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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헌팅쉽
작가 : 별미르
작품등록일 : 2018.12.6

통칭 헌터, 현상금 사냥꾼 이자 사실은 정착을 꿈꾸는 백수들이 떠돌아 다니는 근미래의 우주 개척 시대. 기나긴 동면에서 깨어나 병기로 키워진 우주가 헌팅쉽 더블에스(Strong Star) 호에 승선하였다!
"죽이지 말고 살리라고!"
"아..."
2140년. 2020년생 우주의 우주 적응기!

 
21. 착오 (3)
작성일 : 18-12-31 00:48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4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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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팅쉽 21. 착오 (3)

 

 세상의 사람들은 모두 나름의 역할을 가지고 살아간다. 세상의 톱니바퀴는 항상 그렇게 끊임없이 돌아가고 또 돌아간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소속감을 느끼고 동시에 저 자신이 없이는 이루지지 않는 일드 속에서 고양감을 느끼고 뿌듯함을 느낀다.

 ...그런 착오 속에서 사람들은 살아가는 것이다.

 쿨란 살리파는 그렇게 생각했다. 칼이 하나 없어졌을 뿐이었다. 그의 가슴은 텅 비었으나. 세상은 여전히 잘 돌아갔다.

 암흑속에 숨은 그 덩치는 천만 단위를 훌쩍 넘어 버렸다. 재화로는 가니메데를 통채로 살 자신이 있었고 원한다면 심어둔 간자를 써 입맛에 맞는 법안을 만들 수도 있었다.

 민주주의란 오묘하다. 사람들은 스스로가 자유롭다 믿으며 다른이에게 지배당하는 거대한 착각의 시스템 속에서 웃으며 살아간다.

 훌륭한 정치인도 작은 의혹 하나로 힘을 잃었다. 올바름과 신념은 진정한 힘이 아니다. 금력과 정보권력 만 손에 쥐면 왕처럼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이 가니메데의 민주주의였다.

 쿨란은 그가 자란 뒷골목을 찾았다. 도시민이면 누구나 발길을 꺼리는 이곳은 발을 잘못 들이면 목숨이라도 잃을 것 같은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이곳 역시 사람이 살아가는 터전이다.

 길가에 누워 추위를 견디고 있는 노숙자에게 조차 나름의 규칙이 있으며 삶이 있는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나름 뒷골목의 패왕으로 군림하는 자가 엎드려 인사했다. 그러자 그 뒤에 있는 이들도 따라서 납작 엎드렸다. 얼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으나 오늘 아침부터 부산을 떨며 고생한 이유가 그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그들은 아침부터 부산을 떨며 골목을 정리하고 아지트를 청소했다. 모두 살리파의 수장을 맞이하기 위함 이었다. 뒷편에는 고르고 고른 어린 처녀들이 몸을 떨며 숨죽이고 있었고, 구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금품도 준비되었다.

 그들은 오직 쿨란이 온다는 말을 들었을 뿐 그가 온 이유를 몰랐기에 그저 살기위해 무엇이라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기나긴 준비의 끝은 허무하게 끝났다.

 "그래."

 "...예?"

 "안녕하다."

 그는 뇌가 정지된듯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다시 고개를 숙였다.

 "넵!"

 살리파는 뚱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옛날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세상은 무섭게 변한다. 그가 떠난 자리를 누군가 다시 채웠고, 이곳은 그가 존재했던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오직, 그의 흔적은 그의 기억속에서만 남아 그 자리를 채우고 있을 뿐이다.

 살리파는 몸을 돌렸다. 살리파의 지파조차 되지 않는 작은 뒷골목이다. 저 고개숙인 자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겠으나. 그 자리는 언젠가 칼리파의 자리이기도 했다.

 "그만."

 칼리파를 졸졸 따라오던 이들이 멈췄다.

 "나혼자 둘러보고 갈테니 눈에 띄지마."

 "예...예옛!"

 그들은 사색이 되어 사방팔방으로 흩어졌다. 영문을 알 수 없어 숨어들어 떨었다.

 뒷편에 숨겨둔 처녀와 금품들 사이에 함께 숨어들어, 함께 손잡고 덜덜 떨고 있는 모습이 꽤나 우스꽝스러웠으나 그것을 느낀이는 아무도 없었다.

 쿨란은 그의 집을 찾았다. 그냥 한번 확인해 보고 싶었다. 이곳을 살아가는 이에게 그는 걸어다니는 재앙이었으나. 그 자신 또한 그저 사람일 뿐이었다. 그 또한 방황하고, 고민하는 한 사람일 뿐인 것이다.

 그는 그럼에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 어쩔 수 없지. 누군가 떠나가고 다시 만나고 또 다시 떠나가고, 그것이 인생이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는 제대로 살아가지 못 한다.

 그는 훌쩍 그곳을 둘러보고는 돌아 나왔다. 그리고 골목길을 걸어오는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첸?"

 첸이라 불린 사내는 가면으로 가린 그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누구시죠?"

 쿨란은 갈등했다. 어린시절 함께 등을 맞대고 살아가던 동생이었다. 그의 어머니가 죽을 때. 그 또한 그것을 보았다. 그는 그저 방관해야 했고 첸은 뒷골목을 떠났다. 어린시절의 얼굴이 많이 남아 저도 모르게 이름을 부른 것이다.

 "아... 착각했나 봅니다."

 그가 고개를 돌렸다. 첸은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 동생이었다. 첸의 어머니가 죽은 사건이 쿨란의 어린시절에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에게 아는 채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 그에게 뒷골목의 안 좋은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첸이 그렇게 넘어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가 쿨란에게 다가왔다.

 "착각이 아닌데, 분명 내 이름을 정확히 불렀다고."

 첸이 다가오자 그의 수하들이 첸을 막아섰다. 첸은 좌우를 둘러보고는 말했다.

 "너는 누구야?"

 "함부로 부르지 마라."

 수하 하나가 칼을 꺼내들었다.

 "하지마라."

 쿨란이 가면을 벗었다.

 첸은 그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쿨란은 침을 삼켰다. 첸은 자신을 기억 할까? 아니, 알아볼 수나 있을까?

 "형?"

 그래. 첸은 항상 그를 형이라 부르며 따랐었다.

 "미안, 이름이 기억이 안나. 아직 이곳에서 지내는 거야? 이제 쫄다구도 데리고 다니고 대단하네."

 첸이 웃으며 말했다. 약간 비웃음 갖기도 했다.

 "어, 그래. 항상 너는 날 형이라고 불렀으니까."

 첸이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조금은 어색한 상황이었다. 아니 정말 친근했다. 가끔 그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생각처럼 그리 반갑지도 않았다. 정말 어린시절의 잠깐의 추억일 뿐이었다.

 "잘 지냈어?"

 "그냥저냥. 헌터일 하면서 밥 벌이해. 그런데 형은... 사장님이 된것 같지는 않은데."

 쿨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뒷골목에서 경찰이 되긴 힘들었을 것이고, 정의감이 강한 아이였으니 나쁜놈들 잡아족치겠다며 헌터가 됐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헌터들의 무늬만 헌터일 백수일 뿐이었고, 사실은 살리파와 암약하며 헌터를 가장한 경쟁자 제거에 힘쓰는 헌터아닌 헌터들도 있었다.

 그러나 첸의 차림세를 보아하니 정말 현상범들을 잡아다니는 현상금 사냥꾼의 태가 났다.

 "그래. 녀석, 헌터 티가 나는구나."

 수하들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들 중 헌터에게 잡혀보거나, 쫓기거나, 혹은 헌터와 싸움을 붙어보지 않은 이가 없었다. 그들에게 헌터는 알량한 정의감으로 세상에 혼란만 가중시키는 이들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안 좋은 말이라도 나갔을 것이지만 쿠란과 아는 사이 같기에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분위기를 눈치챈 쿨란이 말했다.

 "잠깐 얘기좀 하지."

 알아들은 수하들이 자리를 물렀다.

 "그래. 난 사실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여기 자리잡고 살고 있다."

 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뒷골목의 패자들은 그둘이 함깨 매일밤 씹어대던 이들이었다. 우리들은 저렇게 살지 말자며 눈물흘리던 날들이 있었다. 그러나 저 형은 그런 사람이 되었다.

 "... 그냥, 현상수배나 걸리지 마."

 "나 그런 일은 하지 않아."

 "......"

 뒷골목의 이들은 사고방식 자체가 다르다. 첸에게 있어 걸리지 않는 다는 건 나쁜 일을 하지 않는 것이지만. 이들에게 걸리지 않는 다는건 나쁜일을 하고도 남들에게 들키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첸은 무언가 할말을 찾다가 말을 잃어버렸다. 할말이 없는 것은 쿨란도 마찬가지 였다. 자신 또한 약을 팔고 가니메데의 정치인과 매춘을 주선하고, 살인을 청부한다.

 살기위해 살아보다보니 인간성을 잃어버렸다. 쿨란은 그것을 딱히 부끄럽게 여기지는 않았으나. 그의 어린시절과 마주치니 너무도 부끄럽게 여겨졌다. 첸은 그보다 잘 살지는 않지만, 최소한 양심은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부하들까지 물렸는데 할말이 없어 미안하네."

 "아냐 첸, 그냥 불편해보여서 그랬어. 그래도 잘 살고 있으니 보기 좋네. 앞으로도 그렇게 잘 살길 바래."

 "그래, 형도 잘 살고 있으니... 잘됐네."

 차마 좋다는 말은 하지 못하는 첸. 그래. 첸은 그런 녀석 이었다. 쿨란은 웃었다. 그래. 잘살면 좋은거지. 너는 그렇게 양지로 나왔구나.

 "잘가. 만나서 반가웠어."

 쿨란이 어색하게 말했다.

 "응. 형도."

 첸이 몸을 돌리며 말했다.

 그때 저편에서 펑퍼짐한 드레스를 입은 사람이 이쪽을 향해 다가왔다. 우주였다.

 "아."

 첸이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쿨란은 그녀를 보고는 눈을 커다랗게 떴다. 쿨란은 그도 모르게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우주도 걸음을 멈추고 쿨란을 보았다.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쿨란은 얼른 가면을 다시 썼다. 우주는 그냥 그런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쿨란은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본래 저런 옷을 입지 않는다. 드러난 발을 보니 구두까지 신고 있었다. 그녀가 절대 벗지 않는 전투슈트가 보이지 않았다.

 우주가 쿨란을 보자 첸도 따라 다시 고개를 돌렸다.

 다시 가면을 쓴 쿨란은 잠깐 보던 첸이 말했다.

 "아, 예전에 알고 지내던 형이야."

 쿨란이 아는 한 첸과 우주는 아는 사이일 수가 없었다. 우주는 불과 몇주전에 죽었으니까.

 "닮은... 사람이었던 건가?"

 그녀가 첸과 이야기 하는 모습 또한 친근해 보였다. 무엇보다.

 미소.

 우주는 미소짓지 않는다. 미소지어 인사하지 않는 그녀는 항상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하곤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건 한국식의 인사예절이라고 했다.

 그냥 얼굴이 닮은 사람일까. 쿨란은 흔들리는 눈동자를 감추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렇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듯 돌아왔다. 부하들은 오늘따라 조금 이상한 그의 모습에 숨 죽였다. 쿨란은 그런 수하들조차 신경쓰기 어려웠다. 그냥, 오늘은 조금 쉬어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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