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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찔! 아찔! 체인지!
작가 : 페퍼민트
작품등록일 : 2018.12.30

평범하게 살던 서른 살의 보영은 어느 날 아이돌과 영혼이 바뀐다. 열여덟 살의 청순 아이돌 라라의 삶을 살게 된 보영. 화려하고 다채로운 아이돌의 삶.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던 아이돌 라이언과 만남. 새콤달콤한 로맨스가 그녀를 기다린다.

18살의 청순 아이돌 라라는 힘든 아이돌 생활에 지치고 평범한 삶을 그리워한다. 그러던 중 평범한 보영과 영혼이 바뀐다. 그녀는 아이돌이 되면서, 만날 수 없었던 첫사랑 권지훈을 만나고, 평범하지만 심상치 않은 연애가 시작된다.

보영과 라라는 각자의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어간다.

 
아찔! 아찔! 체인지! 6화
작성일 : 18-12-31 00:09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5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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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체인지 해줘서 고마워.

 

 &라라

 

  보영의 집에서 이것저것 먹는 라라의 모습이 보인다. 라라는 점심엔 라면을 먹고 저녁에는 피자도 시켜 먹는다.

 

 “행복이 뭐 별거야. 라면과 피자가 있다면 행복이지. 호호. 얼마 만에 먹는 만찬인가?”

 

 배불리 먹어 만족한 라라였지만, 곧 주위 환경이 눈에 들어왔다.

 

 “반지하네. 벽지도 너무 노래져 있고.”

 

 라라는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곧 보영의 옷장을 열어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젖는다.

 

 “왜케 촌스러운 옷만 샀데. 이 언니 나름 귀엽던데 센스가 아쉽네. 옷도 좀 사야겠당. 지훈이를 만나러 가는데 이런 옷을 입을 순 없지.”

 고민하는 표정으로 라라는 패션잡지를 훑어본다.

 

 “연예인이 된 뒤로 한 번도 못 봤는데……. 썸 탔던 지훈이한테 최대한 예쁜 모습으로 다시 만나야만 해”

 콧노래를 부르며 라라는 서랍을 열어본다.

 

 곧 보영의 통장을 발견한다. 200만 원이 있다.

 

 “아니 전 재산이 딱 200임. 아 언니! 좀만 더 벌어놓지. 흑흑. 아 아뿔싸. 그 생각을 못 했어. 바꾼다는 것만 집중해서 인생은 실전이란 걸 깜빡했어.

  어쩔 수 없이 알바해야 되겠네. 방에서 온종일 뒹구는 백수 생활을 못 해봐서 아쉽지만 그래도 알바도 해보고 싶긴 했어. 근데, 이 언니 힘들게 살았구나.”

 

  보영은 상업고등학교를 나와 1년을 일했지만, 학벌 콤플렉스가 그녀를 괴롭게 해서 1년 번 돈을 재수학원과 학비에 다 썼다.

  그녀의 꿈은 명문대를 가서 멋진 선배를 만나고, 자판기 앞에서 썸을 타는 모습이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원하는 대학도 못 가고 멋진 선배도 못 만났다. 대학 간다고 번 돈 까먹고. 또 일 년의 800만 원 하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쓰느라고 빛만 생겼다.

 

  보영의 엄마가 파출부 일을 했으나, 수입이 월세 내고 먹고사는 데 쓰면, 보영의 학비를 도와줄 형편이 되지 못했다. 그녀는 졸업 후 1년 있다가 취직이 되고, 월급에서 나오는 돈은 빚 갚는 데 써서, 회사에서 잘린 후 마지막 남은 월급 200이 전 재산인 것이다.

 

 “아무렴 어때. 그렇게 갈망하던 평범한 사람이 됐는데. 자유를 얼마나 꿈꿨던가! 권지훈과 연애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라라는 신이나 춤을 춘다.

 

  그녀는 아이돌이 되면서 2년 동안 연락이 끊긴, 첫사랑 권지훈을 찾아가기로 한다.

 

  라라는 보영의 화장대를 두루두루 살펴본다. 21호 쿠션 파운데이션을 발견하고 정성스레 두드리며 바른다.

 

 “내 얼굴은 아니지만, 이 몰골로 갈 수 없지. 이쁜 모습으로 가야지.”

 열심히 화장하는 라라는 웃음이 그치질 않는다.

 

 “어? 립스틱은 색이 다 별로네. 요즘은 프랑스에서 수입되는 새빨간 앵두 틴트가 인기인데…. 어째 촌스러운 것들뿐이야.”

 화장을 멈추고 한숨을 쉰다.

 

 “어쩔 수 없지 뭐. 좋아, 섹시하게 가자! 빨간색 너로 선택했어!”

 빨간색 입술을 찐하게 바른 라라는 거울을 바라보며 웃는다.

 

  보영의 옷장에서 그나마 나아 보이는 옷을 고른다. 분홍색 스웨터에 청치마를 입는다. 코트를 찾는 데 없다.

  당연히 없을 수밖에 없다. 보영의 엄마가 겨울 대비해서 입기 위해 코트며 잠바며 다 세탁소에 맡겨서, 내일 찾아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있는 것은 보영 엄마의 빨간 코트이다. 라라는 그래서 그냥 코트를 안 입기로 하고 집을 나선다.

 

 “아 추워”

  그녀는 집 앞 슈퍼까지 갔다가 오들오들 떨며 돌아온다. 11월이어도 며칠 전까진 따뜻했는데, 비가 오더니 상당히 추워졌다.

 

 “낼 갈까? 안돼! 그새 여친 생기면 어쩔!”

  그녀는 2년 동안 잘 기다렸으면서, 지금은 하루도 못 기다릴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빨간 코트를 입고 나간다. 보영 엄마의 빨간 롱코트는 그녀에게 너무 커서 팔이 손을 덮고 있다. 마치 초등생 딸이 엄마 코트를 입은 것 같았다.

 

 

 *

 

 

  서울예술 고등학교 정문이다. 라라는 정문 앞에서 지훈이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곧 종이 울리며 학교의 하교 시간을 알렸다. 삼삼오오 교문을 지나간다. 지훈이는 친구와 교문을 지나서 걷고 있었다. 지훈이가 언제 나오나 뚫어지게 쳐다보던, 라라는 지훈을 발견하고 웃으며 손을 흔든다.

 

 “우리한테 손 흔드는 거임? 너희 이모야?”

 놀란 지훈의 친구가 말한다.

 

 “이모는 무슨! 나도 처음 봐.”

 황당한 표정의 지훈이 답한다.

 

 라라는 지훈과 그의 친구 앞으로 다가간다.

 

 “지훈아, 오래간만이야. 나야. 라라.”

 그녀는 밝게 웃으며 인사한다.

 

 “야, 너 취향 바꿨냐?”

 지훈의 친구가 지훈에게 귓속말로 속삭인다.

 

 “아니야! 정말 모르는 사람이야!”

 

  파마머리의 여자가 웬 빨간색의 큰 코트를 입고, 시뻘건 입술로 아는 체를 하니, 지훈은 무척 당황했다. 속으로 무시하고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지훈과 친구가 라라를 무시하고 갈려고 하자, 그녀가 지훈의 손목 옷자락을 잡으며 말한다.

 “네가 나 좋아했잖아!”

 

 라라의 말에 지훈의 친구는 놀라며 말한다.

 “지훈이, 이 자식 큰일 날 놈이네!”

 

 “아 진짜 아니야, 빨리 가자!”

 지훈은 친구에게 억울한 듯 화를 낸다.

 

 “예술 중학교 다닐 때, 예술에 대해 우리 많은 이야기 했었잖아!”

 라라는 지훈에게 자신을 알리려 노력한다.

 

  그녀가 계속 말도 안 되는 말을 한다고 지훈은 생각했다. 이상한 여자다 싶어 라라의 손을 뿌리치고 뛰어간다. 그들은 그렇게 뛰어서 도망간다.

 

 “저 여자 미친 여자인가 봐!”

 뛰어가며 지훈의 친구가 말한다.

 

 “그러게 입술도 빨갛고 빨간 코트 입은 거 보면 범상치 않아…. 그래도 좀 안쓰러워.”

 거리가 멀어지자, 슬쩍 뒤돌아보고 지훈이 애처로운 표정을 짓는다.

 

 “‘라라’라니? 크크, 설마 우리가 아는 그 라라를 얘기하는 건가?”

  지훈의 친구는 황당해서 웃는다.

 

 

 *

 &보영

 

  러블리핑크 그룹은 녹음을 마치고, 오늘부터는 안무를 배우기로 한다. 저번에 함께 해오던 댄스 선생님을 바꿨다. D그룹이 춤으로 한 방에 뜰 수 있게 도와준, 유명한 오진경 선생을 섭외했다.

 

  오 선생은 이 바닥에서 유명해서, 모든 그룹이 그녀의 춤으로 데뷔하길 바란다. 그래서 그녀의 춤을 배우려면, 오 선생 춤 연습실에 가수들이 직접 가서 배워야 한다.

 

  러블리핑크 멤버들은 오 선생의 건물에 도착한다. 경비실 직원에게 매니저가 물어본다.

 “안녕하세요. 러블리핑크 매니저인데요. 몇 층으로 가야 하죠?”

 

 “2층 연습실에 가세요.”

 

  보영은 신나서 올라간다. 미나가 토끼 같은 앞니를 내보이며 보영에게 말한다.

 “우리가 오진경 선생님께 춤을 배우다니 떨려”

 

 “나도 그래.”

 

 “오 선생님이 하는 그룹마다 대박 쳤잖아”

 

 “오 그래?”

  보영은 아이돌을 좋아하긴 하지만 유명한 안무가나 작곡가는 잘 모르고 있었다.

 

 막내인 현지가 상기된 얼굴로 말한다.

 “대박 필이 와. 호호호.”

 

 “아 참, 호랑이 선생님이라던데”

  미나의 말에 현지의 웃던 표정이 근심으로 바뀐다.

 

  러블리핑크 멤버들은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마음으로 오 선생을 기다리고 있다.

 

  드디어 하얀 티에 호피 무늬 코트를 걸치고, 검은 츄리닝 바지를 입은 오 선생이 들어온다. 매서운 눈초리로 한 명, 한 명씩 바라본다. 단지 오 선생이 쳐다만 봤는데도 카리스마에 모두 압도된다.

 

 “나 알지! 소문 다 났을 거야? 장난 아니라고.”

 그녀는 눈빛으로 소녀들을 제압한다.

 

 “자 그럼 게임을 시작해 볼까?”

  오 선생은 눈을 감고 머리를 돌리고, 그다음 아크로바틱한 동작으로 몸을 푼다. 몇 동작 안 했을 뿐인데도 왠지 프로페셔널함이 느껴진다.

 

 “내가 하는 손동작 발동작 세세 하게 잘 봐! 너네 2년 차니까 빨랑빨랑 알아듣겠지? 어디 지켜보겠어!”

  그녀는 러블리핑크의 신곡 “내가 다가갈게”의 안무를 보여준다. 보영은 어제 오 선생님의 댄스가 담긴 영상을 10번이나 봤지만, 머리가 멍해진다.

 

 춤을 다 보여준 오 선생이 말한다.

 “자 이제 해봐.”

 

 “저 한 번만 더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아직 감이 안 오는 보영이가 조심스레 부탁한다.

 

 “얘 좀 봐! 너~ 나 몰라? 두 번은 없어!”

 

  곧 시작된 댄스. 우왕좌왕하는 보영과 달리, 다른 멤버들은 연습생 시절부터 춤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모두 잘 추었다. 오 선생의 레이다에 보영이 걸렸다. 먹이를 발견한 맹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야! 센터!”

 연습실이 무너질듯한 고함이 들렸다. 다들 놀라 어쩔 줄 몰라 했다.

 

 “너! 너 말이야!”

 

 “저요?”

  보영은 눈치를 보며 대답했다.

 

 “그래 너! 이름이 뭐야.”

 

 “라라요.”

 

 “라라라고? 라라랜드 주인공 여자는 춤을 멋지게 추던데, 넌 뭐니? 어제 연습 안 했어?”

 

 “했어요.”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로 보영이 대답했다.

 

  오 선생은 이마에 손을 대며 말한다.

 “오 마이갓! 넌 내게 충격을 줬어.”

 

 “죄송해요”

 

 “됐어 셧다마우스 하고 있어”

  오 선생은 여전히 이마에 손을 댄 채 눈을 감으며 진정하고 있다.

 

 “센터가 그렇게 못 추면 어쩌니! 손동작이며 표정 모두 엉망이야! 넌 잠자지 말고 여기서 연습하고 내일 숙소가!”

  무섭기로 소문난 오 선생이 화가 잔뜩 났다. 러블리핑크 멤버들은 자기에게 불똥이 떨어질까 봐 눈치를 살핀다.

 

 “야, 여기 메인 댄서가 누구야?”

 

 다들 말 못 하고 조용해진다. 정적을 깨고 체리가 말한다.

 “라라가 메인 댄서에요.”

 

 “뭐? 지금 나랑 장난해! 제가 메인 댄서면 파리가 새다.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오늘 다 죽고 싶어?”

  오 선생의 불호령에 다들 겁을 먹는다.

 

 “저 죄송하지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라라가 갑자기 쓰러졌었거든요. 그래서 그 충격 때문에 일시적으로 춤을 잘 못 추는 것 같습니다.”

  리더답게 민서가 라라의 편을 들며 용기 있게 말한다.

 

 “그랬어? 그래도 어쩔 수 없어. 프로는 냉정한 거야. 어쨌든 시간이 없으니, 너 라라는 특훈해야 해.”

 

  그때 오 선생의 생일을 축하해주러, B아이엠 멤버 라이언과 시몬이 방문한다. 때마침 연습실 문이 열려있어, 틈으로 그 광경을 본다. 라이언은 예전에 춤을 못 춰서, 김모 안무가한테 맞으며 춤을 연습했던 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그는 라라를 안쓰럽게 쳐다본다.

 

  오 선생이 라이언과 시몬이 온 것을 알아챈다. 오 선생과 B아이엠은 작년에 쇼프로그램 `춤을 배워봐`란 예능에서 만나 춤에 관해 얘기하면서 아주 친해졌다. 그래서 생일을 축하해주러 온 것이다.

 

 “어머! 이게 누구야. 우리 톱스타가 오셨네. 나가자!”

  오 선생은 나가다가 잠시 연습실 출입구 쪽에서 고개를 돌린다.

 

 “다른 애들은 집에 가라. 너 라라. 너는 계속 연습하고.”

 

 “언니, 숙소에서 쉬었다가 이따 다시 올게.”

  라라를 혼자 두기 미안했던, 현지가 다시 온다고 하고 떠난다. 다른 멤버들도 문을 나선다.

 

  오 선생과 B아이엠의 멤버들은 사무실로 들어가, 한참 얘기하고 나온다. 라이언은 시몬과 숙소로 돌아가려고 하다 멈춰 서서, 큰 유리로 되어있는 연습실 창문으로 라라를 바라본다.

 

  보영은 연습실에서 고개를 돌리다가, 라이언과 눈이 마주친다. 보영은 자신이 혼나는 모습을 들킨 게 쪽팔려서, 못 본 체하고 회색방음 커튼에 얼굴을 숨긴다.

 

  연습실 밖에서 보영을 보는 라이언을 보며 시몬이 말한다.

 “형, 쟤한테 관심 있어?”

 

  라이언은 당황해하며 말한다.

 “관심은 무슨? 사랑 따위 관심 없는걸.”

 

 “하긴 형은 모든 남자의 로망인 톱배우 한수정도 마다한 남자니까.”

  둘은 연습실 계단을 내려간다.

 

 보영은 커튼에서 얼굴을 내밀며 라이언이 갔나 동태를 살핀다.

 “하필 이런 모습일 때 만나. 어우 창피해.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데.”

 

  라이언과 시몬이 차에 타고 출발하려던 찰나, 오 선생에게 케이크를 안 전달해준 것을 알게 된다.

 

 “내가 갔다 올게”

  차 문을 열며 라이언이 말한다.

 

 “그래, 형”

 

  라이언은 오 선생에게 케이크를 전해주고, 건물매점에서 피로회복제 팍카스를 산다. 그리고 그는 보영이 있는 연습실로 간다.

 

 “야, 춤 꽝! 이거 먹어!”

  라이언은 팍카스를 보영에게 던져주고 바로 사라진다. 보영은 얼떨결에 음료수를 받는다.

 

 “와아, 라이언이 내게 말도 걸어주고 음료수를 주다니! 꿈이야 생시야? 크크”

 

 그녀는 팍카스를 얼굴에 갖다 댄다.

 “라이언이 준 팍카스! 차가우면서도 따뜻해. 그는 츤데래야. 호호호”

 

 보영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팍카스를 마신다.

 

 “라라야 고마워 체인지 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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