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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용의 나라: 신수의 땅
작가 : 유람중
작품등록일 : 2016.9.3

5년째 계속된 폭설로 위기에 처한 동목국(東木國).
설상가상으로 수호신 청룡의 병세가 심상치 않다.

쇠약해져 동면에 들어버린 청룡을 위해 해결책을 찾아 떠난 그들은,
과연 수호신을 깨우고 이 땅에 잃어버린 봄을 되찾아 올 수 있을까?
.
.
.
왕실의 비극에도 눈물을 삼키며 참을 수 밖에 없었던 어린 왕자, 인수
지독한 겨울의 길 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버틴 거지 소녀, 베라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고 강해지기 위해 수련하는 소년 무인, 미자르

#모험 #성장 #우정 #사랑

+ 귀중한 시간을 내어 이 글을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동양 신화를 중심으로 하지만 서양풍의 내용도 적절히 섞인 글입니다. 앞으로 완결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0. 여는 글
작성일 : 16-09-03 06:49     조회 : 682     추천 : 0     분량 : 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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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고(太古)에 땅이 갈아디어

 지하에서 사흉(四凶)이 올아오다.

 병(病), 형(刑), 악(惡)과 천하(天下)를 효란하니

 어찌 저어하지 않을쏘냐.

 

 이를 슬허하여 사신(四神)을 내리노니

 각기 동서남북(東西南北)에 터 잡고

 인간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

 

 동(東)은 봄이요 목(木)이니 동목국(東木國)이라 하고,

 각(角), 항(亢), 저(氐), 방(房), 심(心), 미(尾), 기(箕)가 따르라.

 

 서(西)는 가을이요 금(金)이니 금서국(金西國)이라 하고,

 규(奎), 루(婁), 위(胃), 묘(昴), 필(畢), 자(觜), 삼(參)이 따르라.

 

 남(南)은 여름이요 화(火)이니 남화국(南火國)이라 하고,

 정(井), 귀(鬼), 류(柳), 성(星), 장(張), 익(翼), 진(軫)이 따르라.

 

 북(北)은 겨울이요 수(水)이니 수북국(水北國)이라 하고,

 두(斗), 우(牛), 여(女), 허(虛), 위(危), 실(室), 벽(壁)이 따르라.

 

  -수호세기(守護世記)-

 

 

 *****

 

 동목국(東木國)은 예로부터 청룡을 수호신으로 모시는 동쪽의 나라이다. 페일란드(남화국南火國)의 것과 같은 불에 타는 듯 한 고통도 짐레알다(수북국水北國)처럼 모든 것을 마비시키는 매서운 추위도 없는, 언제나 온화한 기후와 움트는 생명력으로 가득한 축복의 땅이 이곳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기력이 쇠한 청룡이 긴 동면에 든 이후로, 동목국은 때 아닌 강추위와 폭설에 시달려야만 했다. 하루가 다르게 사람들이 얼어 죽고 굶어 죽어갔다. 어느 마을은 죽은 자들보다 산 자를 헤아리는 것이 더 쉬울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한 사람들은 삶의 끝에 이르러서야 관을 습격하여 한 줌의 먹을 것을 얻어냈지만, 결국에는 죽음을 피하지 못하고 길가에 목이 매달렸다. 어쩌면 그들은 더 이상 고통을 참아내지 않아도 되었기에 만족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눈먼 재앙은 왕실도 피해가지 않았다.

 

 처음 두 해가 지나자, 점차적으로 동목국을 지탱하는 4대 귀족인 마가(馬加), 우가(牛加), 구가(狗加), 저가(豬加)는 현 왕실이 부정하다 하여 왕을 폐위하고 새로운 왕을 세워 동면에 든 청룡을 깨우고 나라의 안녕을 기원해야한다고 연일 주장했다.

 

 그들에게 당장의 배고픔을 견뎌내고 추위를 이겨 내야만 하는 백성들의 사정은 안중에도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라는 어려워졌지만, 귀족들의 목소리는 커지기만 했다.

 

 결국 왕이 폐위되고 그의 아우 청무제가 제24대 왕위에 올랐다.

 

 그러나 재앙은 여전했고, 어느 날부터 온갖 유언비어가 길거리에 나돌기 시작했다. 그중 압권은 수호신의 보살핌이 없어도 안전하게 살 수 있다는 미지의 땅에 관한 소문이었다.

 

 그 곳은 놀랍게도 한해에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4계절이 전부 있다 했다. 심지어 왕이고 귀족이고 없이 모두가 일 하고, 평민도 부지런하기만 하면 귀족 못지않게 먹고산다는 이야기까지 나돌았다.

 

 생의 마지막까지 내몰린 백성들은 급기야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어둠을 틈나 그 허무맹랑한 희망을 찾아 국경을 넘기 시작했다.

 

 한편, 별의 움직임을 읽어내고 그 기운을 모아 수호신을 보필하는 첨성각(瞻星閣)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대두되었다. 수호신의 힘으로 유지되는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자리들이 흐릿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첨성각에서 별을 읽을 수 있는 자들은 대게 아주 어린 시절 선택되어 궁으로 들어온 후 이곳에서 자라고 교육받았다. 그렇게 한평생 별을 읽고 수호신을 위해 봉사하던 그들에게도 별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은 들어보지도 겪어보지도 못했던 일이었기에 그 두려움은 날로 커져만 갔다.

 

 “오, 이런. 이런이런. 어찌하면 좋을꼬. 어찌하면 좋아! 각(角)과 항(亢)의 자리에 있는 별자리가 거의 사라졌구나. 저(氐)의 자리마저 이제 희미해지기 시작했어. 어허허.”

 

 저유광이 탄식했다. 그는 현 저가(豬加)의 가주 저석만의 7촌 종증조부 되는 자로, 첨성각에서 별의 기운을 모을 수 있도록 허락된 유일한 대사제였다.

 

 오랜 세월 첨성각의 일을 사명으로 여기며 살아온 그조차도 사라지는 별자리를 본래의 것으로 되돌리기란 요원한 일이었다.

 

 결국 장고 끝에 문제 해결을 위하여 페일란드로 사신을 보내 수호신 샴슨을 만나 자문을 구하기로 결론 내렸다. 무지몽매한 인간이 미처 알지 못한 하늘의 뜻을 다른 수호신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의 끈을 차마 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수호신께서 깨어나지 않으시니 더 큰 문제 아니겠습니까? 앞으로의 일이 더 두렵기만 합니다.”

 

 김연철의 낮지만 단정한 목소리가 저유광의 상념을 깨웠다.

 

 지금까지 타국의 수호신을 만나는 것은 암묵적으로 금기시 되어 왔다. 저유광은 희미해져가는 별자리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면서 금기를 깨야 한다는 두려움에 망설이다 결국 두 개의 별자리를 잃고 나서야 뒤늦게 결심 한 것을 후회했다.

 

 “큰일이로구만. 위험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재상께 먼저 도움을 구해야겠다. 너는 재상께 가서 비밀리에 만날 수 있는 날을 잡아 오너라. 혹여 가는 길에 누군가와 마주치거들랑 첨성각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고민이라고 둘러대어라.”

 

 일단 사안이 매우 중요한 관계로 가장 믿을 수 있는 제자인 김연철을 보내 재상과 약속을 잡도록 하였다. 비공식적으로 사신을 보내기에는 첨성각은 그 세력이 작고 힘도 미비하여 국경을 넘는 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증조카인 재상 저석만의 도움을 얻어 보기로 한 것이다.

 

 침묵이 무겁게 내려앉은 공간에서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바라보는 저유광의 눈빛이 침잠해졌다. 어쩌면 답을 구하기도 전에 짐레알다의 전철(轉轍)을 밟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

 

 “그게 대체 무슨 말인가?”

 

 저석만은 지난 10여 년간 재상의 자리에서 위로는 청룡을 모시고 왕실을 보필하며 아래로는 귀족을 조율하고 백성을 다스리면서, 나라의 어느 일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스스로 감히 자신했다.

 

 그러나 그러한 그도 첨성각의 일에는 그다지 주목한 적이 없었는데, 그곳의 사제들이 모여서 하는 일이라고는 새해가 되면 별자리를 읽어 한해의 풍흉을 점치고 예견하는 글을 왕께 올리는 것이 다였기 때문이다.

 

 청룡이 깨어 계실 때는 항상 봄의 기운이 가득하고 풍요롭기만 하였다. 나라에 큰일이라고 해봐야 가끔 홍수나 가뭄 정도가 예견되고는 하였으나, 건국 이래로 국토 전역에 걸쳐 수리시설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왔는지라 따지고 보면 그마저도 그리 큰 위기는 아니었다.

 

 때문에 저석만은 내심 첨성각을 -집안의 어르신이 계시는 곳이기는 하지만- 겨우 한해에 한번 일하고 남는 날에는 하릴없이 빈둥거리며 하늘만 쳐다보는 한량의 무리로 여겨 고깝게 여기기도 하였다.

 

 심지어 겨울의 재앙이 시작된 이래 제대로 된 예견서도 올리지 않는 걸 보아, 저유광이 은퇴 하고 나면 나라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우선하여 첨성각을 폐쇄할 요량이었다.

 

 그러하였기에 첨성각의 차기 대사제 내정자인 김연철이 급하게 독대를 요청하자, 혹시 이런 뜻을 알아채기라도 했나 의심이나 들었지 이런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들을지 꿈에도 몰랐었다.

 

 대저 수호신인 청룡이 별의 힘을 모아 흡수한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무엇보다도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말은 도저히 이해하려해도 되지 않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재상, 놀라신 것이 당연합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찌하는지 자세히는 모르오나, 예로부터 청룡께서는 각 별자리의 별이 가장 환히 빛나는 길일에 그 기운을 모아 흡수하시고는 했습니다. 세간에 첨성각이 단순히 별자리를 읽어 한해를 예측하는 일을 한다고 알려지기는 했습니다만, 사실은 그 기운을 모아 수호신을 보필함이 가장 중요하고도 중대한 일이었지요.”

 

 김연철은 최대한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려 했다.

 

 “아니, 그런 사실을 재상인 나도 여태 모르고 있었단 말이오?”

 “수호신을 보필함이 워낙 중요한 일이기도 하거니와 만일 악한 마음을 먹은 누군가가 수호신께 해를 가하고자 한다면 첨성각의 일만큼 위험한 것도 없기에 철저히 비밀로 지켜왔습니다. 이는 전하께서도 모르시는 일이오니 재상도 노여워할 일이 아니옵니다.”

 

 말을 이어갈수록 김연철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대사제이자 스승인 저유광의 말씀을 따라 재상을 독대하여 일의 위험성을 알리고 비밀리에 약속을 정하려 하였지만, 실상은 첨성각의 본래 임무에 대한 비밀을 지켜내지 못하고 누설해야만 하는 것이 잘한 일인지 스스로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허. 전하께서도 모르시는 일이었다? 허면 이제 와서 나에게 알리는 것은 대체 무슨 까닭이오? 그대도 알다시피 나는 평생을 정치에만 몸 담아왔던지라 별에 관하여는 무지한 자요.”

 “대사제께서는 저에게도 자세한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으셨사옵니다. 다만 짐작건대 별자리를 다시 옛것으로 돌려놓고 수호신을 깨우는데 재상의 도움이 필요하다 여기신 게 아닌가 합니다.”

 

 김연철의 말을 들으며 고민하는 척 투실한 턱을 쓰다듬던 저석만은 항상 어렵기만 하고 자신을 못마땅하게 쳐다보던 종증조부가 먼저 도움을 요청한다는 사실에 내심 우쭐한 마음이 들었다.

 

 혹자는 한손에는 재상직을 다른 한손에는 저가의 사출도 가주 위(位)를 모두 움켜쥐고 놓으려 하지 않는 저석만을 탐욕스런 돼지라고 낮잡아 말했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감투는 필요에 의한 수단일 뿐, 자신만큼 나라와 본가를 위해 성심을 다하는 자도 없다고 믿어왔다. 때문에 우쭐함은 잠시고, 첨성각의 오랜 비밀 앞에서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만 했다.

 

 “대사제께옵서 일단은 비밀리에 만날 약속을 잡아오라고 하셨습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으니 시간을 내어 주십시오.”

 

 김연철의 목소리가 더욱 낮아졌다. 만일 모든 것이 잘 해결되더라도 한번 깨진 비밀이 다시 지켜지기란 만무 할 터이고, 누군가에게 악용되지 말란 법도 없으니 더더욱 두려워지는 거였다.

 

 그는 재상실 창 너머로 자그마하게 보이는 신단수(誕生木)를 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매서운 추위와 연일 내리는 폭설에도 푸른 잎을 틔우고 있는 나무가 그에게 힘을 주는 듯 했다.

 

 “허면 오늘 해시에 댁에 안부 차 찾아뵙겠다고 전하여 주시오. 고뿔에 걸리신 집안 어르신을 뵈러 간다하면 누가 의심이나 하겠소. 사제께서는 돌아가거들랑 증조부님을 어서 사택으로 뫼시고 가시오.”

 “네, 그럼 그리 알고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멀리 나가지는 못하니 살펴가시오.”

 

 모종의 약속을 정한 둘의 생각이 각기 다른 이유로 복잡해졌다.

 

 이제 화살은 시위를 떠났다. 일이 앞으로 어찌 흘러갈지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동안 쉬쉬하며 물 밑으로 억눌러놓았던 수호신 청룡의 안위가 수면위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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