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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아이돌x아이
작가 : LEEEUL
작품등록일 : 2018.12.30

최정상의 인기를 구가하던 아이돌 배우 원태인의 죽음! 그것도 연극 공연 중에 벌어진 공개적 죽음이었다.
자살인가, 타살인가? 사고인가, 사건인가?
연예계와 매스컴은 태인의 죽음을 앞 다투어 재구성 하려한다. 삼류 연예지 ‘진실과 상상’의 기자 주채성도 그 중 하나. 채성은 태인의 평전을 써서 지긋지긋한 생활을 끝내고자 한다. 그러나 태인의 죽음을 파헤쳐나가면서 자신도 연관이 되어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진실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드는데...

 
아이돌x아이_지옥에서 보낸 한 철 2
작성일 : 18-12-30 19:05     조회 : 193     추천 : 0     분량 : 6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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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겨운 악취가 어디선가 스멀스멀 피어올라, 온 집안에 가득 들어차있는 것 같아. 거실에도 방에도, 소파에도 옷에도, 어디에든 악취가 배어 있어, 독한 약으로 소독을 하고 아무리 환기를 시켜 봐도 소용없어, 벌써 내 몸에까지 스며들었단 말이야! 피부가 벗겨질 정도로 샤워를 해도, 향수를 몇 병씩 들이부어도 지워지질 않아. 뭔가 썩어가고 있어, 축축하게 젖어든 천장이며 벽을 봐, 고름 같은 곰팡이들이 욕창 같은 이끼들이 감당할 수 없이 퍼지고 있어, 이러다간 집이 무너져 내릴 거야, 한 발만 헛디뎌도 저 밑바닥으로 가라앉고 말거야. 안 돼, 안 돼! 이대로는 더 이상……

 

 

 

 “하, 할매…… 나 용서해 줄 거지? 내 잘못 아니라는 거, 할매는 알잖아? 나, 난 그저 행복해지고 싶었던 것 뿐인데, 다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할매, 나 할매 버리는 거 아니야, 할매가 치료 다 받고 건강해지면, 그러면 우리 다시 예전처럼 살 수 있어. 야, 약속할게…… 할매, 나 믿지? 그, 그러니까 용서해줘……”

 

 

 

 “으응... 우리 똥강아지 밥 챙겨 주야하는디. 갸가 맘고생이 많은 아여…… 아니, 총각은 왜 우는겨? 호, 혹시 우리 인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겨?”

 

 

 

 나야, 나라고! 왜 나를 못 알아보는 거야? 누구보다 나를 알아봐줘야 할 당신들이.

 

 

 

 “정말 모르시겠어요? 태인 씨잖아요. 아저씨가 매일 바라보던 아드님이요.”

 

 

 

 이 악취는 누구의 것일까. 조심스레 코를 막고 있는 나? 아님 내 맞은편에 앉아 부끄럼을 타고 있는 내 아버지라는 사람?

 

 

 그는 아무런 대꾸 없이 품 안의 책 한 권을 더욱 꼭 안으며 히죽히죽 웃을 뿐이었다.

 

 

 

 지금 이 상황이…… 우스워요? 내, 내가 왜 그렇게 나쁜 짓만 골라하면서 등신처럼 살았는데, 왜 악마 같은 놈이 됐어야했는데…… 처음엔 부모도 없다고 날 놀려대던 새끼들하고 싸우느라, 나중엔 날 두고 먼저 간 당신들한테 복수하겠다고, 저승에서 나 보면서 더 아파하라고 그랬는데…… 알긴 알아요? 그런데, 그런데 이렇게 살아있으면서 날 내버려둔 거예요? 내가 엉망이 되는 걸 지켜보면서? ……재미있었어요?

 

 

 

 면회 전에 만난 담당의사는 아버지가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충격으로 이렇게 된 거라고, 그래서 나를 할매에게 맡기고 이 병원에 들어오게 된 거라고 설명해줬지만 아무 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 어떤 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는 마침내 품 안의 책을 살짝 펼쳤다. 스크랩북이었다. ‘떠오르는 신인 원태인’,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조연 원태인’, ‘독보적인 배우 원태인’, ‘최고의 스타, 흥행보증 수표 원태인’이 페이지마다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그리곤 나와 기사들을 번갈아 가리키며 다시 웃었다. 투명한 침을 질질 흘리며.

 

 

 

 “우, 우리…… 태, 태인이…… 여, 여기, 여기에……”

 

 

 

 아니, 거기 있는 건 내가 아니에요. 이렇게 눈앞에 있잖아. 당신 아들, 당신이 버렸던 아들이 여기 있잖아요. 날 봐요, 똑바로! 이제는 그래도 되잖아. 이젠 그렇게 해줘야 하잖아!

 

 

 

 나는 나도 모르게 아버지가 들고 있던 스크랩북을 거칠게 뺏어들고 말았다.

 

 

 

 “으어어어아아악!”

 

 

 

 아버지는 희번덕거리는 눈빛으로 비명을 지르며 내게 달려들었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아버님은 절대안정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다들 뭐해? 어서 태인 씨 끌어 내!”

 

 

 

 왜, 왜! 내 아버지라며, 저 사람이 내 아버지라면서! 난 아무 것도 몰랐어! 당신이 환상적인 유랑서커스단의 단장이었다고? 내 어머니가 누구보다 아름다운 공중곡예사였다고? 그게 뭐 어쨌다는 건데? 난 당신들이 물려준 피로 배우가 된 게 아니야! 오로지 내 의지와 재능만으로 배우가 된 거라고! 그래, 우린 아무 상관도 없어! 이건 어느 우울한 작품의 한 장면일 뿐이야! 난 지금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부모의 과거를 알게 되어 괴로워하는 캐릭터일 뿐이고! 이 감정, 이 느낌을 연기하면 되는 거야! 연기할 수 있어! 그런데 도대체 컷 사인은 언제 떨어지는 거야? 이 악취는 언제 사라지는 거야?

 

 

 

 깊은 밤, 조용히 찾아온 구급차에 실려 할매는 요양원으로 떠났다. 할매는 마지막까지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나 역시 서둘러 그 날 밤 집을 떠나 새 집으로 옮겨갔다. 외로운 성처럼 우뚝 솟은 최고급 초고층 아파트, 도시의 불빛이 아스라해지고 내려다보는 것만으로 서늘한 느낌을 주는 최고층으로. 이전 집에 있던 물건들은 모조리 버리고 왔다. 새 집에는 아무 것도 들이지 않았다.

 

 

 

 아무 것도 없어야 해. 아무 냄새도 나지 않도록.

 

 

 

 

 

 ‘어디로든 달아나봐. 맘껏 발버둥 쳐봐. 넌 절대로 벗어날 수 없어.’

 

 

 

 서린은 태인의 새 집 문 앞에 서서 굳게 닫힌 거대한 철문을 톡톡 두드렸다.

 

 

 ‘저 너머에 뭐가 있을까, 어떤 식으로 너를 끝장내줄까?’

 

 

 

 온 종일 1분 1초도 한 눈을 팔지 않고 태인을 쫓았던 서린은 태인의 생활 패턴과 사소한 습관까지 모조리 꿰뚫을 수 있게 되었다. 그 집요한 관찰에 비해 이 고급 아파트의 삼엄한 보안을 뚫는 건 쉬운 일이었다.

 

 

 

 누가 봐도 이곳에 사는 것 같은 귀티 흐르는 소녀가 경비실로 찾아와 수상한 사람들이 자신을 따라다닌다고 두려움에 떨며 말한다. 경비원과 보안요원이 확인을 하러 나간 사이, 소녀는 경비실 내 감시카메라를 끄고 마스터 카드를 순식간에 복사한다.

 

 

 

 도어락의 비밀번호는? 다이얼에 눈에 보이지 않는 도료를 묻혀 투명 테이프를 붙였다 떼면 지문이 묻은 비밀번호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문제는 조합. 하지만 소녀는 이미 이 비밀번호의 주인에 대해 자신만큼이나 잘 알고 있었다. 비밀번호 다이얼을 누른다. 당연하다는 듯 문은 단번에 열린다. 혹시 갑자기 열린 문에 놀란 태인이 마중을 나오진 않을까? 서린은 그런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에 오히려 내심 기대까지 하게 되었다.

 

 

 

 예상대로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었다.

 집 안은 기본적으로 딸려 있는 몇 가지 가전제품과 장식장들을 제외하고 나면 그야말로 텅텅 비어 있었다. 예닐곱 개의 방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공간의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졌고 가뜩이나 넓은 내부가 환각처럼 더 넓게 느껴졌다. 티 한 점 없는 하얀 벽과 벽들, 전체적으로 투명한 유리와 아크릴소재로 이루어진 내부는 서린에게 단 한 글자만을 떠올리게 했다. 그것은 무(無)였다.

 

 

 

 서린은 절대 눈에 띌 수 없는 초소형 감시 카메라들과 도청 장치들, 움직임 감지 센서들을 집안 곳곳에 설치하며 어디가 어디인지 헛갈리지 않도록 체크하고 또 체크했다.

 

 

 

 ‘이제 진짜 너를 꺼내들 시간이야. 너의 그 역겹고 너절한 모습들을 너를 꿈꾸는 그 수많은 머저리들한테 보여주면 돼.’

 

 

 

 서린은 작은 방 한 쪽의 붙박이 벽장 안에 앉아 각종 장비들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를 켰다. 그리곤 그간 원태인을 추적해왔던 과정을 상세히 기록해둔 새빨간 장정의 다이어리를 꺼내 한 줄을 적어 넣었다.

 

 

 

 제 1일. I의 집에 들어왔다. 집안은 텅 비어 있다. 여긴 숨 쉬는 소리마저 울릴 정도다.

 

 

 

 

 

 

 “안녕하십니까, 일전에 연락드렸던 월간 <홈 스위트 홈>의 기자 주채성이라고 합니다.”

 

 

 

 이름 난 부촌 중에서도 가장 터가 좋은 곳에 위치한 저택, 그 주인은 국내 굴지의 기업 이사. 그곳이 바로 서린의 집이었다.

 

 

 

 채성은 서린의 선생이 한 말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과연 이런 집안이 연예인과 추문에 얽힌 딸의 이야기를 달가워할까? 그걸 세상에 퍼트린 당사자는? 결국 채성은 위험을 감수하고 위장 신분으로 접근하기로 했다. 상대의 반응은 우려했던 것과 달리 우호적이었다. 서린의 집에서 인테리어 잡지를 구독한다는 것을 몇 번의 염탐 끝에 알아낸 채성의 궁여지책이 잘 맞아떨어진 것이다.

 

 

 

 전화상으로 인터뷰 요청을 받은 여비서는 주인의 승낙을 전했고 채성이 도착했을 때는 진수성찬까지 준비해놓고 있었다. 물론 그 맛있는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불편하기 그지없는 식사가 끝나고, 거실에서 디저트를 들며 본격적인 가짜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채성은 집 안의 인테리어에 대한 판에 박힌 찬사를 건넨 뒤, 의미 없는 질문 몇 개를 던졌다. 나이에 걸맞게 기품 있는 아름다움을 가진 부인은 성심껏 대답해주었다.

 

 

 

 ‘하지만 이 질문에도 그럴 수 있을까?’

 

 

 

 “집 안 곳곳이 대단히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답네요. 각 각의 방도 둘러볼 수 있을까요? 특히 자제분들의 방이 궁금한데요. 이번 기획의 한 꼭지가 ‘행복한 가정, 성공적인 자녀 교육을 위한 공간 연출’이라서요. 한 대표님의 자제분들이 뛰어난 재원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던데…… 1남 2녀 맞으시죠?”

 

 

 

 “잘못 아셨군요. 저희 집은 아들 하나 딸 하나랍니다.”

 

 

 

 사전에 알아본 정보에도 그렇게 명시되어 있었고, 집에 들어서자마 살펴본 가족사진들도 그랬지만, 채성은 일부러 실수를 가장해서 묻고 그 반응을 살피려 한 것이었다. 그런데 부인의 표정에는 어떠한 동요도 없었다. 너무나도 완벽한 태연함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왜 거짓말을 하는 걸까?’

 

 

 

 채성은 부인의 얼굴에서 아주 작은 단서라도 찾아내려 집중했다. 그래서 자녀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부인이 아닌 내내 옆에서 무표정하게 대기해있던 중년 여비서의 표정이 미세하게 꿈틀거리는 걸 미처 보지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밑천이 바닥을 드러내는 채성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직접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아, 죄송합니다. 제 실수였군요. 저 실례지만 화장실 좀 쓸 수 있을까요? 오랜만에 융숭한 대접을 받았더니 속이 놀랬나봅니다.”

 

 

 

 “그러시죠. 복도 끝에서 왼쪽이에요.”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은 이미 확인해둔 터였다. 채성은 지체 없이 행동으로 옮겼다.

 

 

 

 ‘서린에 대한 단서를 찾아내면 어쩔 건데? 그 가족이 이렇게 부정 하고 있는데?’

 

 

 

 채성은 복잡해지는 머릿속을 잠재우기 위해 재빠르게 몸을 놀려 수많은 방들을 탐색해 나갔다. 하나같이 고급스럽고 멋지게 꾸며진 방들이었지만, 어디에서도 서린의 흔적을 찾을 수는 없었다. 초조함이 극으로 달하던 그 순간에 열어젖힌 방 앞에서 채성은 우뚝 멈춰 섰다. 이 완벽한 집과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것 같은 방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던 것이다.

 

 

 

 텅 빈 방이었다. 마치 그 안에서 살았던 존재를 깨끗하게 지워버리려는 듯, 완벽하게 부정하려는 듯 텅 빈 방. 놓여있던 세간들이 남긴 흔적마저도 희미해져가고 있는 여기가 한 때 서린의 방이었을 거라고 채성은 직감했다. 그때였다.

 

 

 

 “원하시는 건 찾으셨나요?”

 

 

 

 채성은 굳어버린 표정에 억지 미소를 덧씌우며 천천히 몸을 돌렸다. 매서운 눈매를 하고 있는 여비서였다.

 

 

 “아, 집이 워낙 넓다보니 제가 길을 헤매……”

 

 

 

 “변명하실 필요 없어요, 스위트 홈의 주채성 기자님. 아니 진실과 상상이었던가요?”

 

 

 

 ‘뭐, 뭐야? 다 알고 있었어? 그, 그런데 왜 날…….’

 

 

 

 더 이상 미소를 가장할 수 없었다. 채성은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의식하며 겨우 말했다.

 

 

 

 “...그럼 제가 여기 온 목적도 아시겠네요. 서린 양 어디 있습니까?”

 

 

 

 “본인의 처지를 파악하지 못하시는군요. 질문은 제가 하죠. 아님 바로 경찰을 부를까요?”

 

 

 

 채성은 잠자코 있을 수밖에 없었다. 여비서는 뜸을 들인 뒤 힘겹게 다시 말을 꺼냈다.

 

 

 

 “……왜 이제 와서 막내 아가씨를 다시 찾는 거죠?”

 

 

 

 ‘틀리지 않았다! 서린은 분명 존재하는 소녀다. 하지만 이 상황을 빠져나갈 방법은?’

 

 

 채성은 기대와 낙담을 동시에 느껴야 했다. 결국 지금까지의 일을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그동안은 믿지 않았던, 진심은 통하게 되어있다는 말이 이번만은 통하길 바라면서.

 

 

 

 “그런데 서린 양으로부터 메시지가 온 거예요. 그것이 제게 진실을 찾으라고 설득했죠. 전 설득을 당한 거구요.”

 

 

 

 “진실을 찾으라는 메시지라…… 아가씨가 보낸?”

 

 

 

 채성은 여비서의 눈빛이 점점 날카로워지며 의심으로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녀가 이어서 던진 말은 그렇지 않았다.

 

 

 

 “일단 연기는 마저 마무리 하시죠. 대신 제가 알려드리는 곳에 가서 기다리세요. 곧 따라가죠.”

 

 

 

 

 채성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일인지 알 수 없었다. 여비서가 알려준 프라이빗 바의 룸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긴 했지만, 과연 잘 하는 짓인지도 알 수 없었다. 한낮에도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우중충한 분위기에 완벽하게 차음이 된 공간이 숨을 막히게 만들었다.

 

 

 

 ‘서린을 그렇게 숨기고 싶어한다면, 그 존재를 알고 있는 나를 가만히 놔둘까? 아니, 그럼 애초에 그 집안에서 해결했으면 됐잖아?’

 

 

 

 채성은 이 상황이 지독한 덫이 아니기만을 바라며 타들어가는 목을 맹물로 달랬다. 증폭되는 의심과 긴장에 견디다 못해 진열된 고급 술병 중 하나를 깔까 싶을 때, 마침내 여비서가 나타났다.

 

 

 

 “좀 늦었네요. 다행히 기다리고 계셨군요?”

 

 

 

 여비서는 몸에 밴 예의로 물었지만 여전히 부드럽게 위압적이었다.

 

 

 “저한테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면 또 모르죠.”

 

 

 

 채성은 애써 여유를 부리며 답했다. 여비서의 눈빛이 집안에서만큼 날카롭지 않다는 것도 한몫했다. 아니 오히려 한층 순해져 있었다.

 

 

 

 “그래요. 이젠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죠.... 당신은 이 일을 반드시 완수해야만 해요.”

 

 

 

 “무슨.... 말씀인지?”

 

 

 

 여비서가 손짓을 하자 룸 안으로 덩치 하나가 들어섰다. 채성은 올 것이 오고야 말았구나 싶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니었다. 덩치는 진열장 속에 숨겨져 있던 보관함을 열고 그 안에서 뭔가를 꺼내 들어 여비서에게 전달할 뿐이었다. 여비서는 잠시 그것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천천히 쓸어내렸다. 그리곤 그것을 채성에게 다시 전달했다. 빨간색의 다이어리였다.

 

 

 

  “이게 뭐죠? 서린 양은 대체 어디 있는 겁니까?”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모양이군요. 그걸 읽어 보세요. 그럼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다 알게 되실 거예요.”

 

 

 

  여비서는 그 말을 남기고 쓸쓸한 뒷모습으로 돌아섰다.

 

 

 

 “잠깐만요! 왜 부인은 서린 양의 존재를 부정하는 겁니까?”

 

 

 

 여비서는 멈칫했다. 그러나 뒤는 돌아보지 않고 건조한 목소리로 답했다.

 

 

 

 “막내 아가씨는 더 이상…… 이 집안사람이 아니니까요. 이 집안은 패배자를 용납하지 않거든요. 진실을 찾는다고 했죠? 그럼 밝혀내세요, 반드시.”

 

 

 

 채성은 손에 든 새빨간 다이어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것이 어떤 답이든 해주길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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