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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신을 처리하는 공무원
작가 : 설헌
작품등록일 : 2020.8.7

신을 죽이면 그 능력을 얻는다. 수도의 지방 경찰청의 모든 청사에 아무도 모르게 존재하는 검열과. 그것은 귀신이나 신, 괴이, 도시전설과 같은 기묘한 일을 해결하는 특수한 과이다. 경찰관 한서진은 아무것도 모른 채로 그 일에 얽히게 된다. 악마나 천사, 괴이나 신과 같은 인간이 아닌 존재를 격리하고 지워버리는 일을 맡는 그 과에서 그는 이상한 것들과 마주하게 된다.

 
프롤로그
작성일 : 20-08-07 22:53     조회 : 356     추천 : 0     분량 : 7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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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를 위한 메뉴얼]

 

 이 메뉴얼은 검열관 및 격리자에 준하는 1급 관리자를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1급 비밀취급인가 이상 승인받지 않은 모든 사람이 이 매뉴얼을 열람할 경우, 보안을 위해 처분처리 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환영합니다 검열관님. 지금부터 메뉴얼은 검열관님께 '도시재해' 및 '도시악몽'을 도시로부터 소거 하는 법을 설명해 드릴 것입니다. 메뉴얼의 내용은 아무리 사소한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은 물론이고 순서까지 철저히 숙지하셔야 합니다. 메뉴얼을 따르지 않아 발생한 부수적인 도시재해 및 생물재해의 발생은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중략...

 

 1) 생물 재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도시재해 중 하나는 생물 재해입니다. 생물 재해는 물리적으로 방역할 수 있기 때문에 메뉴얼의 [방역 수칙]을 정확히 숙지하고 대응할 경우 도시 재해를 검열해 내기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에 치명적인 도시 재해로 발전하는 경우는 비교적 적습니다.

 생물 재해는 그 변칙성 및 악몽의 정도가 다른 도시 재해에 비해 크기 때문에 방역/격리/소거할 때 검열관의 주의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생물 재해가 발생되었다고 의심되는 경우에는 도시의 다음과 같은 부분을 검열할 수 있습니다.

 

  : 도시의 폐공장 및 달빛이 닿지 않는 곳 : 흡혈을 하는 변칙적인 생물 재해.

  : 달빛에 변이하는 변칙적인 생물 재해.

  : 기타 밝혀지지 않은 외계로부터 유입된 생물 재해.

  : 도시 악몽이 사역하는 괴생물체.

 

 ...이외 기타 검열관이 구두로 지정하는 생물 재난의 경우.

 

 이러한 경우에 도시재해가 관련된 모든 유증상자와 변이체를 포함한 모든 생물 재난의 관련자들을 모두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격리합니다. 또한 도시재해와 변이체를 포함한 생물 재해 모두 수은을 뿌려 방역합니다.

 

 유증상자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습니다.

 생물 재해와 같은 꼴로 변이 할 수 있는 가능성(이하 변칙성이라 정의합니다)이 있는 경우 : [방역 수칙]에 따라 소거합니다.

 변칙성을 가늠할 수 없는 경우 : [방역 수칙]에 따라 소거합니다.

 변칙성이 없는 경우 : [방역 수칙]에 따라 소거합니다.

 생물 재해와 같은 동선에 있는 경우 : [방역 수칙]에 따라 소거합니다.

 

 도시악몽의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후략)...

 

 

 1

 

 

 수도의 경복궁을 지나는 작은 샛길을 조금 들어간 길에는 청계천을 따라 잡화점들이 잔뜩 몰려있는 골목이 있다.

 물론 찾아가려고 마음먹으면 당연히 찾아갈 수 있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거리로, 지하철 6호선 근처의 출구로 나가면 그 즉시 인파에 압도당할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한 번화가다.

 잡화점들의 거리.

 세련된 계획도시와는 다르게 혼잡하고 난잡한, 오래된 도시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는 곳.

 

  "그럼, 이 책의 출처는 역시.......저기, 도대체 어쩌자고 이런 물건을 파시는 건가요?“

 

 그녀는 눈가를 찌푸리며 주인을 올려다 봤다.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어이가 없었다. 이런 물건을 수도 한 복판에, 민간인들도 지나다니는 곳에서 버젓이 팔다니. 그냥 넘어가려고 해도 넘어가 줄 수가 없었다. 눈가를 찌푸리며 입술을 깨무는 그녀.

 점주는 굉장히 곤란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인다.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생각은 하긴 했는데.......”

  

 그렇게 말하며 점주에게 주의를 주는 사람은 믿기지 않게도 고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녀였다.

 검은색 머리카락이 세련된, 한창 때의 고등학생.

 그런 그녀는 계산대 부근의 책장을 지긋이 응시한다.

 

 “이런 물건은, 생각해 볼 것도 없이 금서에요.”

 

 멋들어지게 말하면 고서점이고 운치 없게 말하면 헌책방. 그리고 그녀가 응시하던 책장 근처에는 수많은 잡화들이 가득하다.

 대만, 혹은 중국 본토, 동남아시아에 유럽, 심지어는 북남미 등, 곳곳을 가리지 않고 점주가 여기저기서 사 모은 잡화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일반인이라면 ‘저런 물건을 사 가는 사람이 과연 있기나 할까?’ 라는 감상을 무심코 남기고 지나가게 될 정도로.

 그렇지만, 아무리 보잘것 없는 것이라고 할 지라도, 그 가치를 알아보는 자들에게는 어떤 힘을 줄지 그 누구도 모르는 법이다

 가게 주인은 어깨를 으쓱이고는 계산대 안에서 눈썹을 치켜떴다.

 

 “어떻게 안 될까요?”

 “어떻게고 아니고 간에, 이 책, '그런 물건'이잖아요?”

 

 그녀는 애원하는 주인을 살짝 흘겨본다. 지금 이런 위험한 유물을 밀매입 하고는 저런 말을 하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표정한 눈매에 짜증나 보이는 표정은 여고생의 그것과도 비슷했지만, 피곤해 보이는 공무원 같아 보이기도 했다.

 

  "확인이라도 해 주세요, 직접.”

 

 그렇게 물은 주인의 말에 그녀는 주인을 한 번 쳐다보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한 번 푹 내쉰다.

 

 “이번만입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한숨을 작게 내쉬고는 발돋움을 해서 맨 위 책장의 책을 꺼낸다.

 

 “후우.”

 

 그녀가 그렇게 숨을 불자 책 위에 붙어 있던 먼지가 날아갔다.

 고서당의 주인이나, 그녀가 비장하게 이야기하고,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과는 사뭇 다르게 그 책은 너무도 평범했다.

 너무나도.

 

 “.......”

 

 그녀는 책 장을 몇 번 넘겨보고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안 됩니다.’ 라고 못박아 버렸다.

 점주는 바로 변명을 시작했다.

 입술에 채 침도 바르지 않았는데 바로 준비되었다는 것처럼 변명을 시작하다니, 정말이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어딘가의 주술사가 남겨준 자료인데 그냥 내버려두면 아깝잖아요. 이걸 고가에 사겠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는 가게 주인.

 그렇지만 그녀는 안 된다며 단호히 고개를 젓는다.

 

 "안됩니다. 이런 물건은 역시나 금서에요."

 

 아마도 아프리카 지역에서 흘러들어온 책일 것이다. 아니면 중부 유럽. 아마도 동일한 신이지만 이름만 다르게 부르는 경우일 거라고 추측된다. 그리스의 아테네가 이집트의 오시리스와 비슷한 신격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이 나라의 신이 다른 나라에서 흘러 들어온 기록이 있는 것처럼.

 신은 그 자리에 그저 존재할 뿐이고, 그 이름과 신격은 인간이 제멋대로 붙인 셈이니.

 너무 편차가 크다고 생각이 들어도 어쩔수 없다.

 왜냐하면 신에 관련된 일은 부조리한 법이니까.

 일반인들은 읽고,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는 위험한 지혜의 결정, 마술에 관한 금서, 희귀 책, 고대유물들을 은닉해, 세상과 격리시키기 위한 일을 그녀는 하고 있다.

 

 "검열관님..."

 

 그녀는 애원하는 주인을 보지도 않고 대꾸한다.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검열은 여러분들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있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에게 이런 고서점은 정말이지 온몸에 소름이 돋게 하는 장소다. 물론 세련된 서점도 적자가 나는 지금, 일반인들이 이런 고서점을 들릴 리가 만무하지만 ‘다름하나 만에한에’ 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저번에는 포획이 금지된 '인어'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일 까지 일어났다. 아무래도 일본 쪽 암시장에서 흘러들어온 것이겠지만....

 착각할까봐 말해주자면, 그런 암시장에서 판매하는 인어는 흔히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떠올리고는 하는 따뜻한 물에서 사는 인어가 아니다. 바로 차가운 물에서 사는 인어다.

 

 차가운 물에서 사는 인어.

 인간이기보단 물고기에 가까운.

 고음에 가까운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생김새는 물고기의 몸에 인간의 얼굴이 덜렁 붙어있다.

 물고기의 몸이니 팔이나 다리는 당연히 없으며 얼굴은 기묘히 일그러져 있고, 그 머리에 달려있는 머리카락은 걷잡을 수 없이 길고 검은자밖에 없는 눈은 오히려 귀신에 가깝다.

 차마 제대로 묘사할 수조차 없는 그 비명은 뭇 어부들을 죽음으로 몰고가기도 하고, 찬 물의 인어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 이 나라에서도 어촌에서는 그것에 대한 금기가 대대로 내려져 올 정도로 끔찍한 생물이지만.

 

 천금을 줘도 구하기 힘든 물건이다. 아니, 만금을 주고서라도 사려는 사람이 줄을 서는 물건이다.

 왜냐면 찬물에 사는 인어는, 그 고기를 인간이 먹으면 영생을 산다고 하기 때문이다.

 영생을.

 

 주인은 한숨을 내쉰다.

 그 한숨에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는 점주를 바라봤다. 점주는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책들은 그럼 '서고'에 들어가는 건가요? 이야기는 어디서 전해 들었습니다만 정말인지는 처음이네요.“

 

 그녀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로 차분하게 대꾸한다.

 

 “그런 서고 같은게 정말 존재할 리가 없잖아요.”

 “...정말 존재할 리가 없다.”

 

 그녀는 잠시 점주를 바라본다. 점주는 담담한 표정 그대로였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주변에서 끼리릭 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입을 열었다.

 

 “네, 그런건 존재할 리가 없어요. 정부는 여러분들에게 아무것도 숨기는 게 없으니까요.”

 “......"

  

 그 점주는 뭐라고 말하고 싶어 보이는 표정이었지만 그 말이 목구멍 끝까지 올라오기 전에 가까스로 삼킨 것 같아 보였다.

 숨을 한 번 들이 쉬었다 내쉬고는 다시 아무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이 책, 꽤나 비싸게 팔릴 예정이었는데....“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있지 않으니까, 있을 리 없으니 말할수 없는 법이다.

 주인은 턱을 괴고는 그녀에게 묻는다.

 자포자기한 모양이다. 없다고 하는 것을 있다기 하는 데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법이니까. 그 고서점의 주인은 될대로 되라,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저기, 그나저나 그 책, 어떻게 발견하신 건가요."

 "비밀이기 때문에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죄송해요."

 

 그저, 물건을 사러 온 손님처럼, 그 둘은 사근사근히 대화한다. 주변에는 수없이 많은 일반인들이 흘러 지나가고 있다. 방금 전에 났던 끼리릭 거리는 소리도, 주변의 일반인들이 끌차를 끌고 가면서 났던 소리였다.

 

 그녀는 주변을 돌아본다.

 

 평범한 일상.

 평범한 거리.

 

 그렇지만 분명 일반인들이 그녀와 기묘한 상인의 대화를 보고, 들어도 아마 그들 기억 단 한 켠에도 남지 않을 것이다.

 단 한 켠에도.

 

 언제부터였을까.

 사람들이 자신의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보다 핸드폰 액정 너머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건.

 핸드폰 액정 너머의, 연락 한번 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

 그 와중 자신 근처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눈치채지도 못하게 된 건.

 

 뭐...그녀로서는 좋은 일이다.

 예전처럼 누군가의 기억을 지우겠다고 '참새를 잡아 그 두개골을 꺼내어 상자에 담을 일'은 더 이상 없으니까, 귀찮은 일이 하나 줄은 것이다.

 

 그 금서는 위험한 주술을 담고있는 기서로 우연히 이곳 일대를 순찰하던 기관의 요원이 발견해 상부에 보고했고, 실제로 그런 마법적인 힘을 가진 것을 포착해, 사회로부터 격리시키기 위해 그녀가 직접 온 것이다.

 이런 마도서 이외에도 수많은 기서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기에. 그녀의 다짐을 받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럼, 이것 하나만 알려주시겠어요? 그럼 그 돌고래 인형, 드릴게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따른 보수로는 나쁘지 않네요."

  

 주고가는 뇌물 속에 쌓여가는 정부의 신뢰. 그녀는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적어도 그 때까지는.

  

 "왜 백발의 무녀가, 그런 거물이 왜 속세에 있는 거죠?"

 "그야, 그런 아가씨라도 학교를 다녀야 하지 않습니까."

 

 그녀는 당당하게 어깨를 으쓱인다.

 

 "그리고 그 아가씨가 발견되었을 때에, 엄청난 정전사고가 일어났었는데요, 검열관 분들이 기를 쓰고 정보 조작을 해서 인터넷에 쓴 글까지 간섭했었잖아요?"

 "세상에는 우연이라는 것이 드물게도 발생하는 법입니다."

 

 그 주인의 표정이 점점 굳어간다.

 

 “......우연으로 고속도로가 파괴된다는 게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데요.”

 

 표정이 매섭다. 이까까지 있었던 가식적인 영업용 미소는 온데간데 없고 완전한 무표정이다. 그녀는 조금 소름끼친다고 생각했다.

 

 “일반인을 속여 넘기듯이, 우리에게도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일반인을 속여 넘기듯이, 라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녀는 흘끗 그 주인을 바라본다. 그녀의 이름도, 나이도 모른다. 그냥 이 기묘한 거리의 상인, 이라고 알아둘 뿐, 더 이상 알려고 하지 않았으니까 모르는 게 당연하다.

 기묘한 거리, 이 거리는 일반인들이 이용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거리가 아니니까. 표면상으로 거래하는 물품과 가게 안에서 직접 다루는 물건에는 엄청난 거리가 있다.

 일반인들은 접해본 적도 없고, 감히 꿈꿔보기만 했을 기이한 물건들이 기어이 거래되고야 마는 이상한 거리.

 도시에서 평생을 살아도 어느 거리가 어디로 이어져 있는지 헷갈릴 정도로 복잡한 도시에는 가끔씩, 그런 오래된 도시에는 이런 기묘한 거리가 생기기도 한다.

 수도 없이 많은 골목들과 통로로 이어진 복잡한 거리가.

 

 이런, 암흑가가.

 

 ‘뭐 좋아. 어차피 다 알게 될 일이었으니까. 저 가게 주인은 이쪽의 사람이기도 하고.’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고개를 살짝 떨군다. 시선을 피하는 것 같이.

 

 ".......뭐, 소문이 가끔씩은 진짜일 때도 있으니까요."

 

 그녀는 그렇게 조용히 중얼거리며, 대답은 이정도면 충분하다는 듯이 이제 이 인형은 자신의 것이라는 듯 돌고래 인형을 품에 꼭 하고 안는다. 그렇게 안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그 나이 또래의 어린애와도 같이 너무나 귀여웠다.

 그리고 주인은, 또다시 묻는다. 무심하게, 흘려 지나가듯이.

 시선조차 그녀를 제대로 쳐다보지 않는다.

 

 "그럼, 수도 근처에 새로운 시설이 등장한 건, 알고 계신가요?"

 “시설.”

 

 들어 본 적이 있는, 차마 언급될 거라고 생각치도 못한 이름이 나와서 그녀는 순간적으로 표정이 굳어진다. 그 여주인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이었다. 여주인은 검열관을 바라본다. 반짝이는 노란색 눈이다. 도저히 그 깊이를 알 수는 없었지만.

 여주인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원래부터 있었던 시설이에요. 거기에 뭔가를 가둬놓으려고 했던 것 같은데.”

 “가둬놓으려고.”

 

 그녀가 다시 말하자 여주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건 그녀의 습관이었다. 온갖 끔찍한 것들을 수도 없이 봐 온 그녀로써는 일종의 감 같은게 존재했다.

 이 사람은 뭔가 알고 있다.

 말하는 방식이 이상했다-. 그러니까, 조심하는것 같았다. 혹여나 누군가가 엿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 사람은 이 일에 대해서 이 이상으로 알고 있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조심하세요. 그 시설 안에 뭐가 있었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소문으로는 불길한 무언가가 격리되어 있었다고 하지만서도... 이런일이 정말 일어날 리는 없겠죠.”

 “......”

 

 그녀는 주인을 노려봤다. 주인은 어깨를 으쓱일 뿐이다.

 

 “정말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뚜껑을 열어봤을 때 뭔가가 있다면. 깜짝 놀라지 않겠습니까?”

 

 그 주인은 빙긋 하고. 불길한 미소를 짓는다. 생글생글.

 

 “왜냐하면 그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위험하다는 경보가 그녀의 머리를 위잉하고 울린다. 그리고 그 때, 그녀의 전화기가 주머니 속에서 진동을 울린다.

  

 “......귀중한 정보,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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