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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제너시스#1
작가 : 꿈은이루어진다
작품등록일 : 2018.12.31

주인공 고드를 통한 지구와 화성의 충격적 대하드라마.

 
제너시스(1) --- 11
작성일 : 18-12-31 12:42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17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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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장. 마지막 비주류 신들의 최후

 

 전용 우주선으로 지구를 떠나온 고드는 메시의 동굴에 도착하였다. 메시와 오는 도중에 통신연락은 하였지만 갑작스런 고드의 방문이지만 메시는 어느 정도 직감을 하고 있었다.

 대지도자의 표식도 찾아 볼 수 없는 복장에 심각한 표정과 미소를 번갈아 가며 메시 부부를 마주한다.

 “무슨 일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대지도자님,”

 “그렇다. 내가 나를 잘 몰랐어. 화성의 대지도자는 내게 맞지 않는 거였어.”

 메시는 자신도 화성인의 근본 정서를 잘 알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예상은 하고 있었으나 이렇게 현실로 다가 올 줄은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화성인들 중에서 고드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람은 아버지 슈카르와 어머니 마야 다음으로 메시 자신일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 고드가 처한 상황에서 오히려 부모님보다 메시나 엘리자벳이 고드의 마음에 더 가까이 와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무작정 직무를 포기하고 화성을 떠나온 것은 여러 가지로 무리가 따르지 않을까요?”

 “아버지, 어머니께 가장 미안해. 모두에게서 동의 받지 못하는 대지도자의 개인적인 사유로 공식적인 사임절차를 거치는 것은 나나 아버님께 부적절한 모양새가 될 것 같아 부득이 이렇게 되었네. 조금 불편한 부분은 있겠지만 아버지께서 원만하게 수습하시고 화성을 예전대로 잘 지도해 나가시리라 보네.”

 “훌륭하신 분이니까 그렇기는 하겠습니다만 고드 대지도자님만이 할 수 있는 능력까지 아버지께서 무난하게 해 나가실지 걱정은 됩니다.”

 “마리아를 버릴 수는 없어. 이미 각오를 한지도 오래고 마리아와의 삶이 진짜 원조지구인인 고드가 살아가야 할 인생이라고 생각해.”

 “저도 지구인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화성에서 대지도자님의 도움이 필요하면 나서 주십시오.”

 “나도 그러고 싶네. 화성을 떠나오기 전에 아버지께도 말씀드린 부분이지만 생각을 바꾸었지. 화성에 관여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어. 불편할 것 같지만 화성의 어떠한 문명혜택도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아. 난 이미 많은 것을 얻었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어차피 지구는 내가 업그레이드 하려고 했던 부분이야. 내가 직접 지구인 속으로 뛰어 들면 더 이상적이지 않겠나.”

 메시는 고드의 결심이 이미 확고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어쩌면 고드의 생각이 화성을 위해서나 자신과 지구를 위해서도 올바른 선택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 마리아와는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자네 동굴 한 부분만 내어주게. 때가 되면 난 지구인들과 합류 하겠어. 조만간 기회를 만들어 마리아 아버지를 만날 거야.”

 “전 대지도자님을 별도로 연구해야 하겠네요. 우하하하.”

 “이젠 메시 박사도 나를 대지도자라 부르지 말고 그냥 이름을 불러. 모두가 불편 할 테니까. 그리고 내가 타고 온 우주선은 자네가 반납 해주게.”

 메시는 고드가 타고 온 우주선을 직접 조종하여 화성으로 갔다. 슈카르에게는 사전에 간략한 통보를 하였다. 메시를 만난 슈카르는 마치 고드를 만난 것처럼 반가워하였고 타고 온 우주선은 메시 전용으로 이용하도록 해주었다.

 그렇게 한 슈카르의 마음 한 구석에는 고드가 혹시라도 생각이 변하여 돌아오기를 바라는 심경도 담겨져 있었다. 그동안 고드가 관여하여 벌여놓은 일들로 인하여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도 솔직히 말해 주었다.

 메시는 고드의 생각과 의지를 전달하였고 서운하더라도 고드를 이해해 주기를 부탁하였다.

 그리고 고드가 심혈을 기울이던 지구인 관련사업은 자신이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로 화성인들의 사기가 일시적으로 저하되어 있었다. 화성인들은 고드라는 대지도자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컸던 것이다. 거기다가 최근 화성의 지상 상태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었다.

 소행성과 운석, 그리고 작은 소행성들의 잦은 충돌이 가속화 되고 있었다.

 지상에는 이러한 현상들과 그에 따른 심한 기상이변들로 대부분의 생명체는 사라지고 없었으며 화성 곳곳에는 충돌로 인한 화염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화성당국에서 중앙의료센터인 아레나와 더불어 화성의 2대 주요시설인 혜성 우주연구기지에서는 초대형 혜성 케일의 이동상황에 대하여 연일 우려를 표시하고 있었다. 슈카르와 혜성전문가 헤파이스 박사는 심각하게 혜성 이동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헤파이스, 케일혜성이 점점 예상 진로대로 정확히 이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렇게 되면 우리 화성과 충돌할 확률이 더욱 높아지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지구 이주계획을 차질 없이 준비하는 것은 물론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런 식으로 예측된 궤도를 따라 정확하게 움직인다면 예상보다 빨리 화성에 도달하지 않겠습니까.”

 “당연히 그렇게 되겠습니다. 제가 시간을 분석하여 보고 드리겠지만 상황에 따른 모든 대비를 시작해야 될 것 같습니다.”

 “당연합니다. 우선 이주에 필요한 이동수단 제작 등 이쪽에서 준비 할 사항부터 착수 할 것입니다. 지구는 고드 덕분에 기본적인 자료가 이미 많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지금부터 많은 인력이 필요할 텐데 고민이 많으시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구에 있는 인력을 최소한의 요원만 남겨두고 귀환시킬 예정입니다. 헤파이스 지도자님께서도 적극 도와주십시오.”

 “당연합니다. 대지도자님,”

 슈카르는 여러 가지로 착잡한 마음이라 수정체를 확대모드로 전환한 뒤 하늘을 쳐다보았다. 오늘따라 유난히 지구가 크고 아름답게 보였다. 최근에 개발한 기능성 수정체는 약100배의 비율로 사물을 볼 수 있는데 일반모드에서 일정한 안압을 주면 전환이 가능하다.

 지구 연구단지에서 중심 기지격인 지구인 전문 연구센터를 비롯하여 전 지구연구단지에 주재하고 있는 연구원들의 인력을 파악하여 최소한의 인력만 남겨두고 귀환지시를 내린다. 메시는 어차피 지구인 전문 연구센터의 총괄이라 화성으로 갈 필요가 없어 연구센터에 잔류하게 되었다.

 

 도그리온족의 세담과 캐닌은 최근 연구단지 주변이 예전에 비하여 한적하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상황을 염탐하러 정찰병을 투입하였다. 일련의 화성사태로 대부분의 연구단지 인력들이 화성으로 귀환하고 극소수만이 연구 단지를 지키고 있다는 첩보를 듣는다. 캐닌은 자신의 상상과 예상을 뛰어넘는 최상의 기회가 이렇게 쉽게 나타나자 혹시 적의 함정은 아닐까 하는 의혹마저 들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을 정리해 보면 금방 틀렸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함정이라는 것은 공격을 위한 작전인데 화성인이 공격을 한다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곧 깨달았다.

 세담과 캐닌은 정말 쾌재를 부르지 않을 수 없었다.

 특별히 외부의 위험이 없는 곳에 위치한 화성의 연구단지시설은 출입구나 담장정도 주변으로 쳐진 감마선 외는 순찰병이나 별다른 방어시설이 없고 영상으로만 주변을 모니터링하게 되어 있어 외부의 갑작스런 공격에는 완전히 무력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캐닌과 세담은 곧 버드리아로 갈 채비를 하고 전체 간부와 지휘관들에게 출동 준비를 갖추라고 지시한다. 버드리아족 추장인 앵머스는 미리 조잡한 수준의 무선으로 대략의 내용과 함께 방문한다는 연락을 받고 비서관 이골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문제라도 생겼습니까? 이렇게 두 분이 헐레벌떡 오시게요. 아무튼 먼 길 오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우선 자리에 앉으세요.”

 앵머스가 보기에 캐닌과 세담은 표정은 어둡지 않았으나 몹시 긴장하고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흥분된 모습이었다.

 지구 순찰대의 순찰에 대비하여 자체 제작한 소형자동차로 일부 구간만 타고 나머지는 말과 도보를 이용하여 도착한 터라 실제로 무척 힘이 들었던 것이다.

 세담은 오늘도 캐닌을 수행하는 보좌관처럼 캐닌의 뒤를 졸졸 따라 앵머스의 집무실로 들어서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너무 기쁜 소식이라 식사도 거르고 달려왔습니다. 화성인들이 우리를 도와줄려나 봅니다. 하하하..

 생각지도 않았던 기회가 온 것 같습니다.”

 “그럼 먼저 식사라도 하시지요.”

 갑자기 옆에서 뜬금없는 말을 하는 이골을 보며 캐닌은 앵머스를 보며 누구냐는 몸짓을 한다.

 “아... 네, 앞으로 정사가 복잡해질 것 같아 참모를 한명 뽑았습니다. 이골 비서관입니다.”

 이골이 별로 관심 없어 하는 세담과 캐닌을 번갈아 보며 인사를 꾸벅한다.

 “앞으로 추장님은 이 넓은 지구를 우리와 함께 다스려야 됩니다. 따라서 일꾼을 뽑을 때는 수준을 조금 생각하셔야 되겠습니다. 추장님~.”

 앵머스는 얼른 말머리를 돌렸다.

 “그래, 기쁜 소식이나 얼른 말해 보시오. 화성인들이 우리를 돕다니요?”

 “지금 화성은 대지도자란 사람이 가출을 하여 자중지란과 같은 형국이며 지구에 있는 모든 연구 단지들은 거의 텅 비어 있습니다. 아마 상황에 따른 문제가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금방 돌아 올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우리 정찰병의 정보수집이 약간은 미흡하지만 이번에는 틀림없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너무 완전한 기회라 저도 잘 믿기지 않습니다.”

 “대지도자가 가출을 하다니요? 화성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까? 연구단지가 텅 비어 있다면 무슨 난리라도 난 것 같기는 합니다만...”

 “고드란 사람은 원래 지구인이라고 들었습니다.

 우리도 화성인과 오래 지내 왔지만 지구인과 화성인은 근본적으로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 사람이 대지도자가 되었으니 그럴 수 있다고 보아야지요. 어찌되었던 중요한 것은 화성인들의 연구 단지나 시설들이 지금 가장 취약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구체적이고 신속한 거사 일정을 잡아야 됩니다.”

 “우리가 지금 잡담을 할 시간은 아닌 것 같네요. 정말 다시없는 기회가 맞는 것 같습니다. D-데이를 하루라도 빨리 잡는 것은 좋지만 준비는 이상 없습니까?”

 “우리는 이미 출동준비까지 지시해 놓고 왔습니다.

 버드리아족도 전열을 정비하고 준비된 병력을 일주일내로 저의 군사기지로 출동해 주십시오. 순찰도 아마 그동안은 없을 것 같습니다. 가능한 이동은 야간에 하시고 탑승차량의 불빛은 최대한 주의하여야 됩니다. 잊지 말아 주십시오.”

 이때 갑자기 앵머스의 신입 비서관인 이골이 느닷없이 끼어드는데

 “어두워 잘 안보이면 운전을 어떡하죠? 저야 밤눈이 밝아서 웬만한 어두운 길도 끄떡없습니다만... 헤헤.”

 “그러면 밤눈이 밝은 놈이 운전하세요!”

 캐닌은 이골이 불쑥 튀어나와 두 번이나 회의 흐름을 깨는 바람에 짜증스럽기도 하고 배는 더 고파졌다.

 대화가 끊어지자 앵머스는 식사를 제안한다.

 “음식을 준비해 놨습니다.

 입맛에 맞을 런지 모르겠습니다.”

 “돼지족발도 많이 준비했습니다요. 특별히 메뉴에 신경 좀 썼습니다요. 헤헤.”

 앵머스는 캐닌의 눈치를 보며 이골에게 차가운 눈빛을 보낸다.

 추천한 사람이 아주 착하다고 하여 이골을 채용을 하였다고 하지만 순진한 건지 푼수인지 앵머스는 아직 잘 판단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날 세담과 캐닌은 완전한 칙사 대접을 받고 앵머스가 준비한 과일 등 선물을 한 아름 안고 도그리온으로 돌아갔다.

 

  * * *

 

 슈카르를 중심으로 전 화성인이 한마음이 되어 지구이주와 관련된 각종 준비 작업에 분야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슈카르는 지구로 이주 시 구역별로 정착할 지역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정착초기의 지구사정을 감안하여 주변의 지구인들과의 관계 설정과 조율에 대한 고드의 실행계획안을 면밀히 검토하였으며 지구에서 영원히 주거할 지하세계를 완공하고 지구 지상생활을 청산 할 때까지 각종 프로그램의 계획들까지 상세하게 숙지하여 놓았다.

 지구인들과의 공존기간 동안에 실험을 포함하여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구인들을 치밀하게 기만하는 스토리와 화성인의 실상과 거주흔적을 지구인들과 먼 미래에 통합 할 때까지 알 수 없도록 하는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었다.

 슈카르는 고드가 없는 미래를 생각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앞으로 대지도자의 직무대행 수행에도 영향이 올 것만 같았다.

 

  * * *

 

 한편

 메시의 동굴에서는 고드와 마리아가 화성인도 아니고 지구인도 아닌 어정쩡한 생활을 하지만 가능한 마리아의 수준으로 맞추어 가며 살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다. 화성의 소식은 메시가 가끔 들려주지만 고드는 별로 관심을 쓰지 않는다. 그렇지만 메시는 고드가 듣던 말 던 혼자서 보고 아닌 보고를 하고 있었다.

 동굴 앞에 나온 고드는 멀리 마리아 부족들의 왕국을 주시하고 메시는 동굴 앞 바위에 걸터앉아 있다.

 “순찰대의 게브가 보내온 자료를 봤는데 도그리온족들 주변이 이상하리만치 변모했고 도그리온족의 활동영역이 엄청나게 커졌더군요. 그래서 얼마 전에 프리카로 둘러봤는데 굉장하게 발전한 것 같았고 체계적인 군중의 움직임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 부분도 화성 당국에서 조사를 한 번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지금 혜성충돌에 대비한다고 정신들이 없다고 합니다. 순찰대도 대부분 화성으로 귀환하여 정상적인 순찰활동이 되지 않고 해서 제가 요즘 수시로 연구센터를 순찰하고 있습니다.”

 “그래, 맡은바 직무는 충실히 한다고 했으니 해야지.

 나는 며칠 후에 마리아 가족을 한 번 만나볼 생각이야. 마리아가 임신이라도 하면 여기보다는 자기 집이 낫다고 하잖아. 마리아 아버지가 처음에는 두려움 때문에 우리가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는데 두 딸을 모두 잃은 것처럼 되어 버려 지금은 우리를 별로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고 하니 말이야. 직접 찾아가서 같이 살면 어떨는지 상의를 해보고 싶네.”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제가 볼 때는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만... 마리아 아버지 다윗은 집단부족의 지도자 위치에 있습니다. 따로 살면 몰라도...잘못하면 위협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 번 만나보겠어. 내가 그들을 해치지 않는 이상 별일이야 있겠어? 여러 가지를 참고하여 저들을 생각해 봤는데 예사로운 집단 같지가 않아. 지금 다윗이 이끌고 있는 부족집단이 뭔가 전체 지구인들의 중심세력처럼 보여. 그렇다면 내가 합류해 확실하게 지구인들을 개화시킬 수가 있지 않을까?

 아무튼 한 번 만나봐야겠어.”

 “선배님의 생각이 정히 그렇다면 제가 드릴말씀이 없습니다. 언제쯤 가 볼 건가요?”

 “내일이라도 당장 가야 되겠어. 이렇게 무의미하게 세월을 낭비할 때가 아닌 것 같아. 그리고 어디든 빠른 시일 내에 이곳을 떠나야 돼. 그래야 완전한 내 삶이 시작될 것 같고....”

 고드와 메시는 동시에 저 멀리 아래를 처다 보고 있지만 생각은 각각 다른데 있었다.

 아침 일찍 고드는 마리아를 데리고 아버지 다윗을 만나러 떠났다.

 고드는 다윗의 부족들과 비슷하게 복장을 준비하고 마리아도 저들에 비하여 너무 화려하지 않은 옷으로 갈아입도록 했다.

 마리아 가족의 집은 이미 다윗의 개인주거지가 아니었다. 멀리서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으며 구조나 시설들이 생각보다 거대하고 웅장하였다.

 들어서는 입구에는 거대한 통나무를 매끈하고 정교하게 깎아 만든 기둥이 양쪽에 버티고 있으며 알 수 없는 문양으로 치장한 활주가 대들보와 처마를 받치고 있었으며 뭔지 모를 위엄과 카리스마마저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입구 내부는 큰 광장처럼 넓고 주변에는 많은 방들로 구역이 나뉘어져 있었다.

 중앙에 있는 계단을 지나면 다시 큰 홀이 나타나는데 그 안쪽에 마리아 아버지의 집무실과 가족들의 거처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건축에 사용된 자재는 대부분 돌과 나무로 되어있지만 정교한 솜씨로 다듬어서 인지 생각보다 화려하게 느껴졌다. 마리아를 따라 아버지 다윗에게 안내된 고드는 정중히 인사를 올렸다.

 마리아 아버지 다윗은 나이가 들어 흰머리에 하얀 구렛나루에 흰 수염이 길게 나있었다.

 그동안 마리아는 물론 엘리자벳의 학습까지 받은 다윗은 서투른 말로 고드를 맞이하는데 마치 표준어와 심한 사투리간의 대화처럼 심각하게 변형된 언어를 쓰고 있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그동안 변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마리아의 아버지 다윗은 고드가 워낙 저자세로 나오자 조금은 안심이 되고 용기마저 생겼다.

 “어떻게 당신들은 내 가족을 그렇게 마음대로 하시오? 자식들이 당신들을 따라 가니 어쩔 수 없이 지금까지 지내왔소만... 그래~ 앞으로 어쩔 셈이오?”

 다윗의 표정은 덤덤하게 보이지만 분노의 감정이 많이 서려져 있었다. 고드는 다윗의 목걸이가 옷에 가려 들락 거렸는데 많이 본 듯한 것 같아 신경이 쓰였다.

 “네, 아버님께서 받아 주신다면 마리아와 이곳에서 살까 합니다. 저도 원래 지구인간 이었습니다.”

 “지구인간?”

 “거기에 관해서는 차차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좋소, 그렇다면 여기 오는 것은 막지 않겠소. 그러나 우리 부족들이 당신을 어떻게 볼지 걱정이 되오.”

 “아버지, 그 점은 전혀 걱정을 안 하셔도 됩니다. 이것도 차차 말씀드리면 충분히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럼 더 이상 묻지 않겠소. 그리고 아까부터 계속 내 목을 쳐다보는데 뭐가 잘못되었소?”

 “아, 네. 목걸이가 멋있어 보여서요.”

 고드는 감히 목걸이를 벗어 보여 달라는 말을 못하고 어물쩍 거리고 있는데 다윗은 서서히 목걸이를 벗어 고드에게 보라고 건네준다.

 목걸이를 보던 고드는 거의 까무러칠 정도로 충격을 받고 얼굴색이 변하고 있었다. 이것은 자신과 리아 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첫아들 루시에게 걸어준 목걸이가 아닌가?

 작은 돌멩이와 뼈 조각, 그리고 이름 모를 보석을 모아 작은 구멍을 내고 힘들게 만든 것이었다.

 분명 자신이 만든 목걸이가 확실하였다. 당시 누구도 이런 것을 만들 수 없었다. 그런데 이것이 왜 마리아의 아버지 목에 걸려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목걸이를 직접 만드셨나요? 아주 잘 만들었는데요.”

 따져 묻기가 불편하여 직접 다윗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해답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것은 우리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것이오.”

 “아...!”

 고드는 다시 한 번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럼, 루시가 다윗의 아버지란 말인가?’

 “돌아가실 때 할아버지는 자신이 지구인이 아니라고 말해 주었지요.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라고 하였소. 그 증거로 이 목걸이를 내게 주었소. 이런 목걸이는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만들 수 없는 것이었소.”

 참으로 기막힌 운명이었다. 따지고 보면 마리아도 자신의 증손녀가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고드는 이 모든 사실을 이들에게 말할 수는 없었다. 설령 말을 한다고 해도 다윗이 절대로 이해를 할 수 없을 것이며 믿지도 않을 것이다. 괜히 혼란만 더해 줄 뿐이다.

 고드는 감격스럽기도 하지만 혼란스럽기도 하였다.

 정신을 가다듬고 침착하게 말을 이어간다.

 “아... 그렇군요. 지금도 구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잘 간직하고 계십시오. 그럼 조만간에 정리를 하고 내려오겠습니다.”

 마리아는 따로 아버지와 대화를 하고 왜 이곳 생활에 잘 적응 할 수 있는 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었고 지구인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좀 더 지난 후에 천천히 말씀드리겠노라고 했다.

 고드는 이곳에 정착하면 화성은 물론, 가까운 메시까지 잊기로 했다. 완전한 지구인으로 다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동굴로 향했다.

 그러나 마리아가 자신의 손녀라는 사실에는 마음 한 구석에 혼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동굴로 돌아온 고드와 마리아는 지구인 마을로 갈 준비를 서둘렀다. 그리고 앞으로 보지 못할 메시와 최대한 많은 이야기도 했다.

 시종 시무룩한 고드의 표정을 살피던 엘리자벳은 고드가 떠나기 섭섭하여 그러는 줄 알고 많은 위로도 해주었다. 다윗의 목걸이는 고드의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캐닌과 세담은 버드리아에서 돌아와 일주일 후의 거사에 대비하여 만반의 준비와 점검을 시작한다.

 이미 출동준비가 완료된 각 지휘관들의 보고를 받는가 하면 버드리아 병사들이 도착하면 즉각 투입할 준비까지 철저히 지시하였다.

 수시로 첩자를 연구단지에 보내 동태를 살피지만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어 보였다. 화성의 프리카 한 대가 어쩌다 한 번씩 오가는 것 외에는 마치 빈집 같은 느낌이라고 첩자의 보고를 받았다.

 오늘 역시 메시는 일부러 도그리온족의 상공을 둘러보았지만 예전 상황과 별다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마침내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도그리온과 버드리아족 연합군이 지하기지에 총집결하고 캐닌의 공격명령만 기다리고 있었다.

 최전방에 배치될 거대한 탱크부대가 병사를 가득 싣고 당장이라도 지하기지를 튀어 나갈 것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그 뒤로 수십 문의 곡사포부대가 반짝거리는 포신을 세우고 있었다.

 ‘타타타타...!’

 운항거리가 50km도 안 되는 수준으로 뚝딱거려 만든 10대 정도의 헬기는 투하할 포탄을 가득 채우고 이륙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공격명령에 앞서 앵머스와 캐닌은 굳은 결의를 다짐하는 악수를 하고 앵머스는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앵머스가 알고 있는 캐닌의 전술은 의외로 간단하였다. 먼저 거대한 곡사포부대가 일정거리에서 포탄을 쏟아 부어 적의 울타리를 부수고 진입로를 만들면 탱크로 밀고 들어가 탱크내부의 병사들이 순식간에 연구센터로 잠입하여 딱쿵총과 뭉치탄으로 각종 시설들을 파괴하고 동시에 탱크에서 연구센터로 집중 포화를 퍼붓고 공중에서는 헬기가 일시에 폭탄을 투하한다는 것이다.

 화성인들이 차단하지 못한 소행성이나 운석, 혜성 등에 맞기만 하면 치명적이라는 것에 힌트를 얻어 전술을 착안한 것이다.

 공격 출동에 앞선 앵머스와 캐닌은 이미 지구를 점령한 것처럼 의기양양해 했다.

 “추장님과 저는 지휘 헬기에 탑승하고 상황을 지휘 할 것입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므로 저와 같이 헬기에 오르시죠.”

 ‘타타타타...!’

 캐닌은 앵머스에게 더 멋있게 보이기 위하여 헬기를 타고 지휘를 하려 하는 것이다.

 “곧 어둠이 내릴 것입니다. 오늘 밤 안으로 저들의 시설을 대부분 무력화 시켜야합니다.”

 

  * * *

 

 메시는 왠지 오늘은 야간 순찰을 한 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어둠이 내리자 곧 프리카를 몰고 연구센터로 날아갔다. 연구센터를 지나 도그리온족 지역으로 막 향하고 있는데 아래를 내려다 본 메시는 깜짝 놀랐다.

 거대한 탱크와 헬기들이 연구센터를 향하여 돌진하고 있었다.

 ‘쿠르르릉..타타타타..!’

 그 때 포탄 한발이 넓은 연구센터의 한쪽 구역에 떨어져 엄청난 화염이 일었다.

 ‘콰쾅! 콰광’

 뒤이어 연속으로 포탄이 날아들기 시작했고 엄청난 굉음에 놀란 연구센터 잔류 연구원들은 밖으로 나와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평소에 보지 못했던 이런 돌발 사태에 메시는 자신이 뭘 해야 될지도 모르고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금방 정신을 가다듬고 화성본부기지에 이 사실을 급히 타전한다.

 “여기는 지구! 여기는 지구! 나는 연구팀장 메시다. 본부 나와라!”

 “여기는 화성 행정본부 상황실이다. 무슨 일 입니까?!”

 “도그리온족으로 추정되는 무리들이 각종 파괴 장비를 동원하여 지구인 연구센터를 무차별 파괴하고 있다!

 긴급히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 빠른 시간 내에 수습하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알았다. 즉시 지도부에 보고 하겠음!”

 슈카르는 본부 상황실의 긴급보고를 접수하고 즉시 상황실로 달려갔다.

 상황실에는 사태를 인지한 슈트켄과 고돌라, 그리고 헤파이스를 비롯한 많은 대표자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었다.

 “지금 지구연구단지가 우리의 역사 이래 초유의 사태를 당하고 있습니다. 이는 저 역시 처음 당하는 일이라 신속한 사태수습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먼저 잔류 연구원들에게 동원가능한 모든 방어용 장비를 사용하여 최대한 버텨주기를 통보하고 출동대원을 빨리 소집하여 모든 방어 장비를 총 동원하여 지구로 보내야 합니다.”

 “나도 가겠습니다. 어서 준비하세요. 대지도자님!”

 “네, 그러시죠.”

 슈카르는 아버지 슈트켄이 자원을 요청하자 상황의 심각성 때문에 거절을 못하고 만다. 그리고 사태동원에 적절한 인력을 데이터뱅크에서 찾아 호출하고 즉시 본부 우주선기지로 호출했다. 동원되는 요원들은 모두 적극적으로 예전에는 찾아 볼 수 없었던 것 이었다.

 이는 고드 대지도자가 이룩해 놓은 큰 성과 중의 하나였다. 슈카르와 슈트켄을 비롯한 지휘간부들은 요원들이 도착하는 대로 탑승하여 지구로 출발했다.

 그러나 슈카르는 화성인들이 공격개념이 없고 적을 공격하고 물리치는 전술이 전무한 상태라서 지금 사태의 결과를 확신할 수 없었다. 논리대로 라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긴급히 메시 박사를 호출한다.

 “메시박사! 메시박사! 나는 슈카르다. 응답하라!”

 “메시입니다. 대지도자님!”

 “지금 지구에 거의 다 왔다. 고드는 지금 어디 있나?”

 “제 동굴에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제가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슈카르 대지도자님께서 충분히 해결하실 거라고만 하고 있습니다.”

 “현재 현장 상황은 어떤가?”

 “거의 바라보고만 있는 실정입니다. 지상상황은 제가 보유한 감마봉 정도로 어찌 해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워낙 여기저기서 포탄이 터지는 바람에 거의 속수무책입니다.”

 “우리가 가도 별반 다를 게 없을 것이다. 고드가 없이는 공격지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화성인들은 물론, 지구인까지 미래가 걸린 일이다. 메시 박사는 즉시 동굴로 돌아가서 고드를 다시 한 번 설득해 주기 바란다.”

 “최선을 다 해 보겠습니다.”

 지구인 연구센터에 도착한 슈카르 일행들은 감마봉으로 적들을 대항해 보지만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폭탄으로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헬기에서 투하되는 폭탄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슈~웅 쾅! 슈~웅 쾅!’

 그때 적의 곡사포에 집중포화를 맞은 슈트켄의 우주선에 불이 붙고 있었다.

 ‘콰쾅!’

 우주선은 큰 충격을 받아 휘청거리다가 추락해 버리고 만다.

 ‘쿵! 콰쾅!’

 슈트켄과 탑승자들은 몸체가 처참할 정도로 그 자리에서 모두 즉사하고 말았다.

 슈카르의 외마디 비명과 함께 주변에 또다시 포탄이 날아들었다.

 ‘콰쾅!’

 “아악!”

 “전원 지하로 대피하라! 모든 우주선은 가능하면 건물 뒤로 이동하라!”

 슈카르와 일행들은 곳곳에서 포탄 터지는 소리를 들으며 우주선을 튼튼한 본부 건물 뒤 광장으로 이동시키고 신속하게 지하로 뛰어들었다.

 메시는 전속력으로 동굴로 향했다.

 메시는 고드와 몇 번이고 통신을 하여 간절히 부탁했지만 아버지가 해결할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하였다.

 메시는 큰 기대는 갖지 않았다. 그러나 직접 얼굴을 대하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지만 혼자서 고개를 젓고 만다.

 

 한편

 동굴에서는 엘리자벳과 마리아가 심각한 표정으로 걱정을 하고 있었다. 메시와 고드가 교신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두 사람은 사태의 심각성에 누구보다 두려움이 컸다. 몇 차례 교신을 모두 듣고 있던 마리아는 나름 결심을 굳히고 조용히 고드의 손을 잡고 자신들의 침실로 향한다.

 “고드, 난 당신의 마음을 잘 알아요. 나도 당신과 그렇게 살고 싶구요. 하지만 고드가 나서지 않으면 화성은 물론이고 저의 가족과 모든 지구인들까지 미래를 보장 할 수 없습니다. 저와 우리 가족을 구한다고 생각하고 저들을 도와주세요. 제가 아는 상식으로도 당신은 이 사태를 수습할 능력을 가진 유일한 사람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끝까지 이 일을 마무리하고 오십시오. 저는 곧바로 집으로 가겠습니다.”

 마리아는 자신이 무례하고 무리한 줄 알면서도 고드에게 강력한 자신의 의지를 보였다.

 고드는 마리아의 말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었다. 답답하여 동굴 밖으로 나갔다.

 이 때 메시의 프리카가 들어오고 있었다.

 “왜 혼자 나와 있는 겁니까? 안색도 안 좋으시고...”

 메시는 고드의 얼굴을 정면으로 보면서 말했다.

 고드는 메시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메시가 먼저 무슨 말을 하려하자 메시의 입을 손바닥으로 막으며 동시에

 “출동할 것이야. 우주선 준비해.”

 메시는 약간은 어리둥절하지만 환호하는 표정으로 재빨리 우주선으로 달려가 이륙준비를 한다. 그리고는 곧바로 슈카르와 교신을 시도한다.

 “여기는 고드 대지도자 전용우주선!

 고드 대지도자님께서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그래?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달라고 해줘! 방금 전에 슈트켄 대표자께서 저들의 포탄에 맞아 돌아가셨다. 상황이 심각하다!”

 우주선 안으로 들어오다 메시의 교신을 가로챈 고드는

 “아버지, 일단 요원들을 전원 화성으로 철수하여 주십시오. 다시 재무장을 해야 됩니다. 감마봉으로 저들을 막기에는 현재 상황으로는 역부족일 겁니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 맞는 방어막을 설치하기에는 시간이 없습니다. 미처 이런 사태를 예상 못한 것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입니다. 현장을 보고 곧바로 화성으로 가겠습니다.”

 “고맙네. 알았어.”

 교신을 마친 슈카르의 눈가에는 또 한 번의 물기가 맺혀지고 잔류인원과 함께 전 요원들에게 화성으로 철수 할 것을 지시한다.

 갑자기 연구단지의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고 수습하러 왔던 화성의 모든 우주선과 요원들이 일제히 사라지자 캐닌은 쾌재의 환호를 지르고 전 전투병들에게 지시를 한다.

 “전 대원에게 전달한다. 적들이 모두 퇴각하기 시작한다. 잠시 공격을 멈추고 다음 명령이 있을 때까지 휴식을 취하라. 그리고 저들이 버리고 간 남은 시설들은 우리가 곧 접수해야 하므로 불필요한 사격은 중지하라.”

 캐닌은 상황이 너무 빨리 종료된 것 같아 약간 싱겁기도 하고 이상하긴 하지만 거사가 완료된 것으로 성급하게 결론을 내린다.

 “앵머스 추장님, 이제 화성인들이 다시 우리를 공격하러 오는 일은 없을 겁니다. 추장님의 공로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지금이 축배를 들어야 될 시점이 아닙니까? 캐닌 각하,”

 그 때 한 대의 우주선이 연구센터의 상공을 지나 멀리 사라진다.

 고드와 메시는 군데군데 포격으로 파괴된 연구센터를 내려다보고 곧바로 화성으로 향한다.

 “저들이 포격을 멈추었나 봅니다. 아직 우리 연구센터는 생각보다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 같고요.”

 “아마 자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화성인들이 모두 도망간 것으로 알고 있을 거야. 그런데 저들은 도그리온족들 아냐? 버드리아족들도 보이는 것 같고. 스스로 자멸의 길을 택했군! 어차피 저들이 계속 지구상에 남아 봤자 아무에게도 득이 되지 않아. 이번 기회에 정리를 해야 되겠어.”

 “슈트켄 대표자님의 희생은 정말 안 됐습니다.”

 고드는 아무 말이 없었다. 표정도 굳어 있었다.

 메시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화제를 돌렸다.

 “선배님, 아니 대지도자님께서 철수하라고 한 것이 여러모로 적중 했습니다.”

 “계속 선배라고 불러! 맘 변하기 전에.”

 “아... 알겠습니다! 선배님!”

 두 사람은 오랜만에 유쾌하게 한바탕 웃는 사이 화성의 본부상황실에 도착했다.

 다시 돌아온 고드를 본 모든 사람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슈카르는 있는 힘을 다해 고드를 끌어안았다. 고드는 흐르는 눈물을 억지로 참으려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슈트켄의 희생에 고돌라를 비롯한 상황실에 모인 전 대표자들과 요원들은 초상집이 되어 있었다.

 “시간이 없습니다. 다행히 저들은 공격을 일시 멈추고 있습니다.”

 “우리가 도망간 줄 알고 있을 겁니다.”

 슈카르는 물론 이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은 새삼 고드의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고드를 탄핵 발언했던 베다는 얼굴을 들지 못하고 있었다.

 “메시, 내가 말하는 것 신속히 준비해줘. 절단용과 용해용 레이저빔, 워터커트기, 버너슛을 5세트 정도 준비하고 5대의 우주선 앞쪽에 설치하여 자유각도로 리모트 콘트롤 할 수 있도록 해. 물론 취급전문가도 탑승해야 되겠지? 그리고 선두는 내가 조종한다!”

 고드는 우주선을 5대를 준비하라고 했지만 이런 작업 장비만 활용하여 공격을 하면 우주선 한 두 대만 있어도 저들을 무력화 시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화성은 무기화 할 수 있는 엄청난 장비가 많아 공격의 개념만 있다면 이런 사태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다.

 절단용 레이저빔은 공격권내에 있는 모든 사물을 재질에 상관없이 사정없이 자를 수가 있고 순식간에 태워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 용해용 빔은 모든 금속을 순식간에 녹여 버리거나 태워버린다.

 워터커터기는 가까운 거리의 금속도 절단하지만 일정거리의 병력을 물리치거나 엄청난 압력으로 대량살상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버너슛은 일종의 화염방사기로 일정한 범위 내의 목표물을 순간적으로 태워 사라지게 한다. 화성에서는 이 모두가 건설용으로 쓰이는 작업용 포터블 장비들이다.

 당연히 원격으로 조종하여 공격 할 것이다.

 고드의 간단한 사용설명은 두뇌회전이 탁월한 화성인들에겐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슈카르와 머스란이 2,3호선 우주선을 조종하기로 한다. 괜한 죄책감에 사로 잡혀있는 베다를 비롯한 다른 지도자들이 자신들도 출격하기를 원했으나 슈카르의 반대로 전문 조종사들을 속성으로 공격법을 학습시켜 4,5호선에 탑승키로 하였다.

 고드는 슈카르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현재 상황을 지휘하고 직접 우주선까지 조종하기 위해서 나서는 모습이 자신의 가슴을 두들기고 있었다.

 

  * * *

 

 캐닌과 앵머스는 날이 밝자 하루만 지켜보기로 하고 연구센터를 점령한 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단지 내 시설들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캐닌과 앵머스가 탑승했던 헬기는 예전의 고드 집무실 앞 광장에 착륙시키고 집무실 바에서 먹다 남은 위스키를 서로 부어가며 축배를 들고 있었다.

 “저는 캐닌 각하의 능력을 이제야 실감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동안 각하를 섭섭하게 한 점이 있었다면 오늘부로 용서해 주십시오. 각하는 우리 두 종족에게 대단한 지도자가 될 것입니다. 각하께서 대지도자를 하시고 저희들은 각 구역을 맡겠습니다.”

 “뭐. 그거야 이번거사를 마무리하고 결정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런데 밖이 왜 이리 소란합니까?”

 “다들 신나지 않겠습니까. 같이 나가서 병사들의 노고에 한마디 해주시죠.”

 “그럴까요.”

 캐닌은 이미 지구 사령관이라도 되는 듯이 뒷짐을 짓고 앵머스를 따라 나간다. 먼저 앵머스가 병사들을 향해 자신을 소개하면 다음으로 한마디 할 참이었다.

 

 멀리 하늘에서는 5대의 우주선이 빛을 받아 반짝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연구센터 광장에서 승리의 기쁨을 즐기고 있던 두 종족 병사들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허둥대기 시작했다. 분명히 화성인들의 우주선인 것이다.

 병사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하여 밖으로 나온 캐닌과 앵머스는 하늘을 쳐다보고는 기겁을 하고 헬기로 뛰어간다. 그러나 화성인들의 공격은 생각지도 않고 있기 때문에 전 부대원들을 정위치 시키고 자신들은 공격부대의 최후방으로 가서 우주선의 행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선두 우주선을 조종하고 있는 고드는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거대한 탱크들을 향하여 장비전문가들로 하여금 작동명령을 내리는데 리모콘을 손에 쥔 장비 전문가들은 가차 없이 탱크를 반 토막 내거나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했다.

 ‘쉑! 쉑! 쉑~아악!’

 고드를 필두로 5대의 우주선이 탱크는 물론 곡사포 무기들을 차례로 초토화 시킨다.

 ‘쉑! 쉑~’

 하늘에서 날고 있는 폭탄투하용 헬기들도 레이저나 워터 커터기들에 맞아 반 동강이 나거나 녹아내리고 튕겨져 고철 상태로 지상에 떨어진다.

 ‘텅! 텅!’

 어떤 탱크는 레이저빔에 제대로 맞았는지 대칭으로 무를 자른 것처럼 외관이 깨끗하다.

 그러나 내부에 있던 병사들은 비명소리 한번 질러보지 못하고 절단된 채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대부분 고드와 슈카르의 공격으로 결딴이 났다.

 공격의 개념이 없는 나머지 우주선들은 비록 속성으로 공격학습을 하였으나 고드나 슈카르가 공격한 목표물을 확인 사살하는 정도로 참여하고 있었다.

 고드의 공격이 시작되자 멀리 달아나 전방을 바라보고 있던 캐닌은 거대한 탱크가 순식간에 반 토막이 나는 것을 보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전속력으로 도그리온족의 지하기지 훈련장을 향하여 내 달았다.

 같이 탑승하고 있던 앵머스는 얼굴이 새파래지고 사색이 되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시종 벌벌 떨고 있었다.

 상황을 정리한 고드는 멀리 도망가는 헬기 한 대를 보았으나 차후에 처리하기로 하고 현장 수습에 임하였다. 겨우 지하기지 훈련장으로 숨은 캐닌은 한동안 헬기에서 내리지 못하고 눈을 감고 있었다.

 앵머스는 캐닌을 원망스런 눈으로 힐끗 보고는 급히 내려 사라져 버렸다.

 현장에서 살아남은 도그리온족들과 버드리아족들은 자신들의 지역을 향하여 무조건 앞만 보고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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