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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불안을 먹는 괴물
작가 : 신주
작품등록일 : 2018.11.1

흥신소를 운영하는 준월은 조직폭력배 두목의 의뢰로 실종된 여성을 찾아 나선다.

 
7. 오준월 (1)
작성일 : 18-12-30 14:49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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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을 차리자마자 내가 가장 먼저 느낀 것은 후두부를 타고 흘러내리는 고통이었다. 이런 젠장. 김이삭은 내가 생각한것보다도 더 요주의 인물이었다. 나는 온몸을 통해 아려오는 고통을 느끼며 생각했다. 좀만 더 조심할걸. 어쨌거나 후회는 아무리 해봤자 후회일 뿐, 앞으로의 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을 파악했다.

 

  내가 있는 곳은 어둠으로 가득 차 있는 탓에, 어떤 공간인지는 알 수 없었다. 습한 공기로 가득 차 있는 걸보니 지하실이 아닐까 아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튼 그런 지하실에 낡아빠진 나무의자에 밧줄로 몸이 감겨 칭칭묶여있는 모습. 그게 지금 내가 처해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밧줄을 풀기 위해 몸을 움직여봤지만 단단히 묶인 밧줄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젠장.

 

 "이제 정신이 들었나보네."

 

  바로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방 안에 불이 켜졌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다름아닌 수철. 그리고 나는 놀라서 소리를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내 앞에는 나와 똑같이 의자에 묶여 있는 남자가 하나 있었다. 차이가 있다면 이 남자는 얻어터져서 얼굴이 부어 있었고, 시체 특유의 냄새를 내뿜고 있었다는 점이다. 나는 남자를 자세히 살폈다. 심상치 않은 덩치와 문신. 부은 탓에 확신은 할 수 없었지만, 분명 임대호의 부하 중에 이런 모습을 한 남자가 있었다.

 

 "유천 형제님은 지상에서 내린 사명을 무사히 완료하고 하늘에 계신 아버님께 갔습니다."

 

  수철은 안타깝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진심이라곤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가식적인 목소리였다.

 

 "앞으로 저는 이 유천 형제님에게 했던 짓을 그대로 준월 형제님께 할겁니다. 준월 형제님이 저한테 협조를 해주신다면.... 글쎄 먼저 천국에 갈 일은 없을 수도 있겠군요."

 

  제딴엔 농담이었는지 수철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젠장. 내가 속으로 나의 실수를 몇 번이고 후회하고 있을 때, 수철은 향초에 불을 붙였다. 달콤한 향이 내 코 끝에 스몄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수철은 아주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

 

 

 

  ▣

 

 

 

  내 마음은 생각보다도 더 빨리 꺾였다. 의뢰인으로서 남훈에 대한 존경심이 별로 없었다는 점도 중요했지만, 눈앞에 시체가 된 '유천 형제'의 탓도 컸다. 거기다가 수철이 피운 정체를 알 수 없는 향초는 나를 몽롱한 기분으로 만들었다. 틀림없이 사람의 정신에 영향을 끼치는 마약 계통의 향초일 것이다.

 

  마음이 꺾인 나는 수철의 폭력을 얼마 견디지 못하고 내가 왜 이곳에 오게 됐는지 전부 실토를 했다. 상당수는 이미 유천을 통해 들은 모양인지, 자세히 묻지 않고 넘어갔다. 오히려 수철이 신경쓴 것은 전도. 중간중간에 나에게 대한영생회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묻는 것이 많았다.

 

  눈치가 빠른 나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답변을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향초의 영향인지, 마음에 없는 소리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거기다가 수철은 같은 의미의 질문을 다양한 워딩으로 물어봤다. 내가 거짓말을 하는지 안 하는지 알아보기 위함일 것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나는 이제 삶에 대한 의욕조차도 꺾여버리게 됐다. 수철을 속이는 일은 쉽지 않아보였고, 이렇게 얻어맞다보면 나 역시도 유천처럼 시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수철은 나에 대한 폭력을 그쳤다.

 

 "좋습니다. 역시 우리 똑똑한 준월 형제님은 제 가르침을 빠르게 이해하실 수 있군요. 여기 계신 유천 형제님보다 말이죠. 그러면 우리 준월 형제님은 내일 다른 형제님들 앞에서 제가 가르친 것을 이야기 하고 간증을 할 수 있을 것 같군요. 다행입니다. 우리 준월 형제님은 먼저 천국에 가지 않을 수 있어서."

 

  이제 죽겠다, 싶었을 때 수철이 나에게 뱉은 말이었다.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내 정신은 수철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그만 때리겠다는 뜻 같이 느껴져서 나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수철은 그 눈물마저도 만족스러운 모양이었다. 내 어깨를 몇 번 두들긴 수철은 내일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수철이 지하실에서 나간뒤 얼마 지나지 않아 몇몇 교인들이 와서 나를 밧줄에 풀어주고 지하실 어딘가에 있는 독방에 나를 넣었다. 신기하게도 나는 반항을 하겠다거나, 이곳에서 탈출을 하겠다거나 하는 마음은 생기지 않았다. 나를 때리고,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구렁텅이에 집어 넣는 이들에게 증오심조차 느끼지 못한 것이다.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다른 이들처럼 이 종교에 세뇌를 당하지 않았을 터인데.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얌전히 잠을 자고, 다음 날 아침 밥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 방에 들어가서, 다른 교인이 나에게 준 연설문을 암기했다. 조금 이따 형제들의 앞에서 이것을 읽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렇게 순순히 그들의 말을 듣게 됐다.

 

 

 

  ▣

 

 

 

 "저는 처음에 이 대한영생회에 대해 저열한 의심만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사람 힘들게 하고 괴롭히지. 그 모든 것이 다 저희를 위한 가르침인지도 모르고 말이죠."

 

  강단 앞에 서있는 내가 뱉어낸 말들이었다. 모두 대한영생회를 옹호하는 말들. 나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지만, 말을 멈출 수가 없었다. 오히려 열과 성을 다해 말을 토해냈다. 내 이야기를 듣고 있던 몇몇 교인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그들 대부분은 이 캠프에 처음 참가하는 이들이었다. 그 안에는 김이삭도 있었다. 그들은 이미 2박 3일간 대한 영생회에 세뇌가 된 것이다.

 

 "하늘에 계신 아버님의 뜻을 우리가 아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고난한 수행을 하면서, 우리는 몇번이고 그만하고 싶다, 관두고 싶다는 생각을 반복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대한영생회의 목사님들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반면 초췌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도 나를 뜨겁게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체력적으로 한계에 도달한 눈빛이었다. 대부분 훈육교사들이었다. 나는 그런 그들을 하나하나 쳐다보다가 말을 멈췃다. ...내 눈에 한 여자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긴 생머리와 날씬하다는 수준을 넘어서 '마름'에 가까운, 건강해보이지 않는 체형.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를 성적으로 도발하고 있는 듯한 퇴폐적인 미(美)가 서려있는 얼굴. 진서연. 내가 그토록 찾고 있었던 진서연이 바로 내 눈앞에 온 것이다.

 

  강단에 서있는 내가 갑자기 말을 멈춘 탓에, 교인들은 모두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어리둥절한 시선 따윈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진서연을 유심히 살폈다. 내가 이곳에 오게 된 이유. 진서연은 그런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인상을 조금 썼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안개가 끼어있었던 정신이 한 순간에 맑아진 것을 느꼈다. 내가 방금까지 뭘 말한거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말했던거지? 덕분에 이제 확실하게 정신이 들었다. 나는 목을 가다듬고 다시 마이크에 입을 갖다댔다.

 

 "여러분. 대한영생회는 사이비 종교입니다."

 

  그리고 내가 다시 내뱉은 말은 교인 모두에게 경악에 가까운 표정을 짓게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앞줄에 앉아있는 이들, 특히 수철의 표정을 볼만했다. 나는 통쾌한 기분을 맛볼 수 있었다. 그래. 대한영생회는 사이비 종교고 나는 여기 있는 이들을 구해야만 했다.

 

 "여러분. 모두 여기서 도망치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인생이 피폐해져요. 제발 부탁입니다.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서 도망가세요!"

 

  나는 마이크에 마지막으로 소리를 친 뒤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훈육교사들이 강단을 감싸기 시작했다. 수철은 그들에게 무어라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나를 잡도록 시켰다. 자, 이미 사고는 쳐버렸다. 자 이제 여기서 어떻게 도망간담. 그렇게 궁리하고 있을 때. 갑자기 강당의 문이 열렸다.

 

 "이 씨벌럼들이! 여기 다 모여있었네."

 

  구수한 전라도의 욕. 임대호였다. 임대호가 이 강당에 나타난 것이었다. 나는 이틀 전에 태순과 했던 통화 그리고 어제 밤에 봤던 유천의 시체를 생각했다. 임대호가 직접 이곳에 나타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나는 임대호가 강당의 문을 열고 나타났을 때, 부끄럽게도 그 잔혹한 임대호를 무슨 히어로처럼 느껴졌다. 이 정신나간 사이비종교애들보단 구남훈의 지시에 따르는 임대호가 정상적으로 느껴졌기 대문이다.

 

 "우리 유천이 어딨냐, 이 개새끼들아."

 

  임대호의 뒤에는 열명남짓한 부하가 있었다. 모두 엄청난 덩치들이었다.

 

 "너 뭐야?"

 

  수철의 굵은 목소리가 강당에 울렸다. 다부진 체격의 수철은 임대호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이 씨불롬들이. 우리 광주 국제파다 이 사이비새끼들아."

 

  임대호는 그렇게 욕을 뱉은 후, 자시 앞에 놓인 의자를 수철에게 던졌다. 그러나 수철은 전혀 겁을 먹지 않고 임대호를 향해 걸어갔다.

 

 "사이비? 참. 이래서 깡패들이 안 돼. 형제님들! 교회를 위해 지금 우리 모두 싸워야 할 때 같습니다!"

 

  수철의 목소리는 마치 엄청난 대의명분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당당하게 울려퍼졌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일반 교인들이 수철의 뒤로 모이기 시작했다. 강당 안에 있는 대한영생회 교인은 모두 100명. 그중에서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70명 정도였지만 그것만해도 임대호 일행의 배가 넘는 수였다.

 

 "이 새끼들이. 진짜 뒤지고 싶냐?"

 

  임대호 뒤에 있던 부하 중 하나가 손에 쥐고 있는 연장을 휘둘렀다. 때리기보다는 위협을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것을 겁내지 않고 있었다. 나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일단 나라도 도망가야 한다. 그때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이들 중에 진서연이 눈에 들어왔다. 진서연은 김현소와 이찬희 사이에서 상황을 관망하고 있었다.

 

 "모두 담가불라!"

 

  임대호는 교인들이 자신에게 겁을 먹지 않는 상황이 화가난 모양이었다. 곧바로 연장을 챙겨서 수철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것이 신호였다. 광주국제파와 대한영생회가 빠르게 얽히기 시작했다. 이어서 비명소리가 강당안에서 끊임없이 울려퍼졌다.

 

  처음에는 광주국제파의 연장에 얻어맞은 교인들의 비명이 대다수였다. 대부분의 교인들은 체격도 좋지 않고 영양상태도 나빠보였기 때문에, 광주국제파에게 한대 얻어맞으면 자리에서 쓰러지고 일어나질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양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아무리 쓰러져서 이어서 나오는 대한영생회 교인들이 하나둘씩 광주국제파의 인원을 다구리치기 시작한 것이다.

 

  대한영생회는 원형으로 광주국제파를 감쌌다. 덕분에 뒤에서 붙잡히고 앞에서 때리는 모양새가 보이기 시작했다. 거기다가 수철을 비롯한 훈육교사들은 나름대로 다부진 체격을 유지하고 있어서, 광주국제파에게 곤란한 상대였다. 두 무리의 전투는 강당을 커다란 혼란 속에 빠트렸다.

 

  도망가야한다. 혼란 속에서 기회를 엿보던 나는, 이찬희와 김현소가 진서연을 신경쓰지 않고 있을 때 진서연의 손을 붙잡고 뛰었다.

 

 "꺅!"

 

  나에게 순을 붙잡힌 진서연은 놀란 목소리를 냈지만 나는, 진서연의 의사를 무시하고 계속 강당 문 앞으로 뛰었다. 뒤늦게 내 행동을 발견한 이찬희와 김현소가 무어라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이미 늦었다. 우리는 무사히 강당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작가의 말
 

 갑자기 독감에 걸려서 글 쓰다가 정말로 죽을 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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