지호의 눈길에 나는 당황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렇구나. 역시 넌 내 팬이었어. 맞지?”

 

  뿌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지호를 나는 순간적으로 고개를 돌려 외면했다. 지호는 개의치 않는 듯 흥분해서 말을 이었다.

 

  “그래서 어때? 재밌어지지 않았어? 조금 변화를 주니까 사람들도 많이 보고 댓글도 많아지고 완전 기분 좋던데. 내 팬의 입장에서는 어떤지 말해줘”

 

  나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기대감에 부푼 친구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

 

  “어? 그러니까... 좋았어. 나도 너처럼 하고 싶더라.”

 

  나는 마음에도 없던 소리를 단지 우상에게 조공하는 팬의 심정으로 기대에 부응하는 대답밖에는 할 수 없었다.

 

  “그치? 짜식 너도 SNS의 매력에 푹 빠졌구나. 잠시만 기다려”

 

  지호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방을 나갔다. 나는 주먹으로 머리를 내리치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후 방에 불이 켜지며 지호가 들어왔다.

 

  “마셔”

 

  지호는 내게 컵에 따라진 주스를 건넸다. 그리곤 다른 손에 쥔 캠코더 장비를 자랑하기 시작했다. 나는 건성으로 들으며 주스를 마셨다.

 

  “웩”

 

  나는 단 한모금의 주스를 마시자마자 바닥에 모두 뱉었다.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지호는 배를 잡고 깔깔대었다.

 

  “뭐야!”

 

  “뭐긴 주스에 식초 탔지. 표정 대박이다. 잘 찍혔는지 한번 볼까”

 

  지호는 캠코더를 돌려 찡그려진 나의 얼굴을 지켜보며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황당했지만 친구의 더할 나위없는 기쁜 표정에 차마 화는 못 내고 쓴웃음을 지었다.

 

  “좋아. 영상 하나 건졌다. 나가자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우리는 집을 나와서 한참을 걸어 고급 음식점에 들어갔다.

 

  “야 여기 너무 비싼 거 아냐? 나 돈 없어”

 

  걱정스레 물은 나와는 반대로 지호는 코웃음 치며 말했다.

 

  “이 정도는 되야. 좋아요를 받을 수 있다고. 걱정 마. 내가 다 낼 테니까.”

 

  나는 걱정스런 마음이 조금은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처음 보는 음식에 홀려버렸다. 지호는 동영상 촬영을 하는 듯 테이블 한쪽 면에 휴대폰을 고정시켜놓고는 건배를 제의하였다. 나는 지호가 주는 대로 술을 한잔 두잔 받아마셨다.

 

  “너 돈 많이 버는가보다. 부럽다”

 

  “내가 SNS에 변화를 주고부터 조금 번다. 글 올릴 때마다 반응도 폭발적이고 길거리에서도 사람들이 알아보고 사진찍자며 다가오고 물론 집까지 찾아오는 건 짜증나지만 SNS를 끊을 수가 없어.”

 

  나는 진솔한 그의 말에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을 느꼈다. 지호와 처음 얘기를 나눴던 순간과 같은 이상야릇한 설렘이었다.

 

  “유명해지면 좋겠지?”

 

  “그럼. 얼굴만 모를 뿐 전부 다 친구가 되는 건데. 내 글에 웃어주고 화내주고 감정을 같이하는 친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잖아. 우리 같은 일반인이 어떻게 유명해질 거야. 얼굴이 잘생긴 것도 아니고 노래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 근데 SNS에서는 가능하지. 나도 처음에는 네 말대로 일상적인 것만 올렸는데 그랬더니 내 주변의 몇몇만 댓글을 달아주더라고. 형식적인 인사말 같은 평이한 댓글. 그게 싫어서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의 댓글을 받을 수 있을까 하며 고민하다보니 어쩌면 자극적이고 조금은 과격한 장난을 쳐 본거지. 그런데 웬걸 반응이 좋네? 댓글도 많이 달리고 친구요청도 많이 들어오고... 그 전에는 내가 직접 다가가서 말을 건네고 친구를 사귀고 해야 SNS상에서 친구추가도 수락해주고 댓글도 내가 먼저 달아줘야 하나 받고 그랬는데 유명해지니 본 적도 없는 타인들도 댓글 달아주더라. 늘어나는 친구 수만큼 댓글 유형도 다양해지고 좋아요 개수도 어마어마하게 받고 그러다보니 나는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줘야만 했어. 이 사람들이 꽤 냉정하거든. 그래서 변한거야. 변하니까 일반인도 쉽게 유명해지더라고”

 

  나는 지호의 긴 넋두리를 경청하며 들었고 흥분해서 되물었다.

 

  “나도 너처럼 될 수 있을까?”

 

  지호는 호탕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한테 SNS 배우면 금방이지. 너도 나처럼 자극적인... 아니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글을 올리면 금세 유명해질 거야. 어때 내 옆에서 배워볼래?”

 

  “그래. 한 잔 하자.”

 

  나는 환히 웃으며 술잔을 비워냈다. 그렇게 연거푸 술을 마시다보니 진탕 취하게 되었고 잠시 정신을 잃었다. 눈을 다시 떴을 때는 시간이 조금은 흘러 있었다. 앞에서 마시고 있던 지호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촬영 중이던 휴대폰마저 없었다. 단순 화장실을 간 것이 아니란 사실을 자각하자 남아있던 취기마저 싹 가셨다. 종업원을 불러 일행의 정보를 묻자 조금 전에 나갔다는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근 한 시간을 자리에 앉아 기다렸지만 지호는 돌아오지 않았다. 전화기 역시 꺼져 있었고 나는 어쩔 수 없이 아버지께 손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금액이 금액이다 보니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나는 자취방의 한 달 월세를 가불받아 음식 값을 지불하고 밖으로 나왔다. 밖에 나와서 생각해보니 화가난다기 보다는 나를 버려두고 간 이유가 궁금했다. 나는 그길로 곧장 지호네 집으로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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