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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해에게서 소년에게
작가 : llena
작품등록일 : 2018.12.4

대한민국에서 가장 빛나는 배우 류 도진과 그의 단 하나뿐인 해에 관한 이야기.

 
16화. 너를 그리다.
작성일 : 18-12-31 16:24     조회 : 216     추천 : 0     분량 : 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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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님, 저 괜찮을까요?」

 

  늘 입던 승복이나 다 닳은 검은색 면바지 대신에 도진이 선물해 준 청바지에 옅은 분홍색 맨투맨 티를 입고 있는 해는 평범한 열 다섯살 여자아이 같아 보였다. 흰색 가방끈을 계속해서 매만지는 모습이 초조해 보였다.

 

  「해야.」

  「네.」

  「괜찮다.」

 

  그의 한 마디에 어린 여자아이 눈빛에 잠시나마 안정이 깃들었다.

 

  「아무 일도 없을 거란다. 바다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사진도 찍어 오렴.」

 

  스님은 얼마 전에 몰래 사 온 1회용 필름 카메라를 내밀었다. 해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어렸다. 감정이 많이 발달하지 않은 것 같은 아이를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지만, 스님의 생각은 달랐다.

 

  잘 웃지 않는 아이는 없다. 아름답게 웃지 않는 아이는 없다. 이렇게 빛나는걸.

 

  도진이 절 입구에 비치자 다녀올게요, 하고 인사하는 모습에 스님은 다정하게 웃어주었다. 해는 가방에 카메라를 넣곤 발걸음을 옮겼다.

 

  익숙한 교복 대신 회색 티에 청바지를 입고 검은색 체크 셔츠를 허리에 두른 모습이 꽤 어른스러워 보였다.

 

  해는 산을 잘 내려가다 입구에서 잠시 망설였다. 이 밖으로 나가지 않은 지 3년, 그 이상의 시간이었다. 숲이 끝나고 빛이 쏟아지는 세계.

 

  숨 한 번 크게 쉬고 발을 내디뎠다. 폭신한 흙바닥 대신 조금 딱딱한 바닥이었다. 도진을 따라 조금씩 밖으로 나가자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고 건물들은 더욱 높아졌다. 해가 기억하는 마지막 도시의 모습과 비슷한 듯 달랐다.

 

  「나는 학교 갈 때 맨날 이 길로 걸어가. 우리 집은 저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있어. 우리 집 가는 길엔 라일락 꽃이 엄청 펴있는데 예뻐. 다음에 그것도 보러 가자.」

 

  도진은 연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디에 맛있는 떡볶이 집이 있는지, 저쪽에는 큰 개가 사는데 엄청 순하다던지. 골목골목의 풍경은 낯익고도 어색했다.

 

  두근거리는 심장 때문인지 조금 어지러워 가방끈을 꾹 잡았다. 버스에 올라타며 도진은 카드를 대며 두 명이요, 라고 말했다. 눈치 보는 해의 손을 잡고 도진은 앞으로 걸어갔다. 뒷자리 바로 앞 붙어있는 두 자리에 앉아 해를 안쪽 자리에 앉혔다.

 

  해는 창문 바깥을 보았다. 오래 전과 오버 랩 되는 것 같다가도 신기했다. 산 정상에서 바라본 것보다 더욱 넓고 풍부한 세계였다.

 

  「지금 내려야 해.」

 

  구경하는 해와 달리, 연신 버스 노선표만 바라보던 도진이 말했다. 버스에서 내리고 나자 코끝으로 바다 냄새가 치밀었다. 발걸음이 짠 내가 시작되는 곳을 단번에 찾아냈다. 하늘을 닮은 건지, 하늘이 바다를 닮은 건지, 양팔을 몇 번이나 펼쳐도 잴 수 없는 짙은 푸르름이 넘실거렸다.

 

  햇살이 알맹이처럼 쪼개지듯 반짝이고 모래는 황금빛 물결처럼 그득히 깔려있었다. 한참을 그 풍경을 바라보기만 하는 해의 손을 도진이 잡아 앞으로 끌고 들어갔다. 푹푹 꺼지는 발의 감각에 해는 흠칫 놀랐다.

 

  해는 아기처럼 아장아장 걸어 나갔다. 가까울수록 선연해지는 바다는 파도소리와 함께 그녀의 가슴속으로 밀려 들어왔다.

 

  「해야.」

 

  도진의 부름에 해는 고갤 돌렸다. 그의 손에 들린 카메라 렌즈 가득한 그녀는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해가 옅은 미소를 걸쳤다. 도진은 셔터를 누르는 걸 깜빡하고 뷰 파인더를 내리고 그녀를 눈동자에 채웠다.

 

  해는 신발을 손에 쥐곤 바닷물에 발을 담갔다. 초가을의 바다는 생각보다 따뜻했다. 살랑살랑 밀어 오는 물결의 움직임이 간지럽고 기분 좋았다. 그녀는 고갤 돌렸다. 멍하니 서 있는 도진에게로 손을 흔들었다.

 

  「류도진, 얼른 들어와 봐. 안 추워.」

 

  해는 가까이 다가온 도진에게로 물을 튕겼다. 얼굴에 닿는 물방울의 온도보다도 눈앞에서 환하게 웃는 얼굴에 도진의 심장은 너무 많은 일을 해야 했다.

 

  풍경의 아름다움보다, 눈앞의 사랑스러움에 눈이 멀 것 같은 느낌이 어떤 것인지.

 

  분명히 해가 바다를 그리게 해주고 싶어서 이 곳에 데려왔는데, 이 장면을 제가 더 많이 그릴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해에게서 소년에게

  016

 

 

 

  꺼놓은 인터폰 대신 '도착했어'라는 문자에 해는 몸을 움직였다. 문을 열자 두꺼운 회색 티 후드를 뒤집어쓰고 검은색 점퍼를 입고 있는 지호가 보였다.

 

  어깨에 쌓인 눈은 털어낸 것 같은데도 흔적이 남아있었다. 해는 한 발 뒤로 물러서며 지호를 집 안으로 들였다.

 

 “밖에 눈 많이 오더라.”

 “그래?”

 

  맞은편에 아무것도 없는, 탁 트인 시야의 9층인 집을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겠지만 해는 커튼 한 번 걷지 못했다. 바깥의 풍경과 날씨는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해는 커피포트에 물을 끓였다. 지호는 남색 백팩을 내려놓고는 해의 옆에 섰다. 예쁘고 작은 병 가득히 담긴 수제 청 세 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이거 진짜 귀여운 거 같아. 우리 학교 애들도 갖고 싶다고 하더라.”

 

  서점에는 방문하는 손님께 원래 음료를 공짜로 한 잔씩 드리곤 했는데, 이번 겨울이 되기 전에 해는 손수 과일청을 담았었다. 손님들이 맛이 좋다고 판매용으로는 안 만드냐는 이야기를 몇 번이나 들었다.

 

  결국 최근에 병에다가 직접 디자인한 귀여운 띠를 둘러 수제 청을 담아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적지 않은 물량에도 불구하고 재고가 다 소진되어 오늘 지호가 새것들을 가지러 온 것이었다.

 

  “다행이네. 안 그래도 선우 아저씨나 너한테 미안했는데.”

  “에이, 그럴 거 없어. 아빠도 나도 똑같은 마음이라고. 누나가 상처 많이 받지 말고, 건강히 돌아오기를 두 팔 벌려 기다리는 중이야.”

 

  해는 첫 열애설이 보도되고 도진과 이야기를 나눈 후, 선우에게 곧장 전화를 했었다. 죄송하다는 말에 선우는 그런 말하지 말라며 오히려 해를 더욱 다독여 주었다.

 

  지호의 목소리는 선우의 것처럼 다정하고 또 활기차서 해는 고마운 마음을 담아 차를 건넸다. 레몬차는 겨울을 녹여내릴 만큼 달콤하고 따뜻했다.

 

  “아, 맞다.”

 

  지호는 무엇인가 생각난 듯 가방을 열었다. 가방에서 꺼낸 익숙한 색깔의 물건은 해의 스케치북이었다. 지호는 그 스케치북을 바로 건네지 않고 품에 안았다.

 

  “이거 있잖아.”

  “응.”

  “내가 조금 열어봤어. 허락 받고 열어봤어야 했는데, 너어무 궁금해서 미안.”

 

  미안함을 잔뜩 담은 얼굴에, 보물을 껴안은 것 같은 조심스러운 손에, 해는 웃었다.

 

  “별것도 없는데. 봐도 돼.”

 

  지호가 얼굴을 찡그렸다.

 

  “별것도 없다니. 나 진짜 반했어.”

 

  지호의 눈동자는 진실과 순수의 빛으로 반짝였고, 그것은 어딘가 경외와 찬양의 감정과 닮은 것 같았다. 해는 오히려 그 반응이 낯설어 눈동자를 깜빡였다.

 

  “아니, 너무 좋은 거야. 그림이. 그래서 아빠한테도 바로 보여줬거든. 아빠가 이거 전시해도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 구체적인 건, 결국 누나의 의지가 있어야 하니까 이야기를 한 번 해보고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조만간 아빠가 찾아와서 이야기할 건데 내가 막 신나고 떨려서 먼저 말하고 싶었어.”

 

  동동거리는 지호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개연성 없이 들려 이해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지호가 소중하게 안고 있는 스케치북은 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나누는 물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 대단한 그림은 아닌 데다가 전문적으로 배운 적도 없었다.

 

  “나 그림에 대해선 전혀 모르지만, 그래도 누나 그림은 누나가 그려서가 아니라 그냥 길 가다가 봤어도 반했을 거야.”

 

  진지한 말투에 그제야 장난이 아니구나 싶었다. 지호는 머뭇거리며 스케치북을 건넸다. 해는 제 손에 들어온 스케치북을 매만졌다.

 

  해의 짐을 챙기면 옷보다 훨씬 더 스케치북 박스가 나올 것이다. 그것도 해가 챙긴 것도 아닌, 도진이 다 간직해 온 것들이었다.

 

  “지호야.”

  “응, 누나.”

  “고마워.”

 

  괜스레 초조한 마음으로 해를 바라보고 있던 지호는 그 한 마디에 괜히 코끝이 찡해졌다. 해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떨리게 느껴져서인지, 스케치북을 바라보는 눈빛이 애달프고 아파서인지 모르겠다.

 

  누군가 자신의 것에 대해서 '잘한다'보다 '좋다'라는 말을 말했을 때의 그 기분이 어떤 것인지, 지호는 알 것만 같았다.

 

  “에이. 내가 누나 그림 몰래 봤는데 안 혼내서 난 더 고마운데?”

 

  지호는 장난스러운 얼굴로 웃었다. 해는 그 마음을 알아 살짝이 미소 지었다.

 

  “한 번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 나는 소망하는 거고, 직접 이루는 건 누나 몫이니까. 나는, 누나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지호야.”

  “응?”

  “넌 내 아들 할래?”

 

  이렇게 예쁘게 말하는 것도 재주다. 용기를 주는 일도, 위로를 하는 일도, 칭찬을 하는 일도 지호는 늘 부담스럽지 않게 할 줄 안다. 강아지였으면 꼭 껴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해의 마음을 안다는 듯 지호가 맑은 웃음을 피웠다.

 

  “우리 아빠 나이 많은데 괜찮아?”

  “선우 아저씨 정도면 훌륭하지.”

  “도진이 형이 들었으면 난리 났을 거 같아.”

 

  지호가 상상도 하기 싫다는 얼굴로 절레절레했다. 그리곤 금세 음흉하게 웃었다.

 

  “도진이 형이랑 그래서 어떻게 만나기로 한 거야? 원래 사귀던 거야? 아니면 고백했어?”

 

  해는 지호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툭 튕겼다.

 

  “네가 기자야? 묻지 마.”

 

  금세 시니컬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간 해를 보고도 지호는 생글거렸다. 이 재밌는 특종을 놓칠 생각이 없어 보여 해는 자리를 옮겼다.

 

  한참을 캐묻고 나서야 지호는 집으로 돌아갔고 해는 방으로 들어가 박스 하나를 꺼내 열었다. 박스 안 스케치북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상태 그대로였다. 도진이 시간만 나면 와서 열지 않는 스케치북의 구석구석을 휴지로 닦아내곤 했다.

 

  스케치북 종이는 빛을 바랐고, 주로 연필로 그린 것들은 아주 평범한 사물들이었다. 삐뚤빼뚤한 모양과 어설픈 스케치가 그녀의 첫 스케치북이라는 걸 알려주는 듯했다. 매일 보는 지루한 풍경을 어떻게 견뎌낼까, 를 고민하던 와중 그리려면 오랜 시간 쳐다 봐야 하니까 덜 심심하겠다 싶어 손을 움직이기 시작한 게 첫 시작이었다.

 

  사물을 지나고 나니 풍경 그림이 하나씩 나왔다. 그림 뒷장에는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났다는 날짜가 적혀져 있었는데 한 달 동안 그린 것도 있었다.

 

  그리고, 도진이 물감을 선물했을 때부터 색이 들어가 있었다. 색은 곧 빛이었다. 빛깔을 품어낸 그림은 생기를 풍겼다. 게다가 느낌조차도 확실히 밝아졌다. 비단 선을 더 부드럽게 그어서는 아닌 것만 같았다.

 

 “신기하지.”

 

  해는 새삼 그때의 기억들이 하나씩 났다. 절과 산은 해에게 고립된 공간이자 유일하게 허락된 세계였다. 해는 감사했지만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안전이 보장된 곳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답답했다.

 

  그 세계 바깥으로 이끌어 준 것은 도진이었다. 처음 도진에게 이끌려 버스를 타고 바다를 보러 간 기억은 오래된 영화 속 필름처럼 흐린 모습으로 돌아갔다. 생생한 푸르름도, 버스 창문 바깥으로 흔들리는 풍경도, 다 이젠 아득하고 망망했다.

 

  “바다 보러 갈까.”

 

  언제 온 지 모를 도진이 무릎을 굽혀 앉으며 해에게 물었다.

 

  “응.”

 

  해가 고갤 들어 올렸다. 도진이 가까이한 그녀의 청명한 눈동자를 보고는, 아, 하고 한 음절 뱉었다.

 

  “해야.”

  “응.”

  “네가 보고 싶다면, 고래도 보러 가자. 남극에 가고 싶다면, 남극도 데려가고. 사막에 가고 싶다면 사막도 가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눈썹을 찡그리자 도진이 그녀의 하얀 뺨을 두 손으로 감쌌다. 찹쌀떡 같은 볼에, 캐러멜색 눈동자, 자두사탕 같은 입술.

 

  이렇게 달콤한 얼굴을 어찌 참을 수 있을까. 도진이 그녀의 입술을 살며시 머금었다 뗐다. 감을 새도 없던 눈동자가 저를 녹인다.

 

  “해야.”

 

  촉촉하다 못해 축축한 감성이 배어나는 목소리에 해는 그의 오늘 하루가 고되었나 보다, 하는 생각을 했다. 해는 뒤로 물러서지 않고, 무어라 타박하지 않고, 그냥 눈을 감았다.

 

  입술이 다시금 닿아왔다. 그의 입술은 볼을 감싼 손보다 더 뜨겁고, 더 조심스러웠다. 스케치북을 잡은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빠져 툭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 소리에 당황한 얼굴을 뒤로 떼자 도진이 머리 위에서 살풋 웃음을 터트렸다.

 

  “안 놀라도 돼.”

  “놀란 거 아냐. 그냥, 좀 미끄러워서.”

 

  반박하는 모습도 귀여워 도진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해가 약간 붉어진 얼굴로 노려보았다. 애꿎은 스케치북을 쥐어 툭하고 박스 안으로 집어넣었다. 뚜껑을 닫고 원래 있는 곳으로 밀어 넣었다.

 

  “한 번만 안아볼래.”

 

  도진이 팔을 벌렸다.

 

  “싫어.”

 

  심통 난 해의 말에 도진이 몸을 배배 흔들었다. 해가 징그럽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 반응에도 굴하지 않고 도진은 새끼 고양이 같은 얼굴을 했다.

 

  “한 번만.”

  “안 해.”

  “치. 해가 안 안아주면, 내가 안지 뭐.”

 

  도진은 한 발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그녀에게서는 옅은 종이 향이 났다.

 

  3초가 채 지나지 않아 해가 도진의 종아리를 발로 찼다. 기습에 악, 소리를 내며 왼쪽 다리를 잡으며 주저앉은 도진을 보고 해가 지나쳤다.

 

  "엄살 피우지 말고, 나와. 밥 줄 테니까.”

  “엄살 아니야. 해가 진짜 힘이 얼마나 센데.”

  “그래서 한 대 더 맞아보겠다 이거지?”

  “아닙니다.”

 

  로맨틱이랑 멀다고, 꿍얼거려도 금세 부엌에서 움직이는 모습에 도진은 새삼 또 반하고 만다.

 

  “벚꽃 핀 바다로 보러 가볼래?”

 

  해가 그 말에 솔깃해서인지 고개를 살짝 돌려보았다. 다시 앞을 바라보더니 작게 응, 이라고 대답했다. 동동거리며 좋아하는 법 없지만 그녀가 좋아하는 걸 찾아낼 때의 그 행복이 있다.

 

  그녀가 낯설고 다른 풍경 속에 어우러진 모습이 눈앞에 그려져 도진이 턱을 괴고서 씩 웃었다.

 

  그녀의 스케치북 가득히 아름답고 새로운 세계가 계속해서 펼쳐지길 그는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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