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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온의 카르마
작가 : 그림달
작품등록일 : 2018.12.31

선계물. 선인들의 치열한 윤회.
인형술사가 되어 차원을 헤메는 천산의 뱀족 소녀 해랑과 제왕의 운명을 가진 환족 높의 엇갈린 첫 사랑.

 
2 인연의 바다
작성일 : 18-12-31 16:37     조회 : 218     추천 : 0     분량 : 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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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험 장소에는 개미떼처럼 많은 인파가 몰려 있었다.

 

 천산에 거주하는 선인들 중 절반은 이곳에 와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소 뿔처럼 양쪽으로 솟은 거대한 바위산은 중간에 윤이 나는 거대한 돌거울이 눈알처럼 박혀 있었고 건물 입구에는 ‘업경대(業鏡臺)’라는 한자가 음각되어 있었다.

 

 돌거울은 차원의 시공간을 이어주는 안테나의 역할을 했다. 여기서 시험을 치른 선인들의 모든 카르마가 바로 녹화 입력되기 때문에 수정이나 조작같은 부정은 있을 수 없었다.

 

 이곳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아무래도 시험생을 응원하는 각 부족간의 응원전이었는데 차림이나 구호등이 어찌나 화려하고 멋있는지 열기를 취재하려는 취재진들의 인터뷰전도 뜨거웠다.

 

 그 중 천산에서 세력이 센 곰족이나 호랑이족 선인들이 가장 소란스러워 자연히 그쪽으로 시선이 머물게 되었다. 갑자기 옆에 있던 추우가 내 팔을 잡아당기며 저길 보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헐~ 세상에나 저 이가 바로 말로만 듣던 호랑이족 치우사범이신가? 저 역대급 우주최강 미모 좀 봐. 저게 어찌 선인이야? 완전 상제급인데! 어떡해~ 해랑아, 우리 오늘 시험 잘 보라는 하늘의 계시인가봐!”

 

 

 본래 선인들은 아름다움에 민감했다.

 

 도력이 높을수록 외모가 환골탈퇴를 거듭하여 아기처럼 뽀얀 피부와 몸 전체 골격이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었다.

 

 어리거나 승급이 낮을수록 진하고 화려한 장식으로 자신의 외모를 치장하지만 상급선일수록 하얀 의복과 단순한 치장을 선호했다.

 

 음, 자기 외모에 대한 자부심도 있겠지만 높은 도력으로 자신의 신분과 어울리는 아우라가 자체발광하니까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스타일에 관심이 높은 추우는 선계의 특급외모 정보에 빠삭했다.

 

 덕후에 가까운 그녀로 인해 나 역시 이름 높은 네 선인을 알고 있었다.

 

 미모가 워낙 빼어난 그들은 그들의 현재 지위와 상관없이 사대천황이라 부르며 숭배의 대상이었다.

 

 호족 사원에서 무술을 담당하는 치우사범 역시 사대천황 중 하나로 치우천황이라고 불렸다.

 

 비록 멀리서 보기만 해도 그의 균형적인 몸의 선이나 깨끗한 피부 세련되고 우아한 몸가짐이 확실히 주변 남선들보다 더 빛나긴 했다.

 

 게다가 그의 아우라는 독특한 파란색이었는데 짙은 부분은 반짝이는 밤바다같기도 하고 밝은 부분은 맑은 하늘같기도 했다.

 

 

 

 “예쁘다!”

 

 

 나도 모르게 그의 빛에 감탄하면서 정신없이 쳐다보았다.

 

 

 이미 주변엔 그를 보고 꺅꺅 거리는 여선들로 가득했다.

 

 

 그런 주위소란에도 치우사범은 아랑곳없이 무표정하게 앞만 바라보며 갈 길을 가고 있었다.

 

 오늘의 승급 카르마는 나 같은 초보들을 위한 시험만 보는데도 치우사범처럼 상급신령들이 많이 보였다.

 

 그들의 엄하고 긴장된 표정을 보니 시험시간이 다 되간다는 생각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시간이 빠듯한데 도무지 그 자리에서 움직일 생각이 없는 추우를 내가 끌고 당기며 재촉했다.

 

 

 그러나 그런 초조한 내 마음과 상관없이 추우가 ‘사랑해요 천황님’하고 악을 써 대기 시작했다.

 

 선인들이 소란의 주범인 추우를 쳐다보는데 어쩐지 내가 더 창피했다!

 

 그 소란에 주변에 무심해 보였던 치우사범이 이쪽을 쳐다보았다.

 

 

 기분 탓이었을까?

 

 꽤 먼 거리였는데도 치우사범과 나의 눈이 마주쳤다.

 

 순간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착각이 들 정도로 그의 표정변화가 분명히 인지되고 있었다.

 

 

 그는 처음에 나를 보고 놀란 듯 하다가… 멍해지더니… 얼굴이 굳어지고… 손을 들어 머리를 쓸어 올리더니…

 

 피곤한 듯 눈을 비볐다… 그는 약간 붉어진 눈으로 나를 뚫어지라 바라보고…

 

 이윽고 그린 것 같은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속삭이듯 어떤 이름을 부르는 것처럼 입을 벙긋 거렸다…

 

 

 그런데 거리와 상관없이 그 입모양만 보고도 그가 부른 이름이 무엇인지 알 것 같은 느낌이었다.

 

 

 

 별아…

 

 

 그 이름을 부른 후 그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마치 나를 잡을 것처럼 손을 내미는데, 갑자기 가슴이 욱 조이는 고통이 일더니 주체할 수 없이 뛰기 시작했다.

 

 의지와 전혀 상관없는 그 아픔이 너무나 뚜렷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부아암 밤아아암-.

 

 

 시험을 알리는 고동소리가 커다랗게 천지를 울렸다.

 

 시험이 예약된 원생들은 순식간에 업경대 안으로 소환되어 순간이동이 되어 버렸다.

 

 치우사범이 보이지 않자 생소했던 고통도 찰나에 사라졌다.

 

 

 지금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알 수 없어 황당하기만 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 유리관 안에 편안한 자세로 누워 있었다.

 

 두어칸 너머 추우가 손을 흔들었다.

 

 나 역시 흐트러졌던 정신을 다잡고 시험에 집중하기 위해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아직 카르마를 겪기 전이라 나의 반응이 특별한 인연때문임을 그 때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카르마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습했던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기계나 시스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없으면 시험을 치를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왜냐하면 카르마를 위한 근본 에너지가 바로 수험생 당사자였기 때문이었다.

 

 카르마를 이용하는 선인의 에너지가 순수할수록 시간과 차원의 흐름에 방해를 받지 않기 때문에 생환확률이 높은 프로그램 속으로 안내 될 가능성이 높다.

 

 말이 좋아 에너지이지 결국은 생명력을 담보로 승급시험을 친다는 말이라 순수한 에너지를 가진 어린 선인들은 익숙해 지기 전까진 몇 해에 한 번씩만 응시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눈 앞에 홀로그램이 떴다.

 

 머리를 양갈래로 묶은 귀여운 사과 동자였는데, 친근하게 인사하더니 사용자의 정보를 입력하라는 안내를 해줬다.

 

 성별과 나이 출신을 불러주었다.

 

 그러자 관 안에서 은색 가느다란 실이 여러 가닥 흘러 나와 온 몸을 편안하게 감싸 안았다.

 

 

 나는 다른 원생들의 유리관 역시 누에고치처럼 변하는 과정을 보고 배운 대로 두 손을 가슴에 얹으며 눈을 감고 기다렸다.

 

 

 어디선가 긴장된 신경을 이완시켜 주는 은은한 향과 음악소리가 흘러 나왔다.

 

 

 나직한 사과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니 저절로 무아의 세계로 들어가는 듯 했다.

 

 시작됐다! 이제 진짜 시작이로구나. 물리고 싶어도 그럴 수 없어. 나는 이 시험을 통해 조금씩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는 거다!

 

 

 어쩐지 이 시험 이전의 나를 볼 수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나는 아직도 뛰는 심장을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와 설렘, 그리고 두려움으로 인한 흥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을 편안히 하고 숨을 깊게 들이마십니다. 내쉬고- 눈 앞에 원을 크게 그립니다. 그 안에 또 하나의 원을 그리세요.」

 

 셀 수 없이 많은 원 안에서 마침내 점 하나를 찍게 되자 무지개 색 전등이 점멸하는 것처럼 사방이 깜깜해졌다.

 

 「그대는 차원의 문 앞에 도달했습니다.

 

 이 새로운 세상에서 카르마는 삼생(三生)이 끝나야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때에 따라 전생을 기억하거나 기억할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선인들의 약속이며 아직 힘과 기술이 미약한 그대는 그 어떤 상황도 간섭하거나 통제할 수 없습니다.

 

 기억하십시오. 모든 집착과 번뇌를 놓으면 다음 생으로 무난히 환생하게 됩니다.

 

 기분 좋은 꿈이 되시길 바람니다.」

 

 

 

 그리고 내 안의 모든 기억이 지운 것처럼 점점 희미해져 갔다.

 

 부모님의 얼굴과 친구들, 사원에서의 수업들, 좋아했던 시와 음악, 꽃과 나무, 살구빛 폭포 바다, 태양에 반사되던 섬의 물그림자, 마지막으로 첫 비행술에서 구름을 밟고 하늘을 날 때 뺨을 스치던 달콤한 바람이 느껴졌다.

 

 문득 바람인 듯 돌아오라! 는 비행술 사범의 말과 함께….

 

 

 

 

 나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모든 자취와 흔적을 지우고 차원의 문을 열 때 얼핏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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