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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시간을 되돌리면
작가 : 민월아
작품등록일 : 2020.8.6

2030년, 정신적 건강이 육체적 건강만큼 중요도가 대두되어 감정을 수치화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었고, 수치가 위험군에 드는 사람은 반드시 심리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심리상담사로 일하던 서 연은 어떤 사고에 휘말려 19살이 되고 마는데...

되돌아갈 방법도 모르는 이곳에서 과연 돌아갈 수 있을까

 
1화. 사고는 운명인가
작성일 : 20-08-07 19:10     조회 : 386     추천 : 0     분량 : 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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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되돌리면 1화. 사고는 운명인가

 w. 민월아

 

 ----------------------

 

 “이 일, 본인하고 안 맞는다는 생각 안 들어요?”

 “죄송합니다”

 “연 씨 보고 있으면 내 감정 수치가 위험이 될 것 같아. 그건 본인도 측정기 가지고 있으니까 잘 알겠지”

 “네”

 “그만 나가 봐. 집 가서 이직 생각도 좀 해보고. 유망주는 무슨... 쪽팔리지도 않나”

 

 ‘하… 진짜 그만두고 싶다’

 

 2030년, 정신적 건강이 육체적 건강만큼 중요도가 대두되어 감정을 수치화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었고, 수치가 위험군에 드는 사람은 반드시 심리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그로 인해 갑자기 심리상담사의 수요가 늘었고, 그중에서도 나는 우리나라 최고의 심리상담사인 박상혁 교수님의 추천으로 한국 심리 치료 협회의 심리상담사로 일하게 되었다.

 

 이렇게 입사 전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으며 나는 엄청난 부담감에 시달렸다.내가 조금 실수하면, 나를 도와주신 교수님의 명성에도 먹칠을 하게 되는 거니까. 그렇게, 주변의 시기 질투를 받아내며 꾸역꾸역 버티고 있던 중, 엄청난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나의 첫 내담자이자 대학교 동기인 수혜가 갑작스럽게 자살시도를 한 것이다.

 수혜를 근 2년간 상담했던 나조차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일. 소식을 전해 들은 첫날은 그저 눈물을 쏟는 일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슬픔을 가라앉히기도 전에 나는 그의 죽음의 원인에 대해 해명해야만 했다.

 

 “아니, 꾸준히 경과가 좋아지고 있다더니 이게 무슨 일이죠? 연 씨가 제대로만 했어도 막을 수 있었을 거 아닙니까”

 “내담자의 상황을 모르는 상담사가 어디 있습니까? 상담사 자격 박탈해야 합니다”

 

 모두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맞는 말이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곳 어느 누구도 나에게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 주지 않았다.

 

 ‘인간에게 가장 가깝지만 인간과 같아서는 안 되는 일’

 

 우리는 언제부터 사람을 분석적이고 객관화된 수치로서 파악하게 되었을까. 우리는 언제부터 정형화된 매뉴얼로 사람과 소통하게 되었을까.

 씁쓸하지만 이 모든 것은 ‘사람을 위해’라는 명목으로 시작된 것이었다.

 

 수혜의 선택의 이유를 찾아 지금까지의 상담 기록지를 보고 또 보았다.

 수혜의 집도 찾아가 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그 이유를 찾아보아도 본인이 아닌 이상 나는 그의 자살을 이해할 수 없었다.

 바로 전 날 나와 상담했을 때의 수치는 매우 안정적이었고, 수혜의 성격상 자살 시도라는 선택을 할 만큼 감정이 급변하는 타입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만두자. 어차피 나 말고도 뛰어난 상담사들도 많고, 회장님 말대로 내가 이 일과 안 맞는 걸 수도 있잖아. 그리고 더 이상 나 때문에 다치는 내담자들이 생기면 안 되니까’

 

 이런저런 위로를 하며 서랍 속에 넣어둔 사직서를 꺼내 가방에 넣었다.

 내일이면 마지막인 이 자리를 떠나고 싶으면서도 떠나기 싫은 밤이었다.

 

 

 ***

 

 

 결국 제일 마지막으로 회사를 나오는 나였다.

 어느새 해는 한참 전에 저물어 주변은 어두워졌고, 도로에는 지나가는 차 한 대 없어 고요하기만 했다.

 차창을 열자 차디찬 밤공기가 뺨을 스치며 긴 머리카락을 날리었다. 복잡했던 머리가 식어 자책 뒤 숨겨져 있던 진심이 슬금슬금 나오고 있었다.

 

 ‘진짜 쪽팔리고 짜증 나. 솔직히 다 내 잘못이라고 할 순 없는 거잖아.

 모르겠다… 그냥,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사라지고 싶어’

 

 생각과 생각이 꼬리를 물어 내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부정적인 감정이 나를 휘감았다.

 운전에 집중 못 할 정도로.

 그때, 삐삐삐 울리는 측정기 소리.

 감정 측정기에 눈을 돌린 그 순간, 바로 앞에 눈이 부시도록 밝은 빛이 점점 가까워지더니 엄청나게 큰 충돌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내가 눈을 떴을 땐,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곳에 도착해있었다.

 

 

 ***

 

 

 “으아아아악!”

 “으악!!”

 

 고요한 교실의 정적을 깨는 두 사람의 비명소리에 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두 사람에게 시선을 돌렸다.

 

 “지금 이게… ”

 “뭐야… 나 죽은 거 아니지?”

 

 어리둥절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나와 자신의 사지가 멀쩡한지 몸 구석구석을 만져보고 있는 한 남학생

 

 “어이, 서연, 지운하, 둘 다 나가서 벽보고 서 있어!!”

 

 그렇게 생판 모르는 남자애와 교실 밖으로 쫓겨났다.

 

 “지랄 마… 내가 왜 여기 있어…”

 

 당황한 그의 표정에 나는 살며시 말을 걸었다.

 

 “저기… 혹시 차 사고 나시지 않았나요?”

 “아… 네 잘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빛이 번쩍하더니 차랑 박은 것 같았는데…”

 “저도 그래요… 근데 여기가 어딜까요?”

 

 나의 질문에 한동안 고민하더니 그가 입을 열었다.

 

 “… 사후세계?”

 “네?”

 

 너무 황당한 답변에 뒷말을 잇지 못하고 조용히 벽으로 시선을 돌렸다.

 ‘사후세계라니, 정말 나 죽은 거야? 근데 왜 하필 고등학생인 거지?’

 

 

 ***

 

 

 학교에 있는 내내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나와 그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어떤 빛에 의해 서로를 못 보고 사고가 났고, 둘 다 눈을 떴을 땐 갑자기 고등학생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처음엔 정말 사후세계인가 싶어 달력과 시계를 보았지만, 우리가 사고가 난 바로 다음 날임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과거로 돌아갔다거나, 평행세계 뭐 이런 건 아니지 싶다는 게 우리 결론이다.

 원래대로 돌아갈 방법도 당장 없으니까 일단 여기서 고등학생으로 지내면서 원래대로 돌아갈 방법을 찾기로 했다.

 

 ‘근데 나 집은 어디지’

 

 사고가 나기 전 살던 집으로 돌아가니 모든 게 그대로였다. 회사 가기 전 먹으려고 싸 놓고 깜박한 샐러드와 딸기 요거트. 그리고 급하게 침대에 던져 놓은 잠옷들.

 

 “진짜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집을 둘러보고 긴장한 몸을 따뜻한 물로 녹였다. 10년은 어려져 앳된 얼굴이 낯설게 느껴졌다.

 믿기지 않아 얼굴을 잡아당겨보았지만 애꿎은 볼만 빨개질 뿐이었다.

 

 “아니면 이곳이 현실이고 지금까지의 기억이 꿈이었던 걸까?”

 

 그렇다고 하기엔 쌓여져 있는 내담자 자료와 손목에 달려있는 측정기가 눈에 띄었다.

 

 “아니야. 내가 심리상담사였다는 건 확실해”

 

 복잡한 머리를 부여잡고 침대로 몸을 던졌다.

 

 고등학생이라…

 벌써 10년 전 일이라 기억을 더듬어도 별로 남아있는 건 없었다.

 그때의 나는 그저 안정된 직장에 취직해 보통 사람 사는 만큼 사는 거, 그 정도의 미래만 꿈꾸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그래서 심리상담사가 되어서 인류에 보탬에 되겠다는 그런 사명감 깊은 동기 따윈 애초부터 없었다. 그런데 막상 심리상담사가 되어보니, 한 사람의 인생을 책임진다는 것이 얼마나 무겁고 진중한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게 된 것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지금, 나는 과연 심리상담사라는 직업을 선택할까. 아무것도 몰랐던 그때처럼 나는 그렇게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아니, 난 못해”

 

 그리고 나는 마음 한편으로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이곳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속으로 되뇌며, 그렇게 잠이 들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잔잔하지만 누군가의 마음에 위로가 될 수 있는 글을 연재하고 싶은 민월아입니다.

 '시간을 되돌리면' 많이 사랑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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