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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찔! 아찔! 체인지!
작가 : 페퍼민트
작품등록일 : 2018.12.30

평범하게 살던 서른 살의 보영은 어느 날 아이돌과 영혼이 바뀐다. 열여덟 살의 청순 아이돌 라라의 삶을 살게 된 보영. 화려하고 다채로운 아이돌의 삶.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던 아이돌 라이언과 만남. 새콤달콤한 로맨스가 그녀를 기다린다.

18살의 청순 아이돌 라라는 힘든 아이돌 생활에 지치고 평범한 삶을 그리워한다. 그러던 중 평범한 보영과 영혼이 바뀐다. 그녀는 아이돌이 되면서, 만날 수 없었던 첫사랑 권지훈을 만나고, 평범하지만 심상치 않은 연애가 시작된다.

보영과 라라는 각자의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어간다.

 
아찔! 아찔! 체인지! 14화
작성일 : 18-12-31 00:24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5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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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예뻐지자

 

 

 &보영

 

  통화 중에 화가 난 라이언은 전화를 뚝 끊는다. 그의 아버지는 중견기업 사장이다. 라이언이 다섯 살 때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서 가족을 버리고 다른 여자와 사림을 차려서 살고 있다.

 

  아버지가 돈이 많았지만 경제적 지원이나 연락 한번 없었다. 요즘 들어 사업을 배우라며 전화가 오는 것이다. 라이언은 엄마와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게 복수하는 길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공에 더 집착했다.

 

 라이언이 전화를 끊고 앞에 서 있는 보영을 발견한다.

 

 “뭐지?”

 “아 들으려고 한 건 아닌데 듣게 됐어요. 죄송해요.”

 

 라이언은 아버지와의 통화로 너무 화가 나 있는 상태라서 보영에게 굳은 표정으로 말한다.

 

 “용건이나 말해”

 “여기요. 빌린 음식값이요.”

 

 보영은 15만 원을 담은 하얀 봉투를 탁자에 내려놓는다.

 

 “고마웠어요.”

 “알았어, 가봐”

 

 라이언도 보영이 반갑기는 하지만 본의 아니게 차갑게 말한다.

 

 

 *

 &라라

 

  라라는 부모님이 보고 싶어서 대성아파트 201동 앞에 서 있다. 엄마, 아빠가 다정하게 팔을 끼고 아파트 정문으로 들어온다. 라라는 아파트 뒤편으로 숨어서 본다.

 

 ‘참, 숨을 필요가 없지. 내가 라라인 걸 모르시잖아. 그냥 모르는 여자가 지나가는 줄 아실 텐데.’

 

  라라가 아파트 뒤편에서 걸어 나와 아파트 엘리베이터로 나왔지만 라라 부모님은 그사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셨다.

 

 ‘아 이렇게 해서는 부모님 보기가 힘드네. 아,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폰을 꺼낸 라라가 서둘러 다정에게 전화를 건다.

 

 “어, 라라야.”

 “다정아, 내가 부탁이 있어.”

 “뭔데?”

 “부모님이 보고 싶은데, 네가 우리 부모님께 전화해서 만나자고 해죠.”

 “뭐라고 하고?”

 “라라랑 친한 언니가 부모님께 전할 것 있다고 만나자고.”

 “응, 알았어.”

 

 전화를 끊고 다정이가 라라 엄마에게 전화해 약속을 잡는다. 다정에게서 카톡이 온다.

 

 [내일 오후 2시 1004 커피에서 만나기로 했어]

 [고마워]

 [참 아빠는 내일 바쁘셔서 못 오신대]

 [응 알았어]

 

 다음날이다. 1004 커피에서 라라 엄마가 약속 시각보다 먼저 기다리고 계신다. 라라와 다정이는 학교 앞에서 만났다.

 

 “잘 지냈지.”

 “어, 오랜만.”

 “빨리 가자, 우리 엄마 기다리겠다.”

 

 2층에 있는 1004 커피숍으로 라라와 다정이도 들어온다. 오랜만에 엄마 얼굴을 보니 눈물을 글썽이며 말한다.

 

 “엄마”

 

 라라 엄마는 당황해하신다.

 ‘왜, 내 딸처럼 저러지?’

 

 “라라 어머니이시면 저한테도 어머니세요, 제가 라라를 아끼거든요.”

 “아, 그래요, 라라를 아낀다니 고맙네요. 라라랑 친한 언니라고요? 처음 보는데…….”

 “아, 그러실 거예요. 러블리핑크 숙소 옆에 살아서 친하게 됐어요. 라라가 아이돌 하느라 부모님 잘 못 봐서 보고 싶다고 전해달래요. 편지랑 선물이에요.”

 

 그 자리에서 라라 엄마는 편지를 읽고 선물을 풀어본다.

 

 “엄마, 아빠 겨울에 추운데 장갑 끼고 다니시라고 샀대요.”

 “고마워요. 마침 전화하기도 힘들고 얼굴 보기도 힘들어서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던 참인데.”

 “잘됐네요.”

 “저번에 민우가 중식당을 개업해서 만나기로 했었는데 못 만났었거든요. 얼굴 좀 보려 했는데. 매니저한테 통화시켜달라고 해서 전화는 했는데, 라라가 아파서 못 왔다고 그러더라고”

 “아, 그런 일이….”

 “그래서 쉬라고 빨리 끊었지!”

 “아~, 민우 삼촌이 유학 간 거로 알고 있는데, 중식당을 개업했어요?”

 “아가씨, 민우도 알아요.”

 

 반사적으로 나온 말 때문에 라라는 순간 당황했다.

 

 “라라가 제게 말해줬거든요.”

 “아, 정말 많이 친한가 봐요. 삼촌 얘기도 하고. 민우가 유학 갔다가 요리의 매력에 빠져서 중식을 배우고 왔다고 하더라고요.”

 “아, 그렇군요.”

 “라라가 요새 뭐 힘든 일 있나요? 힘든 일 있어도 잘 내색을 안 해서 알 수가 없어서 걱정돼요. 아가씨한테는 속마음을 털어놓았을 거 같아서요?”

 “걱정하지 마세요,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그럼 이만 가볼게요, 경훈이가 학원에서 올 시간이 돼서요.”

 

 경훈이는 중학교 3학년 라라의 남동생이다.

 

 “아, 그럼 가보셔야죠.”

 

 라라의 엄마가 자리를 먼저 떠나고 라라와 다정은 커피숍에 앉아서 이야기한다.

 

 “알바는 할만해?”

 “어, 너무 바쁠 때는 좀 힘든데, 재밌어.”

 “미성년자는 알바 잘 안 뽑는데, 체인지돼서 알바도 해보네.”

 “그러게 말이야.”

 “화려한 무대에서 노래하던 네가 일반인이 돼서 알바를 한다니.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

 “아니, 아직은 하고 싶은 거 내 맘대로 할 수 있어서 좋아”

 “부모님을 잘 볼 수 없잖아?”

 “어차피 아이돌 할 때도 부모님을 쇼케이스 때만 보고 그 외는 잘 볼 수 없어. 작년에 엄마 갑상선 암 수술하는 것도 몰랐는걸. 그때 많이 후회했어, 내가 왜 아이돌 했을까.”

 “그렇구나”

 

 눈물이 맺힌 눈으로 다정이는 안쓰럽게 라라를 쳐다본다.

 

 “비록 다른 사람 몸이지만 언제든 엄마도 볼 수 있고 지훈이도 만날 수 있고. 좋아!”

 “하긴, 아까 그 언니 아프다는 거 보니까, 아이돌이 힘들긴 힘든가 봐.”

 “힘들겠지, 그 언니는 지금 후회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참, 나 알바비 탔어.”

 “한턱 쏴”

 “다음 달에 쏠게. 이번 달에는 이 파마머리도 바꾸고 옷도 사고 화장품도 사야 해. 이 언니 옷은 너무 촌시러.”

 “그렇긴 해. 80년대 옷 같아.”

 “크크.”

 “어디서 대체 이런 옷들을 샀을까?”

 다정이는 라라가 입은 옷을 매만지며 말한다.

 

 “지훈이가 말은 안 하는데 왠지 창피해하는 거 같았어.”

 “그렇겠지. 특히 옷 잘 입던 라라와 비교됐겠지.”

 “그래서 옷부터 사야 해. 지훈이 도망가면 어떡해.”

 “이쁜 거로 사”

 “아 맞다.”

  라라가 손뼉을 치며 말했다.

 

 “왜?”

 “렌즈도 사야 해. 이 안경이 너무 테가 두꺼워서 촌스러움을 극대화 시켜.”

 “같이 가줄까?”

 “아니. 지훈이랑 같이 가기로 했어.”

 “헐. 지훈이 힘들겠다.”

 “노노. 나와 함께 하는데 어딜 가도 좋을 거야.”

 “그건 너만의 생각인 거 같은데…….”

 

  라라는 다정과 대화를 마치고 헤어진다. 그녀는 지훈을 만나기 전에 안경점에 들러서 안경과 안녕을 하고 렌즈를 낀다.

 

  지훈이 편의점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기다리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라라가 서서히 다가와 지훈의 얼굴 가까이에 라라의 얼굴을 갖다 댄다.

 

 “혼자 먹으니 맛있니? 반칙이야, 혼자 먹고.”

 

  지훈이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린다. 그녀의 얼굴이 너무 가까이 마주하자 얼굴이 빨개지며 획 돌린다.

 

 “왜 이렇게 당황해? 아, 안경 안 써서 그렇구나. 이제부터 렌즈 끼려고 렌즈 끼니까 좀 낮지?”

 “응, 그러네”

 “왜 혼자 먹고 있어? 나랑 같이 먹었어야지.”

 “어 그러게”

 

 라라도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골라서 계산하고 나온다.

 

 “지훈이 너 당이 필요했구나.”

 “응, 그런 거 같아. 오늘 피아노 레슨이 있어서 많이 쳤거든.”

 “힘들었겠다. 열심히 쳐. 내 생각하면서. 그래야 내가 유명한 피아니스트의 아내가 되지.”

 “뭐라고? 아내!!!”

 

 지훈이 눈이 동그래져서 라라를 쳐다본다. 라라는 계속 말을 이어간다.

 

 “네가 피아노를 치니까, 피아니스트의 아내지. 그럼 뭐라 해?”

 “피아니스트의 아내?”

 “그래, 피아니스트의 연인. 왠지 낭만적이야. 크크. 멋진 전원주택에서 내가 네 옆에 앉는 거야. 네가 나를 위한 세레나데를 들려주고 난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먹던 아이스크림으로 라라는 지훈을 지목하며 말한다.

 

 “그래 정했어! 내 미래의 남편은 너인 거로”

 

 아이스크림 먹다 놀란 지훈은 당황해서 혀를 깨문다.

 

 “아아, 혀 깨물었어…. 너, 너무 앞서가는 거 아니야? 우리 아직 18살 이라고. 결혼은 좀…….”

 “뭐라고! 그럼 넌 나랑 헤어질 생각이었니?”

 

 라라는 지훈의 대답에 불같이 화를 낸다.

 

 “아니 아니, 네가 싫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아직 어리다고. 먼 미래라서 현실감이 안 와서. 나도 너랑 결혼하고 싶어, 체인지된 지금 모습 말고 원래 라라랑. 초등학교 때부터 너랑 결혼할 거라고 나도 말한 적 있잖아”

 

 삐진 게 좀 풀린 듯 라라는 다시 부드럽게 입을 뗀다.

 

 “진작 그렇게 말할 것이지. 어쨌든 넌 힘들게 짝 찾으러 다닐 필요 없어. 내가 있으니까”

 

 그때 라라의 핸드폰의 알람이 울린다. 청담샵 예약시간 2시간 전이라는 메모를 본다.

 

 “지훈아 나랑 같이 얼른 청담헤어샵에 가자.”

 “머리하러 청담까지가?”

 “응.”

 “집 앞 미용실 가면 되지.”

 “안돼.”

 “참, 여자는 잘 모르겠어.”

 

 둘은 지하철을 타고 청담헤어샵에 도착한다. 라라가 카운터에 있는 직원에게 말한다.

 

 “레이몬드로 예약했었는데요.”

 “네, 고객님. 앉아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을 보고 지훈이 가격에 놀란다. 지훈은 자신이 잘못 본 게 아닌가 생각하며 다시 메뉴판을 본다.

 

 ‘커트가 20이라고. 펌은 40. 헐, 내가 다니는 미용실은 7000원인데. 말도 안 돼.’

 

 지훈은 라라에게 남에게 잘 안 들리도록 조용히 말한다.

 “라라야. 딴 데 가자.”

 “왜?”

 “여기 커트가 20만 원이야. 너 파마도 푼다며. 이러다 네 월급 다 쓰겠어.”

 “촌스럽게. 청담에 샵들은 원래 비싸. 나는 이거 한 달 전부터 예약해서 온 거야. 나는 아이돌 할 때 맨날 이런 가격에 했는데 뭐”

 “이 가격에? 대단하다.”

 “지금 예약한 레이몬드 선생님이 내 전담이었어. 난 이상하게 헤어디자이너는 바꾸기 싫더라고, 다른 사람한테 못 맡기겠어.”

 “너 이제 일반인이라고. 아이돌 때처럼 하는 수준으로 하면 너 거덜 나. 정신 차려!”

 “여기 샵 수준 정도는 돼야지 이 언니 외모가 그나마 살지. 내가 예약한 헤어디자이너는 미스터 박 선생님에게 인정받은, 몇 명 안되는 제자야. 오히려 싼 거야.”

 

 미용 세계를 전혀 모르던 지훈은 머리만 긁적인다.

 

 “라라야 그런데 미스터 박? 그게 누구야?”

 “세계에서 가장 커트 비용이 비싼 사람이야?”

 “얼만데?”

 “200만 원이 넘는데.”

 “뭐 200만 원! 뭐, 금 가위로 자르나?”

 “응, 진짜 금 가위로 자른대.”

 “와! 그걸로 자르면 금발 되겠다.”

 “크크크. 기다리기 지루할 테니 음악 듣고 있어”

 “어”

 

 레이몬드 디자이너의 조수가 라라를 부른다.

 “채 보영 씨. 이리로 와서 앉으세요.”

 

 곧 헤어디자이너가 와서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보영 씨.”

 “오빠, 오래간만이에요.”

 “네?”

 

 레이몬드는 처음 보는 손님이 자기를 많이 본 듯이 인사를 하니 의아해한다.

 

 “아~,오빠같이 친근해서요.”

 “호호, 그러셨구나. 언니, 저 젊어요. 26살이에요.”

 

 헤어디자이너 레이몬드는 남자지만, 말투가 여성스러웠다.

 

 “아, 알고 있어요.”

 “내가 유명하니까 프로필까지 보고 오셨구나. 어쩜. 제가 연예인 헤어도 많이 하잖아요.”

 “아~네. 러블리핑크의 라라 헤어를 담당하시는 거 알고 있어요.”

 “어머, 그것도 아시는구나! 안 그래도 오늘 새벽에 다녀갔는데, 라라는 나랑 머리한 이후로 새사람 됐잖아. 무대에서 더 빛이나.”

 “맞아요, 새 생명을 불어넣으셨어요. 저도 새사람 만들어 주세요.”

 “언니, 참 마음에 든다. 언니는 특별히 더 신경 써서 해줄게.”

 “정말요, 호호. 고마워요.”

 “언니, 근데 남동생이 착하네. 누나 헤어샾까지 따라와서 기다려 주구. 저런 동생 드문데. 얼굴도 참 착하게 생겼어.”

 “남동생이요? 호호호”

 

 남자친구인 지훈을 남동생으로 보는 헤어디자이너 말에 라라는 웃는다.

 

 “둘이 우애가 좋네.”

 “네, 맞아요.”

 “언니, 어떤 스타일 원해? 언니, 파마 풀고 앞머리 만들면 귀여울 것 같은데?”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시스루 앞머리로 해주세요.”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 잘 아네, 근데 왜 이러고 다녔어? 이 파마는 정말 아니야. 예쁘게 해줄게, 언니. 그리고 내가 마음에 드니까, 메이크업도 서비스해줄게”

 “와! 고마워요, 여기 메이크업 비싼데”

 

 머리를 풀고 앞머리를 내린 라라는 파마머리를 했을 때 보다 훨씬 이쁘다. 그녀는 이제 30살이 아니라 23살 아가씨 같다. 머리를 다 하고 난 후 라라가 지훈에게 다가간다.

 

 “지훈아, 어때?”

 

 음악 들으며 게임을 하던 지훈은 고개를 들고 본다.

 

 “와! 딴사람 같아. 너무 예뻐.”

 “정말?”

 “응”

 

 지훈이는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라라를 쳐다본다. 계속 쳐다보던 지훈에게 라라가 말한다.

 

 “나 뚫어지겠다. 그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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