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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아내의 치명적인 비밀
작가 : 언덕에복
작품등록일 : 2018.12.22

알고 보면 비밀 많은 드라마 쓰는 작가 장진, 어느 날 그녀에게 남편이 등장했으니 그는 바로 대한민국 최고 꽃미남 배우 심빈! 장진과 심빈이 만들어가는 스펙타클 러브스토리!

 
6회. 낯익은 여자.
작성일 : 18-12-30 18:20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7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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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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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신이시여 주여 예수님 부처님 세상 모든 신이시여~~세상에 모든 존재하는 신이시여 응답해주소서 여기 있는 한 마리의 어린 양을 위해“

 

 ”세상에 정녕 이게 리얼리 말이 됩니까?“

 

 ”저요? 낚였습니다? 아니 제가 세 발 낚지~도 아니고 아니 진짜 이건 정말 너무 하시네요! 정말! 저 이럼 삐칩니다? 그걸 원하시는 거 아니죠~~?“

 

 살면서 처음 모닝 치킨을 먹으며 장진과 강순이 치킨회동 중이었다.

 치킨은 24시간을 맛보고 뜯고 냠냠 쩝쩝해서 먹어도 모자를 정도로 맛있었다.

 닭다리를 한입 베어 먹던 순이가 저 양반이 요새 왜 자꾸 저래-라며 혀를 쯧쯧 찼다.

 

 장진은 어제 낮 타임 알바 시간을 바꾸고 약속장소에 나갔었다. 최 대표가 눈치 없게 약속시간을 일방적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최 대표에게 밀려오는 배신감 때문에 어제 알바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열이 받아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녀는 약속 장소인 달빛창가에서 최 대표는커녕 최 대표 코빼기도 보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한 두어 시간 기다려봤지만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

 시간을 바꾼 알바를 가야했기에. 어쩔 수 없이 진이는 편의점으로 달려갔다. 달빛창가에서 달빛도 못 보고서.

 

 알바를 마친 그녀는 만남의 결과를 알려주기 위해 순이의 집으로 갔다. 입이 심심할 것 같아서 가는 길에 시장에 들러 동네치킨 한 마리를 포장해갔다.

 

 뭔가를 씹으려면 정말 씹어야 하는 대상이 있으면 좋으니까.

 

 ”최 대표 이 개에자쉭!“

 

 전화로 온갖 똥품을 개품을 다 잡더니. 물론 직접 만나서 전해들은 건 아니었지만 목소리만 들어도 다 안다. 마치 볼일을 볼 때 상사에게 걸려온 전화를 끊고 나면 나도 모르게 변기에서 일어나 살펴 들어가세요~하면서 다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변기에 앉아 끙-을 외치는 것처럼.

 

 ”오라버니가 참 옛날부터 구라에 도가 텄죠“

 ”맞다! 순이 너 최 대표랑 같은 고향이랬지?“

 

 충청도 막골이라고 하면 아는 사람만 안다는 공주역에서 좀 멀면서도 가까운 산 푸르고 논밭 농사짓는 평온한 시골에서 순이가 오라버니가 부르는 최 대표는 잘난 인물로 동리의 얼굴이자 잘난 얼굴로 어른들 뒤통수를 하도 치고 다니는 먹칠대장이었고 순이는 조용하고 얌전한 동네 아이였다.

 

 ”네. 그래서 저도 병원 오가며 바코드 찍고 있을 때 오라버니가 서울로 와서 취직시켜준다는 얘기 솔직히 안 믿었었드랬죠“

 ”하여간 그 자식은 개자쉭이라니까 순이 널 나한텐 처음 소개시켜 줄 때 최 대표가 뭐라고 했는 줄 알아, 그때?“

 ”뭐라고 했는데요?“

 ”지금 엄청난 인재가 썩고 있다고. 꼭 한번 만나보라고 푸쉬를 엄청 넣더라?“

 ”아이고 인재는 무슨 아니에요“

 ”아 들어봐봐.“

 ”예“

 ”그래서 습작 좀 보고 만나겠다고 하니. 그렇잖아? 글을 보면 이 사람 성격 대충 어림짐작할 수 있고 그렇잖아.“

 

 긍정하다는 뜻으로 순이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무리 숨겨도 알아도~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글이 치사하면서 섬뜩한 것은 글 쓰는 작자의 모든 것을 알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인스타그램이나 여타 SNS에서 나 이만큼 잘나가고 행복해요를 에이컷으로 선별해서 올리는 것과 다르게 글은 그 자체로 다 드러난다.

 

 그래서 순이는 믿었다. 그래도 한때 짝사랑했던 오라버닌데...서울로 올라왔던 이유도 취업한다는 희망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보다는 얼굴 한번 보고자 하는 맘이 더 컸었는데.

 

 ”그래서요?“

 ”습작 그딴 거 필요 없다면서 그 동생은 얼굴이 곧 드라마는 거야 글쎄! 인생 다 산 사람의 아우라가 있다면서. 참나.“

 

 빠직. 인생이 드라마라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얼굴이 곧 드라마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대충 감이 온 순이는 이마에 주름이 저절로 그어졌다.

 

 ’최 조조 오라버니. 최 대표. 최씨 너 이놈! 너가 정녕 나에게 그런 평가를 내리고 있었던 것이냐’

 

 순이는 애써 침착해하며 머릿속으로 참을 인자를 새겼다.

 그럴 것이다. 참을 인이면 살인도 면한다 했다.

 

 “어이가 없었지. 그래서 내가 만나서 습작 달라고 할 테니 일단 만나보겠다 했지, 근데”

 “근데?”

 “응. 들어봐봐. 이력서 사진 폰에 있다면서 막 혼자 열심히 앨범을 찾더니 뭘 보면서 낄낄대더라? 세상에 그걸 보면서 혼자 삼십분을 웃더라니까, 알고 보니 니 사진이 개콘보다 웃기다면서 웃은 거였어. 정말 기가 막혔지. 아무튼 이래저래 엮이면 안 될 인간이었어. 너나 나나. 닭다리 하나 남겨놨지? 내 닭다리. 아 요깄다! 생유. 어라 순이야?“

 

 장진은 갑자기 조용해진 순이를 바라봤다.

 

 뚝.

 닭 날개를 집던 순이의 오른손이 부르르 떨리며 윤기가 잘잘 흐르는 빛깔 고운 치킨을 떨어뜨렸다. ‘어라? 얘가 왜 이러지”

 순이는 최 대표의 외모 지상주의에 치를 떨었다.

 

 ”워워- 진정해. 릴렉스 순이야“

 ”죄송해요. 제가 원래 이런 걸로 화내는 사람 아닌데.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네요.“

 ”미안해. 내가 말이 헛 나왔어. 미안해. 네 고향 선배라 나름 이미지 세워주려고 했는데...어제 일 땜에 괜히 열 받아서. 해서 좋을 말도 아닌데.“

 ”괜찮아요! 작가님 치킨은 뜨뜻할 때 먹어야 제 맛이라 식으면 질겨서 맛없대요. 우리 다시 한 번 집중해볼까요?“

 ”그, 그럽시다!“

 

 마치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두 사람은 열심히 치킨을 뜯었다.

 처음 시도해 본 모닝 치킨이 입맛에 맞았는지 치킨은 꿀맛이었다.

 

 ”으음~“

 ”홓홓홓~“

 

 최 대표라는 몹쓸 인간을 떠올려서 괜히 치킨 맛을 떨어뜨리지 않으려 그녀들은 최선을, 최선을 다해 치킨을 열심히 흡입했다. 안 먹어본 사람들은 모른다는 모닝치킨의 위력은 위대했다.

 

 그때였다. 먹는 소리 빼곤 조용한 실내의 정적을 깨뜨리는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딩동-딩동-

 이 아침부터 누구일까? 두 사람의 눈동자가 현관으로 향했다가 다기 치킨으로 되돌아갔다. 그러자

 똑똑-똑똑-

 

 ”안에 계십니까?“

 

 누구인지 몰라도 엄청 상대방의 대답을 재촉하는 느낌을 실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순이는 기름기가 질질 흐르는 손으로 다소곶이 옆머리를 뒤로 넘기며 살포시 싱거운 미소를 지었다.

 

 ”아침부터 누구지? 올 사람이 없는데. 작가님 제가 문 열게요“

 

 티슈로 손을 재빨리 닦은 순이가 현관문을 열자 웬 키 큰 장정이 떡하니 하나 서 있었다. 순이가 ”누구세요?“ 라고 묻자 순이 머리 위로 장진이 얼굴을 드러냈다.

 

 청훈은 갑자기 등장한 두 명의 여자의 얼굴을 번갈아봤다. 순이의 얼굴을 한번 보고 그 위로 솟아난 장진의 얼굴을 한번. 그리곤 판단을 끝냈는지 무미건조한 톤으로 말하려 애쓰며 입을 뗐다.

 

 ”...오미자씨.“

 ”엥?“

 ”오미자요? 오미자가 누구지?“

 

 장진이 오미자가 누구냐는 눈빛을 아래에 있는 순이에게 보냈다. 순이도 오미자의 존재는 금시초문이었다.

 

 순이는 이 원룸 빌라에 오미자라는 사람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아니면 한국인인지 외국인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설마 어떤 주인 잘 만난 반려 동물이 원룸에서 사라지자 주인이 되찾아가려 이곳에 초인종을 눌러가며 애타게? 찾고 있는 것인지 머릿속을 빠르게 회전시켰다. 아무리 머릿속을 뒤져도 그런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안 순이가 말했다.

 

 ”그런 사람 없어요.“

 

 남자는 얼굴에 낭패한 표정을 띠었다 .

 

 ’이런,‘

 

 아차차, 장진의 집으로 오는 내내 오미자를 생각하면서 왔던 터라 이름을 말한다는 것이 오미자를 말해버렸다.

 청훈은 아무렇지 않은 척 장진에게 시선을 맞춰 다시 말했다.

 

 ”장진 씨, 잠시 저와 같이 함께 가시죠.“

 ”엥? 저요?“

 

 

 장진이 손가락을 자신을 가리키며 놀라서 물었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

 

 

 

 중형 세단을 타고 심빈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도로 위 청훈의 차 안에서 장진은 생각을 말로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최 대표 때문에 내가 어제 만날 사람은 못 만났고“

 ”(끄덕)“

 

 장진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며 청훈은 운전에 집중했다.

 ’아침이라 도로가 한산하군.‘

 

 ”내가 만날 사람은 최 대표가 아니고“

 ”(끄덕)“

 

 청훈이 자신의 말을 주의 깊게 듣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장진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청훈은 운전하면서 틈틈이 차 안을 살펴봤다.

 

 ’주행 느낌이 부드럽군. 심빈 자식, 벌써 차가 몇 대야? 차 수집 중인가?‘

 

 차 안엔 심빈이라면 절대 놓지 않을 방향제도 보였다. 방향제...코가 민감한 심빈이 놓은 물건은 아니었다. 청훈은 매의 눈으로 집중해서 보니 방향제에 벤엔클론 마크가 찍혀 있었다.

 

 ’아하. 이거군. 이 차가 신약 해외투자 성사 기념물로 받은 차군. 벤엔클론이라.‘

 

 ”내가 만날 사람은 최 대표가 아는 사람도 아니고“

 

 장진은 옆에서 계속 종알대며 말했다.

 

 ’아 이 사람 언제까지 쫑알쫑알할 건가.‘

 청훈이 보니 장진은 혼잣말하는 게 아니라 대답을 요구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질문의 답을 말해줬다.

 

 ”잘 아는 사람은 아닙니다.“

 

 고개만 끄덕일 줄 알았던 청훈이 정색을 하며 장진의 말을 정정했다. 갑작스런 청훈의 대답에 장진이 그를 바라봤다.

 

 ’와 눈빛 한번 살벌하네. 그런데 의외다. 가는 내내 말 한마디 안 할 줄 알았는데‘

 

 장진은 갑자기 혼잣말에 답을 하는 청훈의 낮은 톤에 순간 쫄았지만 심호흡을 한 후 다시 덤덤한 척 말을 이었다.

 이럴 때일수록 쫄면 안 된다. 그는 차를 몰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게 이상하다는 거죠“

 ”(찌릿) 뭐가 이상하다는 겁니까?“

 

 마침 도로에 정지 신호가 걸렸다. 그녀의 말을 집중하기엔 좋은 조건이었다.

 ’신호가 걸렸군. 신호가 바뀔 때까지 집중하고 들어주지.‘

 청훈은 아까 전보다 장진의 말에 집중하기 위해 귀를 쫑긋 세웠다.

 

 ”아 그게 그러니까. 저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제 드라마를 위해서 제작비도 투자하고“

 ”(끄덕)“

 

 그는 그녀가 그렇게 원하는 걸 이제부터 해주겠다는데 고맙다는 인사말고 따져 묻는 게 신기했다. 그녀의 얼굴이 낯이 많이 익어서 더 신기했고.

 ’목적지까지 음소거 모드로 가는 건 글렀군. 이 여자는 참 말이 많아. 근데 정말 낯이 많이 익네.’

 

 원룸에서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땐 신경 쓰지 않았던 그녀의 외모가 청훈의 눈에 들어왔다.

 운전을 하면서 간간이 그녀의 옆모습을 훑어봤다. 정말 어디선가 본 얼굴이었다.

 

 또 다음 신호가 걸리자 청훈은 대기시간에 장진의 말을 집중적으로 들어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그녀의 얼굴이 아주 많이 낯이 익었다.

 호기심이 평정심을 이겼다. 핸들 위에 올린 손가락을 까딱 까딱거리던 청훈은 그녀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확 틀었다. 장진은 그가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걸 모르고 있었다. 청훈은 기억을 되짚어가기 시작했다.

 

 ‘어디서 봤더라.’

 

 차도 정지중이고 주변도 혼잡하지 않자 그녀는 자신의 의문점을 청훈에게 따져 물었다. 장광설을 펼치기 좋은 조건이었다.

 

 ”그 뚫기 어려운 방송편성까지 맡아주겠다는데 아니 그럼 이걸 듣고 그래 정말 난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 난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이제야 모든 일이 제대로 잘 돌아가고 있구나. 하하하 정말 운도 좋지 뭐야, 이제야 세상이 날 알아주네. 하하하. 난 역시 될 놈이었어. 하고 납득할 사람이 어디 누가 있겠냐는 거죠. 안 그래요오...‘

 

 장진은 할 말을 마치고 그럴 생각이 없는데 끝말이 저절로 힘이 빠졌다

 장진이 무심결에 고개를 돌리자 부담스럽게도 청훈의 얼굴이 아주 근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입김 불면 숨결이 닿을 거리에.

 연인이라면 숨결이 닿기를 원할 거리에.

 

 ’앗, 깜짝이야! 뭐야 이 섹시한 존재는!‘

 

 그녀는 저도 모르게 숨이 턱 막혔다. 마치 우주 속 블랙홀로 빠져들 것만 같았다.

 그의 가로로 갸름한 긴 눈에 그녀의 시선이 덫처럼 박혔다. 그녀는 상대를 꿰뚫어 볼 것 같은 검은 눈동자에 그자신의 모습이 비치자 가슴이 출렁거렸다. 장진은 슬라임(물렁물렁한 외계생물)이 돼 온몸으로 지금 느끼는 이 기분을 굴곡진 웨이브로 승화시키고 싶었다.

 

 이 순간 한국무용을 전공하지 않은 것이 너무나 정말 진심으로 많이 아쉬웠다. 지금 이 마음을 받은 느낌을 전달하기엔 선이 고운 한 마리의 나빌레라로 표현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좋을까. 난 한 마리의 나비. 당신은 꽃. 하하하하하.. 우리 둘이 백년지고 살고지고. 몽유도원 저리 가라 내가 나비인데 뭣이 두려워

 

 ’어허! 장진. 정신 차리자. 줄어들지 말자. 쪼그라들지 말자. 진정해. 저 사람은 나랑 똑같은 사람이야. 어릴 때 저런 세기의 미남 하나 쯤은 만나봤을 거 아냐? 어, 아냐? 이런 그래도 그는 인간이 아닙니다가 아니야 인간이 아닙니다가 아니라고!...휴,,,그래 다시 한 번 보자...그래 인정하자. 그는 검은 머리 엘프였구나. 쌍꺼풀 없는 섹시한 눈빛의 검은 머리 엘프. 동양신화에선 엘프를 대신할 만한 인물이 누가 있지?....옥동자...아니..그건 개콘이고. 아! 옥동..그래 옥동이구나!’

 

 장진은 청훈의 얼굴에 넋을 잃고 그녀가 받은 말도 안 되는 제안에 대해 따져 묻기보다 그의 마음을 혹하게 할 다른 말을 갑자기 꺼냈다.

 

 “저,기,혹,시,옥,동자, 아,니 옥,동 아,시,나,요,오?”

 “?”

 

 그녀는 기름칠 덜 된 로봇처럼 똑같은 음으로 뚝뚝 음절을 끊어서 말했다.

 

 “맑고 깨끗한 용모를 가진 동양 신화에 등장하는 미남인데. 그쪽이 옥동자 아니 옥동을 많이 닮았네요. 물론 제가 옥동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그쪽이 닮은 거 같아요. 옥동을...”

 

 ‘기가 막히군.’

 

 청훈은 장진의 말을 듣고 그녀가 누굴까 하며 끓어오르던 호기심을 잘라내 버렸다. 신호도 바뀌었다. 그는 서둘러 정지된 차를 출발시키고 목적지를 향해 주행해나갔다. 자신을 옥동이라 칭하는 여자. 청훈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그 자가 누구길래.

 아, 아 그래, 이건. 오미자에 대한 복수인가?

 오미자가 왜 뭐가 어때서? 다섯 가지 맛이 서로 조화롭게 잘 어울려져서 맛있는 음료를, 오미자가 왜.’

 

 이젠 앞으로 그녀를 오미자여자, 오미자씨, 오미자옥동이라 부르리라.

 피식. 청훈은 정말 허무해서 웃방귀가 나왔다.

 

 ‘아아. 웃방귀라.’

 콧방귀가 있는데 왜 웃방귀가 없냐고 따지던 여자가 있었지.

 

 웃방귀가 뭐냐니까. 콧방귀는 기가 차서 코에서 나오는 바람이고

 웃방귀는 웃겨서 입에나 나오는 바람이라고 한 여자.

 

 그럼 왜 입에서 나왔는데 입방귀여야 하지 웃방귀라고 하자.

 입방귀보다 웃방귀가 더 귀엽지 않냐면서 실실 웃는 여자.

 그런 여자가 어이가 없어서 자꾸 보다 보니까 자꾸 정 드는 그런 여자. 난 그런 여자를...난 그런 여자를...‘

 

 기억의 소용돌이에서 마구 헤엄을 쳐 겨우 빠져나온 청훈은 깨달았다.

 

 ‘난 그런 여자를 알고 있었다.’

 

 청훈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장진이 하는 행동을 조용히 관찰했다. 그녀는 창밖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손부채질을 열심히 하며 ‘어우 더워’ 하면서 흘러내린 옆머리를 왼쪽 귀로 넘기고 있었다.

 청훈의 그녀의 귓불을 유심히 살폈다.

 

 그녀의 왼쪽 귀에는 500백원 짜리 크기의 동그란 백금 귀고리가 귓불을 다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낯이 익었군.’

 

 

 
작가의 말
 

 귀고리는 심플한 게 장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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