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밝았다.
눈이 부셔서 미소가 눈을 감았다. 아직도 달이 매우 밝았다. 오늘따라 너무나 눈이 부신 달이 원망스러웠다. 가뜩이나 기분도 안 좋은 월요일이건만..
쓰다 만 원고가 눈에 띄어서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
작가 지망생 미소는 이제 21살 백수가 되어 가고 있었다. 시골로 내려오라는 엄마에게 괜찮다고 계속 거절을 했지만, 이럴 때는 날라서라도 가고 싶었다.
"악! 스트레스 받아..."
열이 확 받은 미소가 분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오글거리는 멘트들을 몇 가지 끄적인 후,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미소는 노트북을 덮었다.
전남친이 사준 이 노트북은 꽤 비싼 신형이었다. 헤어진 지 한 2일(?) 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헤어지기 일주일 전에 사준 이 노트북도 말끔한 새 것이었다.
"아 짜증나, 이 노트북도, 그놈도, 오늘도, 나도..."
혼자 의미 없게 중얼거렸다. 혼자 살아서 들어주는 사람도 하나 없었다. 작은 원룸에서의 월세도 빠듯한데, 괜히 미소는 달을 힘껏 노려보았다.
"어..?"
달이 자신을 보고 있었다. 아니, 눈은 없는데, 왠지 그랬다.
그후로부터, 달과의 계약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