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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찔! 아찔! 체인지!
작가 : 페퍼민트
작품등록일 : 2018.12.30

평범하게 살던 서른 살의 보영은 어느 날 아이돌과 영혼이 바뀐다. 열여덟 살의 청순 아이돌 라라의 삶을 살게 된 보영. 화려하고 다채로운 아이돌의 삶.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던 아이돌 라이언과 만남. 새콤달콤한 로맨스가 그녀를 기다린다.

18살의 청순 아이돌 라라는 힘든 아이돌 생활에 지치고 평범한 삶을 그리워한다. 그러던 중 평범한 보영과 영혼이 바뀐다. 그녀는 아이돌이 되면서, 만날 수 없었던 첫사랑 권지훈을 만나고, 평범하지만 심상치 않은 연애가 시작된다.

보영과 라라는 각자의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어간다.

 
아찔! 아찔! 체인지! 2화
작성일 : 18-12-30 23:58     조회 : 265     추천 : 0     분량 : 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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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한 발짝 더

 

 &보영

 

 여전히 라이언의 품 안에 안겨 있었다.

 

 그의 품은 너무나 따뜻하고 포근해서 정신을 잃을 지경이다. 게다가 그에게서 나는 스윗하고 깨끗한 향기는 정말 나를 몽롱하게 했다. 너무 부끄러워져서 살짝 빠져나오려 몸을 움직였다.

 

 “왜? 내가 싫어졌어? 하지만 이미 늦었어. 어딜 가도 널 찾아낼 거야. 그리고 이렇게 안아줄 거야! 널 사랑하니까!”

 

 꺄아악! 나도 모르게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그 순간 갑자기 라이언이 나를 붙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보영아, 일어나야지! 회사 늦겠다!”

 아득히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아 뭐야? 오늘은 회사 쉬는 날이란 말이야!”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꾸했다.

 

 “보영아, 미안하다. 계속 쉬어.”

 

 곧 문 닫는 소리가 들리고 보영은 일어나 커튼을 열어젖힌다.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는 아침이다. 밝은 햇살을 맞았지만, 그만큼 그늘도 짙어졌다.

 

  ‘엄마에게 실직했다고 어떻게 말하지? 아휴 나 자신이 정말 싫다.’

 

  자꾸만 세상에 나가기가 무서워진다. 가뜩이나 유리멘탈의 소유자인데 이젠 유리가 깨져서 가루로 된 마음 같다,

 

  무거운 마음을 전환하기 위해 텔레비전을 튼다, 때마침 음악방송이 하고 있다. 티브이에는 마냥 신나고 이쁜 아이돌들이 보였다.

 

  러블리핑크란 그룹이 나와서 노래를 부른다, 노래 제목은 ‘나만 사랑해 줘.’

 

 ‘나도 나만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

 벗어나고픈 욕망이 신데렐라를 꿈꾸게 한다.

 

 ‘답답한 현실이 벗어나고 싶다. 러블리핑크의 라라처럼은 생겼다면, 나만 사랑해 줄 텐데........’

 

 옆에 두었던 손거울을 보며 자신의 외모를 보고 한탄한다.

 

 ‘능력도 없는데 얼굴이라도 이뻤으면 아이돌 해서 우리 집 한 채는 샀었을 텐데.

 어쩜 한류스타가 되어 조물주보다도 위에 있다는 건물주가 되었을지도 몰라!’

 

  보영은 아이돌이 돼서 멋진 남자도 만나고 부자가 된다는 상상을 하니 웃음이 절로 났다. 혹여 부자가 안 되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B아이엠의 라이언과 만나 연애를 해보고 싶었다. B아이엠은 인기 최정상의 꽃미남 그룹이다.

 

 ‘아 부러워 얼굴도 이쁘고 선망의 대상이고. 하루만이라도 라라로 살아 봤으면 좋겠다.’

 티비 속의 예쁜 아이돌을 보며 한숨을 쉰다.

 

  텔레비전을 보다 고개를 돌려 라이언의 사진이 붙어 있는 벽을 본다. 자신이 라라라고 상상하며 눈을 감는다.

 

  음악방송 무대이다. 연말이라 모든 가수가 함께 모여 무대를 한다. 라라 그룹이 무대하는 모습을 라이언이 바라봐준다.

 

 ‘라이언이 나를 바라봐주다니!’

 

 그 순간 너무 행복해진다. 창밖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엔진소리에, 곧 현실의 눈을 뜬다. 잠깐의 상상이었지만 기분이 짜릿해졌다.

 

 ‘내가 라라처럼 예쁜 아이돌이라면, 멋진 아이돌이나 배우한테도 고백도 많이 받고 멋진 사랑을 할 텐데. 난 이게 뭐람’

 

 눈을 뜨고 현실의 자신을 보니 슬퍼진다.

 

 ‘이왕 태어나서 죽을 거 이쁜 아이돌로 태어났다면’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온 한숨을 쉰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신이 원망스러웠다.

 

  사실, 그녀는 못생긴 편이 아니다. 키는 작지만 이쁘장하고 귀엽게 생겼다. 특히 웃을 때 눈웃음이 매력 포인트다.

 

  연이어 불행이 덮치자 부정적으로 가치관이 바뀌었다. 직장도 잘리고 월세에 살다 보니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20대에는 알바에 허덕이다 보니 제대로 자신을 꾸밀 줄 몰랐고, 누군가를 사랑할 여유가 없어 모태솔로가 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격지심과 자기비하가 심해졌다, 긍정적으로 살려는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콤플렉스 때문인지 아이돌에 대한 동경이 점점 커졌다. 항상 바쁜 삶이었기에 좋아하는 아이돌의 공개방송을 간다거나 팬 사인회를 간 적은 없었다.

 

 ‘어차피 쉬는데, 이 기회에 좋아하는 아이돌 팬 사인회나 가봐야겠다.’

 

  라이언의 팬 사인회를 가려면 많은 돈이 필요한 건 알았지만, 혹시나 해서 아이돌 팬이 많은 사이트에 문의한다.

 

 [남자 아이돌 B아이엠의 팬 사인회를 가려면 정확히 얼마나 드나요?]

 

 머지않아 답이 달렸다.

 

 [B아이엠은 인기가 많아서 당첨이 쉽지 않아요. 제가 갔을 때 쓴 비용을 알려드릴게요.]

 [앨범 구매비용 400만 원]

 [선물 비용 50만 원]

 [팬싸 때 입구 갈 옷 30만 원]

 [헤어 및 메이크업 30만 원]

 [택시비용 3만 원]

 [팬싸 끝나고 밥값 10만 원]

 [후식 커피 1만 원]

 [일주일 전에 갔을 때 대략 524만 원 들었어요.]

 

 글을 읽어본 보영은 손을 부들부들 떤다.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정신이 아득해졌다.

 

 “오백! 오백!!!”

 

  라이언을 보는 건 일찌감치 포기하고 대신 좋아하는 걸그룹인 러블리핑크를 보러 가기로 한다. 보영은 러블리핑크의 라라를 좋아한다. 늘 동경해왔기 때문이다.

 

 ‘뜨기 전에 한번 보러 가야지. 나중에는 보러 가지도 못 할 테니까.’

 

 취직이 언제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렇게라도 잊고 싶었다.

 

  보영은 음반판매점인 쿨트랙스에 팬 사인회를 신청하러 간다. 재빨리 신청하고 쿨트랙스를 나온다.

 

  그곳을 나와 길을 걷던 보영은 눈앞에 엄청나게 비싸 보이는 스포츠카를 발견한다.

 

 “와아 나는 언제 저런 차 타보나! 저거 뚜껑도 열리겠지?”

 

 감탄하며 보영은 중얼거렸다.

 

  그 순간 갑자기 뒤에서 키가 큰 남성이 나타난다. 깔끔한 정장에 검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제 차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요?”

 

 “아, 아니요. 차 디자인이 멋있어서요. 그냥 부러워서 본 거에요.”

 

 “차볼 줄 아시네요. 이거 신형이에요. 뚜껑도 열려요.”

 

 그는 차 안에 타서 뚜껑을 두세 번 열었다 닫으며 자랑한다. 분명 마스크를 썼지만, 그의 얼굴을 보고 낯익다는 느낌을 받는다.

 

 “저 혹시 ‘시크릿 가뭄’에서 김재벌 역할 하신 분 아니에요?”

 

 “어? 마스크 썼는데도 알아보시네요?”

 

 “네, 제가 그 드라마를 인상 깊게 봤었거든요. 드라마 속 농부처럼, 갑자기 재벌로 바뀌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농부도 재벌도 다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삶이든 모든 걸 가질 순 없으니까요.”

 

 그는 갑자기 진지하지만 부드럽게 말을 했다.

 

 “드라마에서는, 재벌에서 농부가 돼서 고생하다가, 다시 재벌로 되돌아왔잖아요. 또다시 농부가 돼도 좋아요?”

 

 “에이 재벌이 좋죠. 매일 짜릿하거든요.”

 

 “뭐에요 진짜.”

 

 “하지만 가끔 농촌이 그립긴 해요.”

 

 “그런데 드라마 속 까칠한 김재벌과는 다르게 친절하고 상냥하시네요.”

 

 “쉿! 이거 비밀인데요. 저 사실 김농부에요. 드라마가 끝날 때쯤 영혼이 다시 바꿨어요.”

 

 “진짜예요?”

 

 “네에, 왕싸가지 김재벌은 지금 농사짓느냐 바쁠 거에요. 기자들 알면 안 되니깐 비밀로 해주세요.”

 

 “네, 크크크.”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전 보영이에요. 채 보영.”

 

 “보영 씨도 저처럼 갑자기 재벌로 바뀔지도 모르잖아요. 미리 자신의 인생을 속단하지 말고 운명을 믿어봐요. 행운을 빌게요”

 

  말뿐인 위로였지만, 보영은 불안했던 마음이 진정됐다. 뭔가 알 수는 없지만, 앞으로 멋진 일들이 가득 일어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나도 바뀔 수 있는 건가?’

 

  다음날 10시에 보영은 팬 사인회에 당첨이 된 것을 확인하고 기뻐한다. 그녀는 잠자리에 든다.

 

 ‘아 떨려! 실물도 화면처럼 이쁠까? 연예인을 만나보는 건 처음인데,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네.’

 

 팬싸 장소인 강남백화점 지하 1층 이벤트 존에 도착했다.

 

 ‘와아 진짜 대포 같은 카메라들이 엄청 많네. 전쟁 난 줄 알았잖아.’

 

 이리저리 팬들이 모인 곳을 둘러본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많은 것 같네.’

 

  그녀는 어린 친구들 사이에 껴있으려니 좀 뻘쭘함을 느낀다. 하지만 뒤에 나이가 지긋하신 아저씨를 보고 다시 용기를 얻는다.

 

 “러블리핑크 입장합니다!!!”

 

 곧 팬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보영은 서둘러 자리에 앉는다. 그녀는 100명 중 5번을 뽑아서 5번 좌석에 앉았다. 곧 러블리핑크의 인사가 시작됐다.

 

 안녕하세요. 러브 러브 러블리핑크입니다!

 

 “팬분들을 만나 뵙게 돼서 너무 좋아요.”

 

 고양이처럼 생긴, 리더 민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자 이제 팬 사인회를 시작합니다.”

 

 곧 보영의 차례가 왔다.

 

  제일 먼저 비주얼 담당 체리를 만났다. 그녀는 사슴같이 큰 눈이 인상적이다. 또 마치 성형한듯한 높은 코를 가지고 있었다. 말하자면 서구적 미인형. 서양 혼혈로 보일 정도였다. 보영은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생길 수 있지.’라고 생각했다.

 

 “엄청 이쁘세요. 그 요즘 핸드폰 광고 나오는 탤런트 닮았어요”

 보영은 저절로 칭찬이 나왔다.

 

 체리는 이어지는 칭찬에 미소를 보였다.

 

 “언니도 예뻐요. 아이돌 해도 되겠어요.”

 

 체리의 갑작스러운 칭찬에 기분이 확 업됐다. 자신도 모르게 체리의 어깨를 살짝 쳤다. 보영이 평소에 친구를 만나면 친근감에 표시로 하는 행동이었다. 잠시 뒤 실수란 걸 깨닫는다.

 

 “정말 미안해요. 어깨를 살짝 쳐서요”

 

 기분이 나쁘지 않은 듯 체리는 방실방실 웃었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얼마든지 치세요. 저 맷집 좋아요.”

 

 체리는 대수롭지 않은 듯 친근하게 말해줬다.

 

  보영은 그런 체리가 참 마음에 들었다. 얼굴도 서양 미녀같이 이쁜데 착하다고 생각했다.

 

  몇 마디 못 나누었는데, 뒤에서 매니저가 이동하라고 눈짓을 한다, 보영은 처음이라 당황하며 재빨리 이동한다.

 

  이제 좋아하는 라라를 만났다. 그녀는 옅은 쌍꺼풀을 가지고 있지만, 눈이 컸고 곧게 뻗은 버선코를 가졌다,

 

  피부도 참 하얬다. 여자라면 꿈꾸는 백옥같이 하얀피부다, 거기다가 주먹만 한 얼굴에 눈코입의 조화가 절묘하여, 마치 한편의 동양화를 보는 듯했다. 보영은 동양미를 좋아하기에 체리보다 라라처럼 되고 싶었다.

 

 “제일 좋아해요. 진심으로.”

 자신도 모르게 신앙고백을 해버렸다.

 

 “어머 고마워요. 자주 와 주세요. 공개방송도 와 주시고요.”

 

  보영은 하고 싶던 말이 많았지만, 너무 긴장하여 머리가 백지상태가 됐다.

 

  그다음은 특별한 관심은 없던, 맏언니를 맡고 있는 민서였다, 고양이 같은 눈이 인상적이었다.

 

  다음은 현지였다. 맑고 깨끗해 보이는 얼굴. 딱, 이온 음료 광고를 하면 어울릴 모습이었다. 동글동글 귀여우면서도 브이라인 턱. 괜히 리틀 전지현이란 별명이 생긴 게 아니었다.

 

 “저 '헤지마' 한 번만 해주시면 안 될까요?”

 

 “헤지마. 헤지마. 이런 거 시키지 마아.”

 

 “ㅋㅋㅋㅋ 진짜 귀여워요.”

 

 “언니도 귀여우세요. 우리 다음에 꼭 또 봐요.”

 

  마지막으로 미나였다. 반달 눈에 작고 오뚝한 코 그리고 토끼 같은 이빨을 가진 사랑스러운 아이돌이었다. 볼살은 통통했지만, 몸은 굉장히 가녀렸다.

 

  정신없이 싸인을 받은 후, 다시 5번이라 쓰여 있는 자신의 좌석에 가서 앉는다, 그때 뒤에 11, 12번 친구들이 하는 대화를 듣게 된다,

 

 “4주 동안 공방 올 출석하면 원하는 멤버와 화상채팅을 할 수 있게 해준대.”

 

 “와아! 정말?”

 

 “딱 4주면 돼?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올출해야지.”

 

 “그래, 우리 올출해서 꼭 화상채팅 하자.”

 

  보영은 좋아하는 라라와 화상채팅을 해보고 싶단 생각을 한다, 그래서 결심한다, 어차피 백수인 김에 공개방송을 올 출석하기로….

 

  집으로 돌아와 달력을 살펴본다. 그녀는 공개방송 출석을 줄여서 말하는, 공방 출석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모른 채, 학교 출석하듯이 가면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펼쳐질 일들을 상상하며 살며시 잠이 든다.

 

  거대한 사자 한 마리가 달려온다. 놀라서 도망치려 하지만 몸이 전혀 움직이질 않는다. 그 사자는 곧 라이언으로 변신한다. 늘씬하고 쭉 뻗은 몸매에 웬만한 배우는 명함도 못 내밀 것 같은 조각 같은 얼굴. 모든 것이 완벽했다.

 

 “한 발짝 더 다가왔구나!”

 라이언이 웃으며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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