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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찔! 아찔! 체인지!
작가 : 페퍼민트
작품등록일 : 2018.12.30

평범하게 살던 서른 살의 보영은 어느 날 아이돌과 영혼이 바뀐다. 열여덟 살의 청순 아이돌 라라의 삶을 살게 된 보영. 화려하고 다채로운 아이돌의 삶.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던 아이돌 라이언과 만남. 새콤달콤한 로맨스가 그녀를 기다린다.

18살의 청순 아이돌 라라는 힘든 아이돌 생활에 지치고 평범한 삶을 그리워한다. 그러던 중 평범한 보영과 영혼이 바뀐다. 그녀는 아이돌이 되면서, 만날 수 없었던 첫사랑 권지훈을 만나고, 평범하지만 심상치 않은 연애가 시작된다.

보영과 라라는 각자의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어간다.

 
아찔! 아찔! 체인지! 9화
작성일 : 18-12-31 00:15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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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쉽지가 않아

 

 

 &보영

 

 

 

 “야, 빨간 찐빵!”

 

 라라는 자신을 부르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걷고 있다.

 

 “라라 네가 빨간 찐빵 아니니?”

 미나는 라라의 모자를 보며 물어본다.

 

 “응? 나라고?

  라라는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말한다.

 

 “빨간 찐빵 모자 쓴 게 너잖아. 아까 PD님도 그렇게 불렀고”

 

 “응 맞다 맞아.”

 

 인제야 눈치챈 라라는 뒤를 돌아본다. 그곳엔 라이언이 서 있었다.

 

 “그래 너 빨간 찐빵. 이자는 언제 줄 거니?”

 

 라라가 방긋 웃으며

 “아 이자요. 지금 돈이 없어요. 다음에 드릴게요.”

 

 “그래라 그럼”

  시크하게 말하고 라이언은 대기실로 간다.

 

 “너 라이언 오빠한테 돈 빌렸어?”

 

 “아 아니, 그런 게 있어. 크크.”

  손사래를 치며 라라가 대답한다.

 

 “너 왜 이렇게 좋아해? 라이언 오빠 좋아해?”

 

 “미나야, 라이언을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좋아하지 마.”

 

 보영은 눈을 크게 뜨고 미나를 쳐다본다.

 

 “왜?”

 

 “상처받아. 저 오빠 유명해. 여자를 돌보듯 본다고 해서 별명이 돌부처야. 탑 탤런트가 데쉬 했는데. 뻥 찼대.”

 심각한 얼굴로 미나가 진지하게 말한다.

 

 “오 정말?”

 

 “응, 성공에 걸림돌 된다고.”

 

 “그렇구나.”

 

 미나 이야기를 들으니 라라는 왠지 마음이 불안해진다.

 

 ‘탑 탤런트도 차는 사람인데 나는 바라만 봐야 하는 건가?’

 ‘아니야!’

 ‘로또 1등 당첨보다도 힘든 아이돌로 체인지가 됐는데 포기할 수 없어! 그래 이 여자 저 여자한테 눈길 주는 사람보다 낫지. 역시 라이언. 철벽남! 멋있어. 그 외모에 철벽을 치다니.’

 

 러블리핑크가 생방송 무대를 시작하기 위해 무대에 올라선다. 무대로 올라가기 위해 3단짜리 계단을 오르는 보영은 설렌다. 보영은 자신을 향하는 많은 카메라를 쳐다본다.

 

 ‘생방 무대에 서다니!!’

 

 그녀는 기쁘면서도 눈에 눈물이 약간 고인다. 그녀는 자신의 옷을 본다.

 

 ‘아이돌이 돼서 입고 싶었던 이쁜 옷과 신발.’

 ‘아무에게도 환영받지 못했던 별 볼 일 없던 나.’

 ‘이제는 많은 사람이 쳐다봐주고 환호해주는 특별한 사람이 됐어.’

 

 그녀는 열렬히 환호해주며 응원하러 온 팬을 보니 가슴이 벅차다.

 ‘사랑해 라라’라는 플래카드가 보인다.

  이런 순간, 영원히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한 순간, 꿈같은 이 순간이 보영은 너무 행복하다.

 

 보영은 생방송 무대를 무사히 마쳤다. 차를 타고 주차장을 나가려던 참에 차가 막혀 잠시 선다.

 

  보영은 고개를 창가로 돌리는 순간, 옆에서 같이 멈춰서 있는 B아이엠 차를 발견하고 놀란다. 강 루카와 시몬은 피곤한 듯 눈을 감고 있다.

  라이언은 ‘성공과 인생’이란 책을 본다. 어떤 시선을 느낀 것인지 그는 고개를 들어 옆으로 시선을 옮겼다. 순간 보영과 눈이 마주친다.

 

 보영은 라이언과 눈이 마주치니 영화 주인공이 된 듯하다. 라이언은 당황한 듯 고개를 휙 돌린다.

 

 “봤지?”

 함께 창밖을 봤던 브래드가 말한다.

 

 “뭘 봐?”

 당황한 라이언은 애써 태연한 척한다.

 

 “라라가 나 쳐다보는 거. 내 말 맞잖아.”

 

 안심한 라이언은 그저 웃는다.

 

 “빨리 고백해 달라고 나한테 보내는 녹색 신호”

 브래드는 신이 나서 떠벌린다.

 

 “빨강 신호등이면 어쩌게?”

 

 “아~ 친구! 나 브래드야.”

  브래드는 라이언의 등을 치며 말한다.

 

 “나랑 사귀겠다고 기다리는 여자가 한둘이 아니야! 그 콧대가 높다던 비밀천사 채아미도 자존심 버리고 기다리고 있잖아!”

  B아이엠 멤버들은 귀를 막았지만, 브래드의 자랑은 계속되었다.

 

  B아이엠 차가 먼저 나가고 러블리핑크 차가 곧 뒤따라 나간다. 보영은 창문으로 보니 B아이엠팬들이 구름떼처럼 차로 몰려가는 게 보였다.

 

  러블리핑크 팬들도 손을 흔든다. 보영도 같이 손을 흔들며 하트모양 손가락도 만들어 보여준다. 그녀는 이런 광경이 신기하고 재밌기만 하다.

 

 

 *

 &라라

 

 다음날 오전이다. 라라는 ‘커피가 좋아’라고 쓰여 있는 다정이 아빠 가게 앞에서 잠시 간판을 보다 들어간다.

 

 ‘내 생애 첫 알바라. 좀 떨리네. 잘해야지.’

 

 라라는 친구 가게지만 처음 와본다. 모던하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탁자는 대리석 식탁이었다. 의자는 쇼파가 아닌 등받이만 있는 플라스틱 하얀 의자와 검은 의자가 나란히 놓여있다.

 

  70년대에나 사용할 법한 빨간 다이얼을 돌리는 전화기가 있었고, 뜯는 달려도 있다. 벽에는 째깍째깍 소리가 들리는 큰 벽시계가 있다. 벽시계 옆에는 마릴린 먼로 언니가 하얀 드레스를 입고 웃고 있다.

 

 “어 마릴린 먼로 언니도 있네. 하이~”

 

 라라는 알바하러 온 것도 잊은 채 커피숍 구경에 열중이다. 알바생이 아메리카노를 내리고 있다.

 

 “오~ 이 스멜. 커피 향은 날 설레게 해.”

 

 알바생 철민에게로 라라가 간다. 20살 된 철민은 겨울방학을 맞아서 알바를 하고 있다.

 

 “어서 오세요? 메뉴 고르셨어요?”

 

 “아니요! 알바하러 왔어요.”

 

 “아 사장님이 말씀하신 분이구나.”

 

 “아 그래요.”

 

 “같이 잘 해봐요.”

 

 “네. 오빠”

 

 “엥? 오빠라니요, 누나.”

 

 “앗, 말이 헛나왔네요.”

 

 “누나한테 오빠 소리를 다 듣고…. 저 이제 20살인데요. 제가 노안 같나요?”

 

 “아니요!”

  라라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누나는 동안이세요. 사장님한테 미리 나이 들었거든요.”

 

 “그래요, 고마워요.”

 

 “이제 일해요.”

 

 “네!”

 

 철민은 회사에 다닐 나이인 거 같은데, 알바를 하러 온 라라를 보고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취업난이라더니, 취직이 잘 안 됐나 보네요.”

 

 “아, 네.”

 

 철민은 손님이 없을 때 라라에게 이것저것 가르쳐준다.

 

 “체리쥬스는 체리 분말 하나를 넣고 사이다 하나를 따서 병에 부으면 돼요.”

 

 “체리?”

  라라는 이기적인 체리 언니가 떠오른다. 순간 화가 나며 숟가락으로 막 휘졌는다.

 

 “어, 너무 세게 휘젓는 거 아니에요?”

 

 “아, 내 정신 좀 봐. 저 그런데 대학생이시겠어요?”

 

 “경영학과에 다녀요. 저보다 10살 많으신데, 반말하세요.?”

 

 “엥? 아…. 그럼 그럴까?”

 

 “네”

 

 라라는 18살인 자신이 2살 많은 오빠한테 반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이거 ‘체인지 된 게 나름 이런 재미도 있네.’라고 생각한다. 라라의 알바 시간이 끝나고 쓰레기를 버리려고 하는데 철민이 옆으로 다가온다.

 

 “제가 할게요. 누나!”

 

 “누나, 크크크.”

 

 “누나란 말이 웃겨요?”

 

 “아니요, 오빠! 그런 게 있어요.”

 

 “왜 저한테 자꾸 오빠라고 하세요?”

 

 “아~아 그러게. 미안! 아 맞다! 잘생기면 다 오빠예요.”

 

 “고… 고마워요.”

 

 라라는 보영이 30살 아가씨란 사실을 자꾸 잊는다. 다시금 자신이 뒤바뀌었음을 인지시킨다.

 

 “제가 쓰레기 버릴게요.”

 철민은 라라가 쥔 쓰레기봉투를 가져간다.

 

 “어 그래, 고마워!”

  라라는 철민이 훈남에 참 착한 오빠다 싶다.

 

 ‘여자는 갈대라더니.’

 ‘지훈이한테는 영혼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고 해놓고.’

 ‘난 춘향이 같이 일편단심 하는 여자는 못 되는가 봐.’

 ‘저 오빠도 참 괜찮네. 그래도 역시 지훈이가 좋아.’

 

 그때 지훈이 학교를 마치고 ‘커피가 좋아’에 도착한다.

 

 지훈은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철민을 쳐다보는 라라를 유리 창문에 붙어서 보고 있다. 곧 라라가 지훈을 발견한다.

 

 커피숍 유리문에 자동센서를 누르며 라라가 말한다.

 “어, 왔어. 오늘은 일찍 끝났네.”

 

 “일찍 끝나긴 뭐가 일찍 끝나. 원래 끝나는 시간대로 온 거잖아.”

 

 “아 그래. 좀만 기다려 핫초코 줄게.”

 

 라라가 멋쩍은 듯 웃는다.

 

 “아니. 에스프레소.”

 

 “엥? 웬 에스프레소? 너 커피 써서 싫다며. 그럼 차라리 아메리카노 먹어. 에스프레소는 진짜 써.”

 

 “아니 오늘은 쓴맛을 느끼고 싶어졌어.”

 

 “알았어, 내가 사줄게.”

 

 “됐어. 나 돈 있어.”

 

 “그럼, 5000원인데 친구디씨로 10% 할인해서 4500원이야”

 

 “엄카(엄마카드)로 계산해 줘.”

 

 “응.”

 

 지훈은 나무쟁반 위에 놓인, 하얀 커피잔에 담긴 에스프로를 받고 구석진 곳에 가서 앉는다. 처음 먹어보는 에스프레소가 써서 표정이 일그러질 거 같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먹고 있다. 안 보는 척하면서 철민을 훑어본다.

 

 “쟤 누구예요? 고등학생인데 버릇없게 반말하는 거 같던데요.”

 

 지훈이 커피를 받고 구석진 자리로 가자 철민이 이상한 듯 묻는다.

 

 

 “아~ 착한 애야. 내 친구야.”

 

 “친구여? 재는 고등학생이고 누나는 30살이잖아요.”

 

 라라는 잠시 눈알을 굴려 생각하다 말한다.

 “몸에는 나이가 있지만, 영혼에는 나이가 없잖아. 나이 들어도 철없는 사람 있잖아. 그런 사람은 영혼 나이가 5살 인 거지. 저 남자애는 어려도 철이 많이 들었거든.”

 

 “재랑 나랑은 영혼이 동갑이야. 그래서 친구 하기로 했어.”

 두뇌 풀가동해서 라라는 말을 지어낸다.

 

 “어, 듣고 보니 왠지 멋있네요. 철학적이랄까.”

 

 “어, 그러니, 크크”

 

 철민은 참 특이한 누나다 생각한다.

 

 ‘뭐가 좋아서 저렇게 낄낄대고 있남.’

 “콜록콜록, 아오. 써!”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지훈은 커피를 물처럼 콸콸 들이마시다가 사레가 걸린다.

 

 알바를 마치고 가방을 챙겨 나오던 라라는 그 모습을 보고 걱정스럽게 쳐다본다.

 “이것 봐. 내가 그래서 마시지 말랬잖아.”

 

 “됐어. 집에 가자.”

  지훈은 퉁명스럽게 말하며 먼저 나가버린다.

 

 “너 삐졌지?”

 따라 나가며 라라가 묻는다.

 

 “아니거든.”

 

 “너 아까 바로 커피숍으로 안 들어오고, 창문으로 왜 나 쳐다봤어?”

 

 “너 안 봤어. 마릴린 먼로 사진 봤어. 참 이쁘더라.”

 

 “아까 네가 창문에서 나를 쳐다볼 때, 로미오와 줄리엣 장면처럼 느껴졌어. 영화처럼 어항은 없었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서 있는 줄 알았어.”

 

 “그게 누구야?”

 

 “너 타이타닉 몰라? 고전이긴 하지만 굉장히 유명한데,”

 

 “글쎄, 잘 모르겠는데. 난 최신 영화만 봐서.”

 

 “아 맞다. 미국 박보검이야. 박보검. 하여튼 굉장히 멋지고 잘생긴 배우야.”

 

 “거짓말하지 마!”

  지훈은 라라가 기분을 풀어주려고 한 말인 것을 알면서도 내심 기분이 좋았다.

 

 “내가 무슨? 진짜 디카프리오였으면 네가 그렇게 알바오빠 쳐다봤겠냐?”

 

 “윽 들켰네.”

 

 “나한테는 겉모습 보지 말고 영혼까지 사랑하래 놓고! 너 웃긴 거 알지?”

 

 “크크. 알아. 미안…. 하지만 이렇게 웃긴 여자도 사랑해야 진짜 사랑이야.”

 

 “뭐라니? 너 인제 보니 뻔뻔하구나. 내가 또 넘어갈 줄 알고.”

 

 “정말 미안. 다신 안 그럴게. I promise you.”

 

 

 *

 &보영

 

 러블리핑크는 숙소로 돌아와서 대기 중이다.

 

 “우리 음원 오후 6시에 나오는데 과연 몇 등 할까? 이번에는 대박 났으면 좋겠다.”

  민서가 힘들게 입을 뗀다.

 

 “저번 활동은 우리를 알리기 위한 무대라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반응이 없으면 안 되는데.”

 

 민서는 백혈병이 있었으나 치료하고 가수가 됐다. 그래서 자신 때문에 고생한 부모님에게 성공해서 경제적인 여유를 드리고 싶다. 그래서 점점 초조해진다.

 

 “걱정 마! 우리 그룹은 비주얼도 좋고 다들 매력이 있어. 그래서 내가 팬이었는걸.”

  보영이 말해놓고 아차 싶다.

 

 “언니 그게 무슨 말이야? 팬이었다니.”

  현지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어본다.

 

 “아, 내가 러블리핑크 팬이고 말고. 우리 멤버 다 이쁘고 매력 있다고 항상 생각했었어. 아이돌들 보통 다른 그룹 팬이라고 하잖아. 그런데 난 러블리핑크의 팬 하고 싶어”

 

 “아 그 말이구나”

  웃으며 현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그럼 라라 언니 팬할래!”

 

 “나도!”

 미나도 손을 들며 말한다.

 

 매니저가 음원 성적은 보게 해준다며, 압수된 폰을 각자 주인들에게 돌려준다.

 

 “아 떨려.”

 

 다들 기대에 부풀어서 본다. 보영도 순위를 확인하기 위해 핸드폰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메롱에 100위에 없다. 그녀는 혹시 메롱 100위에 들었는데 자신이 잘못 본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다시 찾아본다. 역시 없다.

 

 “메롱에서는 100위에도 못 들었어.”

 

 “다른 음원도 봐봐.”

 서둘러 체리가 검색하며 말한다.

 

 “자니에서도 없어. 어 박스 차트에서 우리 10위야.”

 

 “와 정말!”

  다들 뛸 듯이 기뻐한다.

 

 “우리 이번에는 대박 나려나 봐. 느낌이 좋아. 사장님 말씀대로 이번 곡은 띵곡이야!”

  신난 민서가 함박웃음을 짓는다.

 

 “내 미모를 보고 팬들이 드디어 많이 생긴 거야. 내 미모의 진가를 이제야 알아보기 시작하는군.”

  체리가 신나서 말한다.

 

  민서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 할 수 있도록 SNS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매니저에게 부탁한다. 그녀는 러블리핑크 컴백사진을 올리고 ‘감격의 10위, 팬 여러분 감사합니다.’라고 쓴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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