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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신
작가 : 휘닛
작품등록일 : 2016.10.6

사신이 인도하는 비극적 결말 그리고 반전

 
사신 - 네번째 이야기(사생팬)
작성일 : 18-12-31 18:23     조회 : 324     추천 : 0     분량 : 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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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지호를 만난 것은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였다. 나는 소심한 성격에 바로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도 말 한마디 붙이지 못하고 맥주만 홀짝이고 있었다. 하지만 지호는 붙임성도 좋고 말주변도 좋아서 어쩌면 건방지게도 신입생주제에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었다. 지호와 나의 자리는 제법 멀었지만 술자리가 무르익을 때 쯤 지호는 내게 먼저 다가와 말을 건네주었다. 긴장한 탓에 무슨 대화를 나눴었는지 지금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별 시답지 않은 이야기였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 사소한 행동 하나로 나의 호감을 사기에는 충분했고 유일하게 한 학기동안 내가 말을 건넬 수 있는 대상이 되었다.

 

  내게는 특별한 존재였지만 지호에게 나는 흔한 존재였다. 주변에는 나 말고도 다른 이들이 넘쳐났고 나는 어느새 저만치 뒤로 밀려나 있었다. 홀로 남겨진 나는 매일매일 지호의 SNS를 지켜보기만 했었다. 친구는 주변 사람들을 바꿔가며 바쁘게 시간을 보내는 듯 했고 난 친구가 남긴 사진과 글을 읽으며 대리만족을 시작했었다. 그 순간에는 그 친구와 그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고 느꼈으므로....... 물론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몸은 차가웠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게 한 학기를 무사히 보낸 후 찾아온 방학에도 나는 외롭지 않았다. 학기 중이든 방학 중이든 내 생활에는 별반 다를 바가 없었고 오히려 그 친구가 SNS에서 더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서 기뻤다. 낮에는 발이 닳도록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손이 닳도록 해외여행을 다녔다. 그렇게 나는 친구 따라 방학을 알차게 보냈다. 방학이 끝났음에도 아쉬운 마음보다는 내일이면 지호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가슴을 벅차게 만들었다. 이번 학기에는 반드시 먼저 다가가서 지호를 독차지하기로 마음먹었다. 더 이상 남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부푼 가슴을 끌어안고 뜬눈으로 그날 밤을 지새웠다.

 

  그러나 학수고대하던 개강일 강의실에 지호는 없었다. 혹시나 지각하는 것은 아닐까하던 녀석은 교수님이 들어오셔서 출석을 부를 때도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초조한 심정으로 시계를 하염없이 바라보았지만 끝내 지호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호를 학교에서 찾을 수는 없었지만 SNS상에서는 행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한숨을 크게 내쉬며 내일을 기약했지만 한 주 두 주가 가도록 지호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 초조하게 기다리던 나는 교수님의 조별과제에 절망했다. 친한 사람끼리 조를 지으라는 교수님의 명령에 지호를 위해 비워둔 자리가 처음 보는 외국인 유학생으로 채워졌다. 더 이상 지호는 내 곁에 없음을 확인했다. 그렇게 지호는 나를 떠나갔다.

 

  따분한 한학기가 지나갈 무렵이었다. 나는 여전히 홀로였기에 부지런히 학교를 다니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지호의 SNS를 염탐하는 일은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상함을 느낀 것이 바로 그 즈음이었다. 지호의 SNS에 게시되는 내용은 더 이상 이전처럼 자신의 일상생활이나 친구들과의 소소한 친목이 아니었다. 어쩌면 우스꽝스러웠고 어쩌면 자극적이었다. 그러나 나의 우려와는 반대로 그의 SNS는 많은 사람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호가 다리에 깁스를 한 사진이 올라왔고 더는 지켜만 볼 수 없었다. 병문안 정도야 전화상으로 해도 충분했지만 직접 대면하고 상태를 보고 싶었다. 참전자와 관전자 중 전자를 결심한 뒤 얼마 전 SNS에 올라왔던 주소를 찾아갔다. 지호는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아파트에 머무르고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보이는 풍경은 꽤 충격적이었다. 벽에는 지우다 만 상스러운 욕설이 적혀있었고 복도 바닥에는 온갖 잡쓰레기들이 너저분하게 버려져있었다. 나는 쓰레기 뭉치들을 피해 지호의 집 현관문 앞에 섰고 떨리는 마음으로 서서 호흡을 크게 들이마신 뒤 초인종을 눌렀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나는 지호의 이름을 부르며 문을 마구 두들겼다. 그제야 안에서 인기척이 들리더니 철문이 열렸다.

 

  “아......”

 

  나는 말을 다 잇지 못했다. 열린 문틈사이로 고약한 악취가 먼저 나를 반겨주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눈을 찌푸리며 황급히 코를 막았다. 그때 낮게 깔린 목소리가 냄새를 뚫고 나왔다.

 

  “꺼져”

 

  한껏 찡그린 표정으로 문을 열고 지호가 나왔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호는 많이 달라져있었다. 수척한 얼굴과 깊게 드리운 다크 서클, SNS 상에서 보다 훨씬 살이 쪄 보이는 몸뚱이, 붕대가 과하게 감겨있는 다리까지 그것이 내가 지켜보던 친구의 현실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호의 뒤로 보이는 어지럽게 널브러진 쓰레기 더미들 역시 내가 예상하던 친구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 자리에 얼어있는 나를 매섭게 노려보며 지호가 쏘아붙였다.

 

  “멀뚱히 서 있지 말고 꺼져 좀 귀찮게 찾아오지 말고”

 

  그제야 나는 정신을 차리고 입을 녹였다.

 

  “나야 민재. 모르겠어? 우리 같은 대학 동기잖아”

 

  다급한 나의 말에 지호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짧은 탄성을 내었다.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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