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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가벼운 연애
작가 : 다소다
작품등록일 : 2018.12.8

사랑은 아직 어수룩한 스무 살의 '송이나', 흑역사 속으로 묻은 첫 연애 이후로 항상 그 남자 '서민준'이 있었다. 이것도 일편단심이라고 할 수 있을까? 꼬이는 남자마다 황당 가득한 '강아영' 마음에 드는 남자라면 친구의 애인이라도 상관 없는 '민수연' 인생 마이웨이 '남지혜' 까지, 그들의 입학부터 졸업까지 대학생들의 리얼 현실 연애 스토리 #대학생활 #고무신 #연상연하 #막장 #캠퍼스라이프

 
24화_그렇게 우리는 어른이 되었다 [마지막화]
작성일 : 18-12-31 11:46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7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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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우우우우우우...."

 "그런다고 땅 안 꺼진다"

 "으아아 회사 괜히 때려치웠나..."

 "저번 주까지만 해도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던 게 누구였더라"

 지혜가 백수가 된 기념으로 모인 자리에서 지혜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쉰다.

 

 "나 사실 하고 싶은 거 있다?"

 "뭔데?"

 지혜가 테이블 위에 있는 티슈를 꼬깃꼬깃 접으며 살짝 수줍은 듯이 말한다.

 

 "나.. 카페 차릴까 해"

 "아~"

 "괜찮네~"

 지혜의 얘기를 듣고 우리 둘은 별 감흥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반응을 예상하지 못 했다는 듯 지혜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한다.

 

 "나 카페 한다니까? 창업?! 내가 사장이라고! 이런 불경기에!!"

 "음~ 너 학교 다닐 때도 카페 하고 싶다고 얘기 하지 않았나?“

 “맞아 방학 때 아르바이트도 항상 카페에서 하지 않았어?"

 "그렇긴 하지.."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닌데? 그리고 뭐 사장님 소리 들을 나이 됐지.."

 "맞아 우리 이제 서른인데 뭘... 불경기야 뭐.. 요즘 다 먹고 살기 힘들지.."

 나와 아영이도 지혜를 따라 한숨을 푹 쉰다.

 

 "야 우리 아직 29살이야... 서른이라고 반올림하지 마.. 아직 창창한 20대라고!!"

 "창창한 건 저런 애들이나 창창한 거지..."

 아영의 시선을 따라가니, 멀리서 봐도 상큼함이 여기까지 뿜어져 나오는 애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딱 봐도 대학생이다.. 부럽다~"

 "그러게.. 나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 아, 그래서 지혜 너 카페는 어떻게 차리게?“

 "나 회사 꽤 오래 다녔잖아. 퇴직금이 천만 원 정도 돼"

 "와 장난 아니다. 왜 이렇게 많아?"

 "나 졸업하자마자 바로 취업해서 근속이 4년 넘었을걸?

 그거랑 모아둔 돈하고 다 하면... 7~8천 되려나...“

 “그거면 충분하지 않아?"

 "으이그 송이나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 한다~~ 택도 없지~"

 "부족한가?"

 나는 한조각 남아 있는 레드 벨벳 케이크를 입에 싹 털어 넣었다.

 우물거리다가 문득 균상이 생각났다.

 

 "맞다, 지혜 너 균상이 알아?"

 "아~ 너희 가끔 술 마시는 후배? 이름은 알지"

 "걔가 작년에 술집 차렸잖아. 나름 잘 꾸려나가는 것 같던데, 한 번 물어볼까?

 카페랑 술집은 다르려나?"

 "작년에 오픈 했나? 아직 안 망하고 잘 하고 있대?“

 “되게 바쁜가 보던데? 말 나온 김에 다음 주에 술이나 먹자고 해야겠다~”

 

 "야 케이크 누가 다 먹었냐"

 아영이 포크를 들고 빈 케이크 그릇을 보며 말했다.

 나는 바쁜 척 하며 휴대폰에 얼굴을 묻고 균상에게 톡을 보냈다.

 

 "송이나..."

 "난 그냥 먹은 건데.."

 "나 한 입 먹었다 아오.."

 "헤헤.. 하나 더 살까?"

 "됐어~ 아, 나 어제 김상현한테 연락 왔다?"

 "웬일이야 걔가? 헤어진 지 엄청 오래 되지 않았어? 졸업하고 나서 헤어 졌나?"

 

 "오래됐지~ 졸업하고 1년 정도는 더 만났으니까"

 "연락해서 뭐래?"

 "전 남친이 갑자기 연락해서 무슨 말을 하겠냐, 자니? 뭐해? 잘 지내? 삼단 콤보지 뭐"

 "김상현이 어쩐 일이래~"

 

 졸업하고 나서도 계속 사귀었던 아영과 상현은 3년 전에 헤어졌다.

 딱히 누가 잘못해서 헤어진 건 아니었다. 매일 붙어 있다가 떨어져 지내면서

 서로의 빈자리가 익숙해진 아영이 더 이상 만날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며 먼저 이별을

 말했고 상현이도 다른 말없이 받아들였다고 한다.

 

 "헤어진 전 남친한테 연락 오면 뭔가 이겼다는 기분 들지 않냐?"

 지혜가 갑자기 떠오른 듯 말했다.

 

 "하긴 묘한 희열감 같은 게 있지~ 얘 나 못 잊었구나 하는"

 "치 나랑 사귄 남자들 중에 유일하게 윤 교수님만 헤어지고 한 번도 연락 안 하더라“

 "그래서 아쉬워?"

 "그다지? 그냥 그렇다고~ 보니까 최근에 정교수 된 것 같던데,

 그 양반 소원성취하고 잘 됐지 뭐. 그럴 거면 애초에 나는 왜 만났나 몰라~

 “너네는 다 대단하다. 난 전 남친한테 연락 오면 어떡해야 할지 모를 것 같은데”

 "서민준 씨?"

 아영이 눈을 가늘게 뜨고 음흉하게 웃는다.

 

 "그 새끼뿐만 아니라~ 흥! 내 번호 아는 놈들도 없을 걸??“

 “맞아 너 졸업하고 페북도 탈퇴하고 번호도 바꾸고~ 그거 다 서민준 때문이지?”

 “내가 나를 차단한 거지 뭐, 그렇게라도 해야 걔를 잊을 것 같아서”

 

 민준과 헤어지고 돌아간 날, 아직까지 남아 있는 기억은 눈물뿐이었다.

 그 날 나는 울고, 울다 지쳐서 잠이 들었다. 그러다 눈을 뜨면 민준과 헤어진 것을 되새기며

 또 울었다. 어떻게 계속 눈물이 나는지 신기할 지경까지 계속 울었다.

 

 그리고 수많은 ‘만약’도 생각했다. 하지만 후회와 함께 마음 한 구석에는

 언젠가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다는 생각도 있었다.

 민준과 다시 만나며 새로 알게 된 그의 행동, 성격에 실망한 나도 어렴풋이

 그와 오래 함께하지는 못할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

 

 그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은 진짜인데, 그저 표현이 서툰 사람이라고

 애써 합리화를 하고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며 지냈던 날도 길었으니까.

 나는 그를 사랑한 만큼 충분히 슬퍼했고, 나를 위해 그와 모든 연결 고리를 없앴다.

 

 “쏭, 너 또 서민준 생각했지?”

 “아아아닌데?”

 “아니긴 아련아련함이 얼굴에서 뚝뚝 떨어진다”

 “아니라고~~ 그래서 김상현하고는? 그냥 연락하고 끝이야?"

 "어제 그냥 카톡 몇 번 주고받았어. 뭐 하고 지내냐 이런 안부 같은 거..?"

 "깡 은근히 무덤덤하네~ 아니 네 성격상 당연한 걸지도“

 "난 김상현을 언제 봤더라.. 우리 졸업식 때 다 같이 술 마셨을 때 기억나?

 그 때 보고 못 본 것 같아"

 지혜가 아련한 눈으로 턱을 괸 채 말했다.

 

 .

 .

 .

 

 "어! 말로만 듣던 아영의 남친님 아냐?"

 지혜가 상현이 들어오자 호들갑을 떤다.

 

 "안녕하세요.."

 상현이 어색해 하면서 자리에 앉는다.

 

 "야 뭔 존댓말이야~ 우리 다 동갑인데, 말 편하게 해~"

 지혜가 스스럼없이 상현에게 말을 건넨다.

 

 "맞다, 상현아 우리 이따가 너네 집에서 잘 건데 너도 올래?"

 "우리 집?"

 "응 너희 집에서 맥주 한 잔 하려고~ 올 거야, 안 올 거야"

 "가..갈래"

 "그래 특별히 껴 줄게"

 

 "왜 집 주인을 초대하고 있어"

 나와 상현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아영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는다.

 우리는 내일 있을 졸업식을 술로 기념하기 위해 전 날, 먼저 학교로 내려 왔다.

 나와 아영이 살던 자취방은 이제 없어졌으므로 학교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상현이네서 하룻밤 신세를 지기로 했다.

 

 복학하고 3년을 같이 살았던 우리의 자취방은 종강하고 1월초에 정리했다.

 작은 방에 짐이 어찌나 많던지, 꼬박 하루를 정리해야 했다.

 아영인 택배로 짐을 보냈고, 나는 아빠가 짐을 실어 준다고 해서 제일 마지막으로 떠났다.

 

 많은 것들이 채워져 있던 자취방 짐을 빼서 올라오던 날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옷가지가 널브러져 있던 옷장, 정리 안 된 이불이 어수선했던 침대,

 전공 책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었던 책장.. 모든 게 텅텅 비어 있는 모습이 낯설었는데,

 지금도 그 곳에 가면 모든 게 그대로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민준과 헤어지고 나서도 거의 두 달이 되어간다.

 그에게 새로운 사람이 생겼다는 소식은 균상이를 통해서 듣게 되었다.

 언제부터 그에게 내가 아니었을까. 아직 실감이 안 나는 건지 의외로 담담했다.

 그냥 이렇게 지나갔으면 싶었다.

 

 "아~ 내일이 너희 졸업이라니 실감이 안 난다~"

 "그러고 보니 작년 졸업식에 김상현 너 고백하지 않았냐?"

 "앜 맞다!! 생각났어!! 송이나 네가 벤치로 나오라고 할 때부터 눈치 챘어 내가. 어휴"

 아영이 물개 박수를 치면서 웃다가, 나와 상현을 보면서 살짝 정색한다.

 아영이는 써프라이즈를 싫어하니까.

 

 술병이 한 병, 두 병 쌓여가자 다들 텐션이 살짝 높아진 것 같다.

 상현이 이제 지혜와 어색함이 풀어졌는지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하듯 말을 꺼낸다.

 

 "짜잔~ 나 아영이한테 초콜릿 받았다~"

 "아, 저번 주에 발렌타인데이였지? 오~ 깡아영 발전 했는데?"

 "내가 그거 만드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에휴"

 

 "근데 솔직히.. 초콜릿 받고, 헤어지자는 줄 알았어"

 "왜?"

 "헤어지자는 메시지를 담지 않고는 그런 맛이 나올 수가 없어"

 "미친 크크 우리 아영이가 손재주가 없긴 하지 앜"

 나랑 지혜는 배를 잡고 웃고, 아영이 얼굴이 빨개져서 상현의 등을 때린다.

 

 "아! 내가!! 말하지! 말랬잖아!!"

 "아 그래도 다 먹었잖아~ 먹을 만 했다니까? 크크 고마워 여봉~~ 잘 먹었엉~"

 상현이 아영에게 맞으면서도 좋다고 아영이를 안는다.

 

 저 둘을 보고 있으면 좋아하는 마음이 눈에 보인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봐도 보일 것이다. 저런 마음이 참 부러웠다.

 나랑 민준이 사귈 때 다른 누군가는 우리를 어떻게 보고 있었을까...

 

 아, 서민준 생각하지 말자. 잘 지냈었잖아.

 오랜만에 학교에 오니 괜히 예전 생각이 많이 난다.

 

 "나 중대 발표 있어~"

 지혜가 소주병에 숟가락을 꽂더니 근엄하게 말한다. 우리의 시선이 지혜에게 집중된다.

 

 "나.. D제약 합격 했다!!"

 "헐 대박!!"

 "진짜?? 거기 대기업 아냐?"

 "은행 준비하다가, 공고 보고 혹시 몰라서 넣어 봤는데..

 어제 연락 왔어. 고민하다가 일단 다니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그래서 다음 주부터 나 출근한다아~~!!!"

 "우와~ 축하해~~"

 이미 신나게 마시고 있었지만 지혜의 좋은 소식에 우리의 술자리는 밤늦도록 이어졌다.

 

 .

 .

 

 "으악 늦었다. 못 살아 진짜. 야 빨리 일어나!!"

 "야 지금 화장실에 누구야"

 "나~~~~"

 물소리와 함께 웅얼거리는 아영의 목소리가 들린다.

 

 "악! 야 나 배 아파 빨리 나와!!"

 "여기 고데기 없어? 김상현! 고데기 없어??"

 "…내 방에 그런 게 왜 있어..."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상현이 말한다.

 

 "너넨 졸업인데 왜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 것 같냐...."

 상현이 정신없는 우리들을 보며 중얼거리고, 대꾸할 새도 없이 우린 서둘러 나갈 준비를 했다.

 

 .

 

 "우리 어디지? 경영관?"

 "응응 대충 시간 맞겠다"

 후문을 지나서 셔틀버스 정류장으로 뛰어 가는데, 멀리서 아는 얼굴이 내려오고 있었다.

 수빈 오빠다. 학사 가운을 입고 있었다. 아, 오빠도 오늘 졸업이구나... 눈이 마주쳤다.

 

 우리는 둘 다 서로를 알아 봤지만, 알지 못했다.

 나는 수빈 오빠를 지나쳐서 버스에 올라탔고, 오빠도 분명 나를 봤지만,

 다른 곳을 보며 지나갔다. 스쳐 지나간 오빠가 마음에 걸리지는 않았다.

 

 .

 

 "가운하고 학사모 어디서 받아?"

 "512호에서 나눠 주던데? 나 부모님 오셨다고 해서 나갔다 올게~"

 지혜는 벌써 받아 왔는지, 가운을 입으면서 급하게 사라졌다.

 분명 셋이 같이 왔는데, 경영관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를 따로 타는 바람에

 뿔뿔이 흩어져 버렸다. 아영이는 어디 간 거야?

 

 512호에 들어가서 가운을 받으려고 하는데 낯익은 얼굴이 앉아 있었다.

 아이고 아깐 수빈 오빠 보더니, 오늘 날인가 보다. 아주 잔치네.. 전 남친 대잔치..

 

 "아.. 누나 안녕하세요.."

 "어.. 재혁아 안녕, 제대 했어?"

 "네 저 올해 집행부 맡아서요. 도와주러 왔어요..“

 

 제길. 아까 나한테 512호라고 알려준 게 아영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지혜는 재혁의 얼굴을 몰랐다.

 

 “누나 사이즈 S 입으면 되죠?"

 "어? 응 그걸로 줘. 있어?"

 "잠깐만요.. S는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여기 있다. 여기요 누나"

 "응 고마워"

 "이나 누나 졸업 축하해요"

 재혁의 목소리가 담담하다.

 

 "아.. 응 고마워.."

 재혁은 고개를 까딱하고, 내 뒤로 온 사람에게 가운을 골라준다.

 

 가운과 학사모를 들고 나는 복도로 나갔다. 휴... 기운 빠진다.

 졸업식에 왜 다 있는 거야. 무슨 전 남친 졸업식도 아니고,

 그럼 아직 한 명이 남았는데? 서민준은 언제 등장하냐아아~~~

 정신 줄을 놓은 내가 정신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아영이 어깨를 친다.

 

 “쏭!! 미친!! 김재혁 있다?”

 아영은 다급하게 나를 끌고 나가려다 내 손에 들린 가운을 보고 멈췄다.

 

 “설마... 이미 만났니..”

 “어.. 몰랐지...”

 “싸대기 때려줬어?”

 “미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뭔 소리야. 뭐, 나도 잘 한 거 없고”

 “하이고~ 이제 졸업이라고 철 좀 들었냐”

 “아니거든!! 사람만 없었으면 확 그냥.. 어, 잠깐만... 전화 왔다. 여보세요?

 아빠! 도착했어? 어디야 지금? 나 경영관이라니까~~

 거기는 본관이고 아 진짜~ 일단 경영관으로 와. 내가 내려갈게~“

 나는 아영이에게 눈으로 갔다 온다는 신호를 보내며 엘리베이터를 타러 갔다.

 

 .

 

 “아빠~ 여기~~! 엄마!”

 “우리 딸~ 졸업 축하해~”

 “헤헤 고마워 엄마. 우와 꽃 예쁘다~ 올라가자, 나 늦은 것 같아.. 어, 지혜다”

 

 "쏭~~~!! 어디야!! 졸업식 시작 한다!! 너만 안 왔어~~!!"

 지혜의 목소리가 휴대폰 밖으로 쩌렁쩌렁 울린다.

 

 “금방 갈게! 엄마 여기 5층에서 하니까 올라와~ 나 먼저 계단으로 갈게!"

 나는 계단을 뛰어 올라가 졸업식장으로 들어갔다.

 학회장이 학위수여식을 시작한다고 말하고 있을 때 나는 뒷문으로 슬쩍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야 너 어디 갔었어~"

 "엄마 아빠 와서 잠깐..."

 

 "…지금부터 호명 된 학생들은 앞으로 나와서 학위수여증을 차례로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학위수여증을 받으면, 앞에 서 계신 경영학과 교수님들과 돌아가면서 한 분씩 악수를 했다.

 어깨를 토닥이며 가볍게 포옹해주시는 교수님도 계셨다.

 

 "...정다은, 강아영, 송이나, 황지선, 남지혜 학생은 앞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나 졸업 축하 한다~"

 김 교수님이 인자하게 웃으면서 나를 안아 주셨다.

 언제나 엄마 같은 미소로 푸근하게 우리를 지켜 봐 주셨던 교수님.

 강의 시간에 계속 졸았던 게 죄송하다.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왠지 가슴이 찡하다.

 

 "졸업 축하하네"

 현 교수님이 내 어깨를 토닥여 주셨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이따 같이 사진 찍어요~ "

 교수님들께 답례 인사를 하면서 옆을 보니, 지혜와 윤 교수님이 악수를 하고 있었다.

 둘이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들리지는 않았지만,

 환하게 웃고 있는 지혜의 모습이 한층 어른스러워 보였다.

 

 학위수여식이 끝나고 다들 졸업장을 들고 사진을 찍느라 정신없다.

 

 “쏭 이쪽으로 서 봐”

 “여기? 깡!! 이리와 사진 찍자!!!!”

 나는 창가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아영이를 큰 소리로 불렀다.

 아영이 나와 지혜의 사이에 어깨동무를 하며 섰다.

 오늘이 마지막은 아니지만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소중한 친구들이 생겨서 정말 다행이다.

 북적북적 했던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아영이와 지혜도 가족들과 떠났다.

 

 “엄마 나, 가운 반납하고 내려갈게~ 먼저 1층 내려가 있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창밖을 보니 하나둘씩 떠나는 차들이 보인다.

 아직도 앙상한 가지만 남은, 차가운 바람이 부는 캠퍼스를 보니 가슴이 먹먹했다.

 또 언제 추웠냐는 듯 봉오리가 맺고, 꽃이 피고, 봄이 오겠지.

 오늘 졸업해서 학교를 떠난 사람들만큼 새로운 신입생들이 캠퍼스를 가득 채우겠지.

 

 지난 대학 생활을 돌아보니, 울컥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즐거웠고, 행복했다.

 싸우고, 울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모든 사람들과의 인연을 겹겹이 쌓아서 지금의 내가 있었다.

 

 강의실도 못 찾고, 모든 게 서툴렀던 1학년. 새로움이 익숙함으로 변하면서 나는 성장했을까?

 사랑하고, 상처 받고, 때로는 상처를 주기도 하면서 내 마음이 한 뼘 정도는 자란 것 같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내가 흘린 눈물만큼 더 성숙하고 멋진 내가 될 수 있기를...

 

 "송이나~ 가자~!"

 멀리서 나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린다.

 

 "응~ 지금 가~"

 나는 마지막까지 내가 있던 곳을 돌아보았다.

 혹시나 민준이 올까 했는데, 역시 오지 않았다.

 조금 서운한 기분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오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제 그가 없어도 괜찮을 테니까. 충분히 후회 없이 사랑했으니까 괜찮다.

 

 나는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하고 뛰어 갔다.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니 벅찬 기분이다.

 졸업은 끝이자 시작이다.

 

 그렇게, 우리는 어른이 되었다.

 
작가의 말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첫 작품이라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즐겁게 읽으셨다면 기쁠 것 같아요

 ☆HAPPY NEW YEAR★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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