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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인턴입니다
작가 : 이햐햐
작품등록일 : 2020.8.5

대학교 방학. 아주 긴 이 시간 동안, 알바나 해보자고 마음 먹었다. 어찌어찌 인맥으로 알바자리를 구했는데, 생각보다 더 좋은 알바자리였다. "연예인 소속사? 그것도 인턴으로? 나를 왜 뽑은거래?" "너 외국어 잘하잖아. 이번에 해외투어 나간다는데?" "...와." 알바하려했다가 여권사진 찍는 중입니다.

 
계약서는 잘 읽어봐야한다
작성일 : 20-08-31 22:03     조회 : 421     추천 : 0     분량 : 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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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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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알바자리 잘 아는거 있어?"

 "...너 이 황금같은 주말에 나를 불러낸 이유가."

 

 해진은 머리를 쓸어넘겻다. 눈 앞에서 해맑게 웃고있는 후배님의 얼굴에 헛웃음이 나왔다.

 

 "알바 자리 소개해 달라는 거였어?"

 "에이, 무슨! 그냥 오랜만에 우리 선배님 얼굴 보고싶어서 불렀지."

 "커피 사겠다는 것도 다 목적이 있는 거였고."

 

 이미 잔이 거의 다 비어있어서 무를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의심없이 쫄래쫄래 나온 과거의 나가 원망스러워졌다. 순진한 듯이 웃는 저 후배님은, 속에는 까만 악마가 살고있을 것이다.

 

 " 잘 아는거 있어?"

 "...너 이 황금같은 주말에 나를 불러낸 이유가."

 

 해진은 머리를 쓸어넘겻다. 눈 앞에서 해맑게 웃고있는 후배님의 얼굴에 헛웃음이 나왔다.

 

 "알바 자리 소개해 달라는 거였어?"

 "에이, 무슨! 그냥 오랜만에 우리 선배님 얼굴 보고싶어서 불렀지."

 "커피 사겠다는 것도 다 목적이 있는 거였고."

 

 이미 잔이 거의 다 비어있어서 무를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의심없이 쫄래쫄래 나온 과거의 나가 원망스러워졌다. 순진한 듯이 웃는 저 후배님은, 속에는 까만 악마가 살고있을 것이다.

 

 "이윤슬. 분명히 내가 졸업하면서 나중에 일자리 소개시켜주겟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인맥 자랑한 것도 맞지만!"

 "..."

 "알바자리는 그냥 어플에서 구하라고!"

 "하지마안-. 우리 김해진 선배님이라면 뭔가 재미있는 알바자리를 알고있을거라고 생각했었지."

 

 생글생글 웃는 얼굴에 머리가 아파왔다. 집에 가서 커피를 한잔 더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찾아볼게."

 "선배! 내가 항상 사랑하는거 알지?"

 "그런데 못찾을 수도 있어. 장담못해."

 "..."

 

 그런 표정으로 보지 말아줄래. 작게 덧붙이자 다시 환하게 웃는 것이, 볼수록 무서운 후배였다. 이윤슬. 어딘가 모자란 듯하다가도, 야무지고.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다.

 

 "너 뭐 잘하지."

 "네, 저는! 컴활 2급! 한자 3급! 영어와 독일어, 불어 가능! 몸도 꽤 튼튼한 22살!"

 "준비해온거야?"

 "당연하지."

 

 당당하게 웃는 모습은 예뻤다. 하지만 연예인을 자주 보는 나로서는 반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 조건으로 찾아볼테니까, 면접 준비 좀 해둬."

 "네에!"

 "생얼에 트레이닝복 입고가면 안된다."

 "에이, 안그러지."

 "지금 니 꼴을 봐라."

 

 눈짓으로 핀잔을 주자 윤슬이 볼을 긁적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윤슬은 맑간 생얼에 하나로 묶은 머리, 파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다.

 

 "그럼 나 간다. 커피도 다마셨고."

 "응! 선배 잘가."

 

 대충 손을 흔들고 카페를 나선 나는 바로 핸드폰을 꺼냈다. 컴활, 한자, 외국어와 튼튼한 몸. 몸이 튼튼하다고 하기는 했지만... 윤슬의 가느다란 팔이 생각났다. 툭 치면 부러질 것같은 손목도.

 

 "...몸쓰는 알바는 안되겠고."

 

 시급이 셀수록 더 좋겠지.

 

 가짓수가 금방 추려졌다. 집에 도착한 뒤 침대에 드러누웠다.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왜.

 "인턴 필요하냐."

 -항상. 왜. 믿을만한 사람 있어?

 "음, 그다지 신뢰는 안가는데 입 하나는 무거운 애가 알바를 찾아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화기 너머에서 아무런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가만히 기다리고 누워있자 답이 돌아왔다.

 

 -...너한테 알바자리 구해달라는 애가 있어?

 "어. 나도 놀랍네."

 -직업이 뭔데? 취준생?

 "대학생. 방학 동안 할 알바 찾는 중이래."

 -이력서 보내라고 그래.

 "그래."

 

 짧은 통화가 끝나고, 당돌한 후배한테 연락을 넣었다.

 

 "바로 오네."

 

 기다렸다는 듯이 도착한 이력서는 생각보다 꼼꼼했다. 건강검진 기록까지 보내야하는 건가. 알바를 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는 일이었다. 그냥 전달만 해주면 되겠지. 잠시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그냥 보냈다.

 

 "그래도 입은 무거운 사람이었으니까."

 

 알아서 잘 하겠지. 아무 생각이 없었다.

 

 ***

 

 나는 거울을 바라보았다. 오랜만에 꺼내입은 슬랙스와 블라우스가 조금은 어색했다. 목을 가다듬고 입을 풀었다.

 

 "안녕하세요. 연락받고 온 이윤슬입니다. 흠흠, 안녕하세요. 연락받고 온 이윤슬입니다."

 

 약간 긴장된 탓에 얼굴 근육이 경직되어 있었다. 옷매무새를 가다듬은 후, 버스 정류장으로 내려갔다. 학교근처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던터라 시간은 꽤 널널했다. 버스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시간 널널하게 잡아서 약 3개월. 최저시급이..."

 

 속으로 계산을 하며 가다보니 금방 도착했다. 정류장에서 조금 걸으니 바로 카페가 나왔다. 아직 약속시간은 6분이 남아있었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윤슬씨?"

 "네,에? 네, 안녕하세요! 연락받고 온 이윤슬이라고 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오셨는데요."

 

 좋아, 삑사리 안났다. 나에게 말을 건 사람은 30대 중후반쯤 되어보이는 남자분이셨다. 가게 사장님이신가. 잘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은편에 앉으세요."

 "네,네!"

 

 자리에 앉으려던 나는 의자 앞에서 멈춰섰다. 테이블에 올려져있는 커피 한잔을 발견한 탓이었다.

 

 "이윤슬씨?"

 "저... 음료좀 주문하고 와도 될까요? 들어왔는데 에어컨만 쐬고 가기에는 좀 죄송해서요."

 

 내 말에 사장님이 멈춰섰다. 약간 당황한 눈치라서 나도 아무런 말없이 어정쩡하게 서있었다.

 

 "네. 다녀오세요."

 

 어색하게 마주 웃은 나는 카운터로 달려가서 다급하게 말했다.

 

 "아이스 초코 한잔이요."

 "4000원입니다."

 "포인트없고, 현금영수증 해주세요."

 

 지폐를 건네면서 말하자 알바생분이 웃었다.

 

 "또 오셨네요."

 "네, 그러네요."

 "평소에는 운동복만 입고다니셨던 것같은데."

 "면접볼 때 츄리닝을 입을 수는 없죠."

 

 웃으며 영수증과 음료를 받은 나는 빠르게 자리로 돌아갔다. 자리에 앉으면서 웃어보인 나는 허리를 펴고 다시 인사를 건넸다.

 

 "흠, 다시. 안녕하세요. 이윤슬이라고 합니다."

 "네, 알바자리를 구하신다고요."

 "네."

 "몇가지 질문 드릴테니까, 부담가지지 말고 답해주세요."

 "네."

 

 테이블 밑으로 두 손을 그러모아 깍지를 꼈다. 최대한 첫인상이 좋을수록 좋다. 이미 음료때문에 깎였을지도 모르니, 최대한 만회해야했다.

 

 "이윤슬씨가 생각하시는 본인의 장점은?"

 "일을 빨리 배웁니다."

 "이전에 알바를 해본적이 있나요?"

 "고등학생 때 방학동안 알바를 해본 적 있습니다."

 "무슨 알바 하셨는데요?"

 "쇼핑몰 모델을 했습니다."

 

 틈틈이 모델 알바를 했지만, 모델을 직업으로 삼지는 않았다. 하고싶은 공부를 하는 것이 나에게는 더 좋았기 때문이었다.

 

 "학생이라고 나와있는데. 몇학년이죠?"

 "철학과 3학년입니다."

 "철학과면, 졸업하면 무슨 일 할 생각이십니까?"

 "유학을 갈 생각입니다."

 "외국어를 잘하시나 봐요."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를 공부했습니다. 부족하지만 일본어도 조금 할 줄압니다."

 

 보통 이런 것도 물어보나. 조금 의심스러웠지만 알바를 소개시켜준 선배를 믿기로 했다. 이상한 걸 잡아오지는 않았겠지, 설마.

 

 "보통 이 일 시작하면 게속하는 경우가 많아서요. 입도 무거워야하고."

 "...솔직히 말해서, 계속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입은 무겁다고 많이 들었습니다."

 

 항상 그랬다. 이상하게도 나에게 상담을 하는 사람이 많았고, 사람들간의 싸움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던 나는 입을 꾹 다무는 것을 선택했다. 생각보다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도 했다.

 

 "...궁금한게 있는데, 해진이랑은 무슨 사이입니까?"

 "학교 선배님이십니다."

 "...그러면, 공부 좀 했었나 보네요."

 "그렇다고 할수 있죠."

 

 웃으며 답하니 사장님께서 고개를 끄덕였다. 학교만 믿는다고 뭐든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추가점수를 받을 만한 학교였다. 무려 서울대였으니까.

 

 "좋습니다. 그러면 바로 계약하죠."

 "...네?"

 "네?"

 

 예상치도 못했던 말에 나는 아이스초코의 휘핑크림을 뭉개버렸다. 예쁘게 퍼먹으려 했던 것이었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일단은 인턴으로 들어와서 사무직 근무하다가 필요할 때 출장가면 됩니다. 조금 피곤할 수도 있는데, 그만큼 시급이 빵빵하니까 괜찮을 거예요."

 "...사장니임..."

 "저는, 사장이 아니라 매니저 김동완 실장이라고 합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에?"

 

 그제서야,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

 

 "그러니까, 편의점 면접인 줄 알고있었다는거죠?"

 "...네."

 "조금 놀라운데... 아니, 고개 숙일 필요는 없어요. 괜찮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로, 면목이 없었다. 편의점 사장님으로 오해했던 사람은 HR 엔터에서 아이돌 매니저로 근무중인 김동완 실장님이셨다. 그러니까, 나는 편의점 알바 면접이 아니라 엔터테이먼트 회사 인턴 면접을 보고있던 것이었다.

 

 "보나마나 해진이 녀석이 안 전해준 거겠죠. 어쩐지, 목소리가 졸리더니."

 "..."

 "괜찮습니다."

 "네에..."

 

 괜찮다는 말에도 괜찮지 않은 것같았다. 아니, 업종을 착각해도 정도가 있지. 서울대 철학과 3학년 이윤슬! 까지 다 말했는데 쪽팔려서 어떻게 살지. 어찌되었든 이번 면접은 매우 망한 듯했다.

 

 "...그럼, 죄송했습니다."

 

 인사를 하고 자리를 뜨려고 했는데 실장님의 표정이 당황으로 물들었다.

 

 "저, 이윤슬씨?"

 "안녕히 계세요."

 "이윤슬씨. 잠시만요!"

 

 나를 잡아세우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김동완씨가 어색하게 웃으면서 다시 자리를 권했다.

 

 "그, 그럼 다시 생각해보는건 어때요? 솔직히 스펙도 괜찮은 편이고, 인턴이기는 하지만 보너스도 나오는데요."

 "...잠시만요."

 

 나는 자리에 다시 앉았다. 보너스라는 말에 혹한 것도 있지만, 아직 절반넘게 남은 아이스초코가 마음에 걸렸다. 자리에 앉자 다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제가 그곳에서 할일이 있을까요?"

 "당연하죠. 일단 평소에는 사무직에서 간단한 일들만 보조해주시면 돼요."

 "평소에는?"

 "그리고 가끔 출장을 갈건데, 크게 부담스러운 일은 아닐거예요. 독일어랑 프랑스어는 어느정도 하세요?"

 "...독일어는 한국어보다 잘하고, 프랑스어는.... 논문읽을 정도?"

 "그럼 완벽하네요."

 

 계약서가 눈앞에 나타났다. 1조, 2조... 조항들을 쭉 읽어보던 나는 일부 조항에서 멈췄다.

 

 "...대박."

 "처음 적응하는데 힘들 수도 있지만, 시급이 그 고비를 넘게 도와줄 거예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한달에 이 금액이면... 확실히 구미가 당긴다. 거기에 보너스도 나온다 했으니 절대로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출장나갔을 때는 단체로 활동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개인 기념품 사는 것만 아니면 법인카드가 해결해줄거니까."

 "...."

 "그, 미라클이라고 알죠? 남자 아이돌. 미라클도 볼 수 있어요. 같이 일할거니까."

 

 이미 내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설레네요."

 "...네?"

 "아주 가슴 설레는 금액입니다. 나중에 후회하기 없기입니다."

 

 나머지 조항도 빠르게 읽은 나는 계약서를 뒤짚어 숨은 조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냉큰 사인했다. 볼펜을 내려놓은 나는 환하게 웃으며 왼손을 내밀었다.

 

 "잘부탁드립니다! 김동완 실장님."

 "...잘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나는 내 인생을 완전히 뒤바꾸어놓을 3개월의 인턴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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