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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밸런스
작가 : 을해
작품등록일 : 2018.11.2

태어나서는 안 됐어야 할 남자의 끔찍한 반란.

세상의 불공평에 맞선 한 남자의 몸부림.

한날한시에 태어난 10명의 사람.각기다른 운명. 최악과 최고의 공존.
모든 것이 정해진 운명? 아니다. 운명은 빼앗는 것이다.

 
확신(4)
작성일 : 18-12-31 15:15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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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초… 4초… 1초. 잘 있어라. 얘들아.”

 

 자정이 되기 일 분 전부터 카운트를 세던 신재혁은 1초 남짓 남겨 놓고 두 아이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엄마가 혹시 떠나는 게 아닐까. 아이들은 겁이 났다.

 

 “엄마… 어디 가?”

 

 “어딜 가든 너희가 상관할 바는 아니란다.”

 

 영혼이 돌아온 진채영이 상황을 잘 수습하겠거니.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다 잊어버리기로 하고 신재혁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하루가 지났으니 기이한 현상이 다시 나타나기를 바랐다. 잠깐의 대기시간이 있는지 곧바로 변화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지금으로선 가만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엄마 뭐해?”

 

 그러나 이 방법 또한 진채영의 몸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아닌 건지 한참을 기다려 봤지만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신재혁은 입술을 꽉 깨물며 눈을 다시 떴다. 똑같은 풍경. 두 아이가 사라지지 않고 그 자리 그대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 씨.”

 

 그럼. 뭐 어떻게 해야 이 몸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건지. 이미 진채영의 몸으로 들어오게 됐으니 평생을 죽을 때 까지 이 몸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인 건가. 그럴 순 없었다. 자신이 직접 살아온 인생도 아닌데, 남의 인생을 빼앗아 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본인의 영혼은 현재 진채영의 몸속에 들어와 있는데, 그렇다면 진짜 진채영의 영혼은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자신의 몸을 찾으러 오지도 않고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 건지. 그녀를 찾고 싶었다.

 

 혹시 진채영의 몸속에 있던 본래의 영혼을 소멸 시켜 버리고 자신이 들어오게 된 건 아닐까. 끔찍한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감찬욱이라는 사람의 몸에서 빠져나올 땐 어떻게 했더라…….”

 

 다른 방법이 있는 걸까. 지난 번 감찬욱의 몸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떠올려보니 실수였긴 했지만 옥상에서 추락할 때 정신을 잃었던 기억이 났다. 정신이 다시 돌아왔을 땐 진채영의 몸으로 깨어났으니. 똑같이 해본다면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추락한 몸은 충격의 여파로 그대로 사망하게 되니. 썩 좋은 방법 같지는 않아보였다. 처음에는 현실이 아닐 것이라고 착각을 했기 때문에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지만, 지금은 이 모든 게 다 현실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이상 용감하게 뛰어내릴 수 없었다.

 “어떡하지…….”

 

 하루만 더 기다려 볼까. 하루가 더 지나면 바뀌진 않을까. 더 좋은 방법이 있나 생각해 봤지만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뭐야? 왜 하나도 안 치우고 있어?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그때, 침실로 들어간 남성이 다시 밖으로 나와 아무것도 치워지지 않은 부엌상태를 보고는 또 한 번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현재의 몸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내기에도 바쁜데, 남성의 목소리까지 더해지자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과부화가 걸린 머리에 의해 숨이 잘 쉬어지지 않다는 걸 느꼈다. 본능적으로 뒤돌아 베란다의 문을 열어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조금 살 것 같았다.

 

 “추워 죽겠는데 문은 또 왜 열어? 그렇게 나가고 싶으면 나가라니까!”

 

 저런 목소리 큰 남성과 평생을 살아야 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신재혁은 난간에 기대어 아래를 바라보았다. 그때 그 옥상에서처럼 어둠이 짙게 깔려있었다.

 

 “너 안 들어와? 거기서 뭐해?”

 

 한 번 죽어본 몸이기 때문에 고층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하나도 겁이 나지 않았다. 혹시, 진채영의 몸으로 들어오게 된 이유는 대신 죽어달라는 그녀의 바람이 아니었을까. 감찬욱과 진채영. 생각해보니 두 명 모두 죽기 편하게 뛰어 내릴 수 있는 공간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상황이 의미심장해 보였다. 신이 정해 놓은 길인 건지. 그렇다면 신재혁은 그 길을 따라 걷기로 하였다.

 

 “그래… 신이 하라는 대로 해야지. 죄책감 가질 필요 없어.”

 

 신이 정해 놓은 길을 그대로 따라갈 뿐이었으니. 진채영의 몸으로 베란다에서 뛰어내린다 하여도 죄책감을 갖지 않기로 하였다. 두 아이가 보고 있었지만, 남성이 손 쓸 틈새도 없이 신재혁은 그대로 난간 앞으로 고꾸라졌다.

 

 “야! 너 지금… 진채영!

 

 신재혁은 떨어지는 도중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대로 정신만 잃고 죽는다는 느낌을 확인하지 못한다면 또 다시 다른 사람의 몸으로 깨어날 것 예감에 이번에는 확실히 죽음을 느끼기로 하였다.

 

 중력에 의해 저절로 머리부터 아래로 추락한다는 걸 느꼈다. 이대로 바닥에 부딪힌다면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크나 큰 고통이 찾아오겠지만, 죽음을 느끼긴 위해서는 필요한 순간이라 생각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성이 바닥에 부딪혀 얼굴이 망가진다는 건 마음이 아픈 일이지만, 그녀도 남성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있었을 거라 생각하고 위안을 삼았다.

 

 곧이어 얼굴이 바닥에 부딪히는 느낌이 났고, 신재혁은 엄청난 고통이 느껴지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이후에 일어지는 현상은 암흑. 그 자체였다.

 

 처음 죽었을 때 겪었던 그 순간처럼 그저 눈을 감고 있는 것과 같은, 그러나 더 이상 살아 있는 것 같지는 않은 그 느낌처럼 어둠 속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을 뿐이었다.

 

 ‘정… 정신을 잃은 건가? 아닌데… 지금 생각을 하고 있잖아?’

 

 야속하게도 신재혁의 정신은 멀쩡했다. 이번에도 완전히 죽지 못하고 정신은 멀쩡히 살아 있는지 어둠 속에서 홀로 머리를 굴릴 뿐이었다. 촉감이 느껴지는 고통은 하나도 없었지만 아직까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에 괴롭기만 하였다.

 

 ‘대체 왜… 나도 좀 죽을 수 있게 도와 달라고… 이러다가 또 다른 사람의 몸으로 깨어나는 거 아니야?’

 

 두 번이나 겪었으니, 세 번이라고 없지는 않을 것이다. 또 이렇게 망망대해를 떠돌다가 다른 사람의 몸으로 깨어나는 건 아닐까. 이번에는 그러지 않기를 바랐지만 신재혁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신재혁은 나름대로 발버둥 쳐보았다. 손과 발의 느낌은 여전히 없었고 들려오는 소리,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이 공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움직이는 상상을 해보았다.

 

 그러나 그건 불필요한 상상이었다. 이미 다음 목적지가 정해져 있다는 듯이 이번에도 저 멀리서 작은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 빛을 통과하면 또 다른 사람의 몸으로 깨어나겠구나.

 

 신재혁은 포기하기로 했다. 신이 자신에게 어떠한 장난을 치고 있는 것만은 확실했다. 왜 계속 다른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게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그냥 깨어나자마자 죽기로 마음먹었다. 계속 죽음을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완전히 죽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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